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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기 쓴것] ‘소나기 펀치’ 파퀴아오 ‘철벽’ 메이웨더 뚫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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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세기 최고의 복서를 꼽히는 메이웨더(왼쪽)와 파퀴아오의 대결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 게티이미지코리아

매니 파퀴아오(37·필리핀)가 자신의 커리어를 건 일생일대 빅매치에 나선다.

오는 3일(한국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 가든 아레나서 열리는 웰터급 통합 챔피언 타이틀매치가 바로 그 무대로 '프리티 보이'(Pretty boy)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38·미국)와 맞붙는다.

파퀴아오와 메이웨더는 금세기 최고의 복서로 꼽힌다. 여러 사정과 이유로 성사 직전 무산되기를 수차례 반복하다가 드디어 ‘세기의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필리핀 국민영웅’에서 ‘아시아 복싱의 자존심’으로 거듭나고 있는 파퀴아오는 역대 아시아출신 세계 챔피언 중 단연 돋보인다. 하라다 마사히코(일본), 카오사이 갤럭시(태국), 장정구, 유명우(이상 한국) 등 아시아가 낳은 걸출한 세계챔피언은 시대마다 존재했지만 파퀴아오는 격을 달리할 정도의 업적을 쌓았다.

필리핀 빈민가에서 태어난 그는 현재까지 플라이급, 슈퍼밴텀급, 슈퍼페더급, 라이트급, 웰터급, 슈퍼웰터급 등 무려 8체급에서 세계타이틀을 거머쥐는 전대미문의 성과를 이룩했다. 복싱 역사상 손가락에 꼽힐 전설적 복서임에 틀림없다. 그가 경기를 하는 날이면 필리핀 내전까지 중단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파퀴아오는 스스로 전설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수없이 많은 세계적 강자들을 때려눕혔다.

‘멕시코 암살단 3인방’으로 악명을 떨치던 에릭 모랄레스, 마르코 안토니오 바레라, 후안 마뉴엘 마르케즈를 비롯해 ‘골든보이’ 오스카 델라 호야, ‘영국의 복싱영웅’ 리키 해튼, ‘슈거’ 쉐인 모슬리, ‘티후아나의 토네이도‘ 안토니오 마가리토, ‘천사’ 미구엘 코토, ‘가나의 검은 히터' 조슈아 클로티 등 이름만 들어도 엄청난 선수들이다. 비록 파퀴아오에게 패하기는 했지만 이들 역시 복싱 역사에 큰 발자취를 남겼다.

지금이야 파퀴아오의 실력을 의심하는 사람들이 없지만 한창 역사를 써가던 시점에서는 강적과 마주칠 때마다 우려의 목소리도 많았다. 맞서는 선수들과 비교해 신장(169cm)이 작고 리치(170cm)가 짧아 불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경우도 많았다. 그럼에도 파퀴아오는 실제 경기에서 상대방을 손쉽게 때려눕히며 자신을 저평가하거나 불안해하던 이들을 머쓱하게 만들었다.

잘 알려진 대로 파퀴아오의 최대 장점은 빠른 발과 무시무시한 핸드스피드다. 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경기 내내 쉼 없이 움직이며 치고 빠지고를 반복하는데 그 과정에서 엄청나게 많은 펀치를 날린다. 라운드가 거듭될수록 상대는 누적 데미지를 감당하지 못하고 무너지기 일쑤다. 한번 공격에 7∼8회 연타는 기본일 정도다. 2010년 클로티전에서 12라운드 동안 1231번의 펀치를 날린 것이 이를 입증한다.

지난해 있었던 크리스 알지에리(31·미국)와의 경기는 파퀴아오의 건재함을 확인한 한판이었다. WBO 주니어 웰터급 챔피언이자 20승 무패의 전적을 자랑했던 알지에리는 파퀴아오보다 크고 젊은 상대였다. 이 경기에서 파퀴아오는 노련미가 어떤 것인지 확실히 보여준다.

알지에리는 왼쪽으로 돌면서 파퀴아오의 스텝을 봉쇄하는 전략을 들고 나온다. 이를 비웃듯 파퀴아오는 아예 상대의 뒷손 쪽으로 파고들어가며 주먹을 끌어내고 역으로 카운터를 날리는 과감한 모습을 연출한다. 주춤한 알지에리가 신중한 모습을 보이면 반 박자 빠르게 뒷손으로 치고 들어가거나 앞손 잽을 거듭해서 내며 리듬을 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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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퀴아오가 메이웨더의 철벽수비를 뚫고 결정적 한 방을 날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 게티이미지코리아

앞서 언급한대로 파퀴아오는 활발한 스텝과 빠르고 짧은 펀치를 쉴 새 없이 내며 상대를 잠식해버리는 스타일이다. 경기 내내 이런 페이스가 유지 가능하다는 점만 해도 놀라운데 더욱 무서운 것은 펀치 리듬이나 궤적이 예상치 못한 패턴으로 들어오는 경우가 많아 상대가 대처하기 무척 힘들다. 야구 투수로 비교하면 구질이 무척 다양하다.

기습적인 원투를 날리며 엇박자로 치고 들어가는가 하면 상대가 들어오는 타이밍에서 스트레이트를 잘 날린다. 반 박자 빠르게 들어가는 레프트 스트레이트도 가드 빈틈으로 워낙 잘 꽂혀 상대 입장에서 반격을 가하기가 매우 어렵다. 결국 파퀴아오는 이러한 파이팅 스타일을 통해 라운드 내내 두 배에 가까운 펀치를 내며 상대를 샌드백 신세로 만들어버린다.

하지만 이번에 상대하게 될 메이웨더는 차원이 다르다. 47전 47승 26KO 무패 전적에 빛나는 그는 세계 최고의 수비력을 자랑한다. 자신은 맞지 않고 상대를 많이 때리는 기교파 복서다. 많은 훈련량으로 몸에 익힌 탄탄한 기술은 물론 뛰어난 동체시력과 감각적 타이밍 포착 능력까지 뛰어난 만큼 어지간해서는 정타 한번 맞추기 쉽지 않다.

원거리에서의 아웃파이팅, 근거리에서의 ‘숄더 롤(Shoulder roll)’, 그리고 상대를 약 오르게 하는 클린치테크닉까지 수비가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기술에 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메이웨더가 데미지를 각오하고 정면대결을 펼칠 가능성이 사실상 없는 만큼 ‘창과 방패의 대결’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파퀴아오는 ‘오소독스(오른손잡이 스탠스)’의 숄더 롤을 효과적으로 깰 수 있는 극강의 ‘사우스포(왼손잡이 스탠스)’인 만큼 메이웨더 입장에서도 까다롭기 그지없다. 서로가 얼마나 효과적인 전략을 들고 나와 자신의 페이스를 지킬 수 있느냐가 승패의 키가 될 가능성이 높다.

과연 많이 뛰고 많이 치는 파퀴아오의 스타일이 메이웨더에게까지 통할 수 있을지, 전설의 끝점에 도전하는 아시아 영웅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문피아 독자 =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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