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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기 쓴것] ‘하프코리언’ 골로프킨, ‘제2의 해글러’ 될까

지금은 UFC MMA에 밀리지만 한때 복싱은 국내에서 큰 인기를 누렸다.

 

최근에는 유명한 세계챔피언이 언급되어도 모르는 사람 투성이지만 과거에는 분위기 자체가 달랐다. ‘7080’ 전후를 오가는 세대라면 한번쯤 복싱에 열광해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엄마! 나 챔피언 먹었어!"의 주인공 홍수환, 파마머리 스포츠 스타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던 시대의 아이콘 '짱구' 장정구, 박종팔과 백인철의 슈퍼미들급 정상을 향한 라이벌구도 또한 상당한 흥미를 끌었다.

 

80년대 초중반 토마스 헌즈, 슈거레이 레너드, 마빈 해글러, 로베르토 듀란 등 이른바 '4'가 펼치는 라이벌 전은 국내선수가 끼어있지 않음에도 매 경기 높은 관심을 받았다. 그 뒤 국내에서의 복싱인기는 거짓말처럼 수그러들었다. 그나마 '핵주먹' 마이크 타이슨 정도가 관심을 모았지만 캐릭터의 대단함에서 기인한바가 클 뿐 복싱 자체의 인기는 올라가지 않았다.

 

최근 국내에서 잠깐 복싱이 큰 화두가 된 적이 있다. 다름 아닌 매니 파퀴아오(37·필리핀)와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38·미국)의 라이벌전이 그것으로 평소 복싱에 큰 관심이 없던 여성 팬들마저 브라운관 앞으로 모이게 했을 만큼 파급력이 컸다. 하지만 그것뿐이었다. 세기의 빅 매치는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속담처럼 졸전으로 끝났고 외려 복싱은 재미없다는 부정적 시각만 재확인시켜 주고 말았다.

 

골로프킨
(AFP=연합)

 

국내 팬들 사이에서 파퀴아오, 메이웨더를 제외하고 가장 인지도 높은 복서는 WBA 미들급 세계챔피언 '트리플 G‘ 게나디 골로프킨(33·카자흐스탄)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복싱마니아들 사이에서나 언급되던 이름이었지만 가정 환경과 화끈한 파이팅 스타일 등이 부각되며 상당한 유명세를 타고 있다.

 

한국계 혼혈선수로도 유명한 골로프킨은 엄청난 하드펀처로 악명이 높다. 통산 33 33(30KO)의 성적이 말해주듯 강력한 돌주먹을 바탕으로 눈앞의 상대를 닥치는데로 때려눕히고 있다. 14차례 방어전을 모두 KO로 장식한 것은 물론 20경기 연속 KO승이라는 진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놀라운 KO율에서도 알 수 있듯, 골로프킨은 어마어마한 펀치력의 소유자다. 조금은 느리지만 묵직한 강펀치를 12라운드 내내 꽂아 넣어 견뎌내는 상대가 없다. 아무리 상대가 수비를 강화한다 해도 결국에는 가드를 때려 부수고 바닥에 눕힌다. 내구력까지 좋아 몇 번 맞아도 개의치 않고 들어가 더 강한 펀치로 압살한다.

 

거기에 2004 아테네올림픽 복싱 미들급에서 은메달을 목에 거는 등 탄탄한 아마추어 전적을 갖춘 선수답게 라운드 조절 능력과 체력이 매우 좋다. 기본기가 탄탄해 공격적으로 들어가면서도 쉽게 치명적인 카운터를 허용하지 않는다. 상대 입장에서는 공략하기 매우 까다로운 타입이다.

 

이렇듯 골로프킨의 기세가 하늘을 찌르고 있자 자연스레 언급되는 선수가 있으니 다름 아닌 미들급 역사상 가장 강했던 사나이로 꼽히는 마빈 해글러(61·미국). ‘링위의 암살자로 불렸던 그는 강력한 사우스포 하드펀처였다. 빡빡 민 스킨헤드 스타일에 강인한 인상이 돋보였으며 타고난 신체와 유연한 몸놀림을 바탕으로 어떤 자세에서도 강력한 펀치를 날렸다.

 

버나드 홉킨스, 마이클 넌, 로이존스 주니어, 슈거 레이 로빈슨, 카를로스 몬존 등 미들급의 역사를 썼던 쟁쟁한 대형 챔피언들 중에서도 단연 해글러를 1위로 꼽는 의견이 많다. 단순히 펀치만 엄청나게 센 선수가 아닌 스피드, 체력, 내구력, 근성 등 모든 면에서 완벽한 복서였다는 평가다.

 

원거리에서 스트레이트를 연상시키는 잽을 적중시킨 후 양훅으로 무섭게 상대를 파괴하는가하면 근접전에서 위력을 발휘하는 짧은 각도의 훅과 어퍼컷은 공포의 대상이었다.

 

무서운 넉아웃 행진을 벌이고 있는 골로프킨이 2의 해글러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역사는 새로 쓰이기 위해 존재한다.

   

-문피아 독자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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