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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자드킹 님의 서재입니다.

신의 공략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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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자드킹
작품등록일 :
2018.04.10 12:45
최근연재일 :
2018.05.18 13:35
연재수 :
4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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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913
추천수 :
619
글자수 :
174,136

작성
18.04.18 12:54
조회
1,436
추천
19
글자
8쪽

검은 하늘(1)

DUMMY

나도 S급 헌터가 되고 싶었다.

강한 힘을 갖고 그 누구에게도 어깨 움츠러들지 않으며 당당하게 다니고 싶었다.

야망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한 번이라도 꿈꿔볼만한 절대적 우위.

만약 가능하다면 얼마나 좋을까.

어떤 사람이 앞에 있든 나의 우월함에 눈치를 보고, 내가 어떻게 해주기를 바라며 비위를 맞춰주는 세상··· 상상만 해도 달콤하다.

물론 짐꾼으로 있는 동안은 그저 그림의 떡, 하늘 위의 빛이었기에 아무리 발버둥 쳐도 도달할 수 없는 불가능의 경지였지만 ‘신의 공략집’이라는 고유능력을 각성하고 많은 부분이 달라졌다.

아니 송두리째 뒤집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망상으로 꿈꿔오던, ‘적수가 없는 완전무결한 힘’과는 거리가 멀었으나 아무것도 주어지지 않았던 나에게는 마른 땅의 단비였다.

이제 수단이 생겼으니 물 만난 고기마냥 힘차게 나아가면 됐다.

열심히 던전 클리어하면서 포인트를 챙기고 레벨을 올려 네임드의 반열에 도달한다. 그리고 고유능력에 따른 특이점을 살려 독보적인 위치를 생성한다면 남부러울 것 없는 업적을 쌓는 게 가능해진다.

말했듯이 나는 계획성이 충만한 사람이다. 일단 목표가 생기면 거침없이 달려 나갈 자신이 있다.

“내일 연락할게요.”

“그래.”

오크 던전을 마무리하고 우리는 각자가 머물고 있는 호텔로 돌아갔다.

헤어지기 전 사인을 받는 것도 잊지 않았다.

“행운의 징표로 들고 다녀야지.”

완전히 들떠버린 나는 어린아이마냥 신이 났다.

다음 날.

쉴 틈 없이 나아가려는 듯 했던 나유영이 의외의 소식을 전했다.

“아저씨. 오늘도 던전에 가고 싶지만···”

“응?”

“달리 갈 데가 있어요.”

오늘은 아침부터 와서 어딜 끌고 가려 하는지 걱정을 했는데···

“어디?”

“부가티 호텔에서 파티가 열리거든요. 거기 초대를 받았는데 아저씨랑 같이 가려고요.”

뜬금없이 상류층의 파티에 초대를 받았다.

“내가 거길 꼭 갈 이유가 있나? 거기 유명한 헌터들 가득한 곳 아냐?”

“으음.”

지극히 당연한 지적에 나유영은 입술을 우물거렸다.

“가, 가서 얼굴 비추면 이득 볼 게··· 있을 걸요?”

“말 더듬는 게 급조해낸 티가 나는데?”

“아무튼! 그런 줄 알아요.”

억지를 쓰면서까지 내가 가야 할 이유가 있나.

날짜는 이번 주 주말이었기에 그를 위한 준비로 바빠서 당분간 던전 쩔은 못 해줄 것 같다는 사과의 말을 전했다.

굳이 사과까지 하는 그녀의 친절함이 부담스러울 정도였다.

“덕분에 시간이 좀 생겼네.”

자꾸 끌고 다니려 하면 그럴듯한 변명으로 빠져나와 내 할 일을 하려 했는데 피곤한 과정을 생략하게 되었다.

오늘은 수요일이라 파티가 열리는 토요일까진 이틀이 남았다.

나는 간직하고 있던 자료를 꺼내들어 어떤 던전이 아직 ‘특별 클리어 보상’이 남아있을지 계산하며, 훅 치고 들어가서 휙 빼먹고 나올만한 던전을 꼼꼼하게 살폈다.

내 능력은 확실히 대단하긴 했지만 역시 장단점이 명확했다.

능력을 가진 본인의 기본 스텟이 던전의 몬스터 등급에 못미치면 공략이 불가능해진다는 점과, 세상의 던전들은 굳이 ‘전략’이란 게 필요 없는 인스턴트 형태가 대부분이란 거였다.

“하아.”

모르는 게 약이라고 했던가? 역시 아는 게 늘어날수록 답답한 마음도 커져간다.

만약 내가 각성한 능력이 박찬일의 것과 같았다면 정말 헌터들 중에서 최상위권을 단기간에 노려 볼만도 했다.

“아냐아냐.”

내가 빠졌던 던전이 무려 카르사스의 미궁이 아니었던가? 기적 같은 ‘신의 공략집’이 아니었다면 압도적인 무력을 가진 박찬일의 능력을 가졌어도 고생했을 것이다.

고생만 하겠는가? 정체모를 함정에 빠져 목숨을 잃었을 수도 있다.

“최근 들어 생기는 던전들도 대부분 그런 식이란 말이지.”

그랬다.

던전은 세계 각지에서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었다.

그 계기와 시기상의 규칙 같은 건 여전히 파악되지 않은 채로.

만약 던전이 실생활에 피해를 끼쳤다면 심각한 사회문제는 물론이고 인류의 위기가 되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지나치게 넘쳐났다.

심지어는 인구가 몰려있는 대도시 한복판에 던전 게이트가 뚫리기도 했다.

한국의 부산, 중국의 베이징, 인도의 뉴델리, 미국 맨해튼 등등···

꼽으라고 한다면 열 손가락 넘게 꼽을 수 있다.

세상에 있는 대부분 던전들의 특징은 어제 클리어 했던 오크 던전과 같이 인스턴트 식이거나, 좀 복잡하더라도 횃불로 처리했던 슬라임 던전과 같이 몬스터들이 위협적이지 않았다.

그러나 슬금슬금 카르사스의 미궁과 같이 고약한 방향으로 난이도가 높은 던전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현대판 미노타우로스의 미궁 등장··· 복잡한 미로를 겨우 돌파했더니 외눈박이 싸이클롭스와 조우··· 선발대 일부만 생존··· 후발대가 겨우 토벌.”

세상은 조금씩 변해가고 있었다.

신규 던전들이 헌터들의 목숨을 사정없이 집어삼키자 S급 헌터 같은 믿을만한 존재가 나서는 게 아니면 그냥 방치해두는 경우까지 생기는 중이었다.

“이상 징후 포착. 던전 근처의 거주민들 신체건강 이상 호소하여 관련당국이 조사에 착수함.”

사람 일이란 정말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는 것이다.

세상이 갑자기 이렇게 될 줄 알았는가.

내가 갑자기 고유능력이 각성할 줄 알았는가.

재벌 3세와 파티플레이를 맺을 줄 알았는가.

평화로웠던 시기라면 한 번 보고 집어던질 책 정도로 취급했을 테지만 지금의 세상은 모진 풍파에 직접 맞서 싸워야 했다.

무엇이든 준비하고 훗날에 대비하는 게 올바른 처사의 표본이었다.

“아저씨!”

나유영은 목요일, 내 방에 얼굴을 내비쳤다.

“꼭 그래야겠어?”

박찬일로부터 미리 연락을 받았던 터라 미리 기다리고 있었다. 몰래 던전 하나 파볼라 그랬는데 다 물 건너갔다.

“당연하죠. 돈 많은 것들 모인 곳에 가는데 옷은 제대로 차려입고 가야지 않겠어요? 네?”

“하아.”

역시 이렇게 되는 거였나.

아직도 나는 왜 이런 상류층 파티에 끌려가야 하는지 이해를 못했다.

본인 말로는 어차피 자기랑 함께 다니게 될 텐데 미리 얼굴도장 찍어놓는 게 좋다는 식이었는데 이제까지 그런 쪽과 연이 없었던 터라 부담감을 씻어내기엔 부족했다.

“괜찮아요, 괜찮아.”

다 잘 될 거라면서 안심시키는 나유영.

“네가 내 엄마냐?”

라고 쏘아붙여서 고집을 꺾으려 들지 않았다.

“와, 옷이 날개라더니··· 역시 양복을 걸쳐놓으니까 그럭저럭 봐줄만 하네요.”

“참내··· 이거 얼마짜리냐?”

가게부터가 VIP용이라 직원들이 나유영을 아는 듯이 행동했다고.

“아저씨 수준의 던전 10개는 넘게 돌아야 살 수 있을 걸요?”

“이런 미친. 아예 날 벗겨먹을라고?”

“나랑 아저씨는 파트너 관계라니까. 나중에 성장하면 보답하도록 하세요. 알겠죠?”

나는 양복을 걸친 내 모습을 거울에 비쳐보았다.

확실히, 나쁘진 않다. 흠흠.

“오, 옷이 날개긴 하구만!”

“후후, 쑥스러워하긴.”

뭐, 이런 것도 좋은 사회경험의 기회라고 생각하면 되려나.

큰물에서 놀고 싶다면 포부를 크게 갖는 것만이 아니라 언행에서도 묻어 나와야 하는 법이다.

나는 넥타이 끈을 좀 더 강하게 조여 맸다.


작가의말

이야기 전개 속도를 좀 더 빠르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 이야기는 중간의 도입부에 이르렀습니다!


*가독성 개선에 항상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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