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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자드킹 님의 서재입니다.

신의 공략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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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자드킹
작품등록일 :
2018.04.10 12:45
최근연재일 :
2018.05.18 13:35
연재수 :
4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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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905
추천수 :
619
글자수 :
174,136

작성
18.04.10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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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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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글자
7쪽

각성(1)

DUMMY

“7번 지원자님.”

“아싸!!”

추첨위원이 마이크로 내가 가진 추첨권 번호를 호명했을 때 나는 뛸 듯이 기뻐했다.

그리고 그게 당연한 듯 주변의 녀석들 역시 부러움과 시기질투가 가득한 시선으로 나를 찌를 듯 쳐다보았다.

“이번 신규던전의 E급 헌터 입장권 당첨을 축하드립니다.”

“네네, 감사합니다!”

나는 콧노래를 부르며 추첨위원이 건넨 입장권을 받아 소중하게 주머니에 넣었다.

때는 21세기 초, 7월의 어느 날.

‘이상현상’이라 불리며, 세계 각지에 이차원으로 연결된 던전이 생성 된지 13년이 지난 시점이었다.

모두들 상상으로만, 책, 영화 같은 매체로만 접하던 말도 안 되는 전개에 갈피를 잡지 못 했지만, 언제나 그랬듯 인류는 이 새로운 세계에 익숙해져갔다.

던전이 생기고, 한계를 초월한 각성자들이 등장했기 때문에.

긴 설명은 필요 없을 것이다.

이들은 ‘헌터’라는 새로운 직업군을 형성하였다.

상상을 현실로 옮겨놓은 초능력에 사회 상류계층으로 부귀영화를 누리는 헌터는 선망의 대상이 되었고 모두 헌터가 되고 싶어 했다.

나 역시 그러했고 헌터로서의 꿈을 키웠지만, 불행히도 나는 ‘안될안’이었다.

헌터는 A부터 E등급까지 있고 D부터 실질적인 헌터로 취급해주는데 나는 E급 헌터였다.

즉, 사실상 일반인과 크게 차이가 없는 존재였다.

일반인을 벗어나려면 각성이란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그것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기연이었고 그 누구도 어떤 식으로 시작되는지 알지 못했다.

나는 27살이 다되도록 아무런 징조가 없었다. 보통의 각성이 아무리 늦어도 이십대 초반임을 상기하면 정말 가망이 없는 셈이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은 채 열심히 예비헌터 노릇을 했다.

왜 그랬을까?

사실상 정해져있는 미래에 좌절해서인지도 모른다.

지방의 국립대에 다니긴 했지만 그래봤자 거기서 거기인 수준이었고 대학을 다니면서도 공부에 좀처럼 흥미를 붙이지 못한 나였다.

갈수록 성적은 바닥치고 능률과 의욕이 솟지를 않으니 이대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하여 전역하자마자 대학을 중퇴했다.

아무튼 이번 신규던전 입장권 추첨이 그 노력 중 하나였다.

이미 코너에 몰릴 대로 몰린 나는 닥치는 대로 ‘짐꾼’의 자릴 찾았고 결국 입장권을 손에 쥐었다.

E급 헌터는 숫자가 워낙 많아서 이런 식으로 추첨을 통해 짐꾼을 선발할 정도였으니까.

“하하하!”

그랬다.

입장권을 손에 쥔 나는 승리자가 된 기분으로 연신 웃음을 흘렸었다.

운이 좋다고 생각했었다.


···············.


“하아, 하아···”

새하얀 입김을 내뿜으며 얼어붙은 손바닥을 녹여보려 애쓰지만 입김조차 차갑게 식어 별다른 도움이 되질 않는다.

“아무도··· 이렇게 될 줄은 몰랐을 거야.”

던전에 한 번 들어가면 외부와의 연락이 차단되기 때문에 선발대는 반드시 귀환석을 지참하고 간다.

탐색을 하러 들어간 헌터들이 아니다 싶으면 지구로 귀환하기 위한 수단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만 틀어지고 말았다.

어둑하고 침침한 동굴 같은 형태의 던전에 발을 들인 선발대는 처음엔 의기양양했다. 그럭저럭 실력 있는 C급 헌터들이 중심이었고 여차하면 발을 뺄 수 있는 귀환석까지 지니고 있었으니까.

좌우로 은은하게 타오르는 횃불이 달린 내부를 천천히 이동하던 선발대는 간간히 나타나는 고블린, 코볼트 같은 연약한 몬스터들을 처리하며 앞으로 전진 했다.

-끼익.

정말 찰나의 순간이었다.

30여명 가까이 되는 사람들 사이에서 의문의 소음이 새어나오자마자, 뒤쪽의 길바닥이 갑자기 푹 꺼져버린 것은.

의욕에 가득 차 최대한 앞진영에 붙어있던 나는 다행히 무사했지만 선발대 뒤쪽 헌터들이 죄다 새까맣게 어둠으로 가득 찬 공간 아래로 추락해버렸다.

이들 중엔 귀환석을 가지고 있던 대장이 있었고 그는 영원히 돌아오지 못했다.

귀환석을 지닌 사람을 보호하기 위해 일부러 뒤쪽에 배치한 건데 함정이 그쪽에서 발동하는 바람에 발생한 어이없는 참사였다.

선발대가 돌아오지 않으면 후발주자들이 던전에 진입하는 건 이번 던전의 경우 최소 5일 후였다.

5일. 그렇게 긴 시간은 아니었다.

문제는 식량과 각종 장비를 지고 따라오던 짐꾼들이 대거 아래로 추락하여 생사조차 알 수 없게 되었다는 점이다.

아직 파악조차 되지 않은 던전에서 식량도, 장비도, 귀환석도 없다.

게다가 구조도 모르는 함정의 발동으로 일행의 반이 증발한 결과 패닉에 빠진 선발대는 아비규환이 되어 닥치는 대로 전진하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당연히 이런저런 희생이 발생하였고 그들은 한계에 내몰렸다.

‘아무래도 여긴 함정형 던전 같다.’

‘움직이기 보다는 어딘가에 자릴 잡고 버티자.’

대충 의견이 정리가 된 생존자들은 남은 식량과 장비를 끌어 모았고, 이 중에서 쓸데없이 소모만 하며 도움이 안 되는 불필요한 존재를 걸러냈다.

그것이 바로 나였다.

일반인과 다를 바 없는 E급 헌터라는 이유로, 나는 버려졌다.

‘미안하지만 넌 여기 남아야겠다.’라는 통보를 면전에서 들은 것도 아니었다.

야영을 하여 자고 일어났더니 모두들 떠나고 나만 덩그러니 남았다는 이야기다.

덮고 있던 모포까지 빼앗겨 추위에 몸이 떨려 억지로 깨어난 후 확인한 상황이었다.

“씨발.”

그 황량한 상황까지 회상이 닿자 욕지기가 흘러나왔다.

“으으으···”

이 상태로 거의 하루가 지났다.

가지고 있던 손목시계로 확인한 결과 지금까지 3일 정도가 지났다고 보면 됐다. 남은 시간은 2일이었지만 이 상태로는 2일도 버티기가 힘들다.

배고픔보다 추위가 문제였다.

물 한 모금 마시지 못한 채 이 영하로 체감되는 날씨에서 모포 없이는 잠도 자기 어려웠다. 아니, 잠들면 십중팔구 죽을 것이다. 지금까진 안 나타났지만 몬스터가 언제 들이닥쳐도 이상하지 않았고.

여긴 던전 한복판이니까··· 고블린, 코볼트··· 한 마리 정도는 어떻게든 해볼 수 있는데 두 마리 이상은 힘들다. 몸 상태도 영 아니라 더욱 자신감이 떨어진다.

더 이상은 한계일지도 몰라.

죽음의 그림자가 느껴지자 몸 깊숙한 곳으로부터 소름이 돋았다.

죽는 거야?

“야아아아아아!!!”

결국 억눌려있던 울분을 참지 못하고 소릴 질렀다.

“야 이 씨발!!! 신 있냐? 신 있으면 들어! 이 개자식아!!”

이미 정신이 한계에 몰린 자의 무의미한 발악에 불과하단 걸, 나는 잘 안다.

“나 여기서 죽기 싫어! 죽기 싫다고!! 니미럴 인생에서 빛 한 줄기 보지도 못 했는데!!! 나도 돈 많이 벌고, 먹고 싶은 거 다 먹고, 해보고 싶은 거 진짜 많다고··· 개새끼야··· 이렇게 죽기 싫다고···”

감정이 복받쳐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다행히도, 눈물은 따스했다.

“좀 알려줘··· 여기서 살아나갈 수 있는 방법을···”

-띠링.

그때 귓가에 뭔가 소음이 들렸고 나는 함정장치의 발동소린 줄 알고 기겁해서 벽에 바짝 붙었다.


<새로운 능력, ‘신의 공략집(lv.1)’이 각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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