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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자드킹 님의 서재입니다.

신의 공략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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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자드킹
작품등록일 :
2018.04.10 12:45
최근연재일 :
2018.05.18 13:35
연재수 :
42 회
조회수 :
51,907
추천수 :
619
글자수 :
174,136

작성
18.04.10 12:58
조회
2,012
추천
29
글자
8쪽

각성(2)

DUMMY

“?”

당장 이해를 하지 못한 나는 멍청한 얼굴로 눈만 꿈뻑거렸다.

“뭔 소리야?”

대답이라도 하듯 눈앞에 버튼이 생겨났다.


[공략집 작동]

[도움말]


2개의 버튼. 나는 무언가에 홀린 듯 손가락을 내밀었다.

이거 눌러도 되는 건가?

자연스럽게 ‘도움말’이라는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눈앞에 주루룩, 글자들이 나열되며 나에게 장황한 정보를 보여주었다. 나는 깜짝 놀라서 뒤로 물러서려 했으나 벽에 막혀있음을 깨달았다.


[신의 공략집 도움말]

[도움말 작동 중에는 사용자를 포함하여 시공간이 모두 멈추지만, 눈앞의 문자를 읽고 기억하는 행위는 가능합니다. 즉, 지금 시공간은 정지된 상태이며 당신만이 지금 읽고 기억하고 있는 중입니다.]

[신의 공략집은 사용자가 원하는 존재에 대한 ‘공략’ 방법을 상세히 나열하여 공략이 실행되도록 도움을 줍니다.]

[예를 들어 지금 사용자가 위치한 던전에 대한 공략 정보를 신청하면 원하는 정보를 알려줍니다.]

[이 도움말을 다 보고 난 후, 메인 메뉴에서 ‘공략집 작동’ 버튼을 누르면 목록이 상단에 뜨게 되는데 공략할 대상을 지정하면 빠르게 완료됩니다.]

[도움말은 이상입니다. 종료하시겠습니까?]

[종료를 원하면 YES, 다시 보기를 원하면 NO를 눌러주세요. 누름 버튼은 생각으로도 누를 수 있습니다.]


나는 지금 벌어지는 일을 이해할 수가 없어 NO를 생각하였고 도움말은 재차 처음부터 끝까지 나열되었다.

보자, 보자보자. 이게 도대체 뭔지.

정말 시공간이 멈춰서 아무리 힘을 줘도 손발은커녕 눈꺼풀 근육조차 움직이질 않았기 때문에 반 강제로 내 앞에 나열된 글자들에 집중하였다.

YES.

체감상 거의 30분은 지났다. 그만큼 나는 신중하게 생각하며 읽고 또 읽었다.


[공략집 작동]


긴 고민 없이 하단의 그 버튼을 눌렀다.


[미로형 던전, ‘카르사스의 미궁’을 분석합니다.]

[공략 완성까지 예상 대기시간 1분.]


꿀꺽.

두근거리는 심장소리가 머릿속에서 쿵쾅거린다. 떨리는 가슴을 부여잡고 숨소리조차 조심하며 서있기를 잠시, 공략이 완성됐다는 메시지가 추가로 들려왔다.


[카르사스의 미궁]

[미궁 설계자 카르사스의 작품 중 하나. 그의 악취미가 잔뜩 들어간 미궁으로 난이도만 높을 뿐이며 클리어 해봤자 별다른 이득도 없어 모험가들에게 카르사스는 거의 욕설과 동의어로 취급받는 상황이다. 다수의 함정이 설치되어 있는 미로형 던전이며 몬스터는 하급들만 일부 지역에 소수 존재한다.]


다음으로 [카르사스의 미궁 전도]라는 메시지와 함께 주루룩, 이 던전의 맵으로 추정되는 그림이 떠올랐다.

고전 RPG 게임의 맵 같아서 보고 이해하기에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혹시나 싶어 마음속으로 맵을 움직여보자 정말로 움직였다!

맵의 곳곳엔 여러 색깔의 점들이 분포해 있었는데 친절하게 점에 대한 정보 역시 맵 하단에 나열되어 있었다.

하얀 점은 나.

녹색 점은 던전 탈출구. 즉 이곳을 클리어하고 지구로 돌아가려면 탈출구에 도착해야 한다.

빨간 점은 몬스터.

검은 점은 함정.

파란 점은 일행···이었는데 내겐 빨간 점과 다를 바 없었다.

“할 수 있어. 할 수 있어!”

갑자기 없던 희망이 샘솟으며 몸에 기운이 돌기 시작했다.


[해당 점을 클릭하시면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나는 시험 삼아 내 근처에 있는 검은 점을 클릭했다.


[가시 함정 - 바닥에 설치된 장치를 건드리면 양쪽 벽면에서 가시가 나온다. 가시의 길이는 30cm이며 일부 가시에선 불을 뿜어내기도 한다.]

[가시 함정이 있는 곳으로 이동하면 더 자세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허허.”

헛웃음이 나왔다.

뭐야 이거?! 개쩔잖아!!!

나는 너무나 기쁘고 신이 나서 어린아이처럼 폴짝폴짝 뛰었다.

“좋아, 좋아!!”

너무나 자세하고 너무나 친절한 이 공략집의 정보만 있으면 함정도 무사히, 몬스터도 무사히, 몬스터와 다를 바 없는 빌어먹을 일행(개새끼들)도 무사히 피해서 탈출구까지 갈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가자.”

그래도 아직 움직일 기운 정도는 있었다.

겨우 하루 굶었을 뿐이니까.

차갑게 식어있던 몸은 희망이라는 연료를 공급받아 뜨겁게 달아올라 괜찮아졌다.

맵을 확인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이 안에 있는 모든 것을 훤히 확인하는 게 가능했기에 나는 거침이 없었다.


[가시 함정]

[양쪽 벽면에서 나오는 가시는 얼핏 보면 위협적이지만 정중앙으로 한 명씩 차분하게 이동하면 가시에 찔리지 않고 이동할 수 있다.]

[아래쪽 두 번째 가시와 위쪽 세 번째 가시에서 불이 나오는데 그 부분에선 바닥으로 기어서 이동할 것.]


지나가야 할 길목에 있는 함정에 관해 공략집을 실행시키면 이런 식으로 벗어날 수 있는 정보를 주었다.

“뭐야, 뭐야! 뭐가 이렇게 쉬워?”

나는 함정을 요리조리 피해가며, 거침없이 앞으로 전진, 출구로 향해가는 중이었다.

이 속도라면 반나절도 안 걸린다.

원하는 장난감을 선물 받은 아이마냥 나는 실실 웃는 얼굴로 출구로 갔다. 얼마 전까지 금방이라도 죽을 사람처럼 절망에 빠져있던 쭉정이가 아니었다.

“여긴가?”

마침내 도착한 탈출구가 있는 방의 앞까지 왔다. 얼핏 보니 파란 점들은 여전히 저 멀리서 헤매고 있었다.

내가 여기서 탈출구에 도착하면, 그러니까 이 던전을 클리어하면 이 놈들도 함께 돌아가게 된다. 그건 마음에 안 들지만, 나는 여기서 한시라도 빨리 나가고 싶었다. 어차피 던전이 클리어 되도 녀석들은 뭐가 어떻게 된 건지 모를 테고, 나 역시 의아한 척 연기를 해주면 유야무야 넘어가겠지.

생각을 마친 나는 앞의 마지막 함정에 관한 정보를 확인했다.


[도끼날 함정]

[양쪽 벽면에 숨겨진 도끼날들이 좌우로 교차하며 지나가려는 사람을 도륙하는 함정이다. 총 4개의 구역으로 나눠져 있으며 구역 하나당 변 3m의 정사각형이다.]

[앞부분부터 1번방으로 지정하면 1번과 2번방은 순차적으로 도끼가 나온다. 3번과 4번방은 앞 순번 방의 역순서로 도끼가 나와 동시에 움직인다. 얼핏 보면 어려워 보이지만 각 방마다 안전공간이 있어 텀을 두고 돌파할 수 있다.]


아하, 그런 거구만. 장애물 뛰어넘기 게임이랑 비슷하네.

마치 차도를 지나가야만 하는 개구리가 된 기분이었다. 다만, 이건 게임이 아니라 엄연히 목숨이 걸려 있었기에 눈앞에서 훙훙, 바람을 일으키며 자나가는 도끼날을 보니 저절로 겁이 났다.

잘못하면 오줌을 지릴지도 몰랐다.

“어려울 것 없어.”

도끼가 한 번 지나 벽속으로 들어갔을 때 후다닥 뛰어서 안전 공간 안으로 착지하면 된다.

“간다!!”

마음을 정하고 소릴 지른 나는 야구선수처럼 펄쩍 뛰었다.

“으라차!”

안전공간에 무사히 도착··· 솔직히 사지 멀쩡한 사람이라면 어렵지 않게 해낼 수 있는 수준이었지만··· 긴장을 심하게 해서 온몸에서 식은땀이 흘렀다. 이 과정을 세 번 반복, 나는 무사히 마지막 도끼날을 넘어 탈출구가 있는 ‘세이프 존’으로 몸을 날리는데 성공했다.

“하아, 하아··· 성공했어. 성공했어!”

사람 다섯도 들어가기 힘들어 보이는 좁은 방안엔 1m 정도 되는 조그마한 첨탑이 있었고 그 위에 에메랄드 빛 보석이 빛나는 중이었다.


<이 보석은 획득할 수 없습니다.>


쳇.

나는 일단 크게 심호흡을 하며 마음을 가다듬었다.


[카르사스의 미궁 탈출구 : 던전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해주는 탈출용 보석이다. 손을 올리고 작동시키면 된다.]


귀환석 같은 건가.

“돌아가자.”

더 이상 여기에 있고 싶지 않았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너무 고생했다.

보석 위에 손을 올리고,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카르사스의 미궁 귀환석을 발동시켰습니다.>

<미궁을 클리어 하였습니다.>

<최초 발동자로 보상권한에 대한 선택권이 부여됩니다.>

<보상을 독점하시겠습니까? 공유하시겠습니까?>


의외로 많이 들려오는 메시지들에 살짝 놀랐다가 이내 결정을 내렸다.

“당연히 독점.”

미쳤냐? 그 개자식들이랑 공유하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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