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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자드킹 님의 서재입니다.

신의 공략집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리자드킹
작품등록일 :
2018.04.10 12:45
최근연재일 :
2018.05.18 13:35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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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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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74,136

작성
18.04.12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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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계기와 도약(2)

DUMMY

“크악?”

털이 쭈뼛 곤두서는 이 부조리한 감각에 나는 입안이 바짝 말랐다.

“오늘 나유영이랑 만났더라? 그 유명한 계집애랑 만나서 뭔 얘기를 했을까?”

사내의 그 말에 나는 바로 감을 잡았다.

이 무슨 시간차 공격이냐!

설마 했는데 진짜로 찾아올 줄이야.

아니, 설마 이 녀석들··· 내가 나유영을 만났다는 사실을 알고 자극받아서 이렇게 잠입한 건가?

“조용히 찌그러져 살면 딱히 신경 안 쓰려 했는데 그런 힘 있는 사람이랑 만나면 곤란하지. 너 같은 조무래기가 어떻게 만나게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꽈악.

목덜미를 움켜쥔 손아귀에 힘이 더해졌다.

이, 이거··· 숨 막혀···

“너한텐 능력을 쓰는 것도 아깝다. 이대로 죽어라.”

진짜로 죽일 생각인지 자비가 없었다.

나는 조금씩 멀어져가는 의식을 붙잡으려 부단히 애썼지만 갑작스레 닥친 이 어이없는 상황에 뭘 해야 좋을지 머리가 돌아가질 않았다.

-우드득.

“끄아악?”

이제 죽었다고 생각한 순간, 내 목을 조이고 있던 사내의 손목이 기묘한 방향으로 휘면서 기괴한 뼛소리를 냈다.

“으, 으으으··· 아아악!”

눈앞에서 손목이 우그러지는 고통에 쳐한 사내는 비명을 내지르며 바닥에 쓰러졌다.

나는 겨우 목이 해방되어 그 무엇보다 소중한 산소를 흡입하였다.

“콜록, 콜록··· 으으···”

“흥, 예상대로군.”

문이 열리며 들어온 한 사내가 딸깍 불을 켰다.

“바, 박찬일 씨?”

“괜찮으십니까?”

박찬일이 자기 손목을 붙잡고 바닥을 뒹구는 사내는 신경도 안 쓰고 내게 다가왔다.

“더, 덕분에 살았습니다.”

이게 어떻게 되가는 거야? 따라잡을 수가 없다.

“이 새끼가아아!”

사내가 벌떡 일어나 괴성을 지르며 달려들었다.

박찬일은 딱히 당황하는 기색 없이 그 자리에 가만히 서있을 뿐이었다.

“?!”

-탁.

그의 주먹을 박찬일은 아무렇지 않게 잡아냈다.

“흥, 걸렸군.”

사내가 회심의 미소를 지었고 곧 그의 몸에서 빛이 뿜어져 나왔다.

“내 뒤로 오십시오.”

어찌해야 좋을지 알지 못하는 나의 목덜미를 잡아채 자기 뒤로 끌었다.

“먹고 뒈져라!”

곧 사내를 중심으로 세찬 바람이 일었고 살을 찢어발길 것 같은 냉기가 방 안을 덮쳤다.

“하하, 맛이 어떠냐!”

확실히 그의 능력은 대단했다.

방 안이 통째로 서리가 끼며 꽁꽁 얼어붙기 시작했으니까.

순식간에 냉동고마냥 변해가는 광경은 재난영화를 보는 기분이었다.

“어?”

하지만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 채는 데엔 얼마 걸리지 않았다.

“뭐, 뭐야?”

정작 코앞에서 냉기를 맞은 박찬일은 멀쩡했던 것이다.

“너 이 새끼··· 도대체··· 컥!”

배에 주먹이 꽂혔다.

얼마나 세게 맞았는지 구역질을 하며 눈물을 찔끔 흘릴 정도.

결국 그대로 기절하며 바닥에 쓰러졌다.

“가, 감사합니다.”

뭔진 몰라도 살려주었으니 감사의 인사를 했다.

“아닙니다. 이 자들이 찾아온 것도 결국 우리와 만나서 그렇게 된 거니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탁탁, 손을 턴 박찬일은 방 안을 둘러보았다.

“이런 곳에서는 더 이상 살 수 없겠군요. 저희 쪽에서 일단 거처를 마련해 드리겠습니다.”

“아, 예.”

살이 오슬오슬 떨리는 이 곳은 확실히 사람 살 곳이 못 됐다. 호의를 받아드리자.

“저희 쪽에서 관리하는 고급 호텔로 모시겠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푹 쉬고 하도록 하죠.”

“좋습니다.”

나는 앞서가는 박찬일을 뒤따라가며 흘끗 뒤를 돌아보았다.

사내는 미동도 없었다.

“죽이진 않았습니다. 이곳은 저희 직원들이 뒤처릴 해줄 겁니다.”

“또··· 찾아오진 않겠죠?”

“당연히 그러지 못하게 마무릴 지어야지요. 걱정 마십시오.”

나는 그게 뭔지 겁이 나서 묻지 못 했다.

결국 그 날은 비즈니스 거리에 있는 한 호텔에서 보내게 되었다.

“하아.”

지칠 대로 지친 상태라 잠을 자고 일어나니 점심이 훌쩍 지나있었다.

이런 상황은 익숙하지가 않아서 어디 갈 엄두도 내지 못하고 우두커니 침대에만 있었다.

“잘 있었나요?”

“헉?”

멍하니 시간을 때우고 있는데 나유영과 박찬일이 들어왔다.

아직 머리도 감지 않았고 면도도 못한 꾀죄죄한 몰골이라 쪽팔렸다.

안절부절 못하는 내게 나유영은 웃으면서 손을 내저었다.

“괜찮아요.”

으으, 그게 왠지 더 마음에 상처를 준다.

“어제 일은 안타깝게 됐어요. 저희 때문에 그렇게 된 거니까요.”

나는 멍하니 있으면서 생각한 바를 꺼내기로 했다.

“어차피 대충 예상은 했어. 그런데 어떻게 그렇게 기다렸다는 듯이 온 거야?”

“찬일 씨가 얘기를 하더라고요. 무언가를 두려워하는 것 같았다고. 거기에 헌터들의 생리를 조금만 생각해보면 답을 찾기 쉽죠.”

“···조무래기에 불과할 땐 딱히 신경 안 썼지만, 거물과 만나는 걸 보니 초조해졌다?”

“뭐, 그렇게 말씀하실 것까지야.”

나는 약간의 침묵을 삼키고 입을 열었다.

“계약할게.”

“네?”

“계약, 하자고.”

“후후훗, 정말 잘 생각하셨어요. 우리는 최고의 파트너가 될 수 있을 거예요.”

신경과민증에 걸린 사람마냥 따지고 들어가는 건 그만두기로 했다.

이대로 솔플을 고집하게 되면 강해지긴 강해지겠지. 하지만 치트키가 있다면 이용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상대도 내게 바라는 게 있겠지만 그건 나중에 알아보면 되는 거다.

지금은 이들과 협력해서 빠르게 성장하는 데 집중하기로 했다.

“그럼 오늘 바로 던전 공략에 들어가기로 하죠.”

“엥?”

상대가 이렇게 적극적일 거라곤 생각하지 못 했다.

“세상은 지금도 시시각각 변하고 있어요. 우린 1분 1초도 낭비하지 말아야 해요.”

“으, 응.”

틀린 말은 아니었다.

“그럼 저는 준비를 해놓고 있을 테니 찬일 씨는 이재호 씨를 말끔하게 만들어 주세요.”

역시 안 괜찮잖아!



“자, 여기 목록을 뽑아왔어요. 여기서 적당한 것을 고르면 되요.”

호텔 내에 마련된 카페에서 모임을 가진 나와 나유영은 앞으로 어떻게 할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나는 그녀가 내민 서류뭉치를 살펴보았다.

“역시 오늘은 무리야. 어느 정도 준비는 하고 가야 돼.”

“괜찮아요. 제가 있잖아요. 정 뭐하면 찬일 씨랑 같이 들어가서···”

“아니, 그건 아니야. 아무리 그래도 뭔가 스스로 해결해서 성과를 내보고 싶어. 무임승차 같은 걸 하려고 너의 제안을 수락한 게 아니야.”

내 말에 나유영은 놀란 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입을 다물었다. 뭐지.

“분명 너는 나보다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하고 가진 것도 많겠지만 파티 플레이를 제안했어. 바보가 아닌 이상 수상하다는 걸 알겠지. 그런데도 나는 수락했어.”

다짐했다. 어젯밤 있었던 일이 계기가 되어서.

“확실하게 말해둘게. 난 너를 이용할 거야. 뭐가 목적이든 간에 널 이용해서 이놈저놈 다 패고 다니는 헌터가 될 거라고.”

“풉!”

“아.”

“푸하하하하!”

“야이, 그럴 땐 웃지 말아야지. 사람 쪽팔리게.”

“아하하하! 어쩔 수 없잖아요. 아 개오글. 이재호 씨 완전 중2병이네.”

창피했지만 나는 입가에 웃음이 피어오름을 느꼈다. 이렇게 보니 나유영도 평범한 여대생 같았기 때문이다.

“예. 그렇게 되세요. 저를 이용해서 강해지도록 하세요.”

“······무슨 속셈인지 물어보면 말해줄 거냐?”

“아-뇨.”

그렇겠지.

서로 속셈이 있다고 까발리고 시작하는 파티라니. 과연 잘 될까.

뭐, 아무렴 어때.

“이걸로 하자.”

나는 서류뭉치에서 하나를 골라냈다.

내 고유능력 ‘신의 공략집’은 던전과 관련된 사항에만 반응한다.

‘아직은’ 그것에 불과하지만 레벨이 오르고 능력치가 상승하면 분명 더 굉장한 것이 될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러니 적극적으로 이 능력을 활용하면서 주도권을 잡아나갈 생각이다.

“뭔데요?”

“강북구에 있는 고블린 던전.”

“아~ 그거요.”

나유영이 종이를 받아들고 미간을 좁혔다.

“이거 헌터들 사이에서 악명이 높은 던전인데 괜찮아요?”

“괜찮아. 내가 요구하는 것만 준비해주면 확실하게 끝낼 수 있어.”

내가 지목한 던전은 D급 고블린 던전이다.

처리해야 할 고블린 숫자도 고작 일곱에 불과해서 E급 헌터도 노력만 하면 처리할 수 있는 정도.

하지만 나유영이 저렇게 말한 데엔 이유가 있다.

고작 일곱에 불과하지만 던전의 크기가 엄청났다. 자그마치 울룽도만한 규모를 자랑하였는데 그 넓은 데서 겨우 일곱을 잡아야 하는 것이다!

때문에 정말 별난 취미를 가진 헌터가 아닌 이상 들르지 않는 인기 없는 던전이었다.

이런 곳을 내가 고른 이유?

당연히 특별 클리어 보상 때문이지! 이렇게 귀찮은 게 제대로 클리어된 적이 없을 테니까 말이야!

그 특별 클리어란 게 뭔지 내가 해주겠어.

한 가지 시험할 것도 있고.

흘끗 나유영을 바라보니 ‘정말로 이 던전을 가려는 건가’ 같은 말을 중얼거리며 종이를 훑는 중이었다.

“여기 내가 적어준 것들을 준비해 줘. 가능해?”

볼펜으로 필요한 물건을 적은 종이를 내밀자 그것을 받아든 나유영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가능하기야 한다만 진짜요?”

“물론이지.”

“우와.”

“그게 준비가 되면 던전으로 가자. 언제까지 가능해?”

“흐음, 내일쯤?”

“빠, 빠르긴 하네. 과연 유칼리.”

“거대기업을 얕보지 마세요.”

그렇게 우리의 대화는 마무리가 되었고 하루가 지났다.


작가의말

여기까지 올리는 게 좋지 않을까 판단해서 두 편 업로드합니다. 주인공을 빠르게 성장시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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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각성(2) 18.04.10 2,012 29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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