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헌킬 님의 서재입니다.

전설급 마녀 아들이 되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헌킬
작품등록일 :
2024.02.05 02:03
최근연재일 :
2024.05.11 23:08
연재수 :
70 회
조회수 :
3,053
추천수 :
99
글자수 :
372,138

작성
24.03.19 22:20
조회
30
추천
1
글자
12쪽

수련

DUMMY

아래에서 위.

오른쪽에서 왼쪽.


찔러 들어오는 검날의 궤적을 따라 손가락을 휘적였다.


화르륵―! 서걱―! 화르륵―! 서걱―!


전격이 불꽃을 베어내지만 또 다른 불꽃이 곧바로 채워졌다.


결국 더 다가오지 못하고 물러서는 검날.


손가락을 총 모양으로 겨눈 뒤 두어번 내리쏜다.


후웅―! 후웅―!


납탄처럼 회전하며 빠르게 쏘아지는 화염탄.


화륵―! 화륵―!


검날은 화염탄를 쳐냈다.


하지만 그건 쇳덩어리가 아니었다.

화염탄은 부딫힌 순간, 물방울처럼 터지며 열기를 확산시켰다.


“크윽!”


예상치 못한 열기에 당황한 상대.


지금이다.


발을 굴러 지면에 불꽃을 확산시킨다.

순식간에 길게 뻗어나간 불꽃이 상대의 주변을 맴돌았다.


두 손을 모아 동그라미를 만든 다음, 머리 위로 힘껏 들어 올렸다.


화아악―!


불길이 원형의 불기둥으로 변모하며 하늘 높이 솟아올랐다.


결국 불기둥 안에 포위되고 만 상대.


그치지 않고 손가락을 좁힌다.

그러자 불기둥의 크기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파지직―! 빠직―!


불기둥 안쪽에서 여러 차례 전격이 일며 불꽃을 베어내지만, 끊임없이 회전하며 대류하는 화염은 빈공간을 빠르게 메꾸었다.


조여들어 오는 불의 감옥.

한사람이 겨우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좁혀졌을 때였다.


“내가 졌다!”


휘몰아치는 불꽃 속에서 상대의 패배 선언이 들려왔다.


손가락을 풀고 불꽃을 꺼트렸다.


한 달.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기간.


마침내 레니를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


“그동안 상대해 줘서 고마웠어.”


하범은 레니에게 다가가 손을 내밀었다.

레니는 기꺼이 그 손을 맞잡았다.


“인정하지. 조금의 빈틈도 찾을 수 없었어. 완벽한 네 승리야.”


레니를 일으키던 하범은 그의 팔에 생긴 화상자국을 발견했다.


온도 조절을 했음에도 이 정도.

푸른 불꽃은 사람을 상대로 할 때 정말 위험했다.


“미안.”

“마법사를 상대할 때, 흔히 있는 일이야. 신경 쓰지 마. 포션을 바르면 금방 나으니까.”


그 사이 스칼렛이 두 사람 앞에 다가왔다.


“제국 내에서 레니 군을 상대로 이렇게 완벽한 승리를 이끌어낼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안습니다. 소드 마스터인 황실 기사단 단장이나, 황실 마법사 정도일까요.”


그녀는 하범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살살 쓰다듬었다.


”축하드립니다. 파이론 군. 제가 보았을 때, 현재 당신의 능력은 6위계 화염 마법사와 동급입니다. 아카데미에 입학하신 지 겨우 두 달 반 만에 이뤄낸 성과예요. 좀 더 자랑스러워하셔도 좋습니다.”


6위계 화염 마법사.

아카데미 입학 때까지만 해도,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높은 경지였다.


제국 최고의 마법사인 카발라가 8위계.

그리고 황실 마법사들과 아카데미의 교수진들이 7위계의 마법사들이다.


하범은 세 계단을 건너뛰어, 그들 바로 아랫단계로 올라선 것이다.


”스칼렛이 마력 흐름에 대해 알려주신 덕분이죠.”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왼손에만 불꽃을 피울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불꽃을 무궁무진하게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원하는 방향에 원하는 모양대로.

머릿속에 상상한 것이 실제로 재현되었다.


스칼렛이 원소 마법의 직관적 응용법을 알려주지 않았더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파이론 군의 재능이 뛰어나서 그런 겁니다. 파이론 군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제가 작아지는 느낌이 들 정도더군요.”


스칼렛은 겸손하게 자신을 낮추었다.


하지만 그녀를 바라보는 하범의 눈빛은 진중했다.


스칼렛 아미 란크로모리스.


샐러맨더 마법 아카데미의 학생회장이자, 아카데미 마법 서열 1위.


그녀 나이 고작 스물 넷에 6위계 화염 마법사의 경지에 올랐다.


포스트 카발라이자, 파이어 제국 마법의 미래로 평가받는 신예.

그것이 스칼렛이었다.


자애롭기 그지없는 선홍빛 눈동자는, 자신을 빤히 바라보는 상대의 의도를 알아챈 듯 싱긋 웃었다.


“조급해 하지 말아요. 파이론 군. 시간은 많으니까요.”

”글쎄요. 한 달이 지났어요. 대재앙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이상, 서두르지 않을 이유는 없죠.”


왼손을 들어 올렸다.


화르륵―!


푸른 불꽃이 피어오르자 레니는 자연스럽게 물러섰다.


“괜찮으시겠어요? 쉬는 시간 없이.”

”그런 거라면 신경 쓰지 않아도 됩니다.”


스칼렛은 뒤로 물러섰다.


또각. 또각.


그녀의 걸음걸이와 함께 구두 밑으로 자가 마법진이 하얀빛을 뿜어냈다.


“알고 계신가요?”


그녀는 허공을 떠받치듯 한 손을 들어 올렸다.


“마법사에게는 생각할 시간을 주면 안 된답니다.”


투웅―!


둔중한 파공음과 함께 공기가 무거워진 듯한 느낌이 들었다.


끼이익―!


실제로 돌바닥이 미세하게 짓눌리고 있었다.


갑자기 중력이 무거워져서가 아니었다.

이것은 그녀가 가진 마력의 무게.


고개를 들었을 때, 이미 그녀의 손바닥 위에는 집채만 한 화염구가 불을 뿜고 있었다.


“파이어 볼(Fire Ball).”


그녀의 입에서 시전어가 떨어지는 순간.

그 거대한 불덩어리가 하범에게 날아왔다.


“미친!”


황급히 푸른 불꽃을 전신에 옮겨 붙여 갑옷처럼 둘렀다.

거대한 화염구가 전신을 휘감은 것은 그 직후였다.


콰과과과과―!


“크윽!”


소용돌이처럼 휘몰아치는 화염구 속에서 간신히 자세를 유지했다.


괴롭다.

하지만 버틸 만하다.


푸른 불꽃이 화염구의 열기를 완벽히 차단했기 때문이다.


화염구가 일순간 사그라들었다.

버텨낸 것이다.


하지만.


눈앞에는 또 다른 파이어 볼이 대기하고 있었다.

반격할 틈도 없었다.

그녀는 마법의 시전어를 읊었다.


“파이어···”

”점심시간이에요~”


문을 열고 나오는 루시의 목소리.

그 순간 스칼렛의 손에 들린 화염구가 순식간에 쪼그라들었다.


“샌드위치!”


별안간 소리친 스칼렛은, 대결도 잊어버리고 루시를 마중 나갔다.


---


---


“으음~! 맛있어! 역시 루시 양의 샌드위치는 매일 먹어도 질리지가 않아요~”

”아. 오늘은 에그 스크램블과 아보카도를 추가해 봤어요.”


루시가 메이저 클래스 구역에 들어올 수 있었던 건 스칼렛 덕분이었다.


학생회장의 권한으로 특별히 출입을 허가한 모양이다.

저 샌드위치 때문에.


하여튼간, 루시는 한 달 동안 매일 점심시간만 되면 도시락 바구니를 싸 들고 찾아왔다.


하범이 식사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수련에 집중할 수 있었던 건 그녀 덕분이다.


“매번 고마워. 루시.”

”샌드위치는 어때? 입에 맞아?”

”응. 맛있어.”

”다행이다.”


배시시 웃는 루시를 보고 스칼렛이 은근한 목소리로 물었다.


“어머. 어째 제가 맛있다고 할 때와 반응이 많이 다른 걸요?”


그러자 루시가 황급히 답했다.


“그, 그건 스칼렛 님은 언제나 맛있다고 해주시니까···”

”아~ 당연하다는 걸까요~”

”아니··· 그··· 그게 아니라···”


두손을 휘적이며 곤란해하는 루시.

그 모습을 보며 스칼렛은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루시 양은 정말 귀엽다니까요. 안 그런가요? 파이론 군?”

”아뇨. 루시는 귀엽다기보단 사랑스럽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아요.”

”어머.”

”파, 파이론···!”


놀란 듯 입을 가리는 스칼렛과 얼굴이 붉어지는 루시.

하범은 참았던 웃음보를 터트렸다.


“큭큭! 농담이야! 농담!”

”우우···! 그런 농담 하지 마!”


저리 귀여운데 어찌 그러지 않을 수 있겠는가.

농담이라 말하긴 했지만 솔직히 말하면 진심이다.


그녀는 충분히 사랑스러운 사람이니까.


두 꽃들이 대화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을 때였다.

레니가 샌드위치를 베어 물며 말을 걸어왔다.


“넌 너만의 장점으로 상대할 수밖에 없어.”


진지한 얼굴.


그는 방금 전 하범과 스칼렛의 싸움을 회고하고 있었다.


“학생회장님은 화염 마법으로는 아카데미뿐만 아니라 제국 내에서도 손꼽는 마법사야.”

”확실히. 만만치 않았어.”


땅을 짓누를 정도의 마력량.

1위계 마법 파이어 볼을 고위계에 버금가는 화력으로 키워내는 술식 응용 능력.

마법이 채 소멸하기도 전에 다음 마법을 미리 시전해 놓는 치밀함과 속도.


진지하게 말해서 이곳에서 마녀와 가장 근접한 실력을 가진 마법사는 스칼렛이었다.


“물론, 마녀님에 비하면 학생회장님은 아무것도 아니야.”


레니는 하범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난 봤어. 네가 마녀님의 불꽃을 소멸시키는걸.”


그는 덧붙였다.


“지금의 너라면 학생회장님도 충분히 이길 수 있어.”


---


---


“그럼 다시 시작해 볼까요?”


스칼렛의 말을 듣자마자 하범은 자세를 잡았다.


이번엔 선공을 양보할 생각은 없었으니까.


왼손을 들어 올려 푸른 불꽃을 피워올리고, 곧바로 지면에 대었다.


푸른 불꽃이 대지에 피어오르고 화염이 솟구쳤다.

하범은 곧장 손가락을 들어 올렸다.


후웅―! 후웅―!


푸른 불꽃의 화염탄이 스칼렛에게 빠르게 쏘아졌다.


“파이어 월(Fire Wall)!”


두 사람 사이에 높은 화염벽이 솟아났다.


그러나 화염벽은 하범의 푸른 화염탄을 막아내지 못했다.


‘역시.’


레니의 말이 맞았다.


구멍 뚫인 벽 사이로 스칼렛의 당황한 표정이 보였다.


“블링크(Blink)!”


일순간 사라진 스칼렛은 하범의 왼쪽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파이어 웨이브(Fire Wave)!”


마법 시전 속도가 어마어마했다.

나타나자마자 곧바로 발현된 5위계 화염의 파도.


하범은 허겁지겁 지면에 깔아둔 불꽃을 끌어모아 벽을 세웠다.


쿠웅―! 화아악―!


화염의 파도와 화염벽이 부딫히자 파도가 철썩이는 듯한 소리와 함께 뜨거운 불길이 사방에 흩뿌려졌다.


순식간에 가열된 공기.

숨이 턱 막히는 느낌.


화염의 파도는 계속해서 화염벽을 몰아쳤다.


적당히 벽을 세운 채 반격하기엔, 그 기세가 만만치 않았다.


스칼렛은 블링크와 화염의 파도를 번갈아 사용하면서 하범을 교란했다.

거기다 빈틈이 보일 때면, 4위계 화염 마법 파이어랜스(Fire Lance)를 기습적으로 던지기도 했다.


‘생각할 시간을 주면 안 된다는 게 이런 뜻이었구나.’


스칼렛은 쉬지 않고 마법을 쏟아부었다.

조금이라도 반격을 생각할 때면, 어김없이 사각에서 화염창이 날아들어 왔다.


같은 6위계 마법사라도 격이 다르다는 걸 그녀는 보여주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공격은 통하지 않는다.


푸른 불꽃은 모든 불꽃의 왕이니까.


마녀 그레이스의 불꽃도 푸른 불꽃 앞에선 맥없이 소멸했다.


즉, 푸른 불꽃은 방어가 불가능하다.


스칼렛이 아까처럼 거대 파이어 볼을 날리지 않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화력이 세지만 시전 시간이 길다.

푸른 불꽃 공격에 노출될 위험이 있는 것이다.


푸른 불꽃이 자신에게 단 한 번이라도 적중하면 끝이라는 걸 스칼렛은 알고 있다.

화염벽을 뚫은 푸른 화염탄을 보고 깨달았을 테지.


스칼렛은 전략을 바꿨다.


공격 자체를 시도하지 못하게, 정신없이 몰아치면서 빈틈을 공략하거나 상대의 마력이 바닥나길 기다리는 작전.


그러나 그것은 오판이다.


마녀의 마력은 무한하다.

마르지 않는다.


시간이 지날수록 유리한 건 하범이다.

게다가 이렇게 생각할 시간도 생기지 않았는가.


하범은 발을 굴렀다.


쿵!


손바닥을 펼치고 그대로 땅에 대었다.

그러자 푸른 장판이 지면을 타고 넓게 퍼지기 시작했다.


스칼렛은 푸른 불꽃이 다가오자 역시나 회피를 선택했다.


블링크를 사용해 뒤쪽으로 물러선 스칼렛.


그녀는 계속해서 화염창으로 하범의 시선을 분산하려 들었으나, 하범은 꿋꿋이 장판을 늘리는 데 집중했다.


결국 푸른 불꽃은 대련장 전체를 뒤덮었다.


“플라이(Fly)!”


스칼렛은 더 이상 도망칠 곳을 찾지 못해 공중 위로 날아올랐다.


하지만 대련장은 하범의 푸른 불꽃이 장악한 상태.


만약 여기서 모든 불꽃을 공중으로 솟구쳐 올린다면 스칼렛은 반드시 휘말릴 것이다.


하범이 손을 들어 올려 불꽃을 끌어올리려 했을 때였다.

하늘 위에서 스칼렛의 목소리가 들렸다.


“제가 졌습니다. 파이론 군.”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전설급 마녀 아들이 되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70 블루홀 24.05.11 3 0 9쪽
69 블루홀 24.05.10 3 0 6쪽
68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 24.05.09 6 1 10쪽
67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 24.05.07 5 1 9쪽
66 미지의 바다로 24.05.06 6 1 8쪽
65 미지의 바다로 24.05.04 9 0 14쪽
64 미지의 바다로 24.05.03 9 1 12쪽
63 소라 고동의 마녀 24.05.02 11 1 12쪽
62 마르코 플란데 24.04.30 10 1 13쪽
61 수습 24.04.29 15 1 15쪽
60 반란 24.04.27 15 1 13쪽
59 반란 24.04.26 12 1 9쪽
58 재회 24.04.25 16 1 8쪽
57 재회 24.04.23 15 1 11쪽
56 워터 제국 24.04.22 13 1 10쪽
55 렉시벨 왕국 24.04.20 12 1 10쪽
54 렉시벨 왕국 24.04.19 11 1 8쪽
53 위치 영지 24.04.18 12 1 10쪽
52 아스펜 영지 24.04.16 13 1 10쪽
51 아스펜 영지 24.04.15 12 1 11쪽
50 아스펜 영지 24.04.13 12 1 13쪽
49 술먹은 그레이스 24.04.12 14 1 14쪽
48 아이 산맥 24.04.11 14 1 8쪽
47 아이 산맥 24.04.09 15 1 12쪽
46 여행 준비 24.04.08 12 1 10쪽
45 여행 준비 24.04.06 13 1 12쪽
44 여행 준비 24.04.05 15 1 12쪽
43 이별 24.04.04 13 1 10쪽
42 장밋빛 캠퍼스 라이프 24.04.02 13 1 10쪽
41 장밋빛 캠퍼스 라이프 24.04.01 19 1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