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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an타스틱 님의 서재입니다.

Another 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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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Hwan타스틱
작품등록일 :
2020.05.12 15:14
최근연재일 :
2021.11.04 10:38
연재수 :
31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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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1,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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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25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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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글자
18쪽

제11화 : 노야의 정체

DUMMY

제 11화. 노야의 정체


갑자기 찬란한 빛이 퍼져가더니 성벽을 둘러싸고 있던 수많은 마물들이 감쪽같이 사라져 버렸다.

입구가 열리자 모골린은 기사단을 파병했고, 사고가 생겼던 장소에 도착한 기사들은 꿈에서도 그려본 적 없었던 상황과 맞닥뜨리게 된다.

세계에서 가장 강한 5인 중 한 명이자, 글로리아 소드 마스터, 언제나 기사들의 동경이 되던 바로 그 남자, 챠키즈의 죽음.

기사들은 믿지 못할 사실에 한동안 패닉 상태에 빠져버리고 말았지만, 이내 정신 차리고 시신을 수습하여 정성스레 왕궁으로 운구하였다.

기사단이 챠키즈 백작의 시신을 운구해오고 있단 소식이 전해지자 바토르 전체는 난리가 나버렸다.

나라의 영웅을 떠나보내기 힘든 모골린의 백성들이 바토르 대로 주위로 눈물을 흘리며 모여들었고, 국왕 기즈는 생각도 못한 소식에 충격을 받고 잠시 실신하였다고 한다.

바토르 대로 위로 운구 행렬이 들어오자 통곡 소리는 더욱 커졌고, 울음과 절망 사이로 이 놀라운 뉴스를 세계로 퍼 나르려는 사람들의 행동도 분주해졌다.


사실 챠키즈 백작의 죽음은 다른 글로리아 마스터들의 사망과는 조금 궤가 다르다.

5명의 글로리아 마스터들 중 나라에 귀속되어 세계정세에 관련된 사람은 모골린의 챠키즈와 프란칠라의 쟌느 뿐인데, 프란칠라는 쟌느라는 마스터의 존재 없이도 이미 흔들리지 않는 세계 최강국 중 하나이다.

하지만 모골린은 그렇지가 않다.

챠키즈라는 절대 강자가 있기에 사이가 좋지 않은 친나 연방국들 중 맹주국의 자리에 있으면서 친나를 끌고 갈 수 있는 것이었는데, 챠키즈가 없어진 모골린은 발언권의 무게가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친나 전체에 마스터는 차인 소속 젠시 연방 기사단장 챙샹과, 타빗 성국 소속인 달리 연방 수도단의 장로 라마뿐이기에 차인과 타빗의 발언권이 굉장히 강해진다.

그렇기에 둘의 의견이 쉽게 통일이 되지 않으면 친나는 계속 내분을 겪을 수밖에 없게 되고, 세계 4대 세력의 한 축을 유지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챠키즈의 죽음은 그저 피프틴 마스터즈가 폴틴 마스터즈가 되었다로 끝이 나지 않는 것이다.


그렇게 챠키즈의 시신을 수습한 모골린은 성대하게 장례를 치러주었는데, 영웅에 대한 예우로 왕궁에 식장을 만들어 주었고, 7일간 진행되는 장례 기간 동안 전 국민이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도록 왕궁을 개방해주었다.

그리고 오늘은 장례가 시작된 지 이틀째 되는 날이었다.


“이제 정신이 들었는가? 자네도 고생 많았네. 몸 추스르기도 힘들 텐데 바로 장례식장을 지켜야겠군. 헌데, 어찌하여 식장으로 가지 않고 나에게 온 것인가? 국왕의 대한 예의라면 되었다. 나도 잠시 후 식장에 들릴 것이니 그때 인사를 나누도록 하지.”


쿠빌린은 챙샹에게 당해 기절한 채로 있다가 오늘에야 눈을 떴고, 눈을 뜨자마자 장례식장을 들리지 않고 곧장 기즈를 알현하러 온 것이다.


“전하, 우선 아들 된 도리로써 저희 아버지에 대한 장례식을 이리 신경써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지만 제가 전하께 알현 요청을 드린 것은 꼭 보고 드려야 할 일이 있기 때문입니다.”


기즈는 쿠빌린의 분노로 일렁거리는 얼굴을 보고 짐작 가는 듯 물었다.


“역시······. 그 때 자네가 했던 말과 관련이 있는 것인가?”

“그렇습니다. 제가 현장에 당도하였을 때 챠키즈 백작은 막 죽음을 당한 뒤였고 챠키즈 백작을 죽인 범인은 셋으로, 제이프의 콘웰과 켄퍼, 그리고 차인의 챙샹이었습니다.”


기즈는 처연한 듯 눈을 감았다.


“흠······. 결국 그런 것이었나. 내가 자네 말을 제대로 듣지 못해 백작을 보낸 것이나 다름없게 되었구만. 미안하네.”


쿠빌린은 고개를 저었다.


“당치 않습니다. 그것이 어찌 전하께서 잘못하신 것이겠습니까? 다만, 전 저 간악한 제이프와 차인을 절대 그냥 둘 수 없습니다. 전 이제 아버지의 뒤를 이어 왕조의 수호자가 되어야 하나, 전하께서 허락해주신다면 아버지의 장례식이 끝난 후에 세계를 돌며 제이프를 처단할 수 있는 수단을 알아오겠습니다. 가문의 의무는 돌아온 이후 이행하도록 하겠나이다. 부디 소신의 청을 들어주시옵소서.”


잠자코 듣고 있던 기즈는 눈을 뜨고 자리에서 일어나 쿠빌린의 어깨를 짚었다.


“내 어찌 자네의 그 청을 무시하겠는가. 그리 하라. 그리고 기필코 그 수단을 찾아오라. 모골린은 과인이 잘 지켜내고 있겠다. 그대는 그대의 일을 하라. 기다리고 있겠네, 쿠빌린. 아니, 쿠빌린 백작.”

“명을 받들겠습니다. 전하.”


대답하는 쿠빌린의 얼굴은 지극히 차가웠다.


##


“백작님. 저택에 계신 손님들께서 찾아오셨군요.”


가한은 장례식 기간 동안 장례식 전체를 운영하며 일들을 처리하고 있었다.


“고마워요, 가한. 그들과 이야기할 수 있게 자리를 좀 만들어 주시겠어요?”

“알겠습니다. 접객실 하나를 비워두고 손님들을 그 쪽으로 안내하겠습니다.”

“부탁드려요.”


쿠빌린을 뒤로 하고 나온 가한은 루안 일행에게로 다가갔다.


“아직 몸도 성치 않으실 텐데 이렇게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쪽으로 오시지요.”


루안 일행은 별다른 대답 없이 가한을 따라갔다.

가한이 안내해 준 접객실에 들어가 기다리고 있으니 오래지 않아 쿠빌린이 들어왔다.


“레이디 희, 루안. 그리고 루카. 방문해주어 고마워요.”


인사를 받은 셋은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숙였다.


“백작님의 명복을 빌어요, 쿠빌린.”


대표로 희아가 대답했다.


“그런데 왜 여기로 부른 거요? 백작님께 헌화를 해야 되지 않겠소?”


조금은 조심스럽게 루카가 물었다.


“그건 천천히 해주시고, 우선은 말씀드릴 게 좀 있군요.”


쿠빌린은 자리에 앉고 물을 한 잔 들이켰다.


“여러분들이 이 곳을 떠나실 때, 저도 동행하고 싶습니다.”

“네? 그럼 백작가는요?”


루안이 의아해 하며 물었다.


“물론 저는 이제 백작가의 숙명인 카간 왕가의 수호자로써 역할을 해야 합니다만, 우선 제이프에게 복수를 먼저 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여러분들의 최후의 적은 제이프이니 여러분들과 함께 제이프의 몰락에 손을 보태게 해주세요.”


쿠빌린은 일행들 한 명 한 명과 눈을 맞추며 자신의 진심을 전달했다.


“전 좋아요, 쿠빌린 정도의 실력자가 함께 한다면 우리도 좀 더 수월하게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거예요, 루안과 루카는 어때요?”


희아가 찬성하고 나섰다.


“난 누이가 좋다면 뭐든 좋아.”


루안도 찬성하자 희아는 루카를 보았다.


“뭐, 나도 크게 반대할 이유는 없지. 그럼 한 팀인가 이제? 그럼 말을 좀 더 편하게 하도록 하지.”


루카는 마음대로 말을 놓았다.


“당신의 그런 경박스러움은 맘에 들지 않지만······. 좋습니다. 그럼 장례식이 끝나고, 루안의 다리가 낫는 대로 떠나도록 하죠. 이제 아버지께 인사를 드리러 가실까요? 따라오시죠.”


##


“오늘이면 쿠빌린이 돌아오는 건가?”


희아는 장례식에 들렀던 이후 계속 쿠빌린을 기다리는 것 같았다.


“오늘이 7일째니까 돌아오겠지? 때 되면 올 텐데 뭘 자꾸 기다리는 거야?”


루안은 그런 희아가 영 못마땅한 모양이었다.


“그럼 날 기다리는 게 아니었구먼?”


갑자기 탁한 목소리가 들렸다.

깜짝 놀란 루안과 희아는 소리가 난 곳으로 고개를 돌리자, 그 곳엔 헬리윤이 서 있었다.


“노야! 아, 아니, 헬리윤님?”

“허허허허, 되었다. 그냥 노야라고 불러다오, 그게 더 듣기가 좋구나.”


노야는 사람 좋은 웃음을 흘리며 객실 안에 있던 테이블 의자에 앉았다.


벌컥


“뭐하냐, 몸이나 풀러······. 으악! 헬리윤!?”


루카가 들어오다 깜짝 놀라 소리쳤다.


“오, 자네도 왔는가? 잘 되었구먼, 자네도 앉게.”


노야는 루카에게도 자리를 권했다.


“노야, 전에 해주겠다고 하신 얘기를 오늘 해주시려고 오신건가요?”

“그렇단다. 너희들에게 앞으로 가야 할 길을 얘기해주기 위함이지. 우선 너희는 이 곳을 떠나게 되면 다음 목적지를 캐내딘으로 잡거라. 캐내딘으로 가 다델을 만나야 한다.”


루안이 고개를 저었다.


“물론 용병왕을 만나고 싶긴 해요. 하지만 저흰 이미 목적지가 있어요, 노야. 저흰 프리카 왕국으로 가야 해요.”

“그래, 알고 있다. 프리카 안에 있는 키이만 산맥으로 가야할 테지. 하지만 너희들이 부여 받은 6개월의 기간 안이라면 캐내딘을 들리고 가더라도 시간은 충분할 것이다.”




희야가 테이블을 세게 내리쳤다.


“대체, 노야가 그걸 어떻게 아시는 거죠? 당신이 글로리아 마스터라는 이유만으로는 그 문제의 답이 되진 않아요! 당신은 대체 누구예요? 어째서 우리 민족의 정보를 그렇게 잘 아는거죠?”


노야가 루안 일행이 키이만을 향한 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것도 놀라운데, 보라매의 임무 기간까지 알고 있자 희아는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기필코 그의 정체를 알아야 할 것 같았다.

노야는 굳은 희아의 얼굴을 보자 한숨을 내쉬었다.


“휴, 오냐 알았다. 얘기해주마. 아직 이르긴 하나 언제고 알게 될 일. 나의 이름은 헬리윤이다.”

“그건 다 알고 있어요!”


희아가 쏘아붙였다.


“들어 보게나. 나의 이름은 헬리윤. 하지만 풀네임이 알려져 있지는 않지.”


말을 잠시 멈춘 노야는 루안을 지그시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내 풀네임은 헬리윤 게이츠 사일라. 사일라 왕조의 초대 국왕이자 고려인 혁거의 친자가 바로 나다.”

“하······. 이젠 놀라기도 지친다.”


희아가 골을 짚었다.

루안은 예상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제가 노야의 자손인건가요?”

“그렇게 되겠구나.”

“아니, 그게 상식적으로 말이 됩니까? 그럼 지금 나이가 어떻게 되신다는 거예요?”


루카가 말도 안 된다는 표정을 지었다.


“자네는 모르겠지만, 현재 고려를 이끌고 있는 지도자도 용마대전에 참전했던 분일세.”


루카가 루안과 희아를 쳐다보자 둘은 그 말이 맞는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처음엔 얼마나 놀랐는지 몰라요, 루카.”


루안이 루카의 어벙한 표정에 동조하듯 대답했다.


“허, 진짠가 보군. 대체 어떻게 그런 게 가능한 겁니까?”


루카의 질문에 노야는 품 안에서 자그마한 손거울을 꺼내어 탁자 위에 올리며 말을 이었다.


“고려의 토속 신앙에는 환인이라 불리는 절대신이 존재하네. 그리고 그 신을 보좌하는 대리인인 삼족오가 있지. 고려의 신앙은 대부분 환인과 삼족오를 숭상하는 것으로 시작한다네.”

“그런 옛날이야기가 노야께서 장수하시는 일과 관련이 되어있단 말입니까? 이 거울은 뭡니까?”

“거, 성질도 급하구먼. 잠자코 들어보게. 고려의 신앙은 그렇게 두 신을 숭상하는 걸로 시작이 되는데, 환인의 총애를 받는 삼족오를 질투하는 세 명의 신들이 있었지. 환인의 비호를 받는 덕에 인간들에게도 존경을 받게 된 삼족오는 그 세 명의 신들에겐 여간 눈엣가시 같은 게 아니었어. 그래서 그들은 삼족오에게 도전을 하게 되지. 그 신들은 신기한 능력을 가진 강력한 존재들이라 삼족오도 그들을 상대해내기에 여간 힘든 것이 아니었어. 그래서 환인에게 도움을 요청하자 환인은 삼족오에게 방울과 거울, 그리고 짧은 검 한 자루를 내려주지. 그 세 가지의 신물들은 세 명의 신들을 봉인하는 데 사용이 되었고, 그렇게 삼족오는 그들에게서 승리 하게 되지.”

“그렇다면, 이 거울이······?”

“그래, 맞네. 고려의 세 가지 신물 중 하나인, 신경일세. 이 신물들을 가지고 있으면 봉인된 신들의 힘을 사용할 수 있을 뿐더러 죽음의 굴레에서 벗어나게 되지.”

“맙소사.”


루카는 믿기지 않았다.


“우리 왕검님께서도 늘 옥빛 방울을 매고 계세요. 그럼 방울이 노야께서 말씀하신 신물이겠죠?”


희아가 물었다.


“그것이 바로 신령일테지. 어찌되었든, 나도 고려의 피가 흐르는 사람이고, 내 아이들의 사일라가 저 꼴이 난데에 대해 제이프에게 굉장히 큰 반감을 가지고 있는 중이란다. 사실 챠키즈를 죽일 수 있을 거라곤 생각도 하지 못했구나. 그들이 생각보다 더더욱 많은 준비를 한 것일 테지. 그래서 빠르게 너희들에게 정보를 공유하고 제이프와의 전투에 참여하기 위해 이렇게 온 거란다.”

“그럼,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요?”


루안이 진중하게 물었다.


“아까 말했다시피 프리카는 나중에 가도록 하고 우선은 캐내딘으로 가 다델을 만나 거라. 다델에게 내가 보냈다고 하면 아마 너희들을 만나 줄 것이야. 그리고 제이프의 정보를 얻도록 하려무나. 아마 다델이라면 고려에······. 아니, 루안에게 분명히 힘을 보태줄 거란다.”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 같네.”


희아가 고개를 저었다.


##


쏴아아아아


갑자기 바람이 미친 듯이 불어 닥쳤다.

숲은 다가오는 이방인을 절대 통과시킬 생각이 없는 듯 사정없이 바람을 불어댔지만 이방인은 묵묵히 숲의 깊숙한 곳으로 발길을 옮겼다.


“이제 결계에 다다른 건가? 정말 지랄 맞은 바람이군.”


이방인은 툴툴거리며 옷깃을 더 깊게 여몄다.


“멈춰라. 더 다가온다면 죽이겠다.”


갑자기 바람이 멎더니 말소리가 들렸다.


“쇼블랑의 엘프들이오? 나는 바이두에서 온 권후라고 합니다. 고려의 전언을 전하러 왔소.”


이방인은 후였다.


“······”


후의 말을 들은 엘프가 한참 생각을 하는 듯 대꾸가 없었다.

초조한 후는 말을 덧붙였다.


“우리의 지도자이신 왕검님께서 꼭 전해야한다 말씀하셨소. 제이프와 관련된 일입니다.”

“잠시 기다리시오, 장로님께 답을 구하겠소.”


경계 하던 엘프의 말투가 바뀌었다.

그리고 약 30분쯤 시간이 흐르자 한 무리의 인영들이 나타났다.

그들은 180Cm가 넘는 신장을 가지고 있었고 얼굴은 자그마했는데 뾰족한 귀가 굉장히 신비롭게 보였다.

전반적으로 아름답다고 느낄 정도로 미려한 외관들이었다.


“바이두 숲에서 오셨다구요? 쇼블랑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가장 앞에 나와 있던 엘프가 인사했다.


“반갑습니다. 바이두에서 온 권후라고 합니다. 전언을 가지고 왔습니다.”


후도 한층 더 정중하게 얘기했다.


“들어오시지요, 장로님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말을 마친 엘프는 뒤돌아 숲의 안쪽으로 들어갔다.

그들을 따라 움직이자 갑자기 숲의 한 부분이 일그러지며 문처럼 생긴 작은 공간이 나왔다.

아마 결계의 출구인 듯 했다.

그 공간을 들어가자 수많은 나무집들이 나왔는데 나무를 가공한 것이 아닌 밑동만 남은 거대한 나무의 안을 파고 거주하는 모양새였다.

전반적으로 자연을 해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들의 마을 한 가운데에는 나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거대한 나무가 자라고 있었는데 엘프들은 후를 그 나무 앞으로 데리고 갔다.

그러자 나무의 밑동이 슬쩍 들리더니 아래로 내려갈 수 있는 길이 생겼다.

그 아래로 내려가자 중년의 모습처럼 보이는 엘프가 거대한 의자 위에 앉아 있었다.


“어서 오십시오, 숲의 친구여. 쇼블랑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안녕하십니까? 고려에서 온 권후라고 합니다. 장로님이신지요?”

“그렇습니다. 왕검님은 잘 계십니까?”

“아, 저희 왕검님을 알고 계십니까?”

“함께 거대한 전쟁을 치렀던 전우였지요. 참으로 강한 분이셨습니다.”

“그렇군요. 왕검님은 잘 계십니다. 오늘 저는 그 왕검님의 전언을 전하기 위해 온 것입니다.”


장로는 자애로운 미소를 보였다.


“좋습니다. 말씀해 주시지요. 그 분께서 어떤 말씀을 전하셨나요?”


후는 품속에서 팔찌를 꺼냈다.

희아가 가지고 있는 팔찌와 같은 모양이었다.

후는 가운데 보석을 천천히 훑으며 보라매를 불렀다.


“오너라, 보라매여.”


그러자 보석에서 보랏빛 빛이 흘러나오더니 이내 빛이 멎었다.

아무래도 나무 아래 땅속이라 괜찮을 줄 알았는데 사위가 너무 밝은 모양이었다.


“장로님, 죄송합니다만 주위를 조금 어둡게 해주실 수 있으십니까?”

“물론이죠.”


장로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허공에다 손짓을 하였다.

그러자, 밝게 빛을 내던 구슬에서 빛이 사그라들었다.


“오너라, 보라매여”


주위가 어두워지자 다시 후는 보라매를 불렀다.


- 환인의 아이야, 나를 불렀느냐?


소환된 보라매가 말을 걸었다.


“왕검님의 전언을 엘프족의 장로님께 전해주십시오.”


그러자 보라매는 날갯짓을 하더니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 잘 들어라. 왕검의 전언이다. ‘나의 오랜 친우여, 그간 잘 지냈나요?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 보니 수없이 많은 시간이 흐르고 난 후에야 인사를 전하는 이 못난이를 용서해주시길 바랍니다. 각설하고, 제이프가 드디어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사일라를 침범하여 우리를 노리는 듯 하더니 상황이 여의치 않아 키이만 산맥으로 향하는군요. 혁거의 아들이 움직인 것을 보아, 이제 그 끔찍했던 과거를 되풀이할 시기가 다가오는 듯합니다. 우리는 우리대로 많은 준비를 하고 있겠습니다. 그대들은 그대들의 준비를 하시길 바랍니다. 나중에는 정말 좋은 일로 인사를 나눌 수 있으면 좋겠군요. 그럼 이만 줄이겠습니다.’ 이상이다.


전언을 마친 보라매는 다시 팔찌 안으로 빨려가듯 들어갔다.


“그렇게 되었군요. 왕검님의 전언 잘 받았습니다. 그렇게 하겠다고 잘 전해주십시오 후님.”

“그러겠습니다, 장로님.”

“우선 오늘은 푹 쉬시지요. 쉴 곳과 음식을 내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장로님.”


후는 깊이 감사인사를 전했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추천 부탁드려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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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제15화 외전 : 성을 나온 다델 +10 20.06.03 513 13 14쪽
20 제15화 : 다델과의 만남 +7 20.06.02 507 15 18쪽
19 제14화 : 위기를 기회로 +9 20.06.01 537 14 23쪽
18 제13화 : 타오를 향해 +7 20.05.29 538 15 16쪽
17 제12화 : 신검 +11 20.05.28 613 15 22쪽
16 제11화 외전2 : 사일라의 탄생 +5 20.05.27 578 16 19쪽
15 제11화 외전 : 혁거 +3 20.05.26 590 15 14쪽
» 제11화 : 노야의 정체 +10 20.05.25 614 15 18쪽
13 제10화 : 모골린의 별 +11 20.05.22 644 14 26쪽
12 제9화 : 소집령 +9 20.05.21 666 13 23쪽
11 제8화 : 바토르로 향하는 길 +7 20.05.19 694 16 22쪽
10 제7화 : 새로운 깨달음 +7 20.05.18 759 16 24쪽
9 제6화 외전 : 쿠빌린 +3 20.05.16 754 15 22쪽
8 제6화 : 돌리스 +1 20.05.15 782 17 20쪽
7 제5화 : 모드시에서 +1 20.05.15 865 19 23쪽
6 제4화 외전 : 용병왕의 탄생 +1 20.05.14 944 19 19쪽
5 제4화 : 보라매 +5 20.05.14 1,143 21 26쪽
4 제3화 : 준비 +9 20.05.13 1,353 25 31쪽
3 제2화 : 수련의 시작 +3 20.05.13 1,670 26 27쪽
2 제1화 : 새로운 삶 +11 20.05.12 2,150 37 26쪽
1 프롤로그 : 동화 속 만남 +37 20.05.12 4,018 67 2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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