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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an타스틱 님의 서재입니다.

Another 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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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Hwan타스틱
작품등록일 :
2020.05.12 15:14
최근연재일 :
2021.11.04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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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3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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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31쪽

제3화 : 준비

DUMMY

제 3화, 준비


가운데를 가로지르는 붉은 색의 양탄자 끝에는 호화스럽기 그지없는 거대한 의자가 놓여 있다.

그 의자에는 주름이 자글자글한 노인이 앉아 있었는데 눈에서 뿜어내는 안광만은 아직도 자신이 거대한 존재임을 알리는 것 같았다.

그 의자 아래로는 열댓 명의 사람들이 두 줄로 도열해 고개를 숙이고 있었는데 모두 노인이 입을 떼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았다.


“경들은 고개를 들라.”


노인의 목소리는 노쇠한 육체와는 달리 강단과 위엄을 가지고 있었다.


“이제 슬슬 때가 다가오고 있다. 사일라를 수복시킨지 어언 8년이다. 사일라의 정상화는 어떠한가?”


노인의 물음에 가장 앞에 서 있는 사람이 대답했다.


“사일라의 각 지역에 우리의 관청을 세워 제이프화를 시키는데 총력을 다 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전 사일라 국민들의 자경단이 여기저기서 우리 군을 공격하고 있습니다만, 그 수가 크지 않고 무력도 강하지 않기에 모두 토벌하기까지 큰 시간이 소요되진 않을 것 같습니다. 폐하.”


거대한 의자에 앉아 안광을 내뿜는 노인의 정체는 세계에서 가장 강한 4개의 집단 중 하나인 제이프 제국의 주인 토미 티유 제이프 황제였다.


“그렇다면 아직은 힘든 것인가, 재상?”


사일라에 대해 보고했던 남자는 제국의 재상의 위치에 있었는데 그럼과 동시에 제이프 제국의 마법 부대인 세메인 주술단의 단장 역할을 맡고 있는 켄퍼라는 사람이었다.

켄퍼는 대륙에서 가장 강한 15인을 뜻하는 피프틴 마스터즈 중 한 명으로 무시무시한 마법을 부리는 마법사였다.


“사일라의 완전한 복종까지는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겠으나 거사의 시작점과는 별개입니다. 바이두 숲과, 키이만 산맥, 쇼블랑 숲 세 군데를 치는 데 순번이 정해진 것은 아니니 바이두 숲을 뛰어 넘고 다른 두 곳을 먼저 치면 문제는 없을 것입니다. 다만 사일라부터 육군을 키이만까지 진격시키기엔 너무 큰 장애물들이 있습니다. 우선 루시아와 친나가 쉽게 수긍하지 않을 것이며 그 사이에 존재한 샤라 데저트를 넘기엔 우리 병사들은 사막에 익숙지 못합니다. 어차피 우리의 주력은 해군이니 바닷길로 프리카 왕국까지 진격하여 해변에서부터 키이만 산맥을 타고 올라가 정복하는 것이 더 좋을 듯합니다.”

“그러한가······. 좋다. 바닷길을 통해 가장 먼저 키이만의 난쟁이들부터 지운다. 물론 바닷길로 가더라도 근해의 국가들에겐 미리 허가를 구하는 게 좋을 것이다. 그러니 재상은 친나의 남방 3국, 타빗, 인디스, 페르안과 키이만이 있는 프리카에 협조 요청을 하라. 만약 그들이 무언가를 요구 한다면 큰 문제가 아닌 이상 들어주도록 하라. 허나 만약 우리의 요청을 거부한다면 제이프와 전면전을 치러야함을 필히 명시해야 할 것이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도록 하지.”

“존명! 폐하의 명을 받들겠습니다.”

“존명! 폐하의 명을 받들겠습니다.”


켄퍼가 선창하고 고개를 숙이자 도열해있던 많은 사람들이 복창 후 고개를 조아렸다.

황제는 그들을 훑어보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


무거운 회의가 진행 되는 곳은 제이프 제국 뿐만은 아니었다.


“아이들이 적어 한동안 보라매가 나가지 못해 바깥의 정세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지를 못한 게 어언 6년째입니다. 허나 이제 곧 희아의 나이가 성인식을 치를 나이가 되니, 겸사겸사 루안도 함께 성인식을 치르고 보라매를 나가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고려인들은 전통적으로 17세가 되면 성인식을 치르는데, 곧 희아는 17세가 되고 루안은 16세가 되었다.

이러한 의견을 낸 것은 금강장사 김일이었다.


“금강장사의 의견이 모자람이 없습니다. 영학 장사께서 거동의 불편함이 있는 지금 바깥의 정보를 알아야 발 빠르게 대처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태백장사 추모도 의견을 더했다.


“천하장사님은 몸이 좀 어떠하신가요?”


상석에 앉은 한웅 왕검이 물었다.

질문을 받은 금강장사는 고개를 저었다.


“아무래도 연세가 있으시다 보니······. 서글프지만 마음의 준비를 하고는 있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그렇군요. 노영학 장사님의 뒤를 이어 천하장사 직을 수행할 수 있는 무사는 있습니까?”


왕검의 질문에 이번엔 태백장사가 대답했다.


“왕검님께서도 아시겠지만 현재 씨름을 구사하는 무사들 중에서는 치우천왕의 경지에 이른 무사들이 없습니다. 몇 무사들이 그 경지를 바라보고 열심히 수련하고 있습니다만, 영학 장사님이 그 시간을 기다려주실지 모르겠습니다.”


왕검의 아름다운 얼굴이 찌푸려졌다.


“그래도 천하장사를 이렇게 보내드릴 순 없습니다. 저장된 모든 약초들을 동원해서 최대한 건강을 되찾으시길 노력하도록 합시다. 물론 정보를 얻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선 저도 심히 공감하는 바입니다. 아이들의 성인식 준비도 서두르는 것으로 하지요.”

“알겠습니다.”

“알겠습니다.”


두 장사는 동시에 대답했다.


##


슈우우욱

한 차례의 파공음이 울리고 무언가가 나무 위에서 힘없이 떨어졌다.

그러자 웬 청년이 나타나 떨어지는 것을 빠르게 낚아챘다.

청년은 은빛과 검은빛이 함께 있는 묘한 머리칼을 가지고 있고 하얗고 뽀얀 피부에 유려한 턱선을 가진 전형적인 미남의 상이었다.


“크으~ 누이 활 솜씨는 날이 갈수록 날카로워지네? 정확히 새의 머리를 뚫었어. 조만간 나를 넘어 설 수 있을 것 같은데?”


나무에서 떨어진 것은 제법 덩치가 큰 새였다.


“또 까분다. 애초에 넌 내 상대가 아니라고 말했지? 새나 잘 챙겨.”


청년이 튀어나온 방향에서 활을 맨 여성이 걸어나왔다.

여성은 윤기가 흐르는 긴 흑발을 허리까지 내리고 있었고 큼지막한 이목구비에 비해 작은 얼굴이 시원스레 생긴 미녀였다.

두 사람은 루안과 희아였다.

루안이 바이두 숲에 온 지 어느 덧 8년이 지나 둘은 아름다운 성장을 하였고 8년 간 부지런하게 수련한 덕에 나이에 맞지 않는 고강한 무술 실력을 가지게 되었다.

몸은 자랐어도 속은 아이인지 둘은 여전히 서로 투닥거리며 지내고 있다.


“알았어, 알았어. 그런데 오늘은 영 사냥감들이 보이질 않네? 오전 내내 다녔는데 겨우 새 한 마리 잡았어.”

“그러게나 말이다. 젠장, 아침에 눈 뜨고부터 계속 돌아다녔는데 새 한 마리라니, 에이, 재미없다. 가자, 이제. 배고프다.”


걸쭉하게 욕지기를 뱉은 희아는 말을 끝내자마자 온 길을 돌아갔다.


“벌써 점심시간이 됐구나. 근데 점심 뭐 먹어 우리? 김치랑 돼지 넣고 푹 쪄서 먹으면 좋을 것 같은데?”


루안이 뒤 따르며 물었다.


“어제 오라버니가 사골 우려 놓은 거 아직 있을 걸?”

“아! 그럼 우리 거기다 떡국 끓여 먹을까? 지금 잡은 새고기도 같이 넣어서 확 끓여 먹자. 어때 누이?”

“떡국? 흠······. 떡국에 만두 같이 안 넣으면 난 영 별론데······? 또 다른 건 없어?”

“그럼 어제 박씨 아저씨가 띄어준 청국장은 어때?”

“아냐, 아냐. 오늘은 깔끔한 음식이 당겨.”


점심 메뉴를 고르는 행복한 고민으로 서로 의견을 나누다 보니 두 사람은 어느 덧 결계 안으로 들어오게 되었다.


“사랑하는 아우들아. 이제 오냐? 한참 기다렸다.”


결계 입구로 들어오게 되면 고을로 향하는 넓은 길이 나오는데 거기서 권후가 두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다.

후는 어느 덧 이십대 중반이 되어 거뭇한 수염과 듬직한 덩치를 자랑하는 멋진 무사가 되어 있었다.


“응? 형아. 여기서 뭐해?”


루안이 반갑게 물었다.


“같이 점심 먹으려고 기다리고 있었지 녀석들아. 보니까 새 한 마리밖에 못 잡은 것 같은데 무어가 이리 오래 걸렸냐?”

“말도 마, 오라버니. 근처 짐승들이 씨가 말랐는지 코빼기도 안 보이지 뭐야.”

“하하하하, 그랬구먼. 어쨌든 고생했다. 점심 먹으러 신시로 가자. 왕검님이 같이 식사를 하자고 하시더구나.”


말을 끝내자마자 루안이 눈을 반짝였다.


“오! 신시? 안 그래도 점심 뭐먹을지 엄청 고민이었는데, 히히히. 신시에는 맛있는 거 엄청 많잖아. 빨리 갑시다. 언니들.”


루안은 둘을 채근했다.


“간다, 가. 이 자식은 왜 이렇게 식탐을 부리는 거야?”

“잘 먹는 아우를 보는 것만큼 기쁘고 흐뭇한 것도 없지. 그러니 너도 너무 고깝게 보지 마라, 희아야.”

“네, 네. 잘 알겠습니다요.”


툴툴거리며 대답을 하는 희아였지만 싫지만은 않은 얼굴이었다.

결계 입구부터 고을까지는 그리 멀지 않기 때문에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신시까지는 금방 당도하였다.

세 사람은 자연스레 생활동에 있는 왕검의 방으로 발을 옮겼다.


똑똑


“왕검님. 무사 권후와 권희, 루안이 왔습니다. 들어도 되겠습니까?”


노크를 한 후 권후가 정중하게 말했다.


“들어오십시오.”


왕검의 허락이 떨어지자 셋은 문을 열고 들어갔다.

왕검의 방에는 이미 음식이 한가득 차려져 있었고 태백장사와 금강장사도 함께 자리하고 있었다.


“우와! 불고기에, 갈비탕에, 붕어조림에, 곤드레 밥에······. 왕검님, 오늘 무슨 날이에요?”


루안이 입가에 흐르는 침을 한 가득 닦아내며 물었다.


“이놈, 아우야. 장사님들도 계신데 인사 먼저 드려야지, 이 무슨 추태냐?”


음식에만 눈이 가있던 루안이 찔끔하여 장사들에게 목례를 했다.


“하하하. 루안이 배가 많이 고픈가보군요. 이제 그만 다들 앉으세요. 맛난 음식이 식습니다.”


왕검의 허락이 떨어지자 후 일행은 자리에 앉아 식사를 시작했다.

한참 맛있게 음식을 먹고 있는 아이들을 보니 왕검은 슬며시 미소가 지어졌다.

희아는 이제 좀 컸다고 예전의 왈가닥의 모습은 사라 진 채 조신하게 앞머리를 넘겨가며 음식을 먹는 것이 제법 아가씨다운 면모를 보였고, 루안은 의젓했던 어린 시절 모습은 어디 갔는지 음식이라면 사족을 못 쓰고 달려들었는데 그것이 아픈 과거를 잊는 이 아이만의 방어기제임을 왕검은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저렇게 먹는 모습과는 달리 아이는 훌쩍 자라 훌륭한 근골을 가지게 되었고 지금은 늘씬하지만 탄탄한 몸매를 유지하며 무술을 시원하게 구사하는 경지에 이르렀다.

그리고 그런 결과에는 천하장사의 애정 어린 뒷받침이 있었다는 것을 민족 모두가 알 터였다.


“지금 보니 두 분이 참 건실하게 잘 자라주었습니다. 천하장사께서 참 흐뭇하시겠어요.”


루안은 한참을 맛있게 먹다가 천하장사 이야기가 나오니 손이 느려졌다.

자신을 친아들처럼 대하며 인도해준 정말 고마운 분이였기 때문이리라.


“점심을 먹으며 하기엔 무리가 있는 이야기지만, 말이 나온 김에 하겠습니다. 사실, 여러분들도 느끼고 계시겠지만······. 천하장사님의 시간이 그리 길게 남진 않은 것 같습니다. 저는 셀 수도 없이 오랜 기간을 생존해 오며 많은 벗들을 먼저 하늘로 보내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떻게 하면 먼 여정을 떠나게 될 그들을 아쉬움 없이 마음 편하게 보낼 수 있을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곤 합니다. 지금 노영학 장사님의 남은 근심은 아마 루안과 희의 대성일 것입니다. 그래서 전 장사님께 꼭 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루안과 희아는 수저를 내려놓고 왕검의 말을 경청했으며, 왕검은 힘 있는 눈초리로 두 사람과 한 번씩 눈을 맞춘 후 말을 이어갔다.


“루안은 아직 이르긴 하지만, 지금으로부터 보름 후 두 사람의 성년식을 거행하겠습니다. 멋있게 성년식을 치러내 노영학 장사님께서 뿌듯함을 느끼시게끔 해주십시오.”


두 사람은 깜짝 놀라 서로를 바라보았지만, 이내 굳은 얼굴로 대답했다.


“예, 알겠습니다.”

“예, 알겠습니다.”


##


고려인들의 성년식은 아침부터 매우 분주하다.

고을 전체에 맛있는 냄새가 퍼지며 사람들은 하던 일들을 멈추고 잔치를 즐기는데, 성년식의 주인공들이 나타나면 앞 다투어 덕담을 건네며 꽃송이를 선물한다.

그렇게 보기 좋은 오전 시간이 지나면 오후부터 잔치가 이루어지는 장소 한 가운데에 큰 무대가 서는데 그곳에서 무사 승급식이 거행된다.

무사 승급식은 성년식의 주인공들이 선배 무사 한 명씩을 지목하면서 진행되는데, 지목을 받은 무사는 패널티를 가진 상태에서 주인공들과 대련을 하여야 한다.

대련의 규칙은 간단한데, 누군가가 먼저 패배를 선언하면 그대로 종료이고, 선배의 무술에 주인공들이 백 초 이상을 견뎌내면 역시 종료 된다.

주인공들이 승리하거나 백 초 이상을 견뎌내게 되면 그때부터는 이름 뒤에 ‘무사’ 두 글자를 붙일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고 패하게 되면 무사가 아닌 다른 직업으로써의 삶을 살아가야 한다.

그리고 바로 지금.

무대 한 가운데에서 은빛과 묵빛이 섞인 아름다운 머리칼을 가진 미소년 루안이 큰 소리로 소리를 질렀다.


“후야 형! 나와!”


루안은 시원스레 대련 상대로 후를 지목했고, 주위에서 환호와 웃음이 쏟아졌다.


“하하하하하하, 후야 아우 놈을 혼쭐을 내주어라!”

“루안아, 형님이라고 손속에 사정을 두지 마라!”


여기저기서 들리는 응원소리를 뒤로 한 채 후는 멋쩍게 머리를 긁으며 무대로 걸어 나왔다.


“요, 앙칼진 아우 녀석. 감히 하늘같은 이 언니를 지목했다, 이것이냐?”

“형이 상대라면 내가 얼마나 성장했는지 장사님께 보여드릴 수 있지 않겠어?”


루안은 원품을 취하며 말을 받았다.


“그래, 좋다. 도전을 받아주마.”


마찬가지 후도 원품을 밟았다.


“심판은 내가 보지.”


어느덧 나온 금강장사가 무대 끝에 서며 얘기했다.


“루안의 무사승급식 상대는 권후이다. 후는 선배의 아량을 보여 양 팔을 사용하지 않고 대련에 임하라.”


심판의 선언을 들은 후는 뒷짐을 짚었다.

후가 팔을 사용하지 않을 의사를 보이자 심판의 선언은 이어졌다.


“지금부터 이 두 사람은 백 초를 겨루게 될 것이다. 누구든 먼저 패배를 선언하게 되면 거기서 대련은 종료되며, 도전자인 루안이 백 초를 견뎌내도 대련은 종료된다. 결과에 대한 것은 깨끗하게 승복해야 할 것이며 여기 있는 우리 모두가 그에 대한 증인이 된다. 자, 그럼 대련을 시작하라.”


심판의 선언이 끝나자마자 빠르게 몸을 움직인 것은 루안이었다.

원품을 유지 중이던 루안은 순간 미끄러지듯 후의 앞에 나타났고 오른쪽으로 몸을 기울이며 후의 몸 왼쪽 안으로 파고들었다.

후는 자연스레 우품을 밟으며 피하려고 하였으나, 순간 루안의 몸이 급속도로 반대로 기울어지며 우측에서 나타났다.

루안이 주를 이루어 연습한 갈지품의 신비한 묘리였다.

갈지품의 성취를 성공적으로 보여준 루안은 멈추지 않고 후의 턱을 향해 묵직한 손날을 찔러넣었다.


“이크!”


화려한 손기술이 바탕이 된 이크의 날치기가 갈지품과의 부드러운 연계를 보이며 시전되었다.

루안이 수련에 얼마나 열심이었는지 충분히 알 수 있을 만큼 아름다운 연계였다.

하지만 상대는 금강장사에게 직접 사사받으며 후계자로 거론되는 후였다.

가공 할 만큼 빠른 날치기가 얼굴 바로 앞까지 덮쳐왔지만 당황하지 않고 몸을 뉘이며 화려한 돌려차기로 루안의 손목을 쳐냈다.


“에크!”


한 편의 그림과도 같은 기술인 돌개질의 작렬이었다.

그러나 빠른 날치기를 쳐내다보니 힘이 크게 실리지 않은 돌개질은 루안에게 큰 충격을 주지 못했고 이 정도 기술로 후가 쓰러질 거라곤 생각하지 않은 루안은 지체 없이 후를 쫓아갔다.

후도 물론 놀고만 있지는 않았다.

처음의 돌개질로 루안의 공격을 상쇄시킨 후는 이미 회전이 걸려있는 육체의 방향으로 지속 적인 체중을 가했고 그 육중한 파괴력은 또 한 번의 돌개질로써 루안에게 쏟아졌다.

후의 다리에 실린 어마어마한 경력을 눈치 챈 루안은 무리하지 않기로 하고 자연스레 자신의 다리를 후의 다리에 갖다 대며 돌개질 하는 다리를 감았다.


“호오, 저기서 딴죽을 걸 생각을 하다니······. 아주 좋은 배짱이군.”


금강장사가 감탄하며 대련을 주시했다.

보기 좋게 딴죽을 성공시킨 루안은 거기서 멈추지 않고 다리를 후의 다리에 감은 채로 몸을 띄어 반대다리를 크게 휘둘렀다.


“에크!”


후우웅


바람 소리를 크게 일으키며 다가오는 후려차기를 본 후는 난감하기 그지없었다.

품을 밟고 피하려고 하니 오른 다리가 제대로 딴죽에 걸려 있어 뒷짐을 진 양 손이 여간 아쉬운 게 아니었다.

짧게 생각을 마친 후는 있는 힘껏 치우를 끌어 올려 등판에 집중시키며 머리를 힘껏 숙였다.


파아앙


루안의 후려차기가 후의 등에 꽂히자 큰 파공성이 나며 루안의 다리가 튕겨져 나왔다.

강한 반탄력을 견디지 못 한 루안은 딴죽을 풀고 다섯 걸음 가량 뒤로 밀릴 수밖에 없었다.


“큭, 이렇게 나온다 이거지······?”


오기가 생긴 루안도 있는 힘껏 치우를 끌어 올렸다.

후는 우선 시간을 벌겠다는 듯 뒤로 훌쩍 물러났다.

하지만 루안은 그렇게 해 줄 생각이 전혀 없었고 직선상의 이동에서는 최고의 속도를 낸다는 깃살품을 밟아 후를 쫓아갔다.

순간 후는 눈을 빛내며 다시 한 번 몸을 틀어 돌개질을 시전했다.

깃살품은 극쾌의 속도를 자랑하는 상승의 품이었지만 직선의 움직임만 가능하다는 단점이 있어 측면에서 들어오는 공격에는 굉장히 취약했다.

그런 단점을 잘 알고 있는 후는 자연스레 루안의 깃살품을 유도하는 방식을 택했고 그런 시도는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실전 경험에서 오는 격차는 이리도 큰 것이었다.

순식간에 후의 돌개질을 맞고 우측으로 튕겨 날아간 루안은 이를 바드득 갈며 몸을 일으켰다.

치우를 잔뜩 끌어 올린 상태였지만 얻어맞은 어깨가 욱신거리는 건 어쩔 수 없었다.

태껸만으로 보기 좋게 후를 제압하겠다는 생각을 한 루안은 후를 우습게 본 자신을 탓하며 생각을 고쳐먹기로 했다.

실력 좋은 것은 알고 있었으나 자신도 열심히 수련했고 손까지 묶인 상태이니 충분히 승산이 있으리란 판단이었는데 확실한 오판인 듯 했다.


“우리 아우가 많이 늘었구나. 형님 언니로써 매우 기분이 좋다. 하지만 슬슬 끝내야겠구나.”


대결을 즐기고 있는 듯 한 후는 말을 끝냄과 동시에 힘껏 내질러 다리를 위에서 아래로 찍어갔다.

물 흐르듯 부드러운 품과 꼭두질의 연계였다.

루안은 일말의 틈을 노리기 위해 반격을 하기 보다는 시간을 벌기로 했다.

좌품과 우품을 발 빠르게 밟으며 후의 꼭두질을 흘려냈다.

그러자 또 다시 후의 반대 다리가 넓은 원을 그리며 돌개질을 그려냈다.

루안의 다리는 쉼 없이 좌우품을 밟아내기 바빴다.

그 덕에 후의 다리는 또 다시 상대를 맞추지 못했다.

하지만 후는 멈추지 않고 기세를 이어갈 생가이었다.

돌개질이 마무리 되자마자 같은 다리를 직선으로 쭉 뻗으며 루안에게로 학치지르기를 뿜어냈다.

꼭두질에서 돌개질과 학치지르기로 이어지는 에크의 연계는 불과 10초가 걸리지 않을 정도로 빨랐으며 자세의 군더더기라고는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올곧았다.

지켜보는 금강장사는 자신의 수제자가 이런 멋진 모습을 보여주니 흐뭇하기 그지없었다.


‘후의 태껸 실력이 상당히 수준급이구나. 루안이 버텨내기 쉽지 않겠군.’


금강장사의 생각뿐만 아니라 지켜보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렇게 생각할 만큼 후의 실력을 발군이었다.

하지만 바로 그때 루안이 눈을 빛내고 있다는 것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학치지르기를 시전 하는 다리가 일직선이 채 되기 전에 품을 밟던 루안은 후의 품으로 달려들어 다리를 힘껏 잡고 반대 손으로는 후의 어깨를 힘껏 밀어냈다.


“백두!”


씨름의 반격기인 백두의 잡채기가 보기 좋게 들어갔다.

강한 타격과 함께 순간 균형을 잃은 후는 앞으로 고꾸라졌고 루안은 멈추지 않고 손날을 세워 후를 쫓았다


“이크!”


강한 파괴력을 가진 이크의 도끼질이 넘어지는 후의 등판에 제대로 꽂혔다.


“큭.”


후는 정신이 아득해짐을 느꼈다.

온 몸에 두르고 있던 치우 덕에 정신 줄을 붙잡고 있었지, 아니었으면 벌써 기절했을 것이다.

그만큼 루안의 도끼질은 매서운 위력을 가지고 있었다.

보기 좋게 형을 넘어뜨린 루안은 거기서 공격을 멈출 생각이 없는 지 다리를 힘껏 들어 꼭두질을 쏟아내려 했다.

아래서 고통스런 표정을 짓던 후는 대경실색하여 급하게 외쳤다.


“져, 졌다!”

“그만! 후가 패배를 선언하였기 때문에 루안의 승리이다. 현 시간부로 루안은 무사라 불릴 수 있는 자격을 가진다.”


와아아아아아아!


동시에 열화와 같은 환호가 쏟아졌다.

다리를 다시 내린 루안은 후를 일으켜 주었다.


“형, 아팠어? 고생했어, 고마워.”


후는 욱신대는 등판을 두들기며 루안에게 몸을 기댔다.


“너, 요놈. 이 언니가 손만 사용했더라도 한 주먹거리도 안될 텐데, 봐줬다.”


장난스레 눈을 뜨며 말을 건네는 후에게서 기분 좋은 애정을 느낀 루안은 웃으며 받아쳤다.


“뭐? 봐준 거 맞아? 아까 그 돌개질에 그대로 맞았다면 내 머리통은 박살이 났을 거야.”

“큭큭큭, 고 정도로 박살나면 이 몸의 아우가 아니지. 아무튼 축하한다. 앞으로는 같은 동료로서 잘 부탁하마. 루안 무사.”


웃으며 이야기하다 진지해지는 후의 목소리와 자신을 무사라 지칭하는 말에 그제야 루안은 실감이 나는 듯 했다.


“응, 권후 무사. 잘 부탁해.”


새로운 무사의 출현을 알리는 축복의 박수가 사방에서 울려퍼졌다.


##


두 형제가 무대에서 내려가자 이어서 희아가 무대로 올라왔다.

그 모습을 본 금강장사가 큰 소리로 외쳤다.


“자, 이제 두 번째 성년식의 주인공, 권희가 올라왔다. 희는 도전할 선배를 호명하라.”

“장사님. 혹시 지명 받은 선배는 꼭 선배의 아량을 보여야 하나요? 전, 동등한 입장에서 대련을 하고 싶습니다.”

“그것이 전통이긴 하지만, 선배 무사도 그것에 응한다면 상관은 없다. 누구를 호명하겠느냐?”


허락이 떨어지자 희아는 의미심장한 웃음을 흘렸다.


“제가 도전할 선배 무사님은 루안 무사입니다.”

“뭐?”


금강장사는 잘못 들은 듯 되물었다.


“루안 무사를 지명하겠습니다, 장사님.”

“흠······. 좋다. 루안 무사는 무대로 나오너라.”


처음 있는 일이긴 하지만 루안은 정식으로 무사가 된 상태이니 희아의 선택에 문제는 없다는 것이 장사의 판단이었다.

자리에 앉아서 편하게 희아의 대련을 관람하려던 루안은 원하는 바를 이루지 못하고 또다시 무대 위로 올라와야 했다.

물론, 세상 모든 짐을 다 짋어진 표정을 한 채로 말이다.


“아니, 누이. 이런 법이 어디에 있수?”

“그래도 아량을 베풀 필요는 없으니 해볼 만하지 않겠어요, 무사님?”

“무사님~? 하, 말도 잘 하는구먼. 이미 난 힘든 대전을 끝낸 상태이니 이미 아량을 베풀고 있는 거라고.”

“그럼 잘하셔야겠습니다. 질 수도 있으니까요, 무사님.”

“해보자 이거지?”

“자, 잡담은 그만하면 되었다. 심판으로써 시작을 선언하지. 모든 내용은 전과 상동하다. 다만, 승급 도전자의 요청도 있거니와 도전을 받은 루안 무사는 경험이 일천하기에 특별한 아량을 베풀 필요는 없다. 그러니 두 사람은 성심을 다하여 대련에 임하도록.”


둘의 사담이 길어지자 금강장사는 말을 끊고 빠르게 대련의 시작을 알렸다.

둘은 품을 잡고 서로를 노려보기 시작했다.

순간의 틈이라도 생기면 둘은 그 찰나를 절대 놓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 틈이 나기까지는 긴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

후에게 얻어맞은 루안의 어깨가 아직 욱신거렸기 때문이다.

희아는 루안의 빈틈을 발견하자마자 국궁에 화살을 걸고 시위를 당겼다.

쉬익

화살은 루안의 어깨를 노리며 매섭게 날아갔으나 고작 화살 하나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만큼 허접하게 수련한 루안은 아니었다.

루안의 발에서 현란한 좌우품이 펼쳐지자 화살은 상대를 잃고 루안을 스쳐 지나가버렸다.

하지만 희아도 이 정도 공격에 루안이 쓰러질 거라곤 생각지 않았기에 루안이 피하리라 예상되는 방향으로 실제 유효타를 쏘았다.


“셋꼬리살.”


국궁의 신묘한 궁술이 드디어 희아의 손에서 펼쳐지기 시작했다.

치우를 이용한 운기를 통해 쾌속의 속도로 같은 방향에 연달아 세 발의 화살을 꼬리를 물고 쏘아보내는 셋꼬리살은 한 발 한 발에 모두 강경한 기운이 실려 있었다.

처음의 화살을 피하자마자 자신의 미간을 향해 날아오는 셋꼬리살을 본 루안은 원품을 밥으며 팔을 사방으로 휘둘러 셋꼬리살을 쳐냈다.


“이크, 이크, 이크.”


기합과 같은 이크가 터져 나오자 변과 속의 묘리를 한 식의 담은 활갯짓이 루안의 손에서 펼쳐지며 화살을 모두 쳐냈다.

하지만 희아는 그마저 예상했다는 듯 셋꼬리살의 결과를 보지도 않고 깃살품을 밟아 순식간에 루안의 앞에 나타났다.


“헙. 이, 이크!”


깜짝 놀란 루안은 숨을 들이키며 자신도 모르게 희아의 목을 향해 손을 찔러 넣어 감투잽이의 식을 사용했다.


“에크.”


희아는 침착하게 날아오는 루안의 손에 다리를 살포시 얹어 딴죽을 걸었다.

손이 묶인 루안은 나아가던 힘이 있기에 순간 균형을 잃었고, 그 순간을 희아는 놓치지 않고 딴죽을 건채로 몸을 띄어 화려한 돌개질을 구사해 넘어지려는 루안의 어깨를 차버렸다.


“윽.”


오늘 하루 종일 돌개질로 어깨를 얻어맞는 루안은 눈물이 찔끔 나올 것만 같았다.


‘내, 이놈의 남매들을 그냥······!’


악이 바친 루안은 발길질을 성공하고 유유히 멀어져 가는 희아를 바라보며 쌍심지를 켰다.

그렇게도 누이가 얄미울 수가 없었다.

저 얄미운 낯짝에 꼭 주먹을 갈겨 넣어야 오늘 하루 발 뻗고 잘 수 있으리라.

불같은 그의 감정을 대변하듯 루안의 치우는 단전을 휘저으며 불같이 일어났다.

그 기운을 다스릴 생각 없이 그대로 다리로 쏘아 보낸 루안은 원품을 잡고 다시 한 번 발을 굴러 공중에 몸을 띄었고 두 번의 발돋움으로 순식간에 희아의 앞에 떨어져 내렸다.

공중에 뜬 채로 몸을 자유롭게 가눌 수 있는 청와품의 신비한 묘리였다.

둘의 난타전은 청와품을 밟고 희아 앞으로 날아와 선 루안의 얼굴에 희아가 주먹질을 하며 시작되었다.

둘은 이성이든, 의남매관계든 하는 것들은 괘념치 않는 듯이 미친 듯이 서로의 몸에 주먹과 발을 꽂아 넣었다.


퍽퍽퍽퍽퍽퍽


“그만!”


타작소리만 한참 울려퍼지던 어느 순간 금강장사는 대련을 중지시켰다.

그러자 둘의 움직임이 멈추었는데 루안의 얼굴은 떡이 된데 반해 희아는 생각보다는 멀쩡한 얼굴이었다.

그래도 꼴에 남자라고 루안이 희아의 얼굴은 피하고 공격했기 때문이리라.


“조금 전의 합으로 서로의 식 교환이 100초를 넘어섰다. 이로써, 권희는 현 시간부로 이름 뒤에 무사를 붙일 수 있는 자격이 되었다. 오늘 하루 고을에 두 명의 무사가 탄생하였다. 모두 축배를 들고 연회를 즐기도록 하라.”


와아아아


금강장사의 말이 끝나자 사람들은 모두 환호성을 지르며 새로운 무사들의 탄생을 축하했다.


“두 무사는 목욕재계하고 인사의 제사를 올릴 준비를 하라.”

둘은 그제야 자세를 풀고 금강장사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네, 장사님. 알겠습니다.”

“네, 장사님. 알겠습니다.”


금강장사는 뒤돌아 자리를 벗어나려다 다른 생각이 났는지 다시금 돌아서서 루안을 보고 말했다.


“제사를 올리기 전까지 달걀로 얼굴을 문지르면 좀 좋아질게다.”


##


성년식의 마지막은 무사가 탄생되었을 때 이루어진다.

바로 제단에 무사의 탄생을 알리는 제를 지내는 것인데, 그것을 고려인들은 인사의 제사라고 불렀다.

우선 이들의 최고신이라고 볼 수 있는 하늘님 환인의 제단에 제를 지내고, 그 후 하늘님의 대리인인 삼족오의 제단과 모든 아이들의 수호자인 삼신의 제단에 제를 지낸다.

그리고 역대 태극장사들의 제단에 제를 지내면 인사의 제사와 함께 성년식은 마무리된다.

신시 안의 환인 제단 앞에 이들의 전통 의상인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루안과 희아가 무릎을 꿇고 앉아 있었고 그 앞에는 영험한 기운을 흘리며 한웅 왕검이 눈을 감고 서 있었다.


“한민족의 영원한 어버이이신 환인이시여, 오늘 우리 고려 겨레에는 당신을 대신하여 우리를 수호할 새로운 무사들이 탄생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이 찬란하고 고결한 당신의 아이들을 당신의 이름을 대신하여 축복하려 하니 이에 권능을 내려주십시오.”


눈을 감은 왕검이 기도문을 외자 가슴에 달린 방울이 살랑 살랑 흔들리며 맑은 소리를 냈다.


짤랑 짤랑


그 후 왕검은 팔을 크게 올려 큰 절을 제단을 향해 올렸고 이어 루안과 희아가 따라 절을 올리는 것으로 제는 마무리 되었는데, 환인 제단, 삼족오 제단, 삼신 제단 세 곳과 태극 장사 제단 세 곳에 제를 동일하게 지냈다.

모든 제를 마무리함으로써 성년식을 마무리 지은 두 아이들은 고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갔다.


“희아 누이. 오늘 하루 고생 많았어. 무사 된 거 축하하고.”


루안이 새삼 인사치레를 건넸다.

일과를 마무리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이 시간이 두 사람이 나름 깊은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다.


“그래, 고마워. 드디어 무사야. 아직 실감은 나지 않네. 루안 너도 무사 된 거 축하해.”


밤바람을 맞으며 왠지 모르게 쓸쓸하게 대답하는 희아의 모습이 제법 아름다웠다.


“에이, 아냐. 허긴, 나도 실감은 나지 않네. 우리 대련하는 거 영학 장사님이 지켜보셨으면 더더욱 좋았을 텐데 말이야. 그게 좀 아쉽네, 그치?”

“그러게,”


천하장사의 이야기가 나오자 아이들은 더욱 기분이 쳐지는 것을 느꼈다.


“에이, 장사님한테 내일 인사드리러 가면 되지! 먼저 우울할 필요 없지 뭐.”


고개를 휘휘 저으며 루안이 말을 이었다.


“근데 말이야 누이. 원래 태극 장사들은 다섯 분이 계시다고 그러지 않았어? 그 중에 내가 한 분의 정수를 마셨으면, 네 개의 제단이 있어야 하는데, 왜 세 개의 제단에만 제를 지냈지?”

“응? 그러고 보니 그러네? 분명 다섯 분이 계시다고 그랬는데? 너 이전에 또 누군가가 정수를 마신건가?”

“그치? 이상하단 말이야. 아! 그러고 말이야! 왕검님도 참 너무하셔! 모처럼 열리는 성년식인데 우리 응원 좀 하러 나오시지, 신시 안에만 계시고 말이야.”


대련 무대에서 보이지 않았던 사람은 아픈 영학 장사 말고는 한웅 왕검 뿐이었다.


“뭐? 야, 루안. 너 지금 고려에서 산 지 얼마나 됐는데 설마 아직 모르는 거야?”

“응? 뭘 몰라?”


루안이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순진한 얼굴을 하자 희아는 기가 막혔다.


“얌마. 왕검님은 신령의 권능 때문에 햇빛을 보실 수 없어. 늘 신시 안에 계셔야 된다고. 너 한 번이라도 신시 밖에 계신 왕검님을 본적이 있냐?”

“햇빛을 못 보신다고······?”


그러고 보니 한 번도 바깥을 거니는 왕검을 본적이 없었다.


“그러고 보니 그러네? 신령의 권능 때문이라고?”

“그래. 뭐, 나도 자세한 건 모르지만, 신령의 신통력으로 왕검님은 불로불사를 유지하고 계신데, 햇빛을 받으면 신령의 권능이 없어진다나 뭐라나 그러시더라고.”

“정말 왕검님은 쇼블랑의 엘프만큼이나 신비로운 존재시네.”


그렇게 대화를 주고 받다보니 어느새 집에 도착했다.

집 앞에서 제에 참여하지 않고 먼저 귀가했던 후가 둘을 기다리고 있었다.


“어서들 와라. 자랑스러운 나의 어여쁜 아우들아. 둘 다 무사가 된 걸 축하한다. 이제 어른이 된 너희들과 회포를 풀어야 마땅하겠지만, 내일부터 바로 보라매가 있을 테니 일찍 쉬도록 하자.”


작가의말

재밌게 봐주세요. 감사합니다.

추천 부탁 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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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9

  • 작성자
    Lv.53 달달슈크림
    작성일
    20.05.20 10:52
    No. 1

    잘 보고 갑니다, 응원하고 추천합니다. 오늘도 건필하세요!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0 Hwan타스틱
    작성일
    20.05.20 13:29
    No. 2

    방문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재방문 하실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_^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7 동네선수
    작성일
    20.05.30 22:27
    No. 3

    우앙 대화문으로 벽돌을 쌓으시면 어떻게 해요 ?

    "사일라의 그거......"

    이거 몇줄인지 아세요 ? 11줄입니다.
    일반적인 대화에서 11줄 얘기를 할려면 얼마나 걸리겠어요 ?
    듣고 잇는 사람 열받을 겁니다.

    글을 쓰고 그것이 벽돌 처럼 보이지 않을려면 적어도 3-4줄에 마감을 해야 합니다.

    상황을 디테일하게 말하면 끝이 없어요

    충분히 검토 하시기 바랍니다. 동료 작가올림^^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0 Hwan타스틱
    작성일
    20.05.31 17:30
    No. 4

    디테일한 어드바이스 정말 감사합니다, 동네선수님. 갖추어놓은 설정이 많다보니 그렇게 표현이 된 것 같네요. 조금더 편하게 읽으실수 있도록 조절을 해봐야 할 것 같아요.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_^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독자777
    작성일
    20.11.27 17:38
    No. 5

    재밌게 잘 보고 갑니다.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0 Hwan타스틱
    작성일
    20.11.30 14:39
    No. 6

    연달아 봐주시고 정말 너무 감사하네요 ㅠㅠ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 방수성수건
    작성일
    20.12.02 15:36
    No. 7

    자신만의 설정이 정말 탄탄하네요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0 Hwan타스틱
    작성일
    20.12.03 16:01
    No. 8

    독자분들이 많이 칭찬해주시는 것 중 하나가 설정이 좋다는 것이었어요, ㅎㅎㅎㅎ 물론 지금 제가 그 탄탄한 설정을 잘 살려서 이야기를 풀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요 ㅠㅠ ㅋㅋㅋㅋ 그래도 믿고 계속 찾아주시면 최대한 재미난 이야기로 답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_^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세비허
    작성일
    21.12.12 04:13
    No. 9

    잘 보고 갑니다 건필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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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제16화 : 전조 - 1 +11 20.06.04 501 15 9쪽
21 제15화 외전 : 성을 나온 다델 +10 20.06.03 514 13 14쪽
20 제15화 : 다델과의 만남 +7 20.06.02 508 15 18쪽
19 제14화 : 위기를 기회로 +9 20.06.01 537 14 23쪽
18 제13화 : 타오를 향해 +7 20.05.29 538 15 16쪽
17 제12화 : 신검 +11 20.05.28 613 15 22쪽
16 제11화 외전2 : 사일라의 탄생 +5 20.05.27 579 16 19쪽
15 제11화 외전 : 혁거 +3 20.05.26 590 15 14쪽
14 제11화 : 노야의 정체 +10 20.05.25 614 15 18쪽
13 제10화 : 모골린의 별 +11 20.05.22 644 14 26쪽
12 제9화 : 소집령 +9 20.05.21 666 13 23쪽
11 제8화 : 바토르로 향하는 길 +7 20.05.19 694 16 22쪽
10 제7화 : 새로운 깨달음 +7 20.05.18 759 16 24쪽
9 제6화 외전 : 쿠빌린 +3 20.05.16 754 15 22쪽
8 제6화 : 돌리스 +1 20.05.15 783 17 20쪽
7 제5화 : 모드시에서 +1 20.05.15 866 19 23쪽
6 제4화 외전 : 용병왕의 탄생 +1 20.05.14 944 19 19쪽
5 제4화 : 보라매 +5 20.05.14 1,144 21 26쪽
» 제3화 : 준비 +9 20.05.13 1,354 25 31쪽
3 제2화 : 수련의 시작 +3 20.05.13 1,671 26 27쪽
2 제1화 : 새로운 삶 +11 20.05.12 2,150 37 26쪽
1 프롤로그 : 동화 속 만남 +37 20.05.12 4,018 67 2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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