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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NK 님의 서재입니다.

어쩌다보니 마왕군 제 1 군단장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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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NK
작품등록일 :
2019.06.28 20:35
최근연재일 :
2020.09.04 10:03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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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1
글자수 :
407,100

작성
20.09.02 17:28
조회
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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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Story. 4 Awaken for Unknown

DUMMY

* * *



"솔레스 요새가 보입니다--!!"



꼭두새벽부터 사방에 쩌렁쩌렁 울려퍼지는 목청 소리가 마차문을 뚫고 들어왔다.

귓가를 사납게 때리는 고함소리였으나, 그건 마냥 시끄럽기만 한 소리가 아니라, 아침잠을 달아나게끔 만드는 정보를 내포한 낭보였다.



"끄으...윽.."



별안간 옆에서 들려오는 반쯤 죽어가는 소리.

슬쩍 눈을 흘겨보니, 방금 잠에서 깬 듯한 데하무트가 뭔가 상당히 뒤틀린 자세로 몸을 삐그덕대고 있었다.

아무래도 간밤에 잠들때 잠을 잘못잔 것만 같이 보였다.

뭐, 평소에도 창틀에 기댄채 삐딱하게 잠들던 그녀니까, 저것도 결국 자업자득이 아니겠는가, 그렇게 생각했다.



"..."



문득, 손끝에 무언가 닿았다.

까끌까끌하고 이질적인 무언가, 그건 너무나도 무겁고, 기분 나빴다.

나도 모르게 뺨에 남아있는 피딱지에 손을 가져다 댄 모양이었다.


딱히 쓰라린다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뺨에 채 사라지지 않은 피딱지가 느껴지거나 할때마다 뭔가 가슴속에 응어리가 진 것처럼 무거운 느낌이 들었다.

흉터나 상처라면 어릴적부터 정말 질리도록 났었는데도, 별 것 아닌 상처일 뿐인 이것은 내게 새삼 이질적인 느낌을 가져다 주었다.


승부심이라고 해야할까, 오기라고 해야할까, 감히 무어라고 정의할 수 없는 감정이었다.

마치 한여름 밤의 꿈처럼 그때만 반짝하고 잊혀질, 언젠가는 아물어 사라질 피딱지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자꾸만 이것이 흉터로만 남을 것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반드시 흔적조차 남지 않게 차근차근 치료하지 않으면, 결코 사라지지 않는 흉터.

마음 속에 깊게 남아 언제고 무거운 짐덩어리가 될 것만 같은 그런 것, 반드시 갚아줘야만 이 있는지도 없는지도 애매한 짐덩어리를 내려놓을 수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너...그거 긁지 마라...안 아문다아..."



불현듯 옆에서 들려오는 잠에 취해 비몽사몽해있는 목소리에, 나는 순순히 손을 바로했다.

그리고는 여전히 눈을 반쯤 감은채 자신의 팔을 마사지하고 있는 그녀를 향해 입을 열었다.



"...데하무트."


"하암...왜."


"...아니다. 신경쓰지마."



하품까지 쩍쩍해대며 대답하는 그녀의 모습에, 나는 그냥 입을 다물었다.

안 그래도 최근에 걱정을 끼치게 만들었던게 영 마음에 걸렸던지라, 여기서 더 걱정을 끼칠만한 빌미를 주고 싶지가 않았다.

나는 여기서 그녀가 대충은 눈치채고 내게 캐물어도 딱 잡아뗄 작정으로 마음을 단단히 먹었다.



"뭐야아...싱거어어헙..게에..."



다행스럽게도 별 낌새를 느끼지 못한 것인지, 데하무트는 하품을 늘어지게 하면서 기지개를 켰다.



우두두둑- 따닥-



"뭐야? 뼈 같은게 어디 잘못된건 아니겠지?"



그녀는 농담조로 중얼거리듯 말하면서 나를 향해 실없이 미소지었다.



"확실히 많이 살벌한 소리기는 했어..."



나는 받아줄 요량으로 그리 대답하면서 살짝 웃어보였다.

딱히 작위적으로 지어낸 웃음은 아니었으니, 별다른 이상한 낌새는 느끼지 못할 것이었다.

그런 나를 보면서 데하무트는 고개를 미세하게 끄덕이면서 말을 내뱉었다.



"자! 이제 밖으로 나가봐야지, 우리 얼굴만 보이기를 목빠져라 기다리고 있을텐데."


"글쎄다...우리보다는 물자가 우선이 아닐까 싶은데."


"그것도 딱히 틀린말은 아닌거 같네, 지금쯤 물자가 지독히 부족할테니까."



뭐가 되었던지, 얼굴 내비쳐야 한다는건 변함이 없지. 데하무트는 그리 산뜻하게 중얼거리더니 곧장 밖으로 나섰다.

나 역시도 곧바로 문을 열고 바깥을 향해 몸을 내밀었다.

산뜻하면서도 시큼한, 이게 감미로운 것인지 괴랄한 것인지 모를 냄새가 제일 먼저 나를 맞이했다.

싱싱한 과일의 냄새도 아니고, 그렇다고 지겹도록 맡아온 병사들의 땀냄새 같은건 더더욱 아닌 처음 맡아보는 종류의 것이었던지라, 나는 황급히 주변을 둘러보았다.



"어으..."


"이거 언제 사라지냐?"



수많은 병사들이 코를 킁킁대거나, 인상을 찌푸리며 불만을 내뱉고 있었다.

거기다가 유독 심하면 코를 아예 막거나 집게로 집어놓고 입으로 숨을 들이쉬는 병사들도 간간히 보이는 것이, 마냥 나한테만 맡아지는 냄새는 아닌 것처럼 보였다.



"대체 이게 뭔 냄새야?"



반대편에서 데하무트가 아주 질색팔색을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렇게 역한 냄새 축에 드는 것만은 아니긴 했지만, 확실히 좀 독하기는 독한 냄새였다.

이게 뭔 냄새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만에 하나를 대비해서 해독제 따위를 미리 입에 머금고 나아가야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에 입을 열려던 찰나였다.



펄럭- 펄럭-



"...!"



불현듯 들려오는 익숙한 날갯짓.

설마 벌써 월영이 도착한건가 하는 생각에 황급히 소리의 방향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내 얼굴을 따갑게 내리쬐는 햇살의 존재에 나는 금방 지금 시각은 아침이라는 사실을 떠올릴 수가 있었다.

그렇다는 것은, 낮에 고유능력을 발휘할 수 없는 마족의 특성상 월영은 절대로 저 날갯짓의 주인이 아니라는 소리와도 일맥상통했다.



"다들 경계태세로! 그 활 이리 줘봐!"



나는 옆에 있는 병사에게 곧장 활과 화살을 넘겨받고는, 소리가 들리는 방향- 그러니까 솔레스 요새쪽을 향해 겨누었다.

수많은 병사들이 금방 나를 따라 내가 겨누는 지점을 향해 활을 겨누었다.

별다른 동요가 없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나는 그대로 온 신경을 활에 집중했다.


[엘프 고대 전투술 : 궁(弓)]

[바위와도 같은 굳건함]

[침착한 숨고르기]

[흔들림 없는 뿌리]



솔레스 요새에서부터 날아오는 것으로 추정되는 형체가 육안에 작게나마 보였다.

이 날갯짓 소리의 주인이 월영이 아니라는 것부터 저 형체는 충분한 경계의 대상이었다.

정말 확률이 낮기도 하고, 애초에 상정하고 싶지도, 잘 상상이 가지도 않지만, 도착하기 전에 솔레스 요새가 함락당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을 것이었다.



펄럭- 펄럭-



서서히 가까워져오는 형체의 모습은 육안으로 보기엔 완벽한 사람의 형체였다.

월영과는 달리 뒤쪽에 날개가 3장이나 더 달려있다는 점을 제외한다면, 거의 다를게 없어보일만큼 말이다.

하지만 그 밖에 다른 무장이나 특이한 점은 없는 것처럼 보였다.

때문에, 나는 그 사실을 확인하자마자 곧바로 경계심을 반쯤 누그러뜨리고 활을 거두었다.



"..."



나는 아무 말없이 그자가 이곳을 향해 다가오는 것을 지켜만 보았다.

이곳에 있는 수많은 인원들이 무장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자는 전혀 망설임없이 다가오고 있었다.


이런 인원들이 무기를 갖고 있건, 이 마차 뒷편에 실려있는 것들이 귀중한 물자이건 전혀 아랑곳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이내, 그가 지척까지 다가와서 아래를 향해 내려오기 시작했다.



펄럭- 펄럭- 팡!



마치 월영을 연상케하는 소리와 착륙이었다.

날아다니는 녀석들 중 월영을 가장 많이 봐와서 그렇게 연상되는 것이겠지만 말이다.

어쨌든, 꽤나 요란하게 접근해온 그자를 향해서 데하무트와 나는 발걸음을 옮겼다.

그 역시 착륙을 함과 동시에 우리쪽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붉은 새가 날아가면?"



그리고, 차가운 인상의 그는 만나자마자 입을 열어 대뜸 요상한 말을 내뱉었다.

그렇다고 딱히 당황하지는 않았다.

이건 신원 확인을 위한 마왕군만의 암호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푸른 소가 뒤쫓고.""



나와 데하무트가 동시에 대답했다.

이건 간부들의 신원 확인을 위한 암호였기 때문이라, 어느 한 명이라도 빼먹거나 하면 안된다는 나름대로의 불문율이 존재했다.

하지만.



"그 다음은?"



""...?""



그 다음이 있던가? 생전 처음 들어보는 소리였다.

대충 생각하기로는 군단장끼리 주고 받는 암호가 아닐까, 그리 추정되기만 할 뿐이었다.

어쩐지 대답을 재촉하는 듯한 그의 모습이었지만, 뭔지도 모르는데 뭘 어떻게 말하겠는가, 일단 약간의 의심을 사더라도, 서로가 마왕군 소속이라는 것은 확실해졌으니 바른대로 말하기만 하면 될 것이었다.




"...잘 모르겠습니다."


"..."



내 대답에 그는 약간 언짢은듯한 표정을 짓더니, 이내 표정을 풀고 내게 한쪽 손을 내밀면서 입을 열었다.

약간은 신경질 적으로 들리우는 딱딱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마왕군의 제 11 군단장, 솔레스 요새의 수비를 맡고 있는 베르하토다. 자네는 누구지?"



누군가 했더니, 설마 군단장이 직접 이곳으로 맞이하러 올줄은 전혀 상상조차 하지 못하고 있었다.

상당히 충격적이었지만, 그건 그만큼 요새 내부적으로나 외부적으로나 여러모로 상황이 급박하다는 뜻으로도 받아들여도 무방할 것이었다.



"사벨레인 님의 부관이자 제 1 군단의 전투 지휘관을 맡은 다르칸이라고 합니다."


"저는 제 1 군단장 님의 전담 치료사 겸 군단의 총괄 의무관을 맡은 데하무트라고 합니다."



충격을 삼키고 곧바로 그에게 고개를 숙이며 자기소개를 하자, 그는 무언가를 곰곰히 생각하는듯 하더니, 이내 입을 열어 먼저 제안했다.



"...일단 들어가서 마저 얘기를 나누도록 하지. 자네들은 몰라도 난 할 얘기들이 꽤나 많거든."



살짝, 아니 많이 가시가 돋친듯한 어조로 내뱉는 말이었다.

하지만 뭐가 되었든지 간에, 나와 데하무트는 서둘러 마차 안으로 들어가는 길을 택했다.

지금 이야기를 나누는 이 순간에도 그 이상한 냄새의 강도가 심해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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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Story. 3 It's our war now +1 19.07.27 161 6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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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Story. 3 It's our war now +1 19.07.26 192 7 16쪽
56 Story. 3 It's our war now +2 19.07.25 184 7 11쪽
55 Story. 3 It's our war now +1 19.07.25 202 8 10쪽
54 Story. 3 It's our war now +1 19.07.24 193 7 11쪽
53 Story. 3 It's our war now +1 19.07.24 209 8 10쪽
52 Story. 3 It's our war now +1 19.07.23 238 8 14쪽
51 Story. 3 It's our war now +2 19.07.23 234 7 9쪽
50 Story. 3 It's our war now +3 19.07.22 219 1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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