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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NK 님의 서재입니다.

어쩌다보니 마왕군 제 1 군단장이 되었습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라이트노벨

2NK
작품등록일 :
2019.06.28 20:35
최근연재일 :
2020.09.04 10:03
연재수 :
7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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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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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1
글자수 :
407,100

작성
19.07.30 23:04
조회
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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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12쪽

Story. 3 It's our war now

DUMMY

펄럭- 펄럭- 팡-!



"응?", "뭐지?"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하늘을 온통 드리웠던 검은 밤그늘의 색깔이 서서히 옅어져 갈 무렵, 멀지는 않아도 그리 가깝지도 않은 곳부터 들려온 소리에, 남매는 동시에 소리가 들려온 곳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는 사람으로 추정되는 이가 자신의 두 배쯤은 족히 되어보이는 날개를 크게 펼친채 지상에 착륙하고 있었다.

시케아는 그 광경을 보자마자 두 팔을 옆으로 뻗어 은폐 마법의 틀을 고정시켰다. 그리고는 재빠르게 거리를 계산하여 다급한 목소리로 그를 재촉했다.



"70, 20! 빨리 시케안!"


"어? 어..어."



갑작스러운 그녀의 재촉에 시케안은 잠깐 당황한듯한 눈치이긴 했으나, 미리 모아놨던 마력을 바탕으로 금방 그녀가 알려준 좌표로 이동마법을 펼쳤다.



스르르-



희미한 빛이 반짝이더니, 수풀 속에서 숨어있던 남매의 모습이 순식간에 녹아들듯 사라지고, 약간 떨어진 수풀 속에서 다시 나타났다. 이동을 끝마친 시케안은 곧장 입을 열어 그녀에게 서슴없이 물었다.



"갑자기 무슨 일이길래 재촉까지 한거야? 지금 상황 설명 좀 해봐."



시케아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마치 눈앞의 먹잇감을 노리는 육식 동물마냥 조심성이 깃들어 있는 아주 조용하고 침착한 목소리로 중얼거리듯 대답해주었다.



"시케안, 마족이 까마귀의 날개를 갖고 있다면 믿겠어?"



그녀의 물음은 뭔가 수수께끼를 던지는 것 같았다.

마치 자신을 한번 떠보는 듯한 그녀의 대답에, 시케안은 머릿속에 곧장 떠오르는 생각들을 섣불리 내뱉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그것은 자신이 이해하기에 도움을 주려는 사려깊은 태도에서 우러나온 말임이 분명하다고, 진작에 그리 판단을 내렸기에 시케안은 그저 조금 더 깊게 생각해볼 뿐이었다.



'마족하고 까마귀라...'



겉보기에는 전혀 연관성 없는 두 단어이지만, 시케아가 헛것을 본게 아닐 것이라 판단하고 있기에 필히 두 단어와 연관 지을만한 무언가가 있다고 생각되었다.

비록 눈이 보이지 않을지언정 상당히 영리한 머리를 가진 시케안이었기에, 그것에 대한 해답은 머릿속에서 금방 도출해낼 수 있었다.



"...설마 고유능력? 아까 들린 소리가 마족이 가진 고유능력 때문에 난 소리라는거지?"



전혀 연관없어 보이는 것들도 연관있게 만들어주는 것.

어인이 입에서 불을 내뿜고 바다는 한번도 본 적없는 무지렁이 시골 농부가 큰 파도를 일으키게 만드는 것이 바로 고유능력이라는 것은, 오래전부터 입소문으로나 책으로나 여러번 들어봤기에, 그들 입장에서 꽤나 귀에 익은 말이었다.



"맞았어, 바로 고유능력이라고 말하면 안믿을거 같아서 일부러 조금 꼬아서 말했는데, 어때?"



자신의 수수께끼에 대한 소감을 묻는 시케아에게 시케안은 긍정적이기는 해도 아쉽다는 투가 역력하게 드러나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글쎄다, 이해는 확실하게 됐는데...어떤 모습일지는 제대로 상상이 가질 않아."



아쉽다는 투가 너무 역력하게 묻어나온 탓일까, 그 대답은 마치 탄식과 한탄을 토로하는 것과 비슷한 느낌을 주었다.

너무 감정을 숨김없이 드러낸 목소리였기에, 시케아는 순간 할말을 잃고 침묵했다.

짧은 정적을 따라 서늘한 밤바람이 지나갔다.



"..."



한 2초간 지속되던 정적을 깨뜨린 것은 그녀였다.

시케아는 괜히 그렇게 말해서 시케안의 기분을 상하게 했다고 생각한 것인지, 침울해하면서도 미안한 기색이 가득한 목소리로 다짐하듯 낮게 중얼거렸다.



"...언젠가는 네 두 눈으로 세상을 볼 수 있게 만들거야."



그녀의 중얼거림을 들은 시케안은 딱히 기분상한 것은 없으니 별로 신경쓰지 말라는 듯, 시케아의 부드러운 흑발에 슬며시 손을 올려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말할 뿐이었다.



"난 괜찮으니까, 넌 네 다리나 신경써, 내 눈은 내가 어떻게든 할테니까."



말하는 그의 얼굴에는 옅지만 확실한 미소가 걸려있었다.

시케안은 애정이 담긴 손길로 머리를 몇 번 부드럽게 쓰다듬은 후에, 시케아에게 어떻게 할 작정인지를 물었다.



"그래서...일단 세뇌할거야?"



그의 물음에 시케아는 금방 기분을 풀고 전방을 주시했다.

꽤나 가깝게 거리를 좁혀서, 지금 목표로 삼은 고유능력자가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지, 성별은 어떻고, 생김새는 대략 어떠한지가 전부 눈에 들어왔다.

어디서 갖고 온 것인지는 몰라도, 남자는 무언가를 찾으려는듯 한창 궤짝 안을 뒤적거리고 있었다.

그녀는 일거수 일투족을 하나하나 예의주시하면서 대답했다.



"어, 고유능력인게 확실하다면 세뇌하는 쪽이 훨씬 도움이 될테니까."



아까는 분명 갖고 있었던 날개가 지금은 없는 것으로 봤을때, 그 날개가 고유능력임이 틀림없어보였다.

아직 마왕군인지 모험가인지 분간은 안가지만, 적어도 세뇌해서 나쁠 것은 없을거라는 계산이 그들의 머릿속에 깔렸다.

임무 도중에 얻은 부수입이라고 하면, 아마 딱 정확할 것이었다.


그녀는 검지 손가락을 살며시 들어올려 몸에서부터 마력을 약간 끌어모았다.

손가락 끝에 물방울처럼 둥글게 모아진 진한 마력에 약한 전기가 파직거리면서 흘렀다.


가장 기초적인 마법 화살이나 두어발 정도 쏠만한 마력의 양이었지만, 꽤 어린 나이에 큰 성취를 얻어낸 마법사 시케아에게 마력이란 얼마나 세밀하고 효율적으로 쓰느냐가 중요했지, 양은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마법의 효율적인 활용과 세밀한 조작을 통한 세뇌, 그것에 걸맞는 마력은 형상화했을때 딱 물방울 정도면 그만이었으며, 파괴력도 잠깐 따끔하고 말 정도면 충분하다 못해 차고 넘쳤다.



"..."



수풀 속에 숨어서 먹잇감을 노리는 맹수처럼, 그녀는 목표가 한참 무방비할 때를 노리기 시작했다.

상자에서 꺼낸 병을 살펴보는 지금도 충분히 무방비하기는 하지만, 아직은 완벽한 때가 오지 않았다는 것이 그녀의 직감이었다.

정말 최적의 기회가, 한번 놓친다면 다신 오지않을 최고의 기회가 도래할때가 분명 올 것이니까.

단지 조금 더 기다리기만 하면 될 뿐이었다.



부스럭-



약병을 내려놓은 목표가 품 속에서 무언가를 꺼내 만지작거리더니, 갑작스럽게 튀어나온 하얀 상자를 열고 안을 뒤적거려 무언가를 꺼내었다.


그는 무언가를 펼쳐 꺼내놓더니, 이내 한손에 달빛을 받아 반짝거리는 단검과, 다른 한손에는 언제 집어든 것인지 모를 병이 들려있었다. 시케아는 본능적으로 지금이 적기라는 것을 깨달았다.



"...토니사기타 트 루아."

(Tonisa'gitta T'rua)



[원소마법 : 번개화살]



파직-


한 차례 강렬한 불빛을 터뜨리며 한 줄기 번개가 손가락에서 쏘아져 나아갔다.

마력의 시퍼런 잔상을 길게 남기면서, 번개는 정확히 목덜미를 향해 직선으로 곧게 나아가- 단숨에 적중하여 피부에 스며들듯 파고들었다.


그게 끝이었다.

너무 기초적인 마법이어서 부가적인 효과는 전혀 없었을 뿐만 아니라, 일부러 파괴력을 극도로 낮추어서 쏘아낸 것이기에 일체의 부상을 입힐수가 없었다.


살갗에 화상을 입어 부풀지도 않을테고, 마땅한 물집이나 변변한 생채기조차도 나지 않을 것이었다.

다만, 마력이 그의 목덜미를 파고들어 안으로 침입한 흔적만은 남아있을 것이었다.

그리고 그것이 시케아가 의도한 바였다.



'좋아.'



시케아는 번개화살이 목표에게 적중한 것을 본 즉시, 다시 한번 주문을 외었다.

그녀가 이번 주문의 대상으로 한 것은 번개화살이 지나간 궤도, 그곳에 남겨진 마력들이었다.



"토니 트루아스."

(Ton'i truas)



[원소마법 : 뇌정의 사슬]



파지직-


조금은 다소곳하게 내민듯한 손끝에서 다시 한번 한줄기 뇌정이 쏘아졌다.

이 마법은 기초중의 기초인 번개 화살과는 달리, 본래라면 아주 강력한 위력을 자랑하기에 대부분 거대 마수와의 싸움에 투입된 전격계 마법사들이 애용하는 주문이었다.


하지만 지금 시케아가 쏘아낸 뇌정은 간신히 정전기라고 쳐줄만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당연하지만 일부러 마력도 많이 담지 않았을뿐더러, 파괴력도 번개 화살처럼 극도로 약화시켜 개량해낸 결과물이었다.

개량이라고 칭하기에는 지나친 열화판이기는 하지만, 이제부터 시케아를 통해서 그것의 진정한 용도가 발휘될 것이었다.



파직- 파직- 파직-



그녀가 마법의 대상으로 한 것은 번개화살을 통해 남겨진 마력의 잔상, 뇌정은 그것을 타고 징검다리처럼 나아가고 있었다.

그렇게 사슬들이 마력을 잇고 있어서, 마치 밤하늘의 별자리처럼 보이기까지 했다.



파지지직-



단숨에 마력의 흔적을 타고 나아간 뇌정은 목덜미 안쪽을 깊숙하게 파고들었다.

거기서부터는 번개 화살이 더 파고들지 못해 흔적이 끊겼겠지만, 어디까지나 그건 단지 다리를 놓을 용도로 쏘아낸 것이었을뿐, 이젠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모든 생물의 체내에는 마력이 존재하니까, 아무리 적다고 해도 반드시 존재하니까 말이다.

만일 존재하지 않는다면, 그건 생물이 아니거나 살아있지 않은 죽은 자일 것이었다.


어쨌거나 그것이 의미하는 것은, 일단 한번 몸속을 파고든 뇌정이 계속해서 체내의 마나를 따라 연결될 것이란 얘기였으며, 마법은 현재 진행형이었으니 이제부터 시케안이 컨트롤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하지만 아무리 실력이 뛰어나다고 해도 체내에 흐르는 마력의 흐름을 온전히 거스를 수는 없으니.

핏줄과 힘줄을 따라, 뼈와 신경을 따라서 이동하다가, 언젠가는 뇌에 도달할 것이었고, 그때 목표에게 충격을 주어 강력하게 세뇌를 시킬 것이었다.



"...!!"



목표는 병을 땅바닥에 떨어뜨리고 한쪽 무릎을 꿇었다.

약하다고는 해도 체내에 직접적으로 번개가 흐르는 것이나 마찬가지의 일, 온몸에 퍼져있는 마력을 따라 뇌정의 사슬이 각각 이어져서 발동되고 있었으므로, 뼈마디와 온 신경을 통해 느끼고 있을 고통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었다.



'가장 마력이 깨끗하고 진한 곳...위로...여기다!'



비록 인위적인 번개일지언정, 결국은 번개이기는 했기에 목표의 뇌까지 도달하는데엔 시간이 얼마 걸리지도 않았다.

그녀가 전에 읽었던 해부학 도서의 내용과, 전부터 여러번 세뇌를 해봤던 경험 역시도 큰 도움이었다.



'이제..백지화!'



목표의 뇌에 도달한 뇌정은 이제부터 세키아의 명령을 따라 그물망처럼 넓게 퍼지기 시작했다.

서서히 머릿속을 땅따먹기처럼 점령하고 있었다.

사슬들은 지속적으로 목표의 뇌에 미약하지만 끊임없는 충격을 주며 고통에 의한 일체의 생각을 하지 못하게 만들기 시작했다.



'좋아, 이대로라면 무사히 백지화가 끝마쳐질거야.'



꽤나 정신력이 강한 것인지, 목표는 계속된 고통 속에서도 끊임없이 저항을 하기위해 주변을 둘러보는 등의 행동을 하고 있었다.

아마 습격 당했다는 것을 눈치채고 이 고통의 주체를 찾는 것이겠지만, 주변을 덮은 은폐마법은 지금 이 순간에도 잘 작동하고 있었다.



'움직임이 둔해지고 있어, 이제 저것도 곧 끝나겠지.'



백지화가 끝나기 전까지 절대로 우리가 있는 곳을 못찾을거라고, 시케아는 그리 확신했다.

달빛이 다시 내리비춰지고, 백지화가 거의 다 진행되었을 즈음, 목표가 갑작스럽게 왼팔을 크게 움직였다.

갑작스러운 행동에 시케아의 두 눈이 크게 떠졌다.

그래서일까, 그녀는 목표의 왼손에 붙들려있는 은빛의 모습을 똑똑히 볼 수 있었다.



'아...?'



그녀의 머릿속에서 '단검' 이라는 단어가 떠올려지는 순간, 그가 들어올린 왼팔은 빠르게 하강하면서,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 자신의 허벅지를 찔렀다.



푹-



고기를 꿰뚫는 날붙이의 소리가, 그날따라 크고 선명하게 귓가를 파고드는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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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Story. 3 It's our war now +1 19.07.25 202 8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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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Story. 3 It's our war now +1 19.07.24 209 8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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