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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NK 님의 서재입니다.

어쩌다보니 마왕군 제 1 군단장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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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NK
작품등록일 :
2019.06.28 20:35
최근연재일 :
2020.09.04 10:03
연재수 :
7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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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1
글자수 :
407,100

작성
20.04.23 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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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Story. 4 Awaken for Unknown

DUMMY

이성과는 달리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그 본능이.

피식자로써 타고나는 그 강력한 생존 본능이 시케아의 등줄기를 타고 섬짓하게 흘렀다.



머릿속에서 위험을 알리는 경종이 끊임없이 울려대며 그녀에게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위험하다고,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서둘러 여기서 도망쳐야만 한다고, 그렇게 계속 재촉하는 신호를 보내었으나, 그녀는 그 신호를 따라주지 못했다.




제 아무리 본능이라는 것이 신호를 보내 위험하다고 한들, 어찌되었든 우선적으로 몸이 따라주어야 도망을 가든지 다른 무엇을 하던지, 무언가를 해보기라도 할 것이 아닌가.



그런 점을 놓고 봤을때 시케아에게는 달리 선택할 것도, 방법도 없었다.

생존본능이 내린 신호는 서둘러 다리를 움직여 이 자리에서 벗어나라고 말하고 있었지만, 그 다리가 전혀움직이지 않았으니까.



다만, 어찌나 그 본능이란 것이 강력했는지, 차갑게 굳은 얼음과도 같았던 다리가 약간이나마 움찔움찔하며 미동은 보이긴 했지만, 당장 앉은 휠체어에서 일어나 움직이기에는 역시 역부족인 것이었다.



'진정하자...진정을...해보자...'



사람은 진정으로 위기가 닥쳤음을 자각할때 가장 강해진다고들 하던가, 꼼짝없이 앉은채로 있어야 함을 자각하자, 이상하리만큼 침착해지고 더없이 냉정해지는 것을 시케아는 느낄 수 있었다.



'보나마나 시케안은 패닉 상태일테니...나라도 정신을 차렸으니까 어떻게든 해봐야해.'



그들 자신들의 특성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남매로써, 그녀는 공황상태에 빠져 목석처럼 딱딱하게 굳어있을 시케안의 몫까지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



허나, 지금 그녀의 머릿속은 마치 바람 앞의 등불만도 못한 촛불과도 같았다.

지금 당장 꺼져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미약한 불꽃.

그것처럼 머릿속에서 어떤 타개책이 희미하게나마 보일 것처럼 아른거리다가, 잡힐듯하면 금방 사그라들고 희망 고문이라도 하듯 이내 다시 아른거렸다.



"...씨발...!"



웬만해서는 절대 하지 않았을 욕설을 작게 읆조리면서, 시케아는 긴장감과 불안감으로 인해 자꾸만 메말라만 가는 입술을 핥았다.

불현듯, 지금 이 상황에 대한 약간의 억울함과 극심한 짜증이 발끝에서부터 물밀듯 밀려드는 것을 그녀는 선명하게 느낄 수 있었다.



꽈득-



그렇기에 그녀는 그만 아랫 입술을 피가 나올정도로 세게 깨물었다.

다른 때면 모르겠지만, 지금 같은 상황에서 그런 감정들은 상황을 타개하는 것에 하등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살짝 따끔한 고통과 함께 혀 끝에서부터 비리고 불쾌한 맛이 느껴지면서, 턱 바로 밑에까지 차올랐던 짜증이 나름 가라앉는 것이 느껴졌다. 이내 시케아는 입술을 앙다물고는, 조심스럽게 상황을 관찰하면서 생각을 해보기로 판단을 내렸다.



'아직 들키지는 않았으니까...시간은 어쩌면 꽤 충분할지도 몰라, 운이 좋다면 안들킬 수도 있고.'



그렇게 생각을 하면서도 솔직히 큰 자신은 없었다.

늘상 마법에 관한 자부심과 자신감이 넘쳐 흐르는 시케아이지만, 이번만큼은 감히 자신하기가 힘들었다.



지금 그와 그녀의 눈앞에 있는 것은 사벨레인이었다.

군단장 중 최강, 마왕의 오른팔 씩이나 되는 강대한 존재.

지금 당장은 부하가 쓰러진 상황에 정신이 팔려 모르고 있는 눈치이긴 했지만, 머지않아 이렇게 만든 존재를 작정하고 찾아나서게 된다면 금방 알아차리게 될 것은 누구나 알법한 자명한 사실일 것이었다.



'기회가 된다면 도망을 치기는 해야할텐데...'



그렇게 따진다면 지금 당장 도망치는 편이 훨씬 안전하지 않겠냐, 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어느 정도 경지에 오른 이상, 마법으로 공간이동을 한 흔적을 찾거나 쫓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런데 사벨레인이라고 어디 다를까.

아마 그녀쯤 된다면 공간이동을 하려고 마력을 모으는 순간 바로 발각되버릴 확률이 농후했다.



'시케안이라면 다르겠지만...'



시케아는 뒷편에 서있는 시케안을 흘긋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그녀가 자신만의 독창적인 방법을 사용하여 전격 마법을 세뇌나 다른 유용한 것에 이용하듯, 시케안의 이동 마법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였다.



말 그대로, 추적을 거의 할 수 없게 마법을 썼다는 흔적을 티끌만큼도 남기지 않을 정도.

다만, 아쉽게도 그 마법을 쓰는 시케안은 여전히 패닉에 빠진 상태였다.

뺨을 때리든 약하게 전기 충격을 주든, 마음 같아서야 어떻게든 정신을 차리게 해보고는 싶었지만, 여기서 약간의 인기척이라도 내는 것은 영 좋지 못한 선택인듯 싶었다.



'마법은 잘 작동하나...?'



혹시나 하는 생각에 시케아는 주변에 펼친 은폐 마법의 배열을 살폈다.

방금 전의 일로 인해 멘탈이 흔들린 결과, 약간 배열이 흔들려있기는 했지만, 본래 위치에서 아예 벗어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문제없어 보였다.

하지만 그 덕에 생각은 이대로 가만히 있자는 쪽으로 더더욱 기울어져갔다.



그들 주위를 둘러싼 은폐 마법은 분명 훌륭한 축에 들만큼 깔끔했고, 아무리 뚫어져라 본다고 한들 웬만해서는 위화감이 거의 느껴지지 않을만큼 자연스럽기까지 했다.

허나, 완벽을 기해도 모자란 것이 마법인데, 당장 작동에는 문제가 없다고는 하나 본래 배열에서 틀어진 상태로 다른 마법을 펼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리스크를 감수해야만 하는 일이었다.



'...역시 이대로 있는 편이 낫겠어.'




때문에, 반쯤은 어쩔 수 없이 그녀는 지금처럼 숨을 죽인채 사벨레인의 일거수 일투족을 지켜보고만 있기로 결정을 내렸다.

아무리 생각을 해도 섣불리 행동을 한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경거망동으로 이어질만큼 너무 리스크가 컸다.

이 위험천만한 도박에 걸려있는 판돈이 단 하나밖에 없는 귀중한 목숨이니만큼, 적당히 눈치를 봐서 이대로 모르면 모르는대로, 알아차리면 알아차리는대로 도망치거나 하는 편이 나아보였다.



이대로 발각되지 않는다면, 사벨레인이 저 쓰러진 부하를 데리고 사라질 때만을 노려서 후퇴하면 그만이고, 여기에 숨어있는 것을 알아차린다면 망설이고 있던 공간이동을 해도 별 상관이 없을테니까 말이다.



-...



그녀의 시야에 포착된 사벨레인은 웬 병을 주워들고 한참을 뚫어져라 살펴보고 있었다.

시케아는 저것이 다른 잡동사니 같은게 아닌, 자신이 마법을 이용해서 부수려다가 실패했던 그 병임을 단번에 알아차렸다.

그 사실을 알아차림과 동시에 그녀의 마음 속에서 불안감이 급속도로 치솟더니, 이내 바깥으로 스멀스멀 기어나오기 시작했다.



'저걸 왜 저렇게...뚫어져라 쳐다보는거지? 단순한 치료약일 뿐이 아니었나?'



그냥 다친 부위를 치료하는 물약일 뿐이라고 생각했는데, 다른 어떤게 더 있었던가?

그게 아니라면 저걸 대체 왜 저렇게 뚫어져라 쳐다보는 거지...?

수많은 생각들이 그녀의 뇌리를 한순간에 스쳐지나갔다.


분명 저것은 치료 약물이 들어있던 유리병이 틀림없을텐데.

분명 저걸 다 쏟아내서 치료한 광경을 두 눈으로 똑똑히 봤었던 참인데?

그저 지천에 널려있는 수많은 유리병 중에 하나에 불과할텐데, 도대체 저걸 왜 저렇게 쳐다보고만 있는거지?



그저 유리병을 뚫어지게 바라볼 뿐인 단순한 행동거지였으나, 되려 그렇기 때문에 시케아의 불안감은 눈덩이가 불어나듯이 점점 더 커져만 갔다.

이유는 별 것도 아니었다.

그 행동의 주도자가 다름아닌 그 사벨레인이었기 때문에, 그 단순한 행동이 하잘 것 없는 유리병을 향한 것에 불과했기 때문에.



'저기에 뭔가 흔적이라도 남긴건가...?'



하필이면 저 유리병에 마법을 쏘아냈던 사실 때문에, 비껴가서 맞지 않았기는 했지만 뭔가 흔적이라도 남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그녀의 머릿속을 뒤덮기 시작했다.

시케아는 불안감에 괜히 휠체어에 앉은채로 몸을 조금 뒤척였다.

그 순간.



빠드득-



"...!!"



아래쪽에서부터 무언가 단단한 것이 뚝, 하고 부러지는 경쾌한 소리가 크게 울려퍼졌다.

주변 환경이 너무 조용할때 일어난 일이었기 때문에, 주변에 마법이 펼쳐져있다는 사실을 순간 깜빡해버린 시케아는 크게 당황하며 황급히 고개를 숙여 그 소리의 근원지를 찾아 헤메었다.



부스럭- 부스럭-



꽤 당황해서 그런 것인지, 자꾸만 그녀는 수풀을 툭툭 건드리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근원지만을 찾아 헤메었다.

이내 그녀의 시야에 바퀴에 깔린채 두 동강이 난 부러진 나뭇가지 하나가 들어왔다.



"...나뭇가지였구나..."



그 큰소리가 한낱 나뭇가지에 불과하단 사실을 깨달은 그녀는 안도의 한숨을 살짝 내쉬었다.

허나, 그것도 잠시.

그녀는 곧 눈앞에 들어온 광경에 의해 할말을 잃어버릴 수 밖에 없었다.



"...."



분명 은폐 마법이 펼쳐져 있었을텐데? 하는 의문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가는 것도 잠시일뿐.

사벨레인이 그녀를 똑바로 응시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녀는 또 다시 잠시동안 생각을 그만둘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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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Story. 4 Awaken for Unknown +1 20.04.21 109 3 12쪽
71 외전2 - 먼 옛날의 이야기 +2 19.08.06 172 4 12쪽
70 외전2 - 먼 옛날의 이야기 19.08.05 136 4 10쪽
69 외전2 - 먼 옛날의 이야기 19.08.01 136 5 11쪽
68 외전2 - 먼 옛날의 이야기 19.07.31 188 4 11쪽
67 Story. 3 It's our war now +1 19.07.31 161 6 11쪽
66 Story. 3 It's our war now 19.07.30 260 5 12쪽
65 Story. 3 It's our war now 19.07.30 145 6 11쪽
64 Story. 3 It's our war now +1 19.07.29 170 7 12쪽
63 Story. 3 It's our war now +1 19.07.29 202 6 11쪽
62 Story. 3 It's our war now +1 19.07.28 182 6 12쪽
61 Story. 3 It's our war now +1 19.07.28 151 7 12쪽
60 Story. 3 It's our war now +1 19.07.27 188 6 11쪽
59 Story. 3 It's our war now +1 19.07.27 161 6 9쪽
58 Story. 3 It's our war now +1 19.07.26 174 7 11쪽
57 Story. 3 It's our war now +1 19.07.26 193 7 16쪽
56 Story. 3 It's our war now +2 19.07.25 184 7 11쪽
55 Story. 3 It's our war now +1 19.07.25 202 8 10쪽
54 Story. 3 It's our war now +1 19.07.24 194 7 11쪽
53 Story. 3 It's our war now +1 19.07.24 209 8 10쪽
52 Story. 3 It's our war now +1 19.07.23 239 8 14쪽
51 Story. 3 It's our war now +2 19.07.23 236 7 9쪽
50 Story. 3 It's our war now +3 19.07.22 220 1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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