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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NK 님의 서재입니다.

어쩌다보니 마왕군 제 1 군단장이 되었습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라이트노벨

2NK
작품등록일 :
2019.06.28 20:35
최근연재일 :
2020.09.04 10:03
연재수 :
7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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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58
추천수 :
811
글자수 :
407,100

작성
19.07.24 23:00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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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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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Story. 3 It's our war now

DUMMY

3/4



"고서가 이상하다니요? 방금 읽으셨던 책 말씀하시는 겁니까? 설마 겉표지만 낡았었지, 속은 예전에 보셨거나 이미 알고 있으시던 내용이셨습니까?"



월영은 사벨레인의 말에 크게 놀라며 되묻듯이 답했다. 자신이 가져왔던 책들의 일부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을 현재 하고있는 것이 분명한 눈치였다. 하지만 그것과는 전혀 상관없는 사실이었기에, 사벨레인은 빠르게 고개를 내저으며 말을 보충해주었다.



"그런게 아니야, 책은 틀림없이 고서가 맞았어, 단 한번도 읽어보질 못했던 내용들이었으니까."



"그렇다면 그 내용이 뭔가 이상하셨습니까?"



사벨레인은 월영의 물음에 애매하단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내용이 이상한 축에 든다기 보다는 오히려 평범하다고 볼 수 있는 축에 속해있기 때문이었다.



"이상하다기 보다는...저자가 조금 맛이 갔다고 해야하나...?"



"...?"



"완성된 책이라고 하기에는, 완성도가 이상했어, 문장 하나하나가 추상적인 내용들이 너무 많고. 페이지 하나에 단 한문장 밖에 써있지도 않았고."



사벨레인의 말에 그저 의문만을 표하던 월영은, 불이 죽지않도록 나뭇가지를 조금 더 넣으면서 문득 무언가 생각난 것이 있는지 그녀에게 묻듯이 부탁했다.



"혹, 그걸 저도 한번 읽어볼 수는 없겠습니까, 사벨레인님?"


"그거야 뭐...어려운건 아니지, 여기."



뭔가에 확신을 가지고 말하는 월영의 모습에, 사벨레인은 무엇 때문에 그러는지 통 짐작이 가지는 않지만, 일단 알겠다는 식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군말없이 그에게 옆에 덮어 놓아두었던 책을 건네주었다.

낡고 헐거운 가죽 표지, 이리저리 기워져서 금방이라도 책과 표지가 따로 놀 것만 같은 책이 사벨레인의 손에서 월영의 손으로 넘어갔다.




"...이것을...읽고 계셨단 말씀이십니까?"




월영은 책을 받아든 순간 몹시 혼란스러워하며 그녀에게 당황스럽다는 투로 물었다. 왜냐하면 이 책은, 다름아닌 월영이 직접 찾아서 안의 내용물까지 확인하고 전달했던 몇시간 전의 고서가 틀림없었으니 말이다. 아니, 제목이 책이어서 일단은 책으로 지칭하고 있기는 하지만, 뇌리에 남아있는 선명한 기억으로 떠올려 보건대 저 책은 틀림없이 안의 내용이 비어있는 종류였다.

쉬이 말해, 그냥 불량품이거나 특별한 방법으로 밖에 볼 수 없는 종류의 책. 그렇기에 월영은 책을 펼치기 직전에 사벨레인에게 재차 캐물었다.



"저, 사벨레인님, 이 책을 읽으셨을때 어떤 행동을 하고 계셨습니까?"



"그걸 읽은 것외에는 딱히 별다른 행동은 하지 않았는데..."



그저 책을 읽기만 했다는 사벨레인의 말에, 월영은 곧바로 책을 펼쳐보았다. 낡은 표지를 넘기고 나서, 그와 시선을 마주한 것은 여전히 하얀 종이, 글자 한 자도 없이 오로지 여백으로 남겨진 종이 뿐이었다. 페이지를 계속해서 넘기고 넘기고, 또 넘겨보아도 눈앞에는 하얀 공백의 향연만이 펼쳐질 뿐이었다.

월영은 당황스러운 눈빛으로 책을 다시 한번 더 훑어보고, 표지까지 '책'이라고 써져있는 것까지 보고 나서야 다시금 사벨레인에게 물어보았다.




"...사벨레인님. 외람된 말씀이지만...정말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으셨습니까?"




그의 말에 사벨레인은 그저 긍정을 표하며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왜냐하면 그녀는 그저 책을 읽기만 했을뿐, 책에 불을 몇번 쬐였다던가, 물을 흘렸다던가 하는 행동이나 실수를 한 적이 없으니까 말이다. 달리 생각할 것이 있다면, 읽기 전에 기대감을 조금 품었다는 것, 딱 그정도일 터였다.



월영은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책을 바라봤다. 누구는 보이고 누구는 안보이는 내용을 가진 책이라니, 세상 천지에 하나만 있다고 해도 정신병자의 헛소리로 치부할만한 종류였다. 그것을 깨닫고 나니 묘하게 이 책이 신경쓰이기 시작했다. 책의 내용이 뭐가 되었건, 자신의 상관에게만 책의 내용이 보인다는 사실이 조금 꺼림칙했다.



"...정말 죄송합니다. 한번만 허락해주신다면, 지금 책의 초반부를 한번 펴보이겠습니다. 만일 글자가 보이신다면 고개를 끄덕여주십시오."



"어? 어, 알았어."



그렇게 양해를 구하며, 월영은 책의 첫번째 페이지를 사벨레인에게만 보이도록 폈다. 3초 후, 곧바로 고개가 끄덕여진건 너무도 당연했다. 하지만 그렇기에 되려 미심쩍은 구석이 생길 수 밖에 없었다.




"...정 궁금하면 읽어줄 수도 있는데."




책을 든채로 미간을 극한까지 좁히며 인상을 구기는 월영의 모습에, 사벨레인은 조심스럽게 말을 걸었다. 그녀 딴에는 이 책의 내용이 월영에게 중요하다던가, 정말 읽고싶었던 내용이라던가 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기에 꺼낸 말이었다.




"괜찮습니다. 저는 딱히 내용이 궁금한게 아니라, 왜 내용이 사벨레인 님께만 보여지는지, 그게 이상해서 그랬습니다."



하지만 그런 뜻으로 꺼낸 말이 아니었기에 월영은 정중하게 고개 숙여 거절하면서 설명을 덧붙였다.



"아...그건 맞아, 조금 이상하긴 해."




그에 대해서는 사벨레인 역시 공감하는 것이었다.

뭐 중대한 기밀이나 실전된 기술, 혹은 마법에 대한 것도 아니고 그저 흔하디 흔해서 어디서 들어본 것만 같은 세상의 탄생 설화 정도에 그치는 내용이, 오직 자신에게만 보인다는건 상당히 의문스럽다 못해 거부감이 드는 현상이었다. 낙인이라도 찍힌 것처럼, 책에게 표적이 된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월영은 뭔가 불결한 것을 쳐다보는듯한 눈빛으로 책을 바라보다가 탁, 소리나게 덮으며 개인적인 소견을 말했다.



"아무래도 이건 한낱 책으로 단정짓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사벨레인님."



사벨레인은 그 말에 전적으로 동의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그건 맞는 말이야, 아무래도 숨겨진 장소에서 구해온 고서니까...우리가 가진 얕은 상식 갖고는 보다 자세한 것을 알아내기란 힘들겠지, 하지만 일단 이상한 점을 발견한 이상, 조금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할 필요가 있겠어."



"말씀에 저도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그렇게 말하며 월영은 책을 나무 궤짝을 향해 성의없이 집어던지고는, 그녀에게 은숟가락을 건네주며 말을 잇었다.



"당장 풀리지도 않는 문제를 갖고 고민하기보다는...아직 갈길이 머니, 우선 식사부터 하시는게 나을 것 같습니다."



사벨레인은 고개를 끄덕여 별말없이 그의 말대로 하기로 결정했다. 아무리 책이 수상하다고 해도 단지 지레짐작일뿐이었고, 당장 피해를 입은 것도 아니었으니까, 하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큰 이유는 따로 있었다.



'[내가 너를 인도하겠다.],라고 했었는데...그렇다면 저 책이 혹시?'



악몽 속에서 자신을 인도하겠다고 말한 붉은 눈탱이의 말이, 어쩌면 저 책 때문에 그런 것일수도 있겠다는 합리적인 의심이었다.

고작 저 좋으라고 고서들이 잔뜩 있는 곳을 알려줄리도 없었고, 초면인 사이가 아니던가. 필히 자신을 그쪽으로 보내준 이유는 저 책임이 틀림없다고,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정황이 그렇다는 것일뿐, 심리는 이미 이를 확신하고 있으나 상호관계를 증명할 명확한 증거가 없었으니, 당장 이를 붙잡고 늘어져봐야 길게 늘어질뿐 해답은 나오지 않을 것이었다.



"아무튼,그건 그렇다고 치고...월영?"



사벨레인은 마저 남은 상념을 떨쳐내며 월영을 불렀다. 의뭉스럽다는 투였다.

그녀의 부름에 근처 흙에 단검을 문질러 식재료의 자취를 씻어내는데 열중하고 있던 월영이 고개를 들어올리며 대답했다.



"예?"



"조금 묻고 싶은게 있는데, 여기, 이 은숟가락은 대체...?"



그녀는 은숟가락을 들어올리며 넌지시 물었다. 그릇이 나무이길래 막연하게 숟가락도 나무겠구나, 싶었는데 난데없이 금속제가 튀어나오니 의문스러웠던 탓이었다. 게다가 지금보니 월영은 나무 숟가락을 사용하고 있었다.



"제가 평소에 갖고다니는 물품입니다. 제가 먹으려고 하는 음식에 독이 있을수도 있으니까요."



물음에 월영은 별 것 아니라는 듯이 그릇 안을 휘저으며 말하고는, 그게 무슨 소리냐는 듯이 쳐다보는 사벨레인을 향해 설명을 덧붙였다.



"아무리 암살자라고 한들, 다른 암살자들의 표적이 되지 않는건 아니잖습니까. 그래서 잠도 일부러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자거나, 쪽잠을 자면서 언제라도 깨어나도록...언제나 늘 경계하면서 살아가는게 보통입니다. "



"아..."



사벨레인은 외마디 탄식을 내뱉었다. 지금만큼은 왠지 월영의 모습이 다르게 보이는 것만 같았다. 전에는 차갑고, 사무적이며 강직한 부관, 그렇기에 어렵고, 강하면서 무서운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다면, 지금은 왠지 자신과 비슷한 구석을 가진 평범한 사람인 것만 같았다. 언제나 자신처럼(?) 가슴 한 켠에 불안함을 안고 사는 경험은, 도무지 말 못할 스트레스가 계속 쌓이는 것이었다.

월영은 시선을 눈치챈 것인지, 별로 신경쓰지 말라는 투로 말했다.



"아, 그게 그렇게 흔한 일은 아닙니다. 저도 그런 일이 종종 일어난다고 소문으로 듣기만 해봤지, 지금까지 단 한번도 겪어본 적이 없습니다. 제가 그냥 안전에 신경쓰는 편이니, 굳이 걱정은 않으셔도 됩니다."



변명하는 기색이 역력하게 묻어나오는 그의 말에, 사벨레인은 무엇인가를 곰곰히 생각하는듯 하더니.



"여기."



은숟가락을 다시 그에게 건네었다. 돌발적이라면 정말 돌발적인 행동에, 월영은 눈을 휘둥그레하게 뜨며 한사코 거절하기 위해 입을 떼었지만, 그전에 나온 사벨레인의 말이 그의 입을 틀어막았다.



"나는 한번 입 밖으로 내놓은 말은 무조건 지켜."



"..."



굳이 이런 행동을 보여주지 않아도, 그를 믿어보겠다고 했으니 음식에 뭐가 들었든지 그걸 그대로 믿겠다는 의미.

조그마한 결심이자 행동이었지만, 이걸로 인해 월영의 충심은 충분히 보답받은 셈이나 다름없었다. 크게 감격하여 말이 없어진 그는 이미지에 맞지 않게 손을 파르르 떨면서 그저 은숟가락을 받아들 뿐이었다.




"...?"



아니, 정확히는 받아들려고 했다. 하지만 사벨레인이 여전히 숟가락에 힘을 준채, 내민 그대로 몸체를 붙들고 있었기 때문에 받아들지 못했다. 그녀의 팔은 어쩐일인지 부들거리고 있었다. 어딘가 이상해보이는 모습에 월영은 의아해하며 천천히 모습을 살폈다.

그녀의 시선은 바로 아래, 음식이 담긴 그릇에 향해있는 그대로 두 눈을 크게 치켜뜬채, 정말로 당혹스럽다는 감정이 완연하게 묻어나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월영의 시선이 이곳으로 향했단 것을 눈치챈 것인지, 사벨레인은 지나친 당황으로 인해 떨리는 목소리를 애써 진정시키려고 하면서, 더듬거리며 물었다.



"그, 내가 말을 번복하려는건 아니지만..."



사벨레인은 그릇을 들어서 그에게 보여주었다.



"...이거 대체 뭘 넣었길래 이 모양이야?"



그릇에는 음식인지 약물인지, 존재도 제조 과정도 미지수인 무지갯빛을 띄는 액체가 들어있었다.




"도대체 뭘 만든거야?"


"스튜입니다."


"?"


"스튜입니다."


"...먹을 수는 있지?"


"어...확실한건 독은 아닙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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