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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 포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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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om
작품등록일 :
2023.07.10 21:13
최근연재일 :
2024.01.07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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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5,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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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7.29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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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퀴엠(20)

DUMMY

Episode 19 - 펑션 메모리 3


"그래, 그 여자가 자기 이름을 불었어."

도민호는 기억을 떠올렸다.

선명하고도 광기 어린 눈빛과 그녀의 엄청난 힘을.


"중간에 지휘부대장님의 개입이 없었다면 아마 그 자리에서 죽지 않았을까."

"지휘부대장이요? 하나 누나가 거기에 갔었어요?"

민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생체 신호 에너지를 보고 출동했었어."

"그래서 그 리셸이라는 여자와 싸웠었나요?"

"아니, 부대장님은 싸울 생각이었던 것 같은데 리셸이라는 여자가 도망쳐버려서 승부는 내지 못했지."


'그 사람이 직접 나서는 경우는 본 적이 없는데, 의외네. 그리고......'

리셸이라는 여자의 존재.


'저번에 내가 봤던 남자와 다른 놈이 개입했다니, 게다가......'

최소 도민호를 가뿐히 이길 정도의 실력자라는 것이 드러났다.

골칫더미가 늘어난 듯한 기분을 받았다.

"윤찬아."


민호가 테이블을 응시한 채로 말한다.

"네?"

"아마도 그 놈들, 우리 예상보다 훨씬 더 위험한 것 같다."

"후."


윤찬이 머리를 긁적이며 한숨을 쉰다.

당연하게도 표정이 좋지 않다.

강한 놈들이 두 명이나 나타났다.


게다가 확인된 것만 두 명이지 얼마나 더 많은 실력자가 있을지 가늠할 수가 없는 상태이다.

아마 지금보다 더한 압박감이 몰려올 게 분명했다.

"그러고 보니."


민호가 윤찬의 손에 들려진 검은 봉투를 바라본다.

"너, 그거 그 사람들한테 가져다주는 거냐?"

고개를 까딱거리며 윤찬에게 시선을 옮긴다.


"아, 맞아요. 여기 온 뒤로 한 끼도 못 먹은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요깃거리 좀 가져다줄 겸 저도 배 좀 채우려구요."


"그래서 어떻게 할 생각이냐?"

"일단은 여기서 지내게 해야죠, 후에 도시 안정화가 어느 정도 진행되면 그 때 돌려보내도 되겠......"


"아니, 아니, 그거 말고."

민호가 오른손바닥을 펴 휘저었다.

"헥토마 펑션말이야, 그거 어떻게 됐냐고."

순간 윤찬의 뒷통수에 스파크가 튀었다.


두 동공이 커지고 안절부절하는 눈빛이 선명했다.

"어, 어떻게 그걸......"

도민호의 예상치 못한 질문에 당황하여 말이 더듬어진다.

"하나 누나가 말했습니까?"


미간을 찌푸리며 민호에게 물었다.

그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답했다.

"아니, 부대장님이 말씀하신 게 아니야."

"그럼 어떻게......"


"그 때, 우연히 지휘부대장실을 지나가다가 엿들었을 뿐이야."

"아."

반은 안심이 되었다.


조하나가 직접 말해서 알게 된 것이 아니라 다행이라 해야할까.

"조금 목소리를 작게 했어야 했나요?"

"어, 네 목소리 엄청 크더라."


하나에게 이야기를 들은 직후에는 충격이 컸기 때문에 음이 크게 나올 수 밖에 없었다.

"헥토마 펑션 이야기는 다른 사람들에게는 하지 말아주세요."

"어차피 곧 있으면 다 알게 될거야."


"시기는 조금 늦추고 싶어요."

민호는 수긍하는 듯 고개를 아래로 내렸다.

"그래 뭐, 솔직히 나도 소문낼 생각은 없어."

민호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이제 쉬셔야죠."

윤찬 역시 그의 뒤를 따라 식당을 나섰다.

"아니, 나는 바로 지휘대장님에게 보고를 드리러 가야지. 전언으로 나를 찾으신다고 바로 오라고 하시네."


"그럼 저도 불렸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윤찬이 손가락으로 자신을 카리켰다.


민호는 그 말에 피식 웃어보이며 뒤돌아서 걸어갔다.

"넌 대장님에게 미운 털이 박혔잖냐, 걱정 마라. 내가 잘 말해줄게."

"부탁 좀 드리겠습니다."


윤찬이 70도 인사를 건네고 아레나 룸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검은 봉투안에서 우유를 꺼냈다.

"아, 좀 미지근해졌네."


아레나 룸의 문을 박차고 열자 수련에 열중하고 있는 정혁과 윤 설의 모습이 보였다.

'대련인가?'

각자의 계수를 뿜어내어 공격과 방어를 주고받고 있다.


윤 설은 재빠른 움직이 돋보였고, 정혁은 윤 설보다는 느리지만 권법을 이용한 정면돌파를 선보이고 있었다.


윤 설은 이제 계수를 섬세하게 다듬어 검의 형태를 만들 수 있었다.

'확실히 저쪽도 재능은 있다, 활용 능력이나 스피드 면에서는 습득 기간에 비해 최상급이야.'

하지만.

최정혁은 뭔가 달랐다.


'움직임 면에서는 윤 설보다 떨어진다, 하지만 응용 수준이 달라.'

정혁이 윤 설에게 돌진해 주먹을 양 방향으로 쉴새없이 내지른다.

윤 설이 공격을 좌우상하로 피해내며 계수로 이루어진 검을 바로잡아 반격한다.

촤라락-!


휘두르는 검의 뒤로 잔상효과가 약간 남아있다.

'열심히 하는 모습은 보기 좋지만 이제는 멈춰야겠지.'

너무 무리하게 육체를 쓰게 되면 에너지 소모가 빨라진다.


'그럼 과부하의 가속화 현상이 일어날 수도 있으니.'

윤찬이 검은 봉투를 바닥에 내려놓고 박수를 친다.

빡----!!!!


거대한 울림이 아레나 룸 전체에 울려퍼진다.

순간 박수 소리에 놀란 정혁과 윤 설이 동시에 돌아본다.

"자, 훈련은 그 쯤에서 잠시 멈추시고 식사부터 하시죠."


윤 설이 이마의 땀을 닦으며 달려왔다.

"아, 기다리고 있었어요."


윤찬이 검은 봉투를 열어 우유와 알루미늄 봉투, 과일 몇 개를 꺼냈다.

"지금은 취사장 이용 시간이 아니라 음식을 만들어오지는 못했어요, 냉장고에서 변변찮은 간식거리를 들고 왔으니 일단 이걸로 배를 채우죠."


"아니에요, 이렇게 챙겨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한데."

윤 설이 알루미늄 봉투를 열어 내용물을 확인했다.


각종 견과류가 섞여있는 시리얼이 등장하자 윤 설의 입가에 웃음꽃이 피었다.

"와, 맛있어 보이는데요?"

"아이고, 온 몸이 쑤시네요."

정혁이 허리를 두드리며 자리에 앉았다.


"꾸준히 신체를 적응시키는 것도 좋지만 몸이 괴사할때까지 무리하지는 마세요."

"저희는 윤찬씨에게 맞은 것 때문에 괴사할지도 모르겠네요."

정혁이 왼 팔을 원형으로 돌리며 몸을 풀었다.

"그건 다 여러분들을 위해서 그런 거에요......"


"히힛, 저도 압니다!"

가볍게 웃어보이는 정혁의 얼굴을 바라보며 덩달아 미소가 지어진다.

"우와, 이거지."


윤 설이 그릇에 가득 담긴 시리얼을 쳐다보며 말했다.

우유가 스며들었지만 바삭함은 유지하고 있는 달달한 간식.


그녀는 용기를 두 손으로 잡아 숟가락으로 시리얼을 입에 집어넣었다.

바삭한 식감과 함께 시리얼의 달콤함, 견과류의 고소함이 입안 가득 퍼지기 시작한다.

"맛있다!"


윤찬이 시리얼을 그릇에 부었다.

"입에 맞으시다니 다행이네요, 사실 이건 일반적으로 도심가에서 파는 시리얼이 아닌 정부국에서 자체 제조된 제품입니다. 그래서 단맛과 고소함이 여타 시리얼보다 증폭되어 있죠."


"어쩐지, 그래서 이렇게 맛있는거였어."

"그냥 쳐맞고 먹어서 더 맛있는 거 아니에요?"


정혁의 장난섞인 말투에 윤 설이 눈매를 옆으로 돌려 노려본다.

"조용히 하고 얼른 그거나 먹어."

"알겠습니당......"


정혁이 그릇을 들어 시리얼을 입 안으로 우겨넣는다.

오도독-.

'확실히, 맛있다.'


지금까지 그가 먹었던 ×푸로스트, ×스초코보다도 한 차원 위에 있는 듯한 맛이다.

"어떻게 시리얼에서 이런 맛이 날 수 있지?"

"저도 처음 먹었을 때는 양껏 입에 넣어 먹었었죠."

윤찬이 입을 오물거리며 말한다.


봉투 안에 든 사과를 꺼내어 한 입 베어물어본다.

콰득- 씹히는 소리와 함께 과즙이 흘러나온다.

달콤하고도 시큼한 사과의 맛.


하루가 넘도록 공복인 상태에서 먹으니 더욱 꿀맛이었다.

"두 그릇도 먹을 수 있겠는데요?"

"난 세 그릇."


정혁의 말에 윤 설이 손가락 세 개를 펼치며 대답했다.


"아, 잘먹었다."

알루미늄 봉투에 든 시리얼을 모두 해치우고 나서야 세 사람은 식사를 멈췄다.

"아, 이것도 좀 드시죠."


윤찬이 안주머니에서 앰플 두 병을 건넸다.

"이거, 포션이죠?"

"네, 저희 같은 지휘관들은 비상사태를 대비해서 포션을 소지품으로 들고 다니거든요. 남아있는 게 딱 두 개라서 드렸습니다."


"이거 저희가 먹으면 너무 아깝지 않을까요?"

윤찬이 고개를 저었다.

"어차피 보급받을 수 있는 포션 갯수는 무제한이라 상관 없습니다. 수량만 있다면 언제든지 다시 가져올 수 있어요."


"그, 런가요?"

정혁이 미심쩍은 듯 포션을 들여다보다가 조심스레 앰플 뚜껑을 열어 식도로 넘긴다.

청량함이 느껴진다.


마치 목캔×를 먹었을 때와 같은 기분.

곧이어 통증이 가시고 몸의 힘이 넘치는 듯 신체를 움직이는데에 있어 거부감이 사라진다.

"정말 언제 마셔도 신기한 액체네요."

"자, 그럼!"


윤찬이 일어서며 아레나 룸의 벽면 색을 바꿨다.

순식간에 그레이 빛으로 변하자 내부가 어두워진 느낌을 받게 되었다.

"지금 바로 시작할까요, 아니면 조금 휴식 시간이 필요할까요?"

"어, 저는......"


"바로 시작하죠."

윤 설이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윤찬을 응시하며 말했다.

"괜찮겠습니까?"


윤찬의 재차 질문이 들어왔다.

"괜찮아요, 이제 몸의 힘도 다시 돌아온 것 같고. 무엇보다도 지휘부대장님께서 조언해주신 게 있거든요."


휴식 시간이 너무 길어진다면 향상의 속도가 느려진다는 것이라고 했지.

"좋습니다, 그럼 다시 시작해볼까요?"

""넵!""

"어디보자, 이번엔 누가."


윤찬이 손가락으로 정혁과 윤 설을 번갈아 가리키며 고민했다.

"그냥 저희 둘 다 상대하시죠."

"예?"


"그 편이 좋지 않을까요? 한 명 한 명 하게 된다면 루틴을 기다려야 하는 게 번거롭기도 하고 저희 둘이 합이 잘 맞을 수도 있으니까."

윤찬이 피식 웃어보인다.


"알겠습니다, 그럼 시작하죠."

윤찬이 자세를 잡아 오라를 발산한다.

정혁과 윤 설이 그에 맞대응하듯 육체의 계수를 응집시킨다.


------


백조전대 전대장실.

"흠......, 골치 아프구만."


백조전대의 우두머리인 천상호가 테이블에서 머리를 쪼아매고 있다.

그의 앞에는 지휘대장인 하진명이 뒷짐을 지고 서 보고를 마치겠습니다- 라는 말을 뱉었다.

"그 제페토와 리셸이라는 이들에 대해서는 조사한 게 없겠지?"


진명이 고개를 끄덕였다.

"옙, 아직 그들이 지구에 개입한 것이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조사를 마치기에는 시간적인 여유가 부족했습니다."


천상호가 납득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뭐, 상관없어. 어차피 그들이 다시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낼테니까."

"제가 직접 나서겠습니다."


진명의 일그러진 표정과 함께 어두운 중저음이 들린다.

"상황을 보고 난 후 자네를 직접 투입하도록 하겠네, 듣자 하니 부대장도 그 현장에 직접 갔었다고 들었는데."

"듣기로는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고 했습니다."


"하긴 도민호 지휘관을 이긴다는 것부터가 강하다는 반증일테니."

상호는 필기체가 빽빽하게 쓰여 있는 서류에 도장을 찍었다.

"그리고, 이번에 있었던 사건 말이야."


"......, 민윤찬 지휘관 말씀이십니까?"

"그래."


상호가 작업을 멈추고 손깍지를 끼며 진명을 바라보았다.

"공동위원회를 열어 그에 맞는 징계를 주어야겠지, 자네 생각은 어떻나?"

진명이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저 역시, 전대장님의 생각에 동의합니다."

상호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인다.


"일반인을 전대에 들여온 것은 엄중히 처벌 받아야겠지, 상부에서도 가장 유심히 지켜보는 법칙 위반 중 하나이니 말이야. 빠르게 본보기를 보여주어야만이 다시는 이런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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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레퀴엠(22) 23.07.31 99 1 13쪽
21 레퀴엠(21) 23.07.30 102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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