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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한스그레텔 님의 서재입니다.

검마전생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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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그레텔
작품등록일 :
2024.01.23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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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4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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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08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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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부 소탕(1)

DUMMY

섬서의 동천 참사가 벌어진 지 불과 1년도 채 되지 않아서 형산에 사도천의 간자들이 다시 한번 들이닥쳤다.


그들은 사도천의 잔혹함을 알고 있었다.

10년 전에 벌어진 정사전쟁의 폐해는 중원 곳곳에 여러 상처를 남겼으며, 그 당시 전쟁에 참여했던 명문정파의 명숙들도 한동안 요양해야 할 정도로 큰 피해를 남겼다.


무림의 이해관계는 복잡하게 얽혀 있었다.

무림맹의 힘이 역대 최고라 해도, 그들은 하나가 아니다.

같은 오대세가라 하더라도 자세히 파고들면 모두가 하나가 되어 같은 뜻을 품은 게 아니며, 이는 구파일방도 마찬가지였다.


그렇다고 해도 그들은 적이 아니었다.

위기의 상황이 오면 서로 뭉쳐 막대한 힘을 발휘했다.


사도천.

그들이 중원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음에도, 정파 무림이 이길 수 있었던 이유는 모두가 위기 앞에서 뭉쳤기 때문이었다.

하나가 되어 적을 물리치자는 의협심에 비롯된 행동들이었다.


하지만 위기가 위기 같지 않으면?

무림맹.

아니, 정파 무림의 세력이 주체하지 못할 정도로 커졌을 때.

권력이 한쪽으로 집중되고, 바뀌지 않을 때.


그들은 오판하기 마련이다.


무림맹은 사도천의 존재보다도 자신들 밥그릇을 더 걱정했다.

현 정파 무림의 힘은 가히 역대 최고라도 해도 무방하다.

이 말은 오대세가와 구파일방의 힘 또한 강해졌다는 것을 의미하며, 현 무림맹의 실권에 도전할 수 있다는 의미가 되었다는 소리다.

그들은 자신들이 무림맹의 실권을 잡기 위해 수많은 밑 작업을 통해 세력을 구축했다.


과거의 영예스러운 무림맹의 시대는 저물고.


현재의 권력다툼과 밥그릇 싸움에만 매몰된 구더기들의 소굴이 바로 현 무림맹이었다.


하지만 그런 구더기들 사이에서도.

다른 행보를 보이던 이가 몇 있었으니···.


***


“···이번에도 말인가."


무림맹 총군사 제갈천.

그는 무림맹 형산 지부에서 올라온 보고서를 읽고 있었다.


‘이번에 들어서 두 번째로군.’


섬서성의 동천 학살 사건.

그리고 이번의 형산의 형산파와 백후의 성성 부대가 맞부딪친 사건.

두 사건에서 알아볼 수 있는 것은···.


‘전부 사도천의 십이신장과 관련이 있다.’


십이신장.

사도천의 간부 중에서도 차기 수장급에 맞먹는 실력자들로 구성된 일원.

대부분이 화경급 고수이며, 이들 가운데 명문정파의 장문인이나 가주급에 필적한 이들도 존재했다.

즉, 십이신장의 저력은 명문정파의 장문인이나 가주와 동급이라는 소리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총군사의 시선에는 한 장의 서신이 있었다.

무림맹의 정보부 비연각에서 올린 보고서였다.


『광서성에서 회담이 있는 것으로 파악.

회담의 주축은 사도천주.

인물들로 파악된 사람은 신주사패로 추측.』


"상천십삼좌 다섯이 비밀리에 회동했다?"


이는 쉽게 넘어갈 사항이 아니었다.

무림의 절대 고수들 가운데 무려 상천십삼좌에 속한 다섯 명이 비밀리에 만남을 가졌다는 것은 하나를 의미했다.


‘···정사전쟁이 얼마 남지 않았구나!'


사도천은 복수를 계획하고 있었다.

그것도 신주사패를 끌어들여 중원 무림을 제패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노골적인 행보라고 밖에 볼 수 없었다.

광서성이 사도천의 영역이라지만, 무림맹이 두 눈을 뜨고 있는 앞에서 대놓고 회담을 벌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맹주를 뵈어야겠구나."


일이 심상치 않음을 직감한 총군사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


"어딜 그리 급히 가시오, 총군사?“


맹주실 근처.

고개를 돌려 본 곳엔 추레한 차림의 노인 한 명이 있었다.


"취걸개 원로께서 이곳엔 어쩐 일로?"


전 개방 장로이자, 현 무림맹 원로 중 하나인 취걸개.

그 역시 보고를 위해 맹주실로 가던 찰나에 때마침 총군사와 우연히 마주친 것이었다.


"맹주께 드릴 보고가 있어서···혹 자네도?"

"그렇습니다."


그 말에 놀란 건 총군사뿐만이 아니었다.


"자네 비연각에서 올라온 보고를 받은 건가?"

"그렇습니다만?"

"나도 그 때문에 온 것일세."


사도천의 광서성 회담.

그리고 형산파 습격.

두 사건의 연결 고리는 모두 사도천이 중심이었다.


"일단 들어가서 이야기하지."

"알겠습니다."


취걸개가 문고리를 탕탕 두들기며 말했다.


"맹주님, 취걸개입니다."

"총군사 제갈천입니다."


취걸개가 문을 열고 들어서자, 그 뒤로 총군사가 뒤따랐다.

그곳엔 한 노인이 허허로이 서 있었다.

무림맹주 운허.

그는 신선과도 같은 자태를 뽐내며, 한가로이 창가에서 분재를 다듬고 있었다.


"무슨 일이길래 두 사람이 함께 온 것이오?"

"보고드릴 것이 있어서 왔습니다."


총군사와 취걸개의 손에는 보고서가 들려있었다.

맹주는 둘의 보고서를 받아, 펼쳐 천천히 훑기 시작했다.

그러곤···.


"···이게 전부 사실인가?"

"비연각에서 얼마 전에 올라온 정보입니다."

"사도천의 회담과 형산파의 백후라···.“


맹주는 턱을 쓸어내리며 보고서를 천천히 살피곤.


“···이 내용이 사실인가?"

"그렇습니다."

"이게 사실이라면···원로 회의를 소집해야겠군."


서신을 내려놓곤 한숨을 내쉬었다.


"그치들이 회의에 응하겠습니까?"

"맹주의 직권을 쓰는 한이 있더라도 소집해야겠지."

"회의의 안건이 심각성을 달리는 논의니, 이 일은 엄중히 다뤄야 할 문제입니다."


맹주가 말했다.


"회담 소식은 언제 벌어진 건가?"

"현시점으로부터 한 달이 채 되지 않았습니다."

"이 정도면 이미 논의를 나누고도 남았겠군."

"어찌할까요?"


맹주가 말했다.


"취걸개 원로."

"예, 맹주."

"개방주에게 서신을 보내시오. 사도천의 동태가 수상하니 개방 전체를 총동원하여 그들의 행보에 예의주시하라고."

"알겠습니다."

"총군사."

"하명하십시오."

"맹주의 권한으로 비연각의 통솔권을 네게 넘기겠다. 가서 취걸개 원로와 함께 개방과 협력하여 사도천을 예의주시하라."

"알겠습니다."

"사태가 중하니 배웅은 하지 않겠소. 가서 일들 보시오."


맹주가 축객령을 내렸다.

그들은 고개를 숙이며 집무실에서 나왔다.


"하필이면 사도천이란 말인가···."


10년 전 정사전쟁에서 그들의 끔찍함을 익히 알고 있었던 운허는, 그들이 다시 한번 중원을 침공하는 것이 두려웠다.


'시기가 좋지 않군···.'


현재 운허는 맹주로서 퇴임이 머지않았다.

더구나 새로운 맹주를 뽑기 위해 구파일방과 오대세가가 밑 작업에 한창 열중이었다.

헌데 이 시기에 하필이면 사도천이 전쟁 조짐을 보인다?


'필시 인위적인 일이다.'


섬서성 동천 학살 사건.

그리고 최근에 일어난 형산파의 사건까지.

섬서는 우연이라고 여길지언정, 형산파는 이곳 무림맹과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대놓고 무림맹의 목에 비수를 겨누는 것이었다.


"암영대주."


그러자 맹주의 옆으로 복면을 두른 사내가 튀어나왔다.


"하문하십시오."

"무림맹 형산 지부로 찾아가라. 가서 형산파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낱낱이 파악하고 오도록."

"예, 알겠습니다."


암양대주가 고개를 숙이며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대체 무림이 어떻게 돌아가려는지···."


제발 기우에 지나지 않았으면 좋으련만···.


맹주의 마음 한구석에 불안의 싹이 움트고 있었다.


**


무현이 향한 곳은 살문의 성도 지부였다.

성도 지부는 살문의 지부 중에서도 가장 규모가 컸다.

실제로 중원 곳곳에 퍼진 지부에 명령을 하달하는 곳이 바로 형산의 성도 지부기 때문이다.


성도지부의 장원은 외관상으로 보면 평범한 무림 문파와 다를 바가 없었다.

거기에 장원의 입구에는 유검문(流劍門)라는 현판이 걸려 있었다.

형산 지부가 일반적인 정육점 형태로 운영하는 것처럼, 성도 지부는 무림 문파 중 하나의 형태로 운영되고 있었다.


"무슨 일로 찾아오셨습니까?"

"그림자에서 나왔다."


그러자 문지기는 한 치의 의심도 없이 문을 열어주었다.

내부는 평범한 문파와 같은 모습이다.

내부에서 기합 소리가 울려 퍼졌다.

무현의 시선에는 각기 다른 나이대의 소녀 소년들이 합을 맞춰 검을 휘두르고 있었다.

이들은 전부 눈속임을 위해 키우는 문도들일 것이다.


무현은 문지기의 인도에 따라 살문의 성도 지부 깊숙한 곳으로 향했다.


살문의 무인들이 어디에 숨어 있는지는 금방 찾아낼 수 있었다.

현경에 오르면서 인간의 한계를 초월한 감각을 얻었기에, 그들의 위치를 특정해 낼 수 있었다.


그렇게 외각에 자리한 전각 안으로 들어갔다.

안에는 텅텅 빈 외관만 자리했지만, 어둠 속에 숨어 있는 무인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무현의 행동은 지체가 없었다.

숨어 있는 무인들에게 검을 휘두르면서 목숨을 거두었다.


"커억-!"

"네놈은 누구냐!"


주위가 소란스러워지자 가장 안쪽의 방에서 중년인이 검을 쥐고 허겁지겁 뛰쳐나온다.


"성도 지부의 지부장인가?"

"귀하는 누구시오?"


살문의 성도 지부 지부장 남기형은 무언가 잘못됐다는 걸 본능적으로 깨달았다.

그의 손에 죽은 무인만 수십 명.

그것도 검을 휘두르는 것조차 보이지 않았다.

거기에 중급 살수들이 멀찍이 서서 포위하고 있었지만, 전혀 긴장한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너희들 죽이러 온 저승차사."

“···쳐라!"


지부장이 다급히 외치자, 살수들이 일제히 무현에게 달려들었다.

수십 개가 넘는 검들이 무현의 급소를 노리기 위해 닿으려던 찰나.


서걱-!


한 번의 절삭음.

검을 휘두르는 것조차 보이지 않을 만큼의 빠른 쾌검이었다.

그러자···.


푸와악-!!


지부장을 제외한 모든 이가 싸늘한 시체가 되어 바닥에 허물어졌다.


"대, 대체 네놈은···!"

"오늘부로 성도 지부는 없다."


무현은 뒷말을 생략했다.

한창이나 머뭇거리던 지부장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그러자 놈의 목덜미에서 상처가 나곤 이내 피가 분수처럼 쏟아져 내렸다.


"커억···!"


그렇게 지부장 또한 싸늘한 시체가 되어 바닥에 쓰러지자.


"이곳을 정부 정리해라. 그리고 무림맹에 알려라."


그러자 어둠 속에서 검은 복면의 여인들이 뛰쳐나왔다.


"그럼 이곳에 있는 아이들은···"

"내버려두거라. 그놈들이 뭔 죄가 있다고."


무현은 지부장의 품을 뒤지다가 이내 암어로 적힌 쪽지를 훑어보곤 품에 집어넣었다.


"나는 당분간 호남을 정리하러 떠나겠다."


그렇게 말한 무현은 곧바로 사라졌다.

성검련의 무인들은 이미 익숙한 듯, 아무 말 없이 시체들을 치우고 흔적을 지워나갔다.


그렇게 약 한 달이 지났다.


***


"···이게 말이 되는 건가?"


맹주는 자신 앞으로 올라 온 보고서를 보며 두 눈을 덜덜 떨었다.

보고서의 내용은 이러했다.


『호남성 일대의 살문 지부로 의심되는 문파와 객잔, 그리고 반점과 일부 사업체를 발견.

개중엔 대부분이 살문 지부로 밝혀짐.

위 사항과 관련된 단체를 아래와 같이 기술하겠음.』


보고서 밑에 살문 지부로 확인된 관련 단체가 빼곡히 적혀 있었다.

어찌나 많은지, 보고서에 적힌 내용보다, 관련 단체가 적힌 것이 압도적으로 많을 정도였다.


"이 내용이 사실인가?"

"비연각과 개방에서 교차 검증을 통해 알아낸 정보입니다."


맹주의 시선에는 무림맹 총군사 제갈천과 원로 취걸개가 나란히 서 있었다.


"호남은 이미 사도천의 영역이라고 봐도 무방하겠군.”

"허어···."


맹주는 의자에 등을 기댄 채 탄식을 금치 못했다.


"맹주, 지금 이럴 때가 아니오. 호남에 밝혀진 지부만 이 정도면···."

"필시 중원엔 이보다 더 한 규모겠지."


맹주 옆에 서 있는 총군사가 읊조렸다.


"맹주. 지금이라도 호남에 무림맹 대대를 파견해야 합니다."

"현재 운용할 수 있는 숫자는?"

"외부로 파견 간 주작대와 백호대를 제외하곤, 현재 무림맹 내부에 남은 건 청룡대입니다."

"청룡대주에게 명령을 하달하도록."

"명령은 무엇입니까?"


맹주가 말했다.


"호남성에 존재한 사도천의 지부를 전부 쓸어버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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