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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어럼블 님의 서재입니다.

리메르 공녀

웹소설 > 일반연재 > 로맨스, 판타지

연어럼블
그림/삽화
연어럼블
작품등록일 :
2018.11.05 21:22
최근연재일 :
2019.07.28 15:06
연재수 :
7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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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7
글자수 :
42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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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24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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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10.바할 후작 영식 (5)

DUMMY

(5)


가장 앞쪽에 있는 흰색 말이 가볍게 투레질을 했다. 그 신호에 맞춰 양쪽에 날개처럼 서 있던 두 마리의 말도 출발 자세를 잡았다. 마부가 줄을 살짝 잡아당기자 맨 앞쪽 말이 발을 크게 굴렀다. 투웅- 육중하게 바닥을 때리는 울림이 미처 가시기 전, 두 마리의 말 역시 흰 갈기를 휘날리며 그 뒤를 따랐다.


스베르디와 라지에가 타고 온 마차는 무늬 하나 없는 흰색 마차였다. 그 흔한 가문의 문양, 보석,휘장 하나 없었다. 평민들도 돈만 있으면 금액을 지불하고 마차를 탈 수 있었으므로 ‘잠깐 빌려 탄 마차’로 보일 의도로 이런 마차를 선택했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런 의도로 이런 온통 흰 마차를 선택한 것이 맞았다면, 후작가 사람들은 완전히 실수한 것이다. ㅡ라고 리메르는 생각했다. 리메르가 지금껏 길거리에서 봐온 마차들은 대부분 마차에 유려한 곡선을 바탕으로 동물 혹은 꽃무늬를 넣고 마부 취향에 맞는 색을 씌우곤 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수수한 모습의 마차는 오히려 길거리에서 보기 힘들었다. 신전 마차를 본 적 없는 평민들은 되레 이 수수한 외관을 보고 신전 마차로 오해할 소지도 있었다.


그러나, 아마도 후작가는 평민들의 감상 따위 고려하지 않았을 것이다. 귀족들이라면 마차를 보는 눈이 있으니 이 마차에 쓰인 원목을 알아볼 것이고, ‘뒤가 구린 놈이 타고 있구나’라는 생각에 알아서 피해가라는 의도로 이런 마차를 내보냈겠지.


“네르온 삼촌.”


마차가 공작가의 분수대를 빙글 돌아서 정문에 도달했다. 문 앞을 지키고 있던 기사들이 휴스티안 백작에게 고개를 꾸벅 숙이고 정문을 여는 것을 보며 리메르가 입을 열었다.


“그래.”


무표정한 얼굴의 리메르를 걱정 가득한 얼굴로 지켜보고 있던 네르온이 냉큼 답했다.


“뒤에 몇 명이나 따라가나요?”

“어···음.”


난감한 얼굴로 주위를 둘러보던 네르온이 천천히 무릎을 꿇고 리메르와 눈을 맞췄다. 짙은 보라색 눈이 네르온을 내려다봤다. 어느새 바뀐 시야에 속으로 놀라움을 삼킨 후작이 작게 속삭였다.


“에드쉬는 괜찮을 거란다.”


네르온 딴에는 안심시키려는 의도로 한 말이었지만, 그 말은 정답이 아니었다. 리메르는 눈살을 살짝 찌푸린 채 고개를 저었다.


“저는, 정확한 수를 원해요.”

“에드쉬 나이보다 한 명 더 많은 이들이 지켜보고 있을 거야.”


열 두 명. 기껏해야 여덟이나 보냈나 싶어 잔뜩 걱정이 드리워졌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하지만 소녀는 이내 숫자와 실력은 비례하지 않는다는 생각에 웃음을 지웠다.


근심 걱정 가득한 얼굴만큼이나 무거운 한숨이 소녀의 입술을 타고 흘러나왔다.


“확실히 안전한 게 맞을까요? 저는··· 저는, 할 수 있는 게 없어요. 정말 화나지만 이게 현실이에요.”

“아니야. 그렇지 않아. 에드쉬는 너를 믿었기 때문에 후작가에 갈 수 있었어. 네가 든든히 뒤를 지키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으니까.”

“과연 그럴까요.”

“그렇고말고.”


후작이 작게 웃었다. 설마 자신이 이런 말을 하게 될 줄 몰랐지만.


“네 입으로 말했잖아. 네가 소공작이라고. 에드쉬를 지킬 정도는 된다고. 권력으로 찍어 누르는 것은 분명 안 좋은 일이지만, 또 다른 권력에 대항하기에는 이것만큼 좋은 것도 없지.”


‘네르온님이 저런 말을.’


안 그런 척 이야기를 듣고 있던 게레인이 두 눈을 크게 떴다. 네르온은 혼자 반응하는 게레인을 모른 척 넘겼다. 그 사이 표정을 누그러뜨린 리메르가 간절한 눈으로 네르온을 응시했다.


“그래도··· 숙부님. 진짜, 진짜 믿을게요. 무엇보다 후작가에 가는 길에 아무 일도 없기를. 무사히 후작가에 갔다가 돌아올 수 있기를.”

“분명 아무 일도 없을 거란다.”


네르온은 결연한 눈으로 마차에 올라타던 스베르디를 떠올렸다.


“그러기 위해 저 후작가의 장남이 온 것일지도 모르겠구나.”

“네? 그게 무슨 말이시죠?”


리메르가 의문 가득한 눈을 `했다. 네르온은 여기서 더 설명해줄까 하다가 괜한 걱정을 심어줄 것 같아 아무 말 없이 연갈색 머리를 쓰다듬었다.


“괜한 시비가 걸리지 않게 직접 데리러 왔다는 거란다. 아마 후작가에는 안전하게 도착할 것 같으니 에드쉬를 믿고 기다리자.”

“믿고···.”

“이게 위로가 될지 잘 모르겠지만, 에드쉬는 강한 아이야. 예전에 장기간 사라진 후에도 다시 나타나지 않았느냐. 라지에라는 자도 정말 에드쉬의 편이라면, 승산이 전혀 없지는 않아.”


후작의 말에 지옥 같았던 몇 개월을 상기한 리메르의 얼굴이 창백하게 질렸다. 게레인과 힘겨루기 후 피를 토했던 에드쉬, 검은 기사에게 제발 에드쉬를 살려달라고 빌었던 자신, 깨어난 후 마주했던 절망적인 상황들.


피를 토한 것을 봤기 때문일까. 에드쉬가 공작가의 기사단장과 힘겨루기를 할 정도의 무력을 보였다는 것과 수준급의 암기 실력을 지녔다는 것은 리메르의 머릿속에서 이미 사라진 후였다.


‘···그 원흉이 저기 있지.’


리메르는 꾸준히 자신의 시선을 피하는 게레인과 자신을 안심시키려는 듯 미소하고 있는 네르온을 진하게 바라본 후 한숨을 내쉬었다.


‘이미 지난 일을 꺼내서 뭐하겠어.’


“알겠어요. 믿어볼게요.”

“그래.”


네르온이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대화를 얼추 들은 어른들과 트레비안도 에드쉬가 무사히 돌아올 것이라고 호언장담하며 리메르를 격려했다.


‘아.’


에드쉬에 대한 걱정이 옅어지자 아직도 얼굴을 보지 못한 두 사람에 대한 그리움이 몰려왔다. 분명히 어딘가에서 사지 멀쩡하게 살아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문제가 있다면 얼마나 꼭꼭 숨어있는지 공작가의 정보력으로도 흔적을 찾을 수 없어 리나를 통해서만 소식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것조차 조만간 만날 수 있다는 말뿐이었지만.


‘세실. 시르. 너희는 어디에 있어?’


갑자기 강하게 느껴지는 무력감에 리메르가 몸을 움츠렸다. 그걸 날이 추워 그런 것이라고 오해한 유모가 얼른 숄을 가져와 리메르 몸에 빙빙 둘렀다. 하지만 가슴속에서부터 올라온 한기는 숄이 가져다주는 온기를 압도했다. 온몸을 관통하는 한기에 몸을 부르르 떤 리메르가 바람이 스며들 틈 없이 숄을 강하게 여몄다.


얼른 들어가자는 유모의 호들갑에 못 이겨 공작저로 한 걸음 내디뎠던 발이 그대로 멈췄다. 소녀는 이미 정문을 빠져나가 잔상조차 남지 않은 마차를 찾듯 저 멀리 시선을 던졌다가, 다시금 공작저로 발걸음을 옮겼다.



**



마차 안은 조용했다. 라지에는 아무런 생각이 없었고, 휴스티안 백작은 생각보다 더 어색한 분위기에 그답지 않게 이 침묵을 깰 수 있는 주제를 찾았다. 하지만 이 사람들에 대해 도통 아는 게 없으니 결국 그가 선택한 것은 침묵이었다.


“······.”


맑은 눈이 연신 에드쉬를 흘긋거렸다. 에드쉬는 방글방글 웃던 얼굴을 유지하고 있었으나 눈은 웃고 있지 않아 어딘가 말을 붙이기 힘든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이왕 가기로 했으니까 후작가에서 네 몫 확실히 챙겨와!’


“큭.”


네 몫 확실히 챙겨와라. 리메르가 어제, 온종일 세뇌했던 말이었다. 이기고 오라는 것도 아니고 네 권리를 찾아오라는 것이 참 리메르다우면서 현실적이었다. 터져 나오는 웃음은 쉽게 멈추지 않아서, 에드쉬는 손등으로 입을 가리고도 크흠,큼,큼 한참동안 헛기침을 했다.


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던 스베르디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입을 열었다.


“행복해 보여 다행이야.”


그 말에 얼굴을 경직시켰던 에드쉬가 부드러이 웃었다. 그 모습에 용기를 얻은 듯, 스베르디가 속에 담아두었던 말을 꺼냈다.


“끝까지 못 막아줘서 미안해. 사실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어. 그래서 너를 그렇게···.”


방치했지. 모른척하고, 어쩔 수 없다고, 너도 좋아서 하는 거라고 애써 합리화를 하고 넘겨버렸어.


차마 여기까지 말하지 못한 스베르디가 괴로운 얼굴로 고개를 숙였다. 딴청을 부리고 있던 백작이 그대로 굳어버렸고, 라지에는 흐음- 소리를 내며 에드쉬를 응시했다.


에드쉬는, 손을 올려 스베르디의 어깨를 감싸잡았다. 리메르가 남을 위로할 때, 혹은 용기를 북돋아 줄 때 자주 하는 행동이었다.


“괜찮아요, 형님. 충분히 애 써주신 거 다 알고 있어요.”

“···그게,”

“솔직히, 원망한 적도 있었지만.”


골격이 잡혀가는 어깨가 작게 들썩였다. 그 변화를 모른 척 넘긴 채 아직 앳된 얼굴의 소년이 느릿하게 말을 이어갔다.


“형님 아니었으면 저는 지금까지 제 존재 의미를 알지도 못했겠죠.”

“···.”

“어머니께 들었어요. 형님이 어렸을 때 저를 자주 찾으러 오셨다고. 형님이 아니었으면 저는 평생 그 별채에 처박혀서 무의미하게 숨만 쉬며 살아갔겠죠.”


스베르디가 손을 내밀지 않았다면 평생 드 바할이라는 이름을 쓸 일은 없었을 것이다. 고등 교육을 받지도 못했을 것이고, 검을 잡을 일도 없었을 것이다. 물론 내민 손을 기꺼이 잡은 덕분에 인생은 가시밭길이었지만 사람 사는 냄새는 났다. 에드쉬는 그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었다고, 또한 그 가시밭길의 끝에서 리메르를 만날 수 있었으니 되었다고 생각했다.


“그러니 괜찮아요.”


스베르디는 제 어깨를 토닥이는 에드쉬 앞에 기어이 무너져내려 입을 틀어막았다. 애써 참은 것이 무색하게도 넘쳐 흐른 눈물이 툭- 툭- 떨어져 내려 에드쉬의 바지와 소파를 적셨다. 에드쉬가 난감하다는 듯 스베르디의 어깨를 토닥이며 머리를 긁적이다가 입을 열었다.


“어머니는 잘 계신가요?”

“응. 잘 지내셔.”


흰 뺨을 타고 또다시 눈물이 흘러내렸다. 잠깐의 고민 끝에 품에서 손수건을 꺼내 스베르디에게 쥐여준 에드쉬가 그런가요, 라고 말하며 고개를 주억거렸다. 스베르디는 히끅,히끅 자꾸 새어 나오는 울음을 간신히 막아내고 소매로 나머지 눈물을 닦아내며 고개를 위아래로 크게 끄덕였다.


“···널 기다리고 계셔.”

“그렇군요.”


확신에 찬 몸짓과 목소리를 들은 건조한 시선이 창문을 훑었다. 마치 길을 다 외우듯이.


그리고 한 손으로 스베르디를 토닥이고, 나머지 손으로 턱을 괸 채 바깥의 풍경을 바라본 지 약간의 시간이 흐른 후. 알록달록한 건물들 사이, 아주 조그마한 어둠에서 작은 빛이 반짝였다. 에드쉬는 진하게 웃으며 턱을 괴고 있던 손을 들어 살짝 열려있던 반투명한 창문을 완전히 닫았다. 미세하게 팅-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형님. 감사합니다.”

“응? 뭐가?”


미약하게 들썩이던 어깨가 움직임을 멈췄다. 깜짝 놀란 듯 빨개진 눈을 들어 에드쉬를 바라본 스베르디가 멍청한 얼굴로 눈을 깜빡였다.


옆얼굴에 따갑게 내리꽂히는 뱀 같은 남자의 시선을 느끼며 에드쉬가 빙긋 웃었다. 제 이복동생이 무언가를 눈치 챈건가 싶어 긴장한 얼굴로 라지에를 바라보았던 스베르디는 저가 너무 티 나게 행동했다는 생각에 낭패 어린 얼굴로 고개를 숙였다.


에드쉬는 표적을 바꿔 저를 힐끔힐끔 쳐다보는 스베르디에게 최대한 무해하게 웃어 보이며,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어깨를 으쓱였다.


“절 직접 데리러 와주셔서요. 설마 형님이 오실 줄은 몰랐거든요.”

“아······.”

“이렇게 뵙게 되어 기뻐요.”

“그, 그렇지? 나도 그래.”


하나로 낮게 묶은 머리가 고갯짓에 따라 살랑거렸다. 활짝 미소 지은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라지에가 자리에서 일어난 것은 그때였다. 앞으로 팔을 쭉 뻗어 몸을 풀어주던 그가 한술 더 떠 목을 상하좌우로 움직이며 씩 웃음 지었다.


“으음. 어깨가 조금 찌뿌둥하군요. 역시 저는 마차 체질이 아닌가 봅니다.”

“아, 저···,”

“그렇습니까?”


에드쉬가 냉큼 그 말을 받았다.


“네에. 그래서 말인데, 이제부터는 마부 옆으로 가도 될까요?”


에드쉬가 방긋 웃으며 스베르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저는 괜찮을 것 같은데. 형님은 어떠신가요?”

“지금··· 밖에 말이냐?”

“네. 도련님. 곧 도착하겠지만, 얼른 바람을 쐬고 싶어서요. 양해를 구해도 괜찮겠습니까?”

“지금···.”


스베르디는 무언가 눈치챈 듯 불안한 눈으로 창밖을 흘끗거렸다. 그 시선을 내려 날카로운 눈빛을 한 휴스티안 백작과 아무 생각 없어 보이는 라지에와 에드쉬를 번갈아 쳐다본 소년이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백작님. 양해를 구해도 괜찮을까요?”


골똘하게 생각에 잠겨 있던 백작이 흔쾌히 찬성의 뜻을 내보였기에, 라지에는 백작의 말이 끝나자마자 마차의 문을 열고 몸을 날렸다. 빠르게 닫히는 문을 야무지게 잡아 능숙하게 자물쇠를 채운 에드쉬가 여상스럽게 웃으며 커튼을 쳤다.


“참··· 언제 봐도 라지에는 기운이 넘치네요.”


작가의말

잊을 만 하면 나오는 세실과 시르죠..() 

얼른 등장시켜야 하는데.. 제가 잊어버리는 것도 문제지만 리메르가 애들을 잊어버리는 것도 문제라 넣어보았습니다. 

벌써 4월이 다 갔네요 ㅠㅠ 갑자기 엄청 더워졌는데 이럴 때 감기 걸리면 진짜 오래가니까 감기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그럼 금요일까지 화이팅입니다!! 

항상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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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메르 공녀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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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10.바할 후작 영식 (10) 19.07.28 107 0 10쪽
71 10.바할 후작 영식 (9) 19.05.21 92 0 12쪽
70 10.바할 후작 영식 (8) 19.05.15 91 0 13쪽
69 10.바할 후작 영식 (7) 19.05.14 108 0 12쪽
68 10.바할 후작 영식 (6) 19.04.25 116 0 12쪽
» 10.바할 후작 영식 (5) 19.04.24 124 0 13쪽
66 10.바할 후작 영식 (4) 19.04.20 104 0 13쪽
65 10.바할 후작 영식 (3) 19.03.31 149 0 15쪽
64 10.바할 후작 영식 (2) 19.03.29 138 1 14쪽
63 10.바할 후작 영식 (1) 19.02.18 144 0 13쪽
62 9.델리상트 공작령 (12) 19.02.17 134 0 8쪽
61 9.델리상트 공작령 (11) 19.02.08 143 0 15쪽
60 9.델리상트 공작령 (10) 19.01.30 151 0 17쪽
59 9.델리상트 공작령 (9) 19.01.27 164 0 12쪽
58 9.델리상트 공작령 (8) 19.01.11 191 0 12쪽
57 9.델리상트 공작령 (7) 18.12.29 182 0 11쪽
56 9.델리상트 공작령 (6) 18.12.26 162 0 12쪽
55 9.델리상트 공작령 (5) 18.12.24 170 0 13쪽
54 9.델리상트 공작령 (4) 18.12.21 155 0 15쪽
53 9.델리상트 공작령 (3) 18.12.19 178 0 14쪽
52 9.델리상트 공작령 (2) 18.12.16 176 0 13쪽
51 9.델리상트 공작령 (1) 18.12.14 196 0 13쪽
50 8.하이브리엄 (5) 18.12.11 196 1 12쪽
49 8.하이브리엄 (4) 18.12.09 178 1 12쪽
48 8.하이브리엄 (3) 18.12.07 188 1 12쪽
47 8.하이브리엄 (2) 18.12.05 195 2 10쪽
46 8.하이브리엄 (1) 18.12.03 195 1 12쪽
45 7.신전 방문 (2) 18.12.01 197 3 16쪽
44 7.신전 방문 (1) 18.11.29 209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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