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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펀치입니다.

이혼 후 거물급이 몰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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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깡펀치
작품등록일 :
2024.05.08 10:18
최근연재일 :
2024.06.10 13:34
연재수 :
3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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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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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글자수 :
174,355

작성
24.05.30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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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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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글자
11쪽

이혼 후 거물급이 몰려온다 25화

DUMMY

[25화]




휘리릭-


비닐하우스 밖으로 불어오는 찬 바람. 


본격적으로 겨울이 왔음을 알리는 칼바람 소리가 태산의 귀에도 들려왔다.


한편, 겨울나기가 시작되면서 추위가 시작되고 있을지언정.


태산은 비닐하우스에 자라있는 딸기를 수확 할 때면 마음만은 따뜻했다.


뚜- 뚜- 뚜


열심히 딸기를 수확하는 와중.


벨 소리가 울렸다.


“누구지?”


급히, 핸드폰 화면을 확인해보았다.


안 그래도 저장된 번호가 몇 없는 가운데, 모르는 번호로 걸려 온 한 통의 전화.


일단은 통화 버튼을 눌렀다.


“여보세요?”

-아! 임무명씨?! 저 한율백화점 김하랑입니다. 잠깐 통화할 수 있으실까요?


모르는 번호의 정체는 다름 아닌 한율 백화점의 김비서였다.


‘이 시간에 무슨 일이지?’


그녀에게 명함을 받은 뒤로, 따로 번호를 저장해두진 않았다.


때가 되면, 알아서 그녀에게 연락이 올 거라 예상은 들었지만, 생각보다 그 텀이 짧은 탓에.


태산은 그녀가 무슨 용건으로 전화를 다 했는지 궁금했다.


“아, 네. 안녕하세요. 통화는 가능한데 무슨 일로 그러시는 걸까요?”

-아, 그게 다름이 아니라···.


김비서는 난감해하는 모습이 목소리만으로도 느껴졌다.


아무래도 뭔가 할 말이 있는 모양인 거 같은데, 섣불리 말을 아끼는 모습이라고 해야 할까?


태산은 되레 마음을 편안히 먹었다.


“말씀해보시죠.”

-그게···.

“···.”

-줘봐. 내가 직접 이야기해 볼 테니까.

“···?”


김비서 말고도 옆에 누군가 있는 것인지,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다른 목소리.


희미하게 들려왔지만, 상당히 낯이 익다 못해 단번에 알 수밖에 없는 목소리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이누리였다.


-안녕하세요, 임무명씨. 저는 골든 백화점의 대표 이누리라고 합니다. 긴히, 드리고 싶은 말이 있는데요. 저랑 따로 이야기 좀 해요.


정감이라고는 전혀 느껴지지 않는 말투.


이누리는 목소리만 들어도 예나 지금이나 여전한 모습인 거 같았다.


어쨌거나, 따로 하고 싶은 말이 있는 모양인데···.


태산은 혹시나 해 목소리를 내리깔고는, 그녀에게 물었다.


“음,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대표님이 직접 이렇게 전화를 다 주셨죠?”

-다른 건 아니고, 단도직입적으로 말을 하자면 임무명씨 딸기 납품 건에 대해서 파격적인 제안을 하고 싶어서요.

“제안이요?”

-네, 자세한 부분은 직접 찾아뵙고 이야기를 드리고 싶네요. 말 나온 김에 우리 미팅 날짜를 따로 잡아보는 게 어떨까요? 일단, 저희 골든 백화점이 제안하는 이야기를 들어보시면 실망은 안 하실 겁니다.

“풉.”


태산은 이누리의 이야기를 듣고는 입꼬리가 절로 올라갔다.


그녀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잔뜩 실려있는 걸로 느껴졌지만 미세하게 떨림은 태산을 속일 수 없었다.


무언가에 쫓기는 듯한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태산은 그녀의 성격을 모를 리 없었기에, 급하게 미팅을 가지려 하는 데에는 무언가에 압박당하고 있어 그런 게 아닐까 싶었다.


더불어.


태산도 내심 궁금했다.


과연, 미팅 장소에서 전남편을 만나게 될 거라는 예상을 전혀 하지 못한 가운데···.


‘나란 걸 알면 어떤 반응일까나.’


태산은 생각만 했는데도 입꼬리가 좀처럼 내려가질 않았다.


“뭐, 그럽시다. 대표님께서 어떤 이야기를 하게 될지 좀 궁금하긴 하네요.”

-이야기가 통하는 거 같아 다행이네요, 절대 실망하지 않을 겁니다. 그러면 날짜는 언제쯤으로 잡을까요?

“다음 주, 주중 어떠세요? 제가 그때밖에 시간이 안 될 거 같아서요.”

-흠, 알겠어요. 그럼 다음 주 월요일에 뵙죠.

“그래요.”


뚜- 뚜-


이윽고, 그녀와의 짤막한 통화를 마친 태산은 미소가 지어졌다.


이혼한 이후로, 거의 반년 만에 다시 만나게 되는 자리.


과연, 그녀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벌써 기대가 들었기 때문이다.


* * *


“에이, 뭐야. 별거 아니네. 김비서, 다음 주 미팅 장소부터 얼른 찾아봐. 아니지. 우리 백화점으로 직접 초대를 하는 게 나을까?”

“대표님, 일단은 저희 백화점으로 잡는 거보단 따로 미팅 장소를 선발하는 나을 듯합니다. 일단 미팅 때 어떤 반응을 보일지 살핀 뒤, 차후 결정해도 좋을 거 같습니다.”

“그래? 그럼, 그때 이야기해보고 정해야겠군.”

“그래도 회장님한테 할 말이 생겨 다행입니다.”

“체면은 생긴 셈이지. 이번 미팅 때 사활을 걸자고, 김비서.”

“알겠습니다.”


이누리는 일단은 한율백화점에 딸기를 납품하고 있는 거래처와 미팅 약속을 잡은 부분에 흡족했다.


계약 성사는 직접적으로 만나서 승부를 걸어 볼 사항이지만, 나름의 자신은 있었다.


한율 백화점에서 어떤 제안을 받고 있든 간에, 그보다 파격적이고 대우 또한 충분히 맞춰줄 수 있었기에.


그녀는 이미 납품 계약 성사는 따놓은 단상이라고 여겼다.


이윽고, 그녀는 한시름 가벼운 마음으로 한율그룹의 회장.


이한백댁을 찾았다.


“할아버지, 저 왔어요.”

“들어와라.”


이누리는 목소리를 가다듬고, 이한백 회장의 서재 안으로 조심스레 발을 디뎠다.


조용한 분위기가 엄숙한 가운데.


이누리는 이한백 앞에서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할아버지, 편안히 잘 지내셨어요?”

“···.”


이누리가 적적한 분위기를 깨고자, 살가운 말투로 이한백의 안부를 먼저 물었다.


하지만, 이한백은 손녀의 안부를 물었음에도 달갑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게.


“누리야.”

“네, 할아버지.”

“요즘, 네가 생각하기에는 백화점이 잘 돌아가는 거 같니?”

“그게···.”

“오늘 내가 보자고 한 이유를 알고는 있을 테고.”

“할아버지, 그 전에 말씀드릴 게 있어요. 제가 오늘 미팅 하나를 잡았는데요. 그게 뭐냐면요.”


탁-!


이누리는 다급하게 말을 잇자, 이한백은 탁상을 크게 내리쳤다.


그도 그럴 것이.


“누리야.”

“네, 할아버지···.”

“오늘 내가 어떤 이야기를 들었는지 아느냐.”

“···아니요.”

“흠···. 그러겠지. 생전 연락 한 번 안 하던 그놈이 웬일로 아침부터 연락을 다 했으니깐.”

“아···.”


이누리는 이한백 입에서 ‘그놈’이라고 따로 지칭하는 인물을 모를 리 없었다.


오랫동안 골든 그룹과 경쟁이 붙었던 그룹으로 다름 아닌 한율그룹의 회장.


바로 송만석을 지칭한다는 것을···. 


골든 그룹과 한율그룹은 한국 사회의 재벌 그룹으로 대한민국의 제조업계를 쥐락펴락하는 수준.


하지만, 한율그룹은 늘 골든 그룹의 그늘에 갇혀 서열 2위 그룹으로 알려진 지금.


송회장이 이른 아침부터 어떤 이유로 이한백에게 전화를 걸었는지 이한나는 대강 눈치를 챌 수 있었다.


‘송회장이 또 할아버지 심기를 건드렸구나.’


그녀도 난감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여태껏, 단 한 번도 월매출을 비롯해 매년 한율백화점보다 매출 동향 하나만큼은 뒤떨어진 적이 없었으니깐.


그러나, 작년 연말을 시작으로 처음으로 한율백화점에게 월말 매출에 크게 뒤처지고 말았다.


가뜩이나, 그 뒤로 바짝 쫓아오는 미라클 백화점과도 매출 부분이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던 탓에.


이한백이 이토록 성을 내는 건 당연했다.


“역사로 보나, 경영 방식으로 보나 한율은 절대 우리의 발끝보다도 못한 것들이야! 그런 녀석들을 상대로 우리 골든이 뒤떨어지는 게 말이 되느냐?!”

“···.”

“그 달린 입으로 한 번 말해보래도. 제아무리 하나뿐인 손녀라고 하지만 내 골든그룹에 먹칠을 하는 건 그 누구도 용납할 수 없다. 어디 한 번 뱉어보거라.”

“할, 할아버지. 진짜 잠깐 주춤한 것뿐이에요! 다음 주에 큰 미팅도 잡혀있고 요즘 이태리에서 핫한 ‘마일레’랑 콜라보 상품도 기획 중인 프로젝트가 있어서 반드시 흥행할 거예요!”

“큰 미팅?!”

“네에, 그 한율백화점에서 주력 상품으로 걸고 있는 과일이 있는데 그 거래처랑 연락이 닿아서 저희가 적극적으로 따올 생각이에요.”

“흐음, 나를 만족할만한 결과물을 가져올 수 있겠느냐?”

“당, 당연하죠. 할아버지. 제가 누구예요. 바로 할아버지의 장손녀 이누리잖아요.”

“나를 실망 시키지 않았으면 하는구나.” 

“걱정 마세요, 할아버지. 반드시 계약을 따내고 다시 골든 백화점을 우뚝 세울 거예요.”


이누리는 이한백 앞에서 당당한 포부를 밝혔다.


어떻게든 할아버지의 체면을 살리다 못해, 다시 골든 백화점을 업계 1위로 자리로 되돌려 놓으려 했다.


‘반드시···. 반드시 따내고 말거야.’


* * *


“하필 잡아도 여기로 잡으면 어떡하자는 거야.”


서울에 위치한 인접이 드문 브런치 카페.


태산은 약속 장소에 늦지 않게 도착했다.


약속 장소에 도착하자마자, 태산은 잊고 있던 기억들이 절로 떠올라졌다.


그도 그럴 게.


약속 장소가 다름 아닌, 이누리와 첫 만남이 이루어졌던 곳이 바로 이곳 브런치 카페였기 때문.


더군다나.


서울 한복판에 사람이 잘 닿지 않는 이곳 브런치 카페에서 데이트를 자주 했던 터라.


태산에게는 추억이 깃든 곳이기도 했다.


물론, 그건 어디까지나 옛이야기에 불과할 뿐.


태산은 옛 추억은 뒤로한 채, 선글라스를 끼고 카페 안으로 들어섰다.


‘마침, 와있네.’


태산은 단번에 그녀를 알아보았다.


창가 끝 쪽에 앉아있는 그녀를 보고, 이누리가 앉아 있는 창가 자리.


그 자리 또한 태산과 자주 앉았던 공간이었으니깐.


“안녕하세요.”

“···어?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이대표님 맞으시죠.”

“아, 네에. 임무명씨?”

“네, 맞습니다.”


태산은 그녀를 보자마자 여유로운 반면.


반대로 이누리는 조금 얼떨떨한 태도였다.


언론에 몇차례 알려진 바가 있었지만, 이렇게 단번에 자신을 알아볼 줄은 미처 몰랐으니깐.


“일찍 오실 줄은 몰랐습니다. 많이 기다리셨나요?”

“아니요, 저도 방금 도착해서 오래 기다리지는 않았습니다.”

“다행이네요.”


뭐지?


이 친숙함은?


한편, 이누리는 검은 선글라스를 쓰고 온 임태산을 보고는 왠지 모를 낯이 익은 모습이었다.


풍기는 분위기며,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목소리 또한 상당히 귀에 익었다.


“저희 언제 한 번 뵌 적이 있을까요? 상당히 낯이 익은 느낌이라서요.”

“하하, 길 가다가 우연히 마주쳤을 수도 있겠네요.”

“그런 느낌이 아닌데···. 아! 죄송해요, 잠시 옛 생각이 나서.”

“괜찮습니다. 쉽게 안 잊히는 것들은 존재하는 법이니깐요.”

“···?!”


이누리는 뚫어져라 태산을 쳐다보았다


분명 초면인 거 같은데, 초면 같지 않은 이 느낌은 뭘까?


처음에는 단순히 기분 탓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럼, 본격적으로 한 번 들어볼까요? 골든에서는 어떤 제안을 준비했는지 말이에요.”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한율에서 받았던 제안 이상일테니 말이죠.” 

“어디 봐볼까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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