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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쇼 님의 서재입니다.

인생역전 재벌가 입성기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드라마

건쇼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5.28 20:03
최근연재일 :
2024.06.28 07:50
연재수 :
3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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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663
추천수 :
2,177
글자수 :
170,700

작성
24.06.07 08:10
조회
3,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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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글자
11쪽

14화 평생 행복하게 해주겠습니다.

DUMMY

14화 평생 행복하게 해주겠습니다.




사실 난 부모님이 없이 살아왔었다.

그랬기에 가족이 주는 소중함을 모르고 자랐다.

희주와 결혼을 하고 은성가의 사위로 살아왔던 30여년 동안 단 한 번도 그들을 이해하려 노력하거나 그들의 삶에 들어가려 하지 않았었다.

그러나 이제 혼자 사는 삶은 존재하지 않는다.


“일단 앉지.”


우선 날 자리에 앉게 하는 장 부회장.

당황스러운 상황이었지만, 우선은 예의를 잃지 않았다.

내가 자리에 앉자, 기다렸다는 듯 송 여사의 질문이 시작되었다.


“나이는 어떻게 되나?”


“올해 32살입니다.”


희주와 4살 차이.

궁합도 보지 않는다는 나이 차였다.

하지만 아직 꼬투리를 잡지 못했다는 듯 다시 질문이 이어졌다.


“부모님은 뭐하고?”


질문이 이어지는 사이 문이 열리고 음식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양식 전문 레스토랑이었기에 에피타이저로 스프를 들고 들어오는 직원.


“부모님은 일찍 돌아가셨습니다. 혼자서 자랐습니다.”


송 여사의 얼굴이 급격하게 굳어졌다.

평소에도 얼굴의 감정을 잘 숨기지 못했던 장모님.

표정을 보던 희주가 다급하게 말을 했다.


“혼자서 이렇게 잘 컸으면 됐지! 공부도 열심히 해서 한국대 나오고 은성에서도 최연소 팀장이고.”


희주의 말에 못마땅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하는 송 여사.


“사람을 보려면 그 부모를 봐야 하는 거야. 부모 없이 자란 애가 뭘 보고 배웠겠어?”


서슴지 않고 면전에 날리는 독한 말들.

이미 예상한 말이었기에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었다.

난 웃음을 잃지 않고 장모님을 바라보았다.


“부모님께 배운 건 없습니다만, 남들이 부모님께 배울 때 전 사회에서 인생을 배웠습니다. 어려서부터 바로 사회생활을 시작했거든요. 힘들게 자랐지만, 부모 없는 티 낸 적은 단 한 번도 없습니다.”


면접관의 질문에 대답하듯 정확한 발음으로 말을 이어갔다.

송 여사는 약간 당황한 듯 컵의 물을 마셨고, 장 부회장이 숟가락을 들었다.


“이야기는 밥 먹으면서 하자꾸나. 식기 전에 먹자.”


먼저 스프를 한 숟가락 뜨는 장 부회장.

스프를 먹으면서 한 팀장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는 중이었다.


‘이번 매각 건을 성사시킨 한 팀장이라니···.희주가 날 닮아서 사람 보는 눈이 있나 보군.’


장 부회장은 은근히 한 팀장이 마음에 들었다.

일 처리가 마음에 드는 건 당연했고, 책임감과 열정이 가득한 청년이었다.

정략결혼이 탐탁지 않았던 장 부회장은 희주가 데려온 남자가 한선호 팀장이라는데 만족하는 중이었다.


“그래 둘이 얼마나 만났어?”


“이제 1년 다 되어 갑니다.”


“오래도 만났군. 둘이 잘 맞나?”


스프를 입에 넣으며 말하는 장 부회장.

그의 질문에 숨겨진 의미는 이미 잘 알고 있었다.

과거에도 사위 한선호는 마음에 안 들어 했지만, 회사 내에서 한 선호는 언제나 믿었었다.

그동안 내가 손대서 실패한 사업은 전무하다시피 했고 내가 주도한 사업은 믿고 맡겼던 장현수 부회장이었다.

지금은 사위 한선호가 아닌 은성유통의 한선호로 날 만났으니, 마음에 안 들 이유가 없었다.


“희주를 너무나 사랑합니다. 평생 행복하게 해주겠습니다.”


스프를 뜨던 숟가락을 내려놓으며 내 눈을 바라보는 장 부회장.

자신이 다니던 회사의 대표가 장인어른이라면 당황하거나 주눅들만도 한데 전혀 그런 느낌이 아니었다.

한선호의 눈은 결의와 열정 뭐 그런 느낌으로 이글거리고 있었다.


“허허, 자네 배짱이 대단하구만.”


“과찬이십니다. 지금 필사적으로 심장을 부여잡는 중입니다.”


슬며시 입가에 미소가 번지는 장 부회장.

대답 하나하나가 묘하게 끌리는 구석이 있는 남자였다.


“아니 이거 원 급이 맞아야···.”


여전히 못마땅한 얼굴의 송 여사.

그리고 그런 송 여사가 못마땅한 희주가 참다 참다 한 마디 내뱉었다.


“선호씨 그렇게 막 대할 사람 아니야. 엄마 초면에 예의 좀 지켜.”


“어머머, 얘 편드는 것 좀 봐?”


“창피하게 굴지 말고 좀!”


난 조용히 상 밑으로 희주의 손을 꼭 잡았다.

옆으로 날 바라보는 희주를 향해 고개를 슬며시 저어 보였다.

오늘의 분위기는 내가 결정해야 하는 것.

장모님의 마음을 얻는 법은 이미 알고 있었다.

차츰차츰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일이었고.

스프에 이어서 나오는 다른 음식들.

부회장이 왔기에 다른 손님들보다 훨씬 신경 쓴 음식들이 화려하게 준비되어 나오고 있었다.


“우선은 먹고 이야기하자 오늘 특별히 신경 쓰라고 장 사장에게 말해놨으니···.”


첫 만남에 결혼이 결정되지는 않는 법.

우선은 시간을 가지고 사람의 됨됨이를 보려는 장 부회장이었다.


“정말 신경을 많이 썼나 봐요. 너무 맛있어요!”


희주는 차가워진 분위기를 업 시키려 여러 이야기를 던지고 있었다.

그녀의 노력과 부회장님의 질문이 이어지면서 식사 시간은 조금씩 흘러갔다.


.


.


.



“오늘 식사는 좀 어땠나?”


어느덧 후식인 케이크까지 나온 식사.

부회장이 온다는 식사가 허술하게 나올 리 없었다.


“이렇게 맛있는 고기는 처음 먹어 봤습니다. 와인은 말할 것도 없고요.”


“입맛에 맞았다니 다행이군.”


자리를 정리하던 희주가 조심스럽게 말을 꺼내놓았다.


“우리 선호씨 어때요?”


“허허, 벌써 우리 선호씨냐? 아빠 서운한데?”


장 부회장은 은근히 희주를 놀리고 송 여사는 탐탁치 않은 말을 늘어놓았다.


“아우, 남자한테 쏙 빠져서는···.”


식사가 끝나가는 지금.

오늘의 목표를 이야기할 시간이었다. 


“오늘 당장 허락해 달라는 말은 하지 않겠습니다. 제가 희주에게 어울리는 남자인지 판단해주시고 말씀해 주세요. 늦더라도 희주가 30살 안에는 결혼식을 올리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아껴왔던 이야기를 꺼내놓자 장 부회장은 슬며시 미소를 지었다.

희주를 데려갈 남자라면 이 정도 배포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기에 지금의 말이 매우 마음에 들었다.


“허허, 자네 오늘 나를 여러 번 웃기는군.”


듣기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 있는 애매모호한 말을 남기는 장 부회장.

그리고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음에 또 보지.”


그리고는 문을 열고 방을 나가고.


“조심히 들어가십시오!”


뒤이어 송 여사도 따라 방을 나섰다.


“선호씨 괜찮아?”


자리에 남아 날 바라보는 희주.

혹여나 놀라지는 않았는지 노심초사하는 모습이었다.


“미리 말 못해서 미안해. 놀랐어?”


“아니, 괜찮아. 미리 알았으면 널 사랑하지도 못했을 거야.”


난 희주의 눈을 바라보며 조용히 말했다.

어쩌면 희주도 일부러 알리지 않았을지도 몰랐다.

자신의 배경이 아닌 진짜 자신을 사랑할 사람을 찾고 있었는지도.


“오늘 너무 고마워. 선호씨 우리도 이제 가자.”


희주의 손을 잡고 나선 호텔 로비.

장 부회장을 보좌하는 비서들이 이미 나와 에스코트하고 있었다.

은성 호텔의 총지배인도 옆에서 대기하고 있는 중.


“희주는 아버님따라 들어가 나 혼자 들어갈게.”


희주를 부회장님께 보내고 조용히 그 뒤를 따라나섰다.

그렇게 차에 올라타는 은성가의 사람들.

문이 닫히고 떠나는 차를 향해 고개 숙여 인사를 보냈다.

은성가의 입성을 위한 첫 페이지는 이제 시작일 뿐이었다.



****


다시 시작되는 한 주.

은성 유통도 회사 성장을 위해 계속된 회의를 이어가고 있었다.

이번 주에 윗선에 컨펌을 받는다면 본격적으로 시작될 PB상품의 제작.

물론 전적으로 상품 제작을 맡는 건 PB상품 파트였지만, 우리 역시 지원이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강 상무님이 어떤 소식을 들고 오려나···.”


지원 본부의 기획 2팀은 결과에 맞게 움직일 준비를 끝내놓고 있었다.



2팀이 기다리고 있는 경영진 회의.

강 상무가 참석해 상품 보고를 마친 상황이었다.

지난 경영 본부 회의에서 나온 PB상품들.

강 상무는 이 상품 리스트를 다시 정리해 경영진 회의에 참석했다.

기본적으로 마트를 운영하는데 있어서 매출을 늘리려면 싸고 좋은 제품은 꼭 필요한 상황.

PB상품은 이러한 고객의 니즈를 맞혀줄 최적의 상품이었다.


“경영 지원 본부에서 올라온 상품들이 아주 괜찮구만.”


“감사합니다. 부회장님!”


그리고 회의의 주최자.

장현수 부회장은 만족스러운 얼굴을 하고 있었다.

강 상무가 발표한 새로운 상품들이 시도할 만한 가치가 있어 보였고 또 가능성이 보이고 있었다.

현상에 머무르지 않고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이 그의 마음을 사로잡은 거다.


“그 핫도그랑 라면은 잘 추진해봐.”


“네, 알겠습니다.”


세세한 제품까지 신경 쓰는 장 부회장의 모습은 경영진들에게 긴장감을 심어주고 있었다.

자신도 모르는 일을 갑자기 물었는데 몰랐다간, 부회장의 쓴소리를 피할 수 없었다.


“다음 회의 때 진행 상황 다시 보고하고. 제조사에 은근히 압박 넣어.”


은성마트의 위세가 점점 커지면서 제조사들도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었다.

만약 은성마트에서 특정 상품을 뺀다면 은근한 타격을 입을 수도 있었기에 다른 회사들도 은성의 눈치를 보는 중이었다.


“바로 진행하겠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끝난 회의.

그리고 강 상무가 회의 결과를 가지고 경영 지원 본부 사무실로 복귀했다.

모두가 긴장되게 기다리고 있는 발표.

자신이 기획한 제품이 선택된다면 실적을 올릴 좋은 기회였다.


“팀장들 내 방으로!”


바로 시작되는 후속 회의.

컨펌된 제품들을 발표하고 그에 따른 업무를 배분하는 시간일 거다.


“뭐가 됐을까?”


안 과장은 팀장들이 들어간 방을 보면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다들 쟁쟁하던데요. 이제 그중에서 사업성 있는 상품이 만들어지겠죠.”


“아···. 내 은성 신발이 어때서 그래?”


앞에 있던 회의에서 안 과장이 선보인 PB상품은 운동화.

나이키나 아디다스가 큰 인기를 끌기 시작한 1990년대였기에 점점 신발의 수요가 늘어가고 있던 시간이었다.


“과장님, 저 같은 마트에서 운동화 안 살 거 같습니다. 싸더라도요.”


“아니 나이키 하나 살 가격으로 신발 두 개를 살 수 있는데?”


시대착오적인 기획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팀원들.

각자의 기획이 컨펌되기를 기다리는 시간.

업무가 손에 잡힐 리 없었다.


“왜 이렇게 오래 걸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본부장실의 문을 열고 나오는 각 팀의 팀장들.

그들의 손에는 전략 기획실에서 작성한 새로운 문서가 들려있었다.

은성 유통의 모든 일을 컨트롤하는 전략 기획실.

그들의 의견은 지원 본부에서는 거의 전적으로 따라야만 했다.


“다들 모여봐. 오늘 회의 결과를 말해줄게.”


내 말에 팀원들이 의자를 끌어 모였다.

각자가 낸 아이템이 선정되기를 바라는 팀원들.


“강 상무님이 부회장님께 컨펌받은 제품···.”


-꿀꺽!


침 삼키는 소리가 잠시 들리고.

난 신 대리를 향해 말을 이어갔다.


“신 대리는 농신에 업무 메일 보내고요. 그리고 유 대리도 핫도그 사장님 만나고 와.”


두 가지는 확정이었다.

물론 진행 상황에 따라 다시 뒤바뀔 수 있었지만, 우선 디벨롭이라도 할 수 있다는 건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다.


“안 과장님은 신 대리 백업 좀 해주시고, 희주 씨도 유 대리 백업.”


우리 2팀에서 선정된 상품은 3가지.

마지막 하나는 내가 제안한 상품.

아니 상품이라기보단 브랜드화할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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