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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쇼 님의 서재입니다.

인생역전 재벌가 입성기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드라마

건쇼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5.28 20:03
최근연재일 :
2024.06.28 07:50
연재수 :
3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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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662
추천수 :
2,177
글자수 :
170,700

작성
24.06.04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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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11화 내가 요즘 눈여겨보고 있어.

DUMMY

11화 내가 요즘 눈여겨보고 있어.




신희승 대리의 부모님이 사시는 경기도 화성.

시세보다 더 낮춘 가격에도 팔리지 않았던 땅을 산다는 사람이 있다는 말에 기쁨을 감추지 못하셨다.


“주말에 땅을 보러 오시라고 하시네요.”


신 대리의 아버님이 가지고 있는 땅은 판교에서도 가치가 가장 높은 판교동 일대.

눈으로 보지 않아도 가치를 알 수 있었지만, 땅도 안 보고 거래를 하는 사람은 없었다.


“좋아요. 서류도 확인하고 해야 하니까···.”


“감사합니다. 팀장님···.”


“뭘 자꾸 감사해요. 제가 판단해서 투자한 건데?”


신 대리의 환해진 얼굴만큼 기획 2팀 사무실도 더욱 환해진 느낌.

점점 다가오고 있는 경영의 어려움을 타결하기 위해 은성 유통에서는 다각도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신희승 대리는 조용히 보고서를 제출하고 자리로 돌아갔다.


“자자, 부지 평가 건도 어느 정도 마무리되어갑니다. 그렇다고 우리가 할 일이 없어지는 건 아니겠죠?”


“그럼요. 일개미는 오늘도 쉬지 않고 일해야죠.”


“어제 말씀드렸던 PB상품 제안서를 다음 주까지 제출해야 합니다. 다들 생각했던 제품 있으면 모두 제안서를 작성해주세요.”


PB상품.

미국 크라이트사에서 기술 제휴로 알게 된 상품의 한 종류였다.

일반적으로 마트에 들어오는 상품들은 타 업체에서 생산하고 유통하는 상품을 우리 마트 내로 들여와서 파는 상품이었다.

그랬기에 제조사와 다른 타 유통 업체를 거쳐서 우리 마트로 오는 상품들은 상대적으로 높은 단가를 유지하고 있었다.


“PB상품의 제조사도 직접 리스트업해야 할까요?”


희주가 의욕적인 모습을 보이며 말을 했다.

마트에서 직접 제조사에 계약을 맺어 직접 상품을 가져오기에 유통 과정이 아주 단순해질 수 있었다.

그 결과 소비자들은 고품질 저가격의 상품을 쉽게 구매할 수 있게 되는 거다.


“당연하죠. 혼자서 하기 힘들면 두 분씩 모여서 하셔도 됩니다. 기안은 다음 주까지로 할게요.”


“네, 우리 마트에 반영할 좋은 제품을 찾아볼게요.”


경영 지원 본부 소속인 기획 담당 2팀에서 올해 보여준 성과는 타 부서를 많이 앞서고 있었다.

젊었을 때 처음 팀장을 달고는 정말 미친 듯 일했던 기억이 났다.

매일 밤을 새우기 일쑤였고 성과를 내기 위해서 전국 방방곡곡 안 가본 곳이 없던 시절이었다.

덕분에 같이 일하던 2팀 식구들이 많이 고생했었다.


‘승진은 아무것도 아니었는데, 왜 그렇게 승진에 목을 맸을까···.’


남들보다 빨리 달리고 싶은 욕망.

거기에 사로잡혀 주변을 돌아보지 못하는 인간의 말로는 뼈저리게 잘 알고 있었다.


“쉬엄쉬엄하세요. 우리 팀에서 적용 상품이 꼭 나와야 하는 건 아니니까. 평소에 이런 제품은 너무 비쌌다. 이런 건 매일 쓰니까 매출에 도움이 될 거 같다. 하는 상품들만 머릿속에서 정리해서 제출 해주시면 될 거 같아요.”


유통에서 근무한 지 다들 최소 7, 8년씩은 되는 베테랑들인 기획 2팀.

장희주를 뺀다면 지금 있는 인원들은 각 파트에서 자신의 몫을 단단히 할 인원들이었다.


“저는 일전에 크라이트와 계약했던 건 마무리 작업하고요. 부지까지 최종적으로 확정 짓는 업무를 진행하겠습니다.”


과거로 돌아온 순간부터 숨 가쁘게 지나온 시간들.

그 사이 은성의 미래를 책임져줄 크라이트 마트 매각과 새로운 은성마트의 부지 확보까지 순식간에 지나갔다.

내가 벌인 일을 바르게 마무리하는 게 지금 가장 급선무였다.


“크라이트에서 돈을 보내주기로 한 날이 내일입니다. 제가 직접 확인하고, 경영진 회의에서 보고하도록 할게요.”


팀원들은 달라진 팀장의 모습에 조금씩 적응해가고 있었다.

지금까지 군대 같았던 회사문화는 이제 서서히 수직적인 관계가 아닌 수평적인 관계로 변화하기 시작할 거다.


‘우리 팀원들은 다들 한자리할 사람들이니까.’


그렇게 다들 변해가고 있었다.



****


은성 유통을 맡고 있는 장현수 부회장의 방.

부회장의 사무실이라고 호화로운 집기들은 보이지 않았다.

다른 부서장과 다를 거 없는 사무실.

그 앞에는 경영 지원 본부장인 강태진 상무가 서 있었다.


“크라이트에 매각한 지분에 대한 달러가 내일 입금 될 예정입니다.”


“수고했어. 한 팀장이 고생 많이 했겠군.”


“이번 출장엔 희주도 함께 갔습니다.”


아무도 모르고 있을 거 같았던 장희주의 정체를 아는 유일한 사람.

본부장인 강태진만 알고 있었다.

물론 처음부터 알았던 건 아니었지만.


“도움이 되고 있긴 한거지. 1년 동안 꽤 많은 업무를 맡았던 거 같은데?”


장현수 부회장도 지원 본부가 하는 일을 잘 알고 있었다.

회사의 업무를 두루두루 알 수 있는 부서가 경영 지원 본부였고, 그랬기에 희주를 처음에 보낸 거였다.


“능력이 뛰어나십니다. 업무에 대한 센스도 있고요.”


“한 팀장이 많이 알려주고 있나 보군. 내가 요즘 눈여겨보고 있어.”


“둘이서 꽤 많은 업무를 맡아서 하고 있습니다. 이번 부지 조사에 대한 보고서도 아주 수준급이고요.”


“더 많이 배워야지. 시야도 더 넓혀야 하고···.”


장현수 부회장이 창밖을 슬쩍 바라보았다.

앞으로 은성유통의 해외 업무를 희주에게 맡길 생각인 부회장.

마냥 어린아이 같았던 딸의 성장이 아빠로서 뿌듯하기도 했지만, 한 편으로 걱정이 되고 있었다.


‘여자라면 좋은 짝을 만나야 할 텐데···.’


어느새 혼기가 들어찬 큰딸.

인성을 강조하던 장은성 회장 덕에 다른 재벌들과는 그 성정부터가 다른 아이였다.

성품이 뛰어난 자신의 딸을 다른 망나니 재벌 아들에게 시집 보내야 한다는 생각에 고민이 많은 그였다.


‘희주를 장기 말로 만들 순 없지···.’


이미 희주에 대한 평가가 다른 재벌가에 들어간 상황.

이곳저곳에서 혼사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었다.

그렇지만, 아직까지 확실한 신랑감이 없었고.


‘희주가 직접 고른 남자로 결정 해야 하나.’


정략결혼은 영 내키지 않는 장현수 부회장은 이내 다시 업무 보고를 이어갔다.


“한 팀장. 이번 고과도 신경 써주게.”


은성 유통 내에서도 그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한선호 팀장.

전무후무한 진급을 보여주고 있는 그였다.

진급이 빠르다는 건 그 만큼 연봉도 올라간다는 소리.

동 나이대에서 그를 따라갈 직원이 없다는 평가를 듣고 있었기에 경영진에서도 그 평가가 아주 높았다.


“이번 계약으로 저희 부지를 확보할 수 있는 디딤돌이 되었습니다.”


“그렇지. 이번 매각은 추진력을 얻기 위함이니···.”


전화위복을 노리는 은성 유통의 이번 매각 건.

장현수 부회장에 한선호라는 이름 석 자를 각인시켜준 일이기도 했다.



****



주중 치열했던 회사 생활을 뒤로하고 다가온 주말.

토요일도 일했던 1990년대 회사의 특성상 주말인 토요일에도 사무실에는 인기척이 들려오고 있었다.


“아니 우리를 까는 게 맞아?”


“어디가 감히 은성을 까요?”


“아니 강북 우유 말이야. 내가 PB로 진행해보자 하니까 단칼에 거절하는 거 있지? 와 자존심 상해서···.”


“강북우유를 다 빼버릴까 보다! 그나저나 우유 상품 알아보고 계시는 거예요?”


“그렇지. 아무래도 사람들이 매일 우유는 먹잖아? 배달은 안 되지만, 와서 싼 거 있으면 그거 사겠지.”


“오호!”


고개를 끄덕이는 유 대리.

안 과장의 말에 아이디어가 떠오른 듯 자리로 돌아가 서류를 뒤적거리기 시작했다.


“자자, 오늘은 주말이니까 일찍 퇴근합니다!”


난 그런 직원웓들을 빠르게 집으로 보낼 의무가 있었다.

지금이야 주말 근무하면 퇴사하는 시대였지만, 지금은 주말에 나와야 인정받는 시대였다.


“아닙니다. 저희는 일 마무리하고 가겠습니다.”


“안 과장, 주말에 나와도 수당도 안 나오는데 왜 그럽니까. 이만하고 다음 주에 하죠.”


다들 눈치껏 나온 주말이었다.

안 과장 역시 집에서 귀여운 아이들이 아빠만 기다리고 있었다.


“신 대리는 오늘 저랑 갈 데가 있습니다?”


“네! 준비 다 끝났습니다.”


다들 밝아진 신 대리의 모습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어떻게 해결했는지 정확한 건 모르고 있었다.

심지어 희주에게까지 알리지 않은 2팀의 극비의 일.


“어디 가세요?”


희주가 눈을 반짝이며 다가왔다.

숨기지 말라는 눈빛을 은근히 보내면서 신 대리에게도 묻는 희주.


“두 분이 가실 때가 없을 텐데···.”


“아, 우리 집 근처에 부지 확인하려고. 내가 봤는데 영 몰라서 말이야···.”


역시 일 잘하는 직원이 임기응변도 빨랐다.

의심의 눈을 하면서도 순순히 수긍하는 희주.


“그런가요? 그럼 잘 다녀오세요.”


그렇게 모두를 속여 넘기고 향하는 곳은 바로 신대리의 아버님이 가지고 계시는 판교동의 땅.

이미 부동산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계시는 중이었다.


“하도 안 팔려서 평당 60까지 내려갔습니다. 3억에 거래하신다고···.”


시세보다도 훨씬 저렴한 금액.

보통 이 정도 마이너스라면 뭔가 문제가 있기 마련이었지만, 판교동이라면 말이 달랐다.


‘투자라···.’


예전이라면 관심도 없었던 투자라는 걸 해보면 재미있을 거 같다고 생각하면서 아버님이 계시는 부동산에 도착했다.


“아이고! 팀장님 안녕하십니까! 희승이 애비되는 사람입니다.”


전형적인 우리네 아버지의 인상을 하고 계시는 아버님.

작은 공장을 운영하신다는 걸 단박에 알 수 있게 만드는 거칠어진 손으로 내 손을 잡고 연신 흔드셨다.


“감사합니다. 이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할지요···.”


“에이, 아닙니다. 저도 투자하려고 사는 건데요. 좋은 가격에 좋은 땅을 사게 돼서 제가 감사하죠.”


우리를 보고 있던 부동산의 중개사 아저씨가 뒤에서 말을 시작했다.


“예, 여기 신 사장님이 가지고 계신 땅에 대한 토지 매매 계약서랑 법적 제한 사항 확인서입니다. 뭐 이 땅에 대한 대출도 없으시고요. 깨끗한 땅이라고 봐도 무관합니다.”


“제가 보증으로 사기를 당하고 나니까 대출이니 보증이니 이런 건 정말 듣기도 싫더라고요. 땅을 보증으로 대출을 받을까 했는데···.”


아버지의 눈시울이 조금씩 빨갛게 물들고 있었다.

지난 몇 달 동안 얼마나 마음고생을 했을지 예상이 되는 상황.

이런 의지라면 앞으로 공장도 잘 운영하실 거라는 같았다.


“고생 많으셨습니다. 우선 땅부터 쭉 둘러보고 계약서 작성하도록 하죠.”


“네네, 이쪽입니다.”


모든 걸 다 잃으신 아버님의 뒷모습이 유독 처량하게 느껴졌다.

연대 보증의 무서움을 몸소 느끼셨기에 앞으로 보증의 보자만 들어도 치를 떠실 게 분명했다.


“여기입니다. 경부 고속도로 옆쪽으로 추후에 개발될 확률이 아주 높은 곳이죠.”


중개사 아저씨는 이곳에 놀이공원이 들어올 거라는 헛소리를 내뱉으며 나를 홀리고 있었다.

아마 여기 있는 사람들이 앞으로 바뀔 이 주변의 모습을 본다면 다들 입이 딱 벌어질 거라 확신할 수 있었다.


“좋네요. 기운이 좋아요. 계약하시죠. 아버님!”


고속도로 옆 허허벌판을 사는 미친놈이라 생각하는 중개사는 큰 소리로 오바하며 계약서를 꺼내놓았다.

이 거래는 자신에게도 큰돈이 걸려 있었기에 무조건 계약을 성사 시켜야 했다.


“나중에 세금적인 부분은 꼭 세무사랑 상담하시고요.”


그렇게 생긴 판교동의 500평의 땅.

희주와 은성을 위해 내가 내디딘 첫걸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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