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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탄지 님의 서재입니다.

내공으로 무한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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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탄지
작품등록일 :
2020.12.02 13:42
최근연재일 :
2021.11.20 13:35
연재수 :
19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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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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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993,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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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8.21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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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64화 논박

DUMMY

“껄껄 우리 억지는 부리지 말게나. 규칙은 규칙이니 어쩔 수 없지 않겠나? 저들도 어차피 우리 계획에 깊숙이 동참했고, 실제로 우리와 함께 뇌전에 가서 싸우기도 했지 않나? 여기에 마리도 몇 명 있으니 알지 않는가? 저들도 폭성의 마리이기도 하니..”



중재를 하고 나선 건 노부였다.

노부가 정리를 하자 폭성주는 단호하게 말을 이었다.



“이제 쓸데없는 일로 시간낭비를 하지 말고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조직의 풍신사람들을 공진에 침투시키려고 했던 것에 대해 먼저 말하겠습니다. 처음과 다르게 두 번째 풍신의 침투는 아주 성공적으로 이뤄졌다고 합니다. 연락병으로부터 풍신 조직원들이 성벽을 올라 공진으로 침투했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잠깐! 잠깐만! 우리 조직 수뇌부는 각자 발언권을 가지고 행동한다. 저 둘의 회의 참여까지는 인정하는데 그들에게는 발언권이 없는 것 아닌가?”


수뇌부 중 하나가 노부가 내놓은 절충안에 또 다른 절충안을 내어 놓았고,



폭성주는 귀찮다는 듯이 답했다.


“제가 이 둘의 발언권을 달라고 했습니까? 저는 지금 공진의 침투에 대해서 말하고 있는데요? 제가 그렇게 탐탁지 않으신가 봅니다.”




수뇌부도 폭성주를 상대하지 않고 노부에게 물었다.


“노부님 그런데 우리 조직은 다인 결정 체제 아니겠습니까? 의결사항을 다수가 결정해서 실행하는 게 저희의 오랜 규칙이 맞지요?”


“껄껄 그렇다네.”



“그런데 요새는 그게 지켜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지금 폭성주는 마치 자신이 여기서 가장 최고의 지도자인 것처럼 행동하고 있습니다.”


말은 노부에게 했지만, 그 화살은 폭성주에게 향했고, 다른 수뇌부들도 이를 거들었다.


“맞습니다. 수뇌부가 각자 조직원을 동원할 수는 있으나, 그건 개인적인 일이 아니라 조직을 위한 일일 때 가능합니다. 특히 미천 점령을 위해 공진에 조직원을 침투시키는 일 같은 건 회의를 통해 결정해야 할 일입니다. 폭성주가 독단적으로 결정해서 할 일이 아닙니다.”




수뇌부들은 폭성주의 행동을 문제 삼기 시작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폭성주가 폭성에서의 일도 아니고 조직에서의 일을 마치 자기가 우두머리라도 된 것처럼, 지시하고, 독단적으로 진행하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고 봅니다.”


기다렸다는 듯이 폭성주에 대한 불만들이 터져 나왔다. 폭성주이자 뇌전주가 되어버렸을 때부터 예견되었던 일이다.


“껄껄 어떻습니까? 폭성주님.”



노부는 수뇌부들의 말까지도 그대로 폭성주에게 돌렸고,


“제가 언제 여러분들에게 명령을 했습니까? 제가 명령을 한다고 여러분들이 들을 사람들입니까? 시작도 안했는데 이렇게 반발을 하시는데, 마치 제가 왕이라도 되는 것처럼 말하는 건 아니라고 봅니다만.”


폭성주도 까칠하게 대응했다.


“폭성주. 말 조심하시오. 우리는 모두 동등한 권위와 권한과 지위를 갖고 있소.”


“알겠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자는 말입니까?”


“지금 보십시오. 그런 태도를 고치란 말입니다. 마치 자기가 우리 위에 있다는 그런 군림하는 태도 말입니다.”


“이거. 아무래도 저를 자극해서 그냥 시비를 거시려는 것 같은데..”


“폭성주 태도 조심하시오!!”



수뇌부들은 이제 노부를 경유하지 않고, 직통으로 폭성주에게 거칠게 의사를 표출했다.



그때까지 웃으며 대응 하던 폭성주는 얼굴 표정을 바꾸며 말했다.

“그래서 제 태도를 고쳐 주시겠습니까?”



각자 불만을 터트려 소란스럽고, 시끄럽던 회의장의 분위기가, 삽시간에 착 가라앉았다.





“지금 뭐하는 겁니까!!”


한 명이 총대를 메고 소리를 지르자 다시 회의장은 시끄러워 졌다.



“껄껄껄. 폭성주님 아무래도 폭성주님이 폭성에서 하시던 습관이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껄껄 아무리 그러셔도 공진 침투라는 일에 조직원을 쓰신다면 회의를 하고 결정을 해야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노부는 자신의 주특기를 여지없이 뽐냈다.


“물론 단순 침투이기 때문에 폭성주님의 선택이 맞다고도 볼 수 있는 면도 있는 것 같습니다만. 껄껄껄.”



폭성주가 웃으면서 물었다.


“지금 남아 계신 분들이 전부 뇌전을 점령하자고 했을 때 반대하신 분들이시죠?”


수뇌부들은 대답 하지 못했다. 아니 할 수 없었다. 다들 폭성주의 눈도 바라보지 못한 채, 애꿎은 탁자만 쳐다보고 있었다.


“만약 그때 다수결에서 밀려 여러분 뜻대로 뇌전을 점령하러 나서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 까요? 아직도 탁자에 앉아서 회의나 하면서 미천 점령을 꿈같은 이야기로 바라보고 있었을 겁니다.”


“지금 다 지난 이야기를 해서 뭐하자는 겁니까.”


“맞습니다. 그때 다수결로 결정해서 잘 된 거 아닙니까? 결국 우리의 원칙인 1인당 1발언권이라는 체계가 잘 작동하는 걸 증명한 것입니다. 우리가 다수결로 결정된 뇌전 점령을 번복을 했습니까? 방해를 했습니까? 체계가 그만큼 잘 작동한다는 걸 증명하는 건데.”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당연히 뇌전 때처럼 공진을 침투할 때도 미리 회의를 통해 결정했어야 합니다. 이런 식으로 독단적으로 결정해서는 안 된다는 말입니다. 결과가 어찌 나올지도 모르는데 자기가 원하지 않는 결과가 나올 것 같다고, 독단적으로 회의 없이 결정한다면, 조직 존재의 이유 자체가 사라지는 겁니다. 폭성주.”




“그리고 하나 덧붙이자면 폭성주의 태도도 문제 삼고 싶습니다. 마치 자신이 조직의 우두머리처럼 행동하지 말아줬으면 합니다. 오늘 회의도 그렇습니다. 정기 회의에 가장 늦게 등장해 우리 전부가 자신을 기다리는 모양새를 만들어, 이곳의 우두머리 같은 모양새를 연출했습니다.”



“회의 때마다 그러는 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늦게 올 줄 몰라서 일찍 오는 게 아닙니다. 한 두 번이라면 그러려니 하겠지만, 매번 그러는 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치 폭성주 성토대회가 열리기라도 한 듯, 수뇌부들은 각자 폭성주에 대한 불만 아닌 불만들을 쏟아내었다.


폭성주는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

자신의 힘이 너무 강해졌으니, 수뇌부들은 수그리고 들어오거나, 그게 아니면 반발하며 견제할 거라는 것을.



폭성주는 내심 자신의 밑으로 알아서 수그리기를 바랐다.

노부가 있는 이상 그런 일은 있을 수 없었겠지만.



폭성주도 수뇌부들처럼 준비했던 말들을 천천히 여유 있게 내려놓았다.


“다들 저에 대한 불만이 이리 많은지 몰랐습니다. 아무튼 제가 부족해서 생긴 일이니 제가 사죄드리겠습니다. 제가 저 개인의 영달이나 부귀를 누리기 위해서 그런 건 아닙니다. 그리고 여러분이 생각하는 게 맞았다면, 제가 지금 이 자리에서 공진 침투에 대한 내용을 말하지 않고 오히려 숨겼을 것입니다. 안 그렇습니까?”






“단지 저는 하루라도 빨리 미천을 점령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제가 미천 점령을 위해 서두르다가 미숙하게 저지른 실수들은 전부 제 잘못이니 사과드리겠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늦지 않도록 조심하겠습니다. 이정도면 충분하십니까? 아니면 아직 부족하십니까?”


폭성주의 말이 끝나자 수뇌부들은 본색을 드러냈다.




“미천 점령을 하기 전에 미리 정해두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걸 정하기 전까지는 미천 점령을 위한 작전도 중지해야 한다고 봅니다.”


“맞습니다.”


“껄껄껄 어떤 걸 말하는 건가?”


“이제 미천을 완벽하게 점령하게 된다면 미천을 어떻게 통치할지도 정해야하고, 종족을 전부 통일 할 것인지, 아니면 지금처럼 분리한 채로 통치할 건지 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미천을 점령한 후에 나누어야 할 것들을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 권력관계가 어떻게 되는지 미리 정해야 할 것입니다.”


“맞습니다. 지금 미리 정해놓지 않으면 나중에 큰 혼란이 생길 겁니다. 미천을 점령하기 전에 미천을 어떻게 통치하고 운영해나갈지를 미리 정해야 합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저는 미천점령 후에 지금처럼 상위 3종족이 하위 3종족을 다스리는 체제를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상위 3종족과 하위 3종족을 다스리는 사람을 조직에서 추천한 사람으로 정하고, 조직이 그 자들을 해임하기를 원한다면 언제든지 회의를 통해 해임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니오. 그렇게 하면 안 됩니다. 미천을 3종족으로 통합해버리고 3명의 조직원이 순번에 따라 각각 종족을 다스려야 합니다. 때가 되면 내려와 다음 차례의 조직원에게 그 자리를 이양하고, 계속 차례대로 3종족을 통치해야 한다고 봅니다.”


조직의 수뇌부들은 각자 자기만의 의견을 펼치며, 미천 점령후 미천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에 대한 갑론을박을 벌였다.



폭성주는 그런 조직의 수뇌부들을 보며 아무런 대응도 말도 하지 않은 채, 그저 웃고 있었다.




미천 점령 뒤에 그들에게 그런 기회가 돌아가지 않을 거라는 걸 누구보다 강하게 확신했기에 웃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미천의 통치방식을 놓고 격렬한 말들이 오가는 상황.


.



노부 역시 그런 그들을 관망하고 있었다.



노련한 노부는 지금 저런 이야기들은 쓸데없는 에너지 낭비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폭성주와 노부 둘 다 그걸 알고 있었지만, 둘은 조직의 수뇌부들을 제지하거나 말리지 않았다.


그렇게 한참을 격렬하게 서로 설전이 오가던 조직의 수뇌부들은 소강상태가 되었고, 서로 침묵하는 시간이 길어지자 폭성주가 나섰다.


“제가 처음 왔을 때만해도 미천 점령은커녕 한 발자국의 진전도 이루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제 다들 진짜 미천 점령이 코앞에 와있다고 생각하나 봅니다.”


“아니 무슨 말을..”


폭성주는 수뇌부들의 말에 대꾸하지 않고, 말을 끊으며 자기 할 말을 이어나갔다.


“또 탁상공론이나 하면서 시간을 보내실 생각이십니까? 그런 일은 미천을 점령하고 나서 정해도 될 일들입니다. 지금은 미천 점령 후를 생각할 때가 아니라, 어떻게 미천을 점령할지에 온 힘을 써야 할 때입니다.”


“폭성주. 뇌전을 점령할 때도 그 감언이설에 넘어갔지만 지금 뇌전주가 된 게 누구지?”


“맞소. 뇌전을 점령한 후를 계획해 놓지 않아서 뇌전주 자리를 폭성주 당신이 홀라당 먹어버렸지 않았소?”


“그래. 또 공진을 점령한 뒤에 공진을 쓱싹하고 먹어버리고 그 기세로 미천을 폭성주가 꿀꺽 할 수도 있지 않은가?”




“벌레 무서워서 음식 못한다는 말이 생각납니다. 그게 무서워서 지금 미천 점령을 못하겠다는 겁니까?”


“제가 기억하기로 그때 여러분들은 뇌전출신 조직 수뇌부들이 뇌전을 점령한 뒤에 뇌전주 자리에 만족할 거라 걱정했었죠? 또 그걸 넘어 미천 점령을 방해할거라고 걱정들 하시지 않으셨습니까? 그런데 지금 그들 뜻대로 되었습니까? 지금 그들이 뇌전을 점령하고 조직의 미천 점령을 방해하고 있습니까?”



“껄껄껄.”


노부가 웃으며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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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 163화 척후 21.08.15 41 0 11쪽
162 162화 암령 21.08.14 40 0 11쪽
161 161화 조왕자 21.08.08 40 0 12쪽
160 160화 과욕 21.08.07 46 0 12쪽
159 159화 도약 21.08.01 50 0 11쪽
158 158화 결단 21.07.31 52 0 11쪽
157 157화 직고 21.07.25 60 0 11쪽
156 156화 시녀 21.07.24 63 0 11쪽
155 155화 생사 21.07.18 61 0 12쪽
154 154화 사생 21.07.17 57 0 11쪽
153 153화 황자 21.07.11 66 0 12쪽
152 152화 왕비 21.07.10 62 0 12쪽
151 151화 집사 21.07.04 60 0 12쪽
150 150화 집행자 21.07.03 61 0 11쪽
149 149화 폭몽 21.06.27 68 0 12쪽
148 148화 스파이 21.06.26 50 0 11쪽
147 147화 자누크 21.06.20 55 0 11쪽
146 146화 벽력제 21.06.19 57 0 11쪽
145 145화 가면 21.06.13 52 0 11쪽
144 144화 후환 21.06.12 60 0 11쪽
143 143화 심문 21.06.06 59 2 12쪽
142 142화 수색 21.06.05 54 0 11쪽
141 141화 실종 21.05.30 65 0 11쪽
140 140화 회수 21.05.29 52 1 12쪽
139 139화 수뇌부 21.05.23 67 1 12쪽
138 138화 뇌전주(2) 21.05.22 57 0 11쪽
137 137화 뇌전주 21.05.16 65 0 12쪽
136 136화 간계 21.05.15 64 0 11쪽
135 135화 혈언 21.05.09 68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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