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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탄지 님의 서재입니다.

내공으로 무한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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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탄지
작품등록일 :
2020.12.02 13:42
최근연재일 :
2021.11.20 13:35
연재수 :
19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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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993,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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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6.13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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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화 가면

DUMMY

원혼술사만 문을 열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불안요소를 위험요소로 키워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어쩌면 창수는 백아를 제거하려 했을 지도 모른다.



“그래 됐다. 어차피 백아 실력으로는 아수라장이 된 코조한에서 1개월도 버텨내지 못할 테니까.”


다행스럽게도 백아는 어찌할 방도가 없었기에 자신의 느낌을 끝까지 고수하지 않았다.


그랬기에 코조한으로 가서 백강이를 찾기로 했고, 목숨을 건질 수 있게 된 것.



“다들 백아 귓속말을 거부해라. 귀찮아 질 수도 있으니까.”



창수는 혹여 백아에게 도움 요청이 올 귀찮을 경우를 사전에 차단했다.


“슈지븐 표정이 왜 그래?”


“아... 아닙니다.. 폭성주님.”



창수는 웃으며 슈지븐의 어깨를 두드리고는 달콤하게 말했다.


“슈지븐. 이제 네가 폭성주가 될 거야.”




창수는 슈지븐이라면 기뻐하는 감정을 숨기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지만,


“예.. 예..”


창수의 예상과는 다르게 슈지븐은 침울한 표정으로 떨떠름하게 답했다.


“슈지븐. 원래 인생이란 다 그런 거야. 살다보면 이런 일도 있고, 저런 일도 있는 거지.”


“목표를 위해서 어쩔 수 없는 희생도 불가피한 거야. 이런 식으로 무너지면 실망인데?”


“아... 아닙니다. 그.. 그게..”


“왜? 뭐 때문에 그러는데? 백강이 때문에?”


창수는 슈지븐의 태도에 슬금슬금 짜증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뭘 그런 걸 가지고 그러냐? 내가 백강이를 알아도 너보다 빨리 알았고, 더 많이 알았다. 나는 위험요소가 우리의 목표와 목숨을 위협하기 전에 선제적으로 제거 한 거야.”


슈지븐은 아무런 대답을 하지 못했고,


“넌 몰랐겠지만 백강이는 우리의 목표를, 목적을, 그리고 목숨을 앗아가려 했어. 난 너희들을 구한 거야. 만약 백강이와 함께 했던 시간 때문에 마음이 약해져서 조금이라도 시간을 지체했다면...”


창수는 자신이 했던 행동을 정당화시키기 시작했다.


“구천을 떠돌고 있었던 건 우리였을 거야.”


슈지븐은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한 채 아무런 대답조차 하지 못했다.


이에 창수는


“하.. 표정이 왜 그러냐? 웃어라. 응? 걔가 죽었냐? 안 죽었잖아. 나도 정이 있어서 봉인만 한 거야. 언젠가는 풀어줄 거라고. 그냥 잠시 격리 시켜놨다고 생각해라. 누가 보면 내가 생사고락을 함께한 동료를 무참하게 살해한 줄 알겠다.”



교묘하게 상황을 조정하려 했으나,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상황이 바뀌지 않았음을 느끼고는 소리쳤다.


“야! 슈지븐!!”

“예.”


창수는 톤을 바꿔 말했다.


“실망시키지 마라. 난 그래도 네가 강한사람인 줄 알았는데, 왜 시간이 갈수록 약해지냐? 내가 알던 너는 무슨 희생을 하더라도 강함을 추구하던 사람 아니었냐?”


“죄송합니다. 다른 게 아니라 몸이 좋지 않아서..”


“슈지븐 난 널 믿고 있다. 실망시키지 마라. 처음에 나에게 보여줬던 그 모습들을 보여 달란 말이야. 왜 이렇게 된 거야?”



“금방 정신 차릴 거라고 믿는다? 알았지?”

“예.”


“인마. 왜 이렇게 힘이 없어? 너 믿는다?”

“옛.”


창수는 그렇게 일단락을 짓고는 슈지븐과 자누크를 이끌고 다시 미천으로 돌아왔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폭성으로.





***



“노부님. 지금 폭성에 마리가 몇 입니까?”


창수의 물음에 노부는 호탕하게 말했다.


“껄껄. 본래 12명의 마리가 있었으나, 현재는 11명이지요. 한 명의 마리는 실종상태 이니까요.”


창수 역시 기다렸다는 듯이 거침없이 말했다.


“그 비어있는 마리의 자리를 새로 임명해야겠습니다.”


노부 역시 토를 달지 않았고,

“껄껄. 그 후보는 몇이나 되시는지요?”


창수는 대답 없이 그저 손으로 자누크를 가리켰다.


노부의 시선이 가면을 쓰고 있는 자누크에게 향했고,


“껄껄. 저 친구 한 명입니까?”


창수는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


“예. 지금 당장 마리로 임명해주십시오.”


노부는 말없이 옅은 미소를 짓고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창수는 자신의 뜻이 받아들여졌다고 여기고는 고개를 끄덕거렸고, 창수의 시선이 자누크에게 향하는 찰나 노부는 입을 열었다.


“껄껄. 폭성주님. 너무 갑작스러운 이야기입니다.”


노부는 창수의 말을 끝까지 듣기 위해 반박을 하지 않았지만, 창수의 모든 말이 끝났다고 생각하자 그제야 난색을 표했다.


“폭성의 마리는 그런 식으로 정해지지 않습니다. 마리 후보가 정해지면 후보들끼리 실력을 가려 가장 좋은 실력을 가진 사람이 마리가 되는 것이 마리 선출 방식입니다.”


“실력이요? 잘 됐네요.”


“그게 끝이 아닙니다. 그렇게 최고의 실력을 가진 사람을 뽑아 마리 전석 회의에서 과반수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비로소 마리로 최종 임명 되는 것입니다.”


창수는 무표정하게 말했다.



“진짭니까?”


“폭성주님 설마 제가 폭성주님을 속이고 있다고 의심하시는 겁니까? 저는 그런 사람이 아닙니다. 그런다고 저에게 돌아오는 득이 없는데 제가 굳이 그럴 리 없지 않겠습니까?”


잠자코 듣고 있던 자누크가 입을 열었다.


“폭성주님 자신 있습니다. 실력만큼은.”


자누크의 눈에는 독기가 서려있었다.


그간 실력에 자신이 있었지만 출신 때문에 기회를 얻지 못했다고 생각했던 그였다.


하지만 마리를 만나 자신의 실력이 얼마나 하찮았는지를 실감하며 절망했다.


그리고 창수를 만나 플렐루아에서 그토록 원하던 실력을 얻었다.



자누크는 그렇게 동생의 복수를 했다.

바로 그 강하디 강한 마리에게.


이제는 편입자였던 그가 당했던 치욕, 수치, 울분을 토해내며 자신의 복수를 할 심산.


창수는 자누크가 자신의 울분을 폭파시키려는 심산이라는 걸 알아차렸고, 그의 단호한 결의에 흡족해 했다.


“그래. 나도 규칙을 바꿔 너를 낙하산으로 꽂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그렇게 한다면 네 실력이 어떻든 다른 마리들이 얕잡아 볼 테니까.”


“걱정하지 마십시오.”


“역시 너답다. 기세가 대단해. 노부님 걱정하시지 마시고 빨리 일을 진행하시지요.”



노부는 재차 브레이크를 잡았다.

아주 부드럽게.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껄껄. 알겠습니다. 하지만 폭성주님 지금은 마리가 단순 실종 상태라 마리를 다시 임명할 조건이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는 슬그머니 덫을 하나 내어놓았다.


“마리가 사망했다는 확증을 위해 마리의 사체를 건네주신다면 일을 빨리 진행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주 교묘하게.


“그때 얼핏 듣기로는 폭성주님의 동료분이 마리를 살해했다고 하셨는데 두 분 중에서 음... 아마 지금 자신만만하게 말씀하신 분이 살해하셨겠지요? 사체는 어디에 있습니까?”


창수는 대답하려던 자누크를 막아서고는 옅은 웃음을 흘리며 대신 대답했다.


“노부님 지금 무슨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 마리를 살해하다니요? 뭔가 착오가 있으신 것 같습니다. 이 친구는 마리가 살해당하는 모습을 단순히 목격했을 뿐입니다.”


노부 역시 창수와 동료들을 살피며 옅은 웃음을 내비쳤다.


“아마 이 친구가 마리를 살해한 놈을 죽였다는 말을 오해를 하신 것 같습니다. 이 친구가 마리를 살해했다면 마리로 추대되는 것이 아니라 마리 살해범으로 처벌을 받아야 마땅하겠지요?”


창수는 노부를 바라보며 활짝 웃고는 말을 이어나갔다.


“아무리 폭성이 막 나간다고 해도 마리를 살해한 사람을 마리로 임명할 수 있겠습니까? 대외적으로나 대내적으로 절대 지지를 받지도 위신을 세울 수도 없는 일 아니겠습니까?‘


노부는 호탕하게 웃고는 당황한 기색 없이 태연하게 말했다.


“껄껄. 폭성주님. 아무래도 이 노부가 착각을 했나 봅니다. 나이를 먹다보니 껄껄껄.”


창수 역시 마찬가지로 호탕하게 웃고는 태연하게 말했다.


“뭐 그럴 수도 있습니다. 이해 합니다 노부님. 하하하하.”


“아. 그런데 마리의 지원 자격은 딱히 없지만 폭성인이어야 한다는 제 1조건에 어긋난다면 마리가 될 수 없습니다.”


노부는 자누크를 한 번 쳐다보고는 다시 말을 이어나갔다.


“지금 당장 폭성주님의 권한으로 폭성인으로 지정한다고 하더라도 1년은 지나야 마리 지원 자격이 생깁니다.”


노부는 그렇게 말하고는 흡족하게 웃었다.

그 자리에 있는 모두가 볼 수 있도록.


창수는 자누크를 쳐다보았고 자누크는 정중하게 고개를 끄덕거렸다.


창수 역시 고개를 끄덕거리고는 흡족하게 웃으며 말했다.


“자격에는 문제없습니다.”


“껄껄. 폭성주님 단순히 말로 문제없다고 한다고 있던 문제가 없어지지는 않습니다.”


“노부님 걱정하지 마십시오.”


“껄껄. 폭성주님 저는 폭성주님을 믿습니다만, 다른 마리들도 과연 그럴까요? 다른 마리들이 폭성주님이 자격에 문제없다고 한다고 해서 ‘아 그렇군요.’ 하고 그냥 넘어갈까요?”


창수는 노부의 속내를 단박에 알아차렸다.


‘이 영감탱이 봐라. 아닌 척 하면서 한 수 한 수 날려 대네.’


창수는 겉으론 태연한 척 했지만 속으로는 수 없이 많은 수들을 계산했고, 노부의 의중을 파악하려 했다.


덫을 놓아 마리 살해범으로 몰아가려던 것이 자신을 엮으려던 것인지, 아니면 자누크를 엮어 버리려는 것인지.


그도 아니면 자신이 노부의 수를 파악할 능력을 갖고 있는지 확인한 것인지를.



‘이 영감탱이 의도가 뭐야? 자누크를 마리로 만들지 않겠다는 뜻인가?’


“노부님. 이 녀석의 자격에는 정말 문제가 없습니다.”


“껄껄. 폭성주님. 누군가 나타나서 내가 폭성주요 한다고 그 사람이 폭성주가 되겠습니까? 아니 모든 마리들이 그를 정말 폭성주처럼 대우 하겠습니까?”


창수는 진즉에 알아차렸다.

지금 노부가 바라는 것은 자누크의 신분 확인이라는 것을.


하지만 내심의 의사까지는 알아차리지 못했다.



‘도대체 뭘까? 자누크가 마리가 되는 것을 방해하려는 걸까?’


창수는 짐짓 모르는 척 노부에게 말했다.


“아니 노부님 뭘 어떻게 해달라는 겁니까?”


노부 역시 본의를 밝히지 않고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가며 교묘하게 자신의 뜻을 피력했다.


“껄껄. 폭성주님 제가 무언가를 바라는 것이 아닙니다. 그저 마리가 되기 위한 절차에 대한 설명을 해드렸을 뿐입니다.”


창수가 얼렁뚱땅 넘어가려 하자 노부는


“폭성주님. 동료가 진정 마리가 되기를 원한다면 최소한의 자격은 갖춰야 할 것입니다.”


“확인 절차를 얼렁뚱땅 넘어간다면 폭성의 사람이 아닌 스파이가 마리가 될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노부는 그렇게 말하고는 활짝 웃으며 한 마디를 덧붙였다.

“물론 동료분이 스파이라는 것은 아닙니다.”


이렇게 까지 나오자 창수는 더 이상 회피하지 못했고, 짐짓 모르는 척하며 노부에게 말했다.


“그럼 이 친구의 이름을 알려드리면 되겠습니까?”


노부는 고개를 가로 젓고는 말없이 창수를 바라보았다.


창수는 다시 모르는 척하며 노부에게 물었다.


“노부님 뭘 어떻게 해야 합니까?”


노부는 웃음기를 삼키고는 창수를 몇 초간 응시했다.

그리고는 입을 열었다.





“저 친구의 얼굴을 확인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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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7 157화 직고 21.07.25 60 0 11쪽
156 156화 시녀 21.07.24 63 0 11쪽
155 155화 생사 21.07.18 61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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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 151화 집사 21.07.04 61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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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6 146화 벽력제 21.06.19 57 0 11쪽
» 145화 가면 21.06.13 53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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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3 143화 심문 21.06.06 59 2 12쪽
142 142화 수색 21.06.05 54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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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 140화 회수 21.05.29 52 1 12쪽
139 139화 수뇌부 21.05.23 67 1 12쪽
138 138화 뇌전주(2) 21.05.22 57 0 11쪽
137 137화 뇌전주 21.05.16 65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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