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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탄지 님의 서재입니다.

내공으로 무한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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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탄지
작품등록일 :
2020.12.02 13:42
최근연재일 :
2021.11.20 13:35
연재수 :
19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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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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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4
글자수 :
993,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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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8.07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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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60화 과욕

DUMMY

뭐가 그리 기쁜지 코차이놈의 입은 귀에 걸려 있었다.


잠시 정신이 혼미해졌다.





그 놈이 입을 뻥긋 거리는 건 보였지만,





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았다.







그러다 갑자기 소리들이 내 귀로 밀려들어왔다.


“왕의 씨를 품어야할 밭이 좋지 않아 왕비는 황자를 품지 못하고 있었지. 흐흐흐. 우리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어. 왕이 왕비에게 신뢰를 갖지 못하게 만들려고 수 없이 많은 수들을 썼었지. 크하하하.”



“그런데 왕은 왕비에게 신뢰를 잃지 않았고, 오히려 더 단단해지더군. 그러니 왕비 역시 그 더러운 소문에도 포기하지 않았겠지. 결국 황자가 태어나 우리의 공격은 결국 물거품이 되었고, 더 이상 손 쓸 길이 없다고 생각했지. 여기까지는 너도 잘 알 터이다. 크크크.”


뻔뻔한 놈.


그런 더러운 짓을 했다는 것을 자기 입으로 저리 당당하게 말하다니.



'어찌 저리 뻔뻔한 놈이 있다는 말이냐.’



“하지만 끝은 아니었다. 황자의 탄생과 동시에 왕비를 제외한 모든 세력들이 하나로 똘똘 뭉쳤으니 말이야. 크흐흐흐.”


놈은 뻔뻔하게도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말을 이어나갔다.

얼굴에 더러운 미소를 유지한 채로.



그들은 황자를 암살하기로 마음먹었다.

왕비의 시녀를 이용해서.



“황자를 암살하고, 시녀에게 덮어 씌워, 시녀를 죽이게 만드는 아주 완벽한 계획이었지.”



왕비는 어렵게 황자를 출산하셨다.


그런 상황에서 황자가 죽게 된다면 다시는 황자를 낳을 수 없을 거라고 그들은 판단했다.


만약 또 다시 시도한다 하더라도 시간이 아주 오래 걸릴 거라고 그들은 생각했다고 코차이놈은 말했다.


그리고 한마디를 덧 붙였다.


“그렇게 되더라도 그 사이에 충분히 후계구도를 완성한다. 황후가 뒤늦게 황자를 낳더라도 그 새끼는 시작도 전에 퇴물이 된다. 그게 우리의 계획이었다.”


“그런데... 왜... 치릴리님과 황자님까지...”


“아~~ 그건 솔직히 우리도 예상치 못한 일이었지. 그리고 내 말이 다 끝나지도 않았는데 말을 중간에 끊지는 말아라. 응?! 헷갈리잖아. 어디까지 말했는지.”


“그래.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지. 치릴 리가 또 임신했다지 뭐야? 그럼 어떻게 되겠나? 네루트를 제거하더라도 다시 태어날 놈이 왕의 적통 계승자가 될 터인데. 왕이라면 딸이더라도 왕위를 물려주려 했을 게 당연하지 않겠는가?”


그 자식은 여운을 즐기기라도 하듯, 뜸을 들이며 눈을 감고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래... 그렇다면 둘 다 제거해야지. 흐흐. 그 다음은 알다시피 시녀에게 들은 정보를 토대로 황자와 똑같은 위치에 점이 있는 사내를 찾아냈지. 그리고 그 사내에게 왕비의 신체적 비밀을 암기시키고 우리가 만들어놓은 각본을 외우게 했어.”



“원래 계획대로라면 시녀가 왕비와 황자를 죽인 뒤. 실의에 빠진 왕비가 황자를 독살하고 남은 독으로 생을 마감했다고 덮어씌우는 것이 우리의 각본이었는데... 어머나! 치릴 리가 직접 네루트를 죽음에 이르게 하고 자신의 생마저 마감했지 뭔가?”



놈은 웃었다.


천지가 뒤틀릴 정도로 호탕하게.


“크하하하하. 이게 하늘의 뜻이 아니라면 뭐가 하늘의 뜻이겠는가. 크하하하하.”



눈물이 흘러내렸다.

코차이 역시 눈가에 고인 눈물을 닦았다.


나와는 전혀 다른 의미의 눈물을.


“큭큭. 결국엔 권력이야 권력!!! 치릴리년이 처음 소문 단계에서 포기했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테지. 너도 마찬가지. 다시 얻은 기회를 네루트 살리기에 쏟아 넣었다면 오늘 나를 다시 만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깜냥도 안 되면서 왕좌에 도전하니 정의가 철퇴를 후려갈기는 거 아닌가? 응? 왕비와 그 전에 네루트처럼 큭큭.”



내 실수다.

네루트님의 행복을 위해 살았어야 했다.

네루트님이 지금 행복하다고 했을 때 만족했어야 했다.




네루트님을 최우선시 한다고 해놓고선 네루트님을 위험에 빠트리다니.


나는 구제 불능이다.


집사의 자격은커녕 한 개의 생명체로서의 자격도 없는 놈이다.



“큭큭. 네루트라니. 이름 작명 솜씨하고는. 지 형 놈이 갔던 길을 그대로 따라가라고 네루트라고 지어준 꼴이 됐구만. 큭큭. 어딨나? 그 욕심덩어리 네루트는 말이야?”


“없다.”


“크크크크. 걱정하지 말게. 근심과 걱정 뿐 아니라 존재자체가 곧 없어질 테니. 어디 있나?”



고개를 돌렸다.

코차이 옆에 있는 고투리에게로.


“고투리님. 아니 고투리 어째서 그런 짓을. 왕비의 최측근 신하로 그런 일이 일어날 것을 미리 알았다면, 직고를 통해 왕비나 왕에게 알려 보필하여야 당연한 것을.”




“참 딱하군 자네도. 모르겠나? 힘이야 힘. 권력. 내가 왕비를 보필해 황자를 왕으로 만든다 한들 왕비의 세력인 내가 황자의 세력에 합류할 수 있다는 보장이라도 있는가?”


“설령 그렇다 한들 그게 무슨 소용인가? 황자가 왕이 되려면 한참을 기다려야 할 텐데. 늦게 태어난 황자를 탓하라고. 다른 황자들보다 많게는 10살이나 어린 황자가 왕이 되려면 얼마나 오래 걸리겠나?”



“겨우 그런 것 때문에 치릴리님을..”



“그런 것이라고? 난 이 작전에 참여한 후로 승승장구 했어. 왕비의 밑에서 멈춰있던 내 권력의 시계가 다시 돌아가기 시작했다고. 그것도 아주 빠르게. 내가 왕비 밑에 있었다면 그게 가능 했으리라 보는가? 응?”


“그래도 왕비님은 고투리... 너를....”


“왕비 밑에서 개처럼 기고, 그 황자에게 잘 보여 황자가 왕이 될 때 발탁이 된다고 해도 늦어. 아주 늦다고. 그때쯤이면 은퇴를 해야 할 나이야. 권력의 단맛은커녕 쓴맛만 보며 힘들게 차려놓은 밥상을 홀랑 다른 놈에게 넘겨줘야 된다는 말이야!!”




“고투리 널 믿었는데.. 분명 치릴리님도 널 믿었을 것이다. 그런데 고작.. 고작 그런 것 때문에.. 치릴리님과 선대 네루트님의 암살 계획에 그리 깊이 가담하다니.. 어떻게..”



“한심한 늙은이 나이를 처먹고도 그러니 네가 천한 신분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한심한 늙은이 쯧쯧.. 네루트는 어디 있나?”



“네루트님은 떠나셨다. 네루트님은 성 안에서 보다 성 밖에서가 더욱 행복하다며 떠나셨다. 뒤늦게 눈이 트였다. 네 놈들 같은 더러운 놈들, 그리고 나같이 아둔하고 멍청한 놈과 네루트님은 다르다는 것을.”



넘어가라.

제발 넘어가라.



기도했다.


제발 내 거짓말에 이 더러운 놈들이 속아 넘어가달라고.



“큭큭. 네루트를 살려보고자 거짓말 하는 것이냐? 응? 성에 가서 왕의 정통 후계자가 되겠다는 놈이 갑자기 사라졌다고? 그걸 믿으란 말이냐?”



“네놈들이 믿지 않아도 상관없다. 어차피 네루트님은 떠나셨으니. 모든 곳을 샅샅이 뒤져도 네루트님은 찾을 수 없을 것이다. 차라리 잘됐어. 이 아둔하고 바보 같은 집사 놈은 속았지만 네루트님은 속지 않고 자신의 행복을 찾아 떠나셨으니...”


단호하게 말했다.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불안한 내 속마음은 전혀 느낄 수 없게끔.


“내가 그동안 허투루 온 줄 아느냐? 정말 네루트 놈에게 황자의 도를 직접 알려주러 온 줄 아느냔 말이다. 그동안 나는 네루트의 동선을 모두 파악했고, 이미 그곳에 부하들을 배치했다. 그런 거짓말로 넘길 수 있다고 생각하지마라.”


코차이 놈은 입맛을 다시고, 혓바닥을 내밀고는 크게 원을 그리며 자신의 입술을 핥았다.


그리고 비열한 웃음을 짓고는 입을 열었다.



“큭큭. 그렇지 이번엔 그리 쉽게 안 돼지. 그리고 고투리에게 전부 들었다. 네가 나를 제거하려고 했었다는 걸. 큭큭. 역시 시녀가 죽기 전에 한 말이 사실이었군. 응? 날 죽이려 했어? 근데 지금 어떻게 됐지? 이제 누가 칼을 쥐고 있지?”



‘네루트님만은 살려야 돼.’


“큭큭 애초에 넌 단 한 순간도 칼을 쥔 적이 없단다. 네 착각이었을 뿐이지. 칼을 쥐었다고 착각하고 까불어대니까 진짜 칼을 쥔 사람에게 목이 떨어지는 거지. 그때의 그 사내처럼 말이야. 큭큭큭.”





병사 몇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그래 왔나? 네루트는?”


“없습니다. 제가 어제부터 대기 하고 있었는데 고투리님이 말한 장소에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어디에 숨기셨나?”


“고투리. 난 나이도 먹고 우둔하고 멍청하다. 그렇게 때문에 너의 계략에 빠졌다. 허툰 꿈을 꾼 것이지. 네루트님이 왕이 된다는....”




“나 같은 멍청한 놈이 함정에 빠졌다는 걸 눈치 챘겠나? 네가 이 집에 들어올 때까지도 모르고 있었다. 코차이를 보고 이상함을 느꼈지. 그리고 이야기를 듣고 나서야 내가 전부 속았다는 걸 깨달았어. 그런데 어찌 내가 네루트님을 숨길 수 있겠나? 네루트님은 가셨어...”




“행복을 찾아 가셨다고.. 말리지 않은 게 다행이야.. 말리지 않은 게 아니지. 내가 일어나기도 전에 떠나셔서 말리지 못한 것이지.”



“마실 물을 사러 갔을 지도 모른다. 찾아봐라.”



고투리는 부하들에게 명령했으나,

네루트님을 찾을 수는 없었다.



“아무리 찾아도 없어. 내가 진작 찾아봤거든. 그래서 고투리 자네가 왔을 때 함께 찾아보자고 하려던 참이었어.”




“없다고. 네루트님은 떠나셨어.. 떠나실 줄 알았다면 어제 한 번 안아드리는 건데.. 그러고 보니 네루트님을 한 번도 안아드리지 못했군. 집사를 해본 적이 없어 무조건 엄하게만 대했으니까. 주제 넘는 짓이었어.”



“큭큭. 고투리 이 영감탱이 말이 맞을 수도.. 아니 맞을 거야. 이 멍청한 영감탱이는 오늘 내가 진실을 말해줄 때까지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던 모양이니까. 아마 오늘 성에 들어간다고 좋아하고 있었겠지. 그리고 네루트는 정말로 사라져 버린 모양이야.”


우월감과 승리감에 젖어있는 코차이와 다르게 고투리는 냉정했다.


“조심해서 나쁠 건 없지. 진짜 그놈이 살아 있다면 우리를 위협할지도.”


“큭큭. 위협? 그 나약한 놈이? 그놈은 아무 것도 할 수 없어. 그 네루트 놈을 따르는 세력이 있길 한가? 아니면 그만한 능력이 있길 한가? 응? 이 영감탱이가 죽고 나면 그 자식이 네루트라는 걸 증명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어. 누가 그 자식 얼굴을 알겠나? 이 영감탱이랑 고투리 너를 빼고 말이야.”



냉정하던 고투리는 흡족하게 웃으며 말했다.

“핫핫 그도 그렇군.”


“그.. 그걸 잘 알면서 왜 네루트님을 해하려고 하는 것이냐? 이 나쁜 놈들아. 그냥 이대로 살게 내버려 둘 것이지. 왜!!!”


“네가 날 찾아와서 네루트를 왕으로 만들겠다고 했으니 이 사단이 벌어진 것이지. 안 그런가? 내가 자네를 찾아가서 네루트를 왕으로 옹립하자고 했나? 자네와 네루트는 이미 성에서 잊혀졌어. 그런데 자네가 나를 찾아와 네루트를 왕으로 만들겠다고 간청하니 일이 이렇게 된 거라네.”


“그럼.. 안 된다고 포기하라고 했다면.. 포기 했을 텐데.. 고투리..”




“아니. 자네 눈빛은 절대 포기할 눈빛이 아니었어. 어떻게 해서든 네루트를 왕으로 만들려는 눈이었지. 이제 와서 일이 잘못 되니 내 탓을 하고 있지만 모든 원인은 자네야.”


절대 반박할 수 없는 맞는 말이었다.


내 욕심이 또다시 네루트님을 위태롭게 만든 것이다.


네루트님의 행복을 우선시 했다면 이런 일은 애초에 일어나지 않았을 터.


슬금슬금 평화가 찾아오자 내 욕심이 고개를 들었고, 그 욕심이 모든 일을 망쳐 버렸다.



“이제 네루트님도 떠났으니 네 놈들 목적은 다 이룬 것 아니냐. 네루트님은 다시는 이곳에 오지도, 왕이 되고자 하시지도 않을 것이다. 내가 그렇게 왕이 되어달라고 간청하셨는데 도망을 치셨으니까. 그러니 이제 그만 끝내자.”




“나도 비밀하나 알려주겠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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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2 162화 암령 21.08.14 40 0 11쪽
161 161화 조왕자 21.08.08 41 0 12쪽
» 160화 과욕 21.08.07 47 0 12쪽
159 159화 도약 21.08.01 50 0 11쪽
158 158화 결단 21.07.31 52 0 11쪽
157 157화 직고 21.07.25 60 0 11쪽
156 156화 시녀 21.07.24 63 0 11쪽
155 155화 생사 21.07.18 61 0 12쪽
154 154화 사생 21.07.17 59 0 11쪽
153 153화 황자 21.07.11 66 0 12쪽
152 152화 왕비 21.07.10 63 0 12쪽
151 151화 집사 21.07.04 61 0 12쪽
150 150화 집행자 21.07.03 62 0 11쪽
149 149화 폭몽 21.06.27 69 0 12쪽
148 148화 스파이 21.06.26 52 0 11쪽
147 147화 자누크 21.06.20 55 0 11쪽
146 146화 벽력제 21.06.19 57 0 11쪽
145 145화 가면 21.06.13 52 0 11쪽
144 144화 후환 21.06.12 60 0 11쪽
143 143화 심문 21.06.06 59 2 12쪽
142 142화 수색 21.06.05 54 0 11쪽
141 141화 실종 21.05.30 65 0 11쪽
140 140화 회수 21.05.29 52 1 12쪽
139 139화 수뇌부 21.05.23 67 1 12쪽
138 138화 뇌전주(2) 21.05.22 57 0 11쪽
137 137화 뇌전주 21.05.16 65 0 12쪽
136 136화 간계 21.05.15 64 0 11쪽
135 135화 혈언 21.05.09 69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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