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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가득남 작품섬

신입사원의 부업이 재벌 3세 친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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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가득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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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2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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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1.

DUMMY

021.




선광 건설 직원들은 식사를 마치고 식후 땡을 위해 자판기에서 커피를 뽑고 휴게실로 이동했다.

사람들의 손에는 커피와 담배가 들렸다.

담배를 피우고 커피를 홀짝이며 대화를 나눴다.


“너 그 얘기 들었어? 이번에도 우리 영업부에서 노리고 있던 공사 건을 유성에 뺏겼다는 얘기?”


주변을 살피며 은근한 어투로 남자에게 말했다.


“그 얘기 유명하잖아. 그걸로 담당자 잘렸잖아. 요즘 유성 잘 나간다고 소문이 파다해.”


대수롭지 않은 얼굴로 물음을 받아넘겼다.


“그러면 우리 사업을 빼앗아 간 게 누군진 아냐?”


질문을 던지는 남자의 얼굴에 장난기가 득실하다. 마치 이건 자기 혼자만 아는 특급 비밀처럼 분위기를 풍겼다.

얼굴은 빨리 ‘누구야?’라고 물어봐 달란 표정이었다.


“넌 알아? 누구야?”

“크크, 궁금하냐?”


다행히 주변에 있던 이들이 남자의 기대에 호응해 주었다.


“질질 끌지 말고.”

“거기 얼마 전에 들어온 신입이래. 나이는 20대 중반인가, 후반이고. 웃긴 건 영업부도 아닌 총무팀.”

“와우, 진짜로? 내가 알기론 그 할머니 깐깐하기로 유명하던데. 그래서 대표가 직접 나서서 밑밥 작업하고 영업부에 넘긴 거잖아?”

“그렇지.”


사람들은 최근 회사에 떠오르는 유성 사태를 꺼내며 대화를 이어 나갔다.

그들의 모습을 멀리서 지켜보는 도지훈은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커피를 홀짝였다.


“역시 선율이야. 넌 어딜 가든 빛나는구나.”


처음 만났을 때부터 유선율은 특별했다.

자신감으로 무장된 정신과 즉시 실천으로 옮기는 행동 능력은 지금껏 보아온 사람들 사이에 최고였다.

자신도 그렇게 하고 싶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정말 대단한 녀석이었다.


“나도 선율이처럼 빛날 수 있을까?”


이론과 실무는 다르다.

이론을 모두 꿰차고 있다고 하더라도 실무에선 제대로 써먹지도 못한다.

그냥 참고용에 지나지 않았다.

공부 잘해서 좋은 성적으로 대학을 졸업해도 실무로 넘어가면 좋은 성적은 그저 배경이 될 뿐 실무에는 도움이 되지 않았다.

진짜 실력은 이론이 아닌 실무에서 드러났다.

사회에서는 이걸 진짜 실력이라고 한다.

경쟁에서 살아남는 것.

그런 걸 보면 유선율은 진정한 실력자였다.


“선율아, 나도 노력할게. 너의 길이 될 수 있도록.”


다 마신 커피가 들었던 컵을 쓰레기통에 던지고 건물로 들어갔다.

유선율을 담을 그릇의 크기를 꼭 키우리라 주먹을 꽉 쥐고 각오를 다졌다.




*




한편 그 시각, 유선율은 때아닌 고민에 휩싸여 머리를 쥐어짜고 있었다.


“계획은 완벽한데, 하나가 빠져서 밋밋하단 말이지. 이 프로젝트를 제대로 완성하려면 사람들 시선을 유성건설에 중간에 집중시킬 어떤 재료가 필요한데.”


뼈 사골은 진하게 우려냈는데, 잘 다져놓은 파가 없었다. 사골에 파가 빠지는 건 용서가 안 된다.

물론, 파가 빠진다고 사골을 먹지 못하는 건 아니나, 파가 있고 없고의 차이는 크다.

그 파의 역할을 할 만한 재료를 생각해 내고자 안간힘을 썼다.


“기업에 이미지 타격을 주지 않으면서 단번에 사람들 관심을 끌 방법이 뭐가 있을까?”


이것만 확실하면 완벽할 거 같은데, 딱히 떠오르는 아이디어가 없었다.

아무리 좋은 광고가 나가더라도 사람들의 이목을 끌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었다.

마케팅이란 고객의 호기심과 관심에서 비롯된다.


저벅저벅.


좋은 아이디어를 떠올리기 위해 복도를 돌며 고민을 거듭했다.


“유 주임님.”


그때 뒤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예, 과장님.”


구만호 과장이 다가왔다.


“다음 달이 창립 기념일인 거 알지요?”

“예, 알고 있습니다. 규범집에서 봤지요.”

“하, 하하. 뭐. 음. 이게 아니지. 다른 부서는 쉬어도 총무팀은 못 쉬는 건요?”

“그건 몰랐네요.”

“총무팀의 숙명이지요. 준비할 게 많아요. 요즘 일은 어때요? 바쁜가요?”

“뭐, 크게 할 일은 없어요. 말이 제가 책임자지, 공사 관계된 건 다른 사람이 준비하니까요. 저는 하도급 회사나 일정 체크가 고작이랄까요?”

“그러면 현수막 건은 유 주임님이 맡아서 해주실래요? 황 대리가 바쁜 시기라서.”

“저도 총무팀원이에요. 그건 제가 당연히 해야죠. 본부장님과 하는 건 부업이에요. 부업. 제 본업은 총무팀 업무라고요.”


그래, 건설은 어디까지 부업이었다.

본업은 총무부서다.


“하하, 그거 듣기 좋은 말이네요. 부탁할게요.”


구만호는 만족한 얼굴로 업무 일부를 유선율에게 맡기고 자리를 떴다.


“공사 현수막 제작할 것도 있었으니 같이하면......... 어라? 가만, 그래! 그거다.”


그러다 이번 사업에 ‘파’가 되어 줄 기막힌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유선율은 후다닥 사무실로 이동했다.


크크.


음침하고 음흉한 웃음이 사무실 안을 장악했다. 유선율은 손을 열심히 움직여 종이의 하얀 면을 빠르게 채워갔다.


“.........”

“.........”

“.........”


부르르.


사무실 안에 으스스한 냉기가 내려앉았다.

유선율을 지켜보는 직원들의 몸이 지진이라도 일듯 작게 떨렸다.

귀신이라도 내려앉은 건 아닐지 싶어 주변을 둘러보기까지 했다.


“오늘은 뭔 짓을 벌이려고 저럴까?”


박형석 팀장이 구만호 과장 옆으로 다가가 슬쩍 물었다.


“전들 압니까? 그리고 뭘 그리 걱정하십니까? 유 주임이 사고 치는 날은 회사 실적이 오르는 날인데. 오히려 좋아하시죠?”


지금까지 유선율이 가져온 실적을 떠올렸다.

사고 뒤에 찾아온 10만 원이 고개를 들었다.

유선율의 사고 뒤에는 어떠한 보상이 기다렸다.


“분명 좋은 일이 일어나기는 하지만, 정말 그렇게만 생각해? 저걸 보고도?”


박형석은 진지하게 물었다.

눈으로 유선율을 가리켰다.


“하, 하하.........”


차마, 말을 끝까지 맺진 못했다.


“.........”


황달수는 두 사람의 대화를 듣다, 유선율의 음침한 표정을 보고 시선을 급히 돌려 책상 위에 올려진 서류에 집중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자신마저 이상하게 변할 거 같았다.

오늘도 무사히 하루를 마칠 수 있기를 간절히 빌었다.


“흐흐, 모두 기절초풍할 거야.”


모두의 생각이 어떻든 유선율에겐 의미 없는 일이었다.

오로지 자신이 맡은 일에 충실할 뿐이었다.


[유성 건설 대박 프로젝트.]


상단에는 유성 건설 사업 제목이 크게 적혀 있었고.


[고객을 세뇌하자.]


아래로는 목차로 이뤄진 소제목이 달렸다.

다음 장으로 넘길 때마다 방대한 계획이 적힌 내용이 빼곡하게 하얀 면을 채우고 있었다.

유선율은 내용을 읽어 내려가며 입꼬리를 한쪽으로 말아 올렸다.


“검토 끝. 완벽해.”


너무도 흡족하고 마음에 들었다.


“유 주임, 내일 그룹 회의 있는 거 알지?”


본부장실을 나와 화장실로 이동하던 중, 유선율을 발견한 이철수는 준비가 잘 되고 있는지 슬쩍 확인했다.


“아주 완벽합니다. 보여드릴까요?”

“음, 확실히. 화장실 다녀올 테니. 안에서 대기하게.”

“예!”


유선율은 대답과 동시에 종이를 챙겨 본부장실로 들어갔다.


“흠.”


화장실을 다녀온 이철수는 종이를 넘기며 유선율이 작성한 내용을 쓱 흩었다.

장을 넘길수록 이철수의 표정이 다채롭게 변했다.


‘녀석치고 무난한데? 게다가 보기보다 양식에 맞게 제법 잘 썼고.’


몇 군데 유치한 부분도 있지만, 넘어갈 만한 부분이었다.

성격대로 괴상망측하게 써서 골탕 먹이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다행히 그룹 회의는 무난하게 끝날 걸로 보여 마음이 놓였다.


음?


그러던 차, 다음 장에 시선이 고정됐다.


[빵빵!

자동차의 경적 소리가 울린다.

으아앙!

힘겹게 잠이 든 아이가 깨어난다.

엄마는 힘겹게 재운 아이의 울음에 피로감을 느낀다.


“피로하세요? 유성건설로 오세요. 소음에서 벗어나게 해 드리겠습니다.”]

[쿵쾅쿵쾅.

위에서 들려오는 아이들이 뛰노는 소리가 들려온다.


“잠 좀 자자! 잠 좀! 어!”


모처럼의 휴식을 방해받은 남자는 창문을 열고 분노의 일갈을 터트린다.


“이웃 간의 층간소음 때문에 힘드시죠? 유성건설로 오세요. 층간소음에서 벗어나게 해 드리겠습니다.”]

[사람들이 유성건설이 만든 집으로 입주한다.

입주한 사람들은 피로감을 풀기 위해 아이와 함께 낮잠을 청한다.


중장비 기계가 땅을 파고 공사한다.

격한 소음이 공기를 두들긴다.

위층에서 아이들이 점프하며 뛰어논다.

온갖 소음이 유성건설이 지은 집으로 흘러갔다.


쿨쿨.


하지만, 집 안은 평소처럼 조용했다.

낮잠을 자는 사람들은 미소를 지으며 잠에서 깨어나지 않는다.


“유성건설은 여러분의 휴식을 보호해 줍니다. 유성건설로 오세요.”


휴식의 공간, 유성건설.]


“호오.”


이철수의 입에서 감탄이 터졌다.

그는 놀란 얼굴로 고개를 올려 유선율을 바라봤다.


“어떠십니까?”

“그럴듯해.”


기대 이상이었다. 이번에 확인한 이유도 괴상망측하게 준비하고 있지 않을까 우려한 마음에 확인한 것인데.

무척 마음에 들었다.


“좋아, 이대로 해. 발표도 잘할 수 있겠지?”

“발표가 또 제 전문입니다. 선생님이 물어보면 항상 일 등으로 손들었던 저지요.”

“......... 큼, 그래. 내일 기대하지.”


물어볼 놈에게 물어봤어야 했다.

다른 놈은 몰라도, 대통령 앞에서도 당당하게 자기주장을 펼칠 녀석이었다.

어찌 됐든 정상적인 발표 내용에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


“맡겨만 주십시오. 기대에 꼭 부응하겠습니다!”


유선율은 파이팅이 넘치는 목소리로 대답하고는 싱긋 미소를 지었다.




*




다음 날, 대망의 아침이 밝았다.

아침 해가 하늘 높이 떠오른 시각.

유성 그룹 임원진들이 사옥으로 들어서 대회의장으로 이동했다.


“유 대표, 오늘 유성건설 직원이 발표한다고 했나?”


대회의실로 이동하는 유이백 유성 그룹 회장은 어깨를 나란히 걷는 유권영에게 오늘 일부 일정을 물었다.


“예, 그렇습니다.”

“꽤나 유능한 모양이야. 그룹 회의에 참석시킬 정도면.”

“본부장이 미는 직원 같습니다.”

“음, 별일이야. 본인 외에 믿지 못하는 놈이 미는 놈이라. 기대되는군. 그룹 회의 전에 놈부터 발표시켜.”


궁금해서 참지 못하겠다.

그룹 회의 시작 전에 어떤 놈인지 확인하고 싶어졌다.

이철수 본부장에게 직접 찾아가 건설 방향을 제안할 정도의 강심장.

오늘 회의는 지루하지 않을 거 같다.


“그룹 회의를 시작하기 전에, 유성건설 유선율 주임의 발표가 있겠습니다. 유선율 주임은 단상 앞으로 나와 주시길 바랍니다.”


역사적인 발표 시간이 찾아왔다.

자리한 모두는 한 곳에 시선을 모았다.

그룹 회의와 어울리지 않는 어린 외모의 남자가 그들 시선에 잡혔다.

못 보던 녀석이다.

그들의 얼굴에 의문이 자리했다.

저 녀석은 누구지?

사람들은 옆에 있는 이들에게 누구인지 물었다.


“모두 웅성거림을 멈추시고, 제게 집중 바랍니다! 혁신적이고 개혁적인 중요한 발표 자리인 만큼, 궁금증을 내려놓으시고 제게 집중하면 감사하겠습니다!”


단상 앞에 자리한 유선율이 큰 목소리로 외쳤다.


“.........”

“.........”


유선율의 한마디의 파급력은 엄청났다.

단번에 모든 이들의 입을 다물게 했다.

자리한 이들은 입을 다물고 단상 위에 선 유선율을 어이없는 시선으로 바라봤다.

그들 사이에는 유이백의 황당한 시선이 함께 했다.


“......... 아아.”


빌어먹을 녀석, 결국 사고 치는구나.


다른 한쪽에 자리한 이철수의 눈이 꾹 감겼다.


대체 저놈은 왜! 왜! 평범을 모르는지, 머리가 어질어질하다.

제발, 이 이상은 앞서나가지 않기를 힘겹게 눈을 뜨고 단상에 자리한 유선율을 보며 속으로 부탁했다.

그리고 무사히 발표가 끝나기를 하늘에 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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