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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가득남 작품섬

신입사원의 부업이 재벌 3세 친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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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가득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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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2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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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7.

DUMMY

017.




“아이디어를 내게 주겠다고?”


일어나려던 걸 멈추고 유선율의 말을 곱씹으며 물었다.


“예, 물론 활용 유무는 고모의 마음에 들어야 하겠지만요.”


아이디어를 제공한다고 한들 사용자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꽝이다.

그래서 먼저 허락을 구하고 아이디어를 들을지에 답변을 기다렸다.


“뭔지 궁금해지네? 뭘까?”


도재희는 관심을 보였다.

상황상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게 더 이상했지만.


“여기에 컵이 있잖아요. 이곳에 담을 수 있는 건, 매우 한정적이겠죠?”


유선율은 테이블 위에 있는 유리컵을 가져와 이런저런 물건을 추우며 도재희에게 보여주었다.

컵 안은 몇 개 들어가지 않았음에도 가득 채워졌다.


“이걸 장바구니라고 할 경우, 고모는 장을 더 보실 건가요?”


유리컵을 앞으로 밀며 물었다.


“글쎄, 안 보지 않을까 싶은데?”

“그렇죠? 물건이 더는 안 들어가니까요. 여기서 멈출 거예요. 몇몇 분들은 더 살 수도 있겠지만, 무리하진 않을 거라고 봐요.”


이유는 간단하다.

들고 다니기 불편하기 때문이다.


“그렇지.”


도재희는 고개를 끄덕여 동감했다.


“그렇다면 이게 더 커진다면 어떨까요?”


더 큰 그릇을 가져와 컵에 있던 내용물을 옮겨 담았다.


“컵에 있던 거랑 달리 널널하네요. 별로 담지 않은 거 같아요. 돈만 충분하면 더 사고 싶어질 정도예요. 그렇죠?”

“.........?”

“제가 백화점 쇼핑하며 느낀 거예요. 카트를 더 키운다거나, 쇼핑백을 더 크게 만든다면 소비자의 구매력을 한층 더 끌어올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미쳤어요.”


접시 위에 음식을 더 담고 싶었지만, 접시 면이 부족해 더 담지 못했다.

거기서 쇼핑은 끝났다.

유선율은 그걸 떠올려 자신이 생각한 부분을 도재희에게 전달했다.


“호?”


귀가 솔깃한 제안이었다.

제법 일리 있는 얘기이기도 했고.


“모든 건 사소한 거에서 시작하죠. 저 하나로 보면 별거 아닌 일이지만. 두 명, 세 명 모이면 얘긴 달라지죠. 매출에 커다란 변화는 주지 않겠지만, 적어도 마이너스는 아닐 겁니다. 그렇다고 0도 아닐 거고요.”

“확신하는 이유는?”

“제가 그걸 매번 겪었으니까요. 더 담고 싶은데 손도 부족하고 장바구니 크기도 그렇고. 그래서 확신해요. 팬티 하나 살 거 두 개 사게 될 겁니다. 만 원만 써야지 하고 왔던 사람은 2만 원 쓰고 가는 거죠.”


사람들 대다수가 생각한 예산에서 모든 걸 해결하진 않는다. 어느 정도 소비 잠재력을 남겨두고 소비생활을 즐긴다.

한데, 모든 잠재력을 끌어내기도 전에 장바구니가 꽉 찬다면?

소비는 거기서 끝난다.


“두 번째는 백화점을 찾는 목적이에요.”

“목적?”

“백화점에 꼭 쇼핑만 하러 가야 할까요?”

“?”

“백화점이란 공간을 한정 짓지 말고 조금 더 폭넓게 생각하면 어떨지 싶어서요. 연인, 친구, 가족 단위로 오는 곳이 백화점이잖아요. 공간도 제법 있고. 그렇다면 특정 층에 이발소도 있으면 좋을 거 같고. 쇼핑하는 시간 세차하는 것도 나빠 보이지 않고요. 아, 세차장은 주차장에 만들면 딱 이겠네요. 하여튼 다양한 이유를 만들어 사람들을 끌어들이면 좋겠단 생각을 해봤어요. 여기 호텔처럼요.”


뷔페를 즐기다 이런저런 생각들이 맴돌다, 백화점에도 이런 게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미치게 됐다.


“그리고 이게 중요한데요. 이건 아이디어가 아닌 고모 일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에, 드리는 말이에요. 저를 이곳에 데려온 이유와 양복을 선물한 이유가 백화점 대표로 고마움을 표시하기 위해서잖아요. 이건 기사로 나갈 거고요.”

“그렇지.”

“그것도 좋긴 한데, 백화점에서 볼 땐 약하다고 생각해요. 큰 기사로 나가진 않을 거 같아요. 자극적이지 않고 주제가 약해요.”

“약하다?”

“예, 이걸 소설로 표현하면 삼류소설에 지나지 않죠. 목적성을 잃지 싶어요.”

“?”

“제 기사가 그 안에 들어가면 전 시민 영웅이 될지 모르지만, 백화점은 그냥 고마움을 표시한 정도가 다랄까요. 사람들의 이목은 백화점 진상과 제게 쏠릴 거고요. 이리되면 제가 주인공이 되는 거고, 백화점은 배경, 진상은 절 띄워주기 위한 재료 정도에서 끝날 거고요.”

“어라?”


듣고보니 그렇다.

도재희의 미간이 좁혀졌다.


“기사의 주인공은 제가 되어선 안 돼요. 물론 백화점도 되어선 안 돼요. 주인공은 고모가 되어야 해요.”

“내가 주인공이 되려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도재희의 시선이 유선율에게서 떨어질 줄 몰랐다. 어느새 그녀의 모든 신경은 유선율에게 집중됐다.


“간단하죠. 청소 아주머니가 그 일로 상처를 많이 받았을 거예요. 고모가 직접 아주머니를 찾아뵙고 위로해 주시고 병원에 보내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거예요. 그리고 그 진상 아줌마를 어떻게 처리했는지 대중에 알리면, 사람들은 선광의 이름이 아닌, 고모에게 열광하겠죠.”

“아.........”

“고모가 선광이고, 선광이 고모인 만큼, 원하는 목적을 이룰 거예요. 전 주인공의 친구 정도로 포장. 이게 딱 적당하죠.”


굳이 거기에 자신의 이름이 크게 거론될 필욘 없었다.

마케팅으로 활용하려는 만큼, 모든 이목은 도재희에게 고정되는 게 맞았다.

대표는 기업의 얼굴이다.

도재희의 이름이 좋은 방향으로 거론되면 이는 기업에 좋은 영향을 끼친다.

특히, 영업으로 먹고사는 서비스 업종이라면 일반 제조기업보다 더 큰 영향을 받을 터다.

유선율은 그 부분을 꼬집고 들어갔다.


“내가 오늘 아주 좋은 조카를 얻었네.”


백화점의 이미지만을 생각했지, 다른 건 생각하지 못했다. 유선율의 얘기에 머리를 크게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을 받았다.

아주 기분 좋은 아픔이었다.


‘그냥 똘끼로 무장한 얘일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영악해.’


유선율의 평가가 달라졌다.

아무것도 없는 미친놈에서 영악한 미친놈으로 변경했다.


“이건 내 명함이야, 특별히 네게 줄게. 오늘 덕분에 즐겁고 유쾌했어.”


이건 그냥 명함이 아니었다.

많은 의미가 담긴 명함이었다.


“.........?!”


그녀의 모습에 도지훈은 화들짝 놀랐다.

같은 체급을 지닌 이도 아니고 유선율에게 명함을 건넨다는 건 일어나기 힘든 일이었다.


“이건 제 명함입니다.”


유선율은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지갑에서 명함을 꺼내 그녀에게 전달했다.


[선광 백화점 대표 도재희.]

[유성 건설 주임 유선율.]


안에 적힌 내용이 비교되는 명함이 둘 사이에 오갔다.


“호, 호호.”


도재희는 지금 벌어지는 상황이 신선하고 재밌었다.

다시 없을 진귀한 경험이었다.


“오늘 즐거웠습니다.”


인사를 끝으로 둘은 각자의 길로 떠났다.


“정말로 헐이다. 헐이야.”


이러한 모습을 끝까지 지켜본 도지훈은 너무도 황당한 마음에 고개를 좌우로 저으며 길을 나섰다.




*




선광 그룹 대표실 안으로 한호영 비서실장이 들어섰다.


“도재희 대표를 만나고 있었습니다.”


한호영은 유선율을 감시하는 이로부터 전달받은 내용을 도성재에게 보고했다.


“재희를 만났다고?”

“그렇습니다.”

“무슨 일로 만났는지는 알아봤겠지?”

“조사한 바로는 백화점에서 벌어졌던 소동을 막아준 유선율에게 답례하기 위해 만났다고 합니다.”

“우리 집안과 엮이는 기분은 착각이겠지?”

“그저 우연입니다.”

“음.”


우연이라고 하기엔 상황이 묘하다.

미간이 좁혀진다.

요즘 생각할 것들이 많아졌다.


“그리고 김춘자 회장님 빌딩 건설 건 말입니다. 그게 유선율을 통해 유성으로 넘어갔다고 합니다.”


그러는 와중에 한호영의 조심스러운 음성이 뒤를 따랐다.


“뭐? 그거 우리가 맡기로 한 거 아니었어?”


주택개발 공사야 그렇다고 쳐도, 강남 빌딩 건설은 또 다른 얘기였다.


“노인네가 노망이라도 낫나. 김 회장에게 연락해 시간 잡아. 아니지, 지금 출발하지. 차량 대기시켜.”


이대로 자리에 죽치고만 있으면 안 될 거 같다.

도성재는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녀석이 등장한 뒤로 사업이 꼬이기 시작하고 있어. 이것도 과연 우연일까?’


예정된 사업 두 건을 놓쳤다. 가볍게 받아들이게는 사업적인 손실이 매우 컸다.

실적에도 영향을 끼치는 만큼 이대로 자리에 죽치고 앉아 있을 수만은 없었다.

직접 움직여 김춘자를 만나기로 했다.




*




일요일이 밝은 날, 선광 백화점 소식이 신문에 실려 세상에 공개됐다.


[선광 백화점에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졌다.

백화점에 방문한 이 씨는 청소 미화원을 자신의 앞에 무릎을 꿇도록 만들고 구두를 변상하라며 소란을 피웠다.

사건의 전말은 이랬다.

쇼핑을 마치고 나온 이 씨는 의도적으로 청소 미화원에게 접근해 바닥을 닦고 있는 대걸레에 발을 내밀어 구두를 오염시켰다.

이후, 미화원 책임으로 몰아붙이고 무릎 꿇게 만든 후 돈을 요구했다.

이를 목격한 유 씨의 도움으로 큰 화를 면할 수 있었다.]


신문 상단에는 백화점 사진이 실렸고, 아래로는 청소 미화원 사진과 선광 백화점 대표 도재희의 사진이 자리했다.


[백화점에 문제를 일으킨 이 씨는 블랙 고객으로 처리돼 백화점 출입을 할 수 없게 됐다.

또한, 도재희 선광 백화점 대표는 피해자인 청소 미화원을 직접 찾아가 몸 상태를 확인하고 병원 치료를 받게 했다.]


‘도재희 선광 백화점 대표’ 란이 다른 글씨보다 더욱 두껍게 적혀 이름과 상호가 한눈에 들어왔다.


[도재희 선광 백화점 대표는 이뿐만이 아니라, 자신의 백화점 직원을 도와준 유 씨를 찾아가 고마움을 전하고 양복을 선물했다.

유 씨는 유성 건설 신입 직원으로.........]


마지막 기사에는 유선율의 정보가 살포시 언급됐다.


“할머니, 기사 보셨어요.”


김춘자의 집으로 유선율이 방문했다.

유선율은 붉은 펜으로 표시한 기사 내용을 김춘자에게 보여주었다.


“아, 봤어요. 역시 유 주임님이었네요. 호호.”


김춘자는 기사를 보고 흡족한 미소를 흘렸다.

처음 해당 기사를 접했을 때, 바로 떠오른 인물이 유선율이었는데, 예상이 적중했다.


“덕분에 값진 양복도 얻고 비싼 호텔 뷔페도 먹었다니까요. 역시 사람은 정직하고 착하게 살아야 해요.”

“그렇지요. 유 주임은 잘할 거예요.”

“아유, 할머니. 언제까지 말을 불편하게 하실 거예요. 손자라 생각하고 편하게 얘기하세요.”

“아무리 어려도 그건 아니 될 말이지요. 그리고 나는 이게 편해요.”


김춘자는 유선율의 여러 요청에도 절대 말을 놓지 않았다.


“그게 편하시면 그렇게 하세요.”


그것도 잠시, 유선율은 씩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킁킁, 아. 된장찌개! 탄다!!”


기사를 보며 대화하느라, 가스레인지 위에 된장찌개를 올려둔걸, 잠시 잊었다.

유선율은 후다닥 달려 부엌으로 향했다.

보글보글.

된장찌개 국물이 밖으로 넘치며 냄비 주변을 까맣게 태우고 있었다.


“아으. 아까워라.”


유선율은 그걸 보고 안타까운 시선을 던지며 입맛을 다셨다.


“호호.”


그 모습이 마냥 귀엽게 보이는 김춘자였다.

집밥이 생각날 때 오라던 게 며칠 지나지 않았건만.

유선율은 ‘점심은 같이 먹는 게 좋잖아요. 제가 찌개 만들 거 사 왔어요. 맛있게 해드릴게요’라고 말하고는 바로 요리를 했다.


“참 착한 사람이야.”


김춘자는 식탁 위에 음식들을 올리며 유선율이 들을 수 없을 정도로 작은 목소리로 속삭이며 짙은 미소를 그렸다.


딩동.


식사 준비가 한창일 무렵, 밖에서 초인종 소리가 들려왔다.


“누구지? 올 사람이 없을 텐데. 누구세요?”


오늘 다른 일정은 딱히 없는데, 누구일까?

김춘자는 현관문으로 나가며 누구인지 확인했다.


─ 회장님. 도성재입니다.


잠시 뒤, 방문한 이의 이름이 밖에서 들려왔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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