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꿈가득남 작품섬

신입사원의 부업이 재벌 3세 친구다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새글

꿈가득남
작품등록일 :
2024.04.12 09:51
최근연재일 :
2024.05.21 08:20
연재수 :
43 회
조회수 :
1,161,165
추천수 :
24,517
글자수 :
239,136
유료 전환 : 1일 남음

작성
24.04.29 09:20
조회
26,237
추천
583
글자
10쪽

020.

DUMMY

020.




똑똑.


“똑똑, 대표님, 저 왔습니다.”


대표실 안으로 들어선 이철수는 고개를 작게 숙여 보이고 유성 건설 대표 유권영 앞에 섰다.

얼굴에 약간의 장난스러운 표정이 자리했다.


“한창 바쁠 텐데 어쩐 일로 시간을 내달라고 하셨습니까? 드문 일이네요. 커피는 셋 셋 둘이었죠?”


유권영은 사람 좋은 얼굴로 이철수를 반기며 커피를 탔다. 티스푼으로 휘휘 젓자 짙은 갈색 물이 황토색으로 변했다.

안에서 달짝지근한 커피의 향이 위로 올라왔다.


“들지요.”


잘 섞인 커피를 이철수에게 건넸다.


“음, 좋네요. 잘 마시겠습니다. 회장님과 처음 건설에 뛰어들었을 때가 생각나네요.”


잔을 들어 잔을 코에 가져가 향을 음미했다.


“하하, 감성 팔이신가요. 벌써 이렇게 됐네요. 건설로 시작해, 다양한 회사를 인수하고 그룹이란 타이틀을 따냈죠. 당시를 떠올리니 피로해지네요. 하하.”


유권영도 옛 기억을 가져와 당시를 회상했다. 부도 위기에 직면해 돈을 구하고자 여기저기 뛰어다녔던 일부터 시작해, 여러 회사를 인수해 계열사로 편입시키고 그룹이 된 지금에 이르기까지.

그때를 생각하니 피로감이 전신을 짓눌렀다.


“그렇죠. 잠도 쪼개가며 일에 매달렸죠. 회장님이야 말할 것도 없으시고. 그런데 말입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우리만큼의 열정과 패기가 없어요.”


이철수는 직원들의 근무태도를 떠올렸다.

의자에 앉아서 서류를 보면 모든 일의 끝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을 보면 가끔 속이 뒤집어 질 때가 있었다.

회사를 위해, 자신을 위해.

무언가를 바꾸려 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자신들이 만들어 놓은 세상에 갇혀 인형처럼 일하고 퇴근하길 반복했다.


“그러게요. 전쟁까지 겪으며 아등바등 살아온 때보다 지금이 더 먹고 살기 좋은데, 그걸 모릅니다.”


이철수의 말에 크게 동조했다.

당시에는 배를 곯아 죽는 이들이 태반이었다.

흔하게 보이는 게 거지들이었고.

하지만, 지금은 그때와는 많이 달라졌다. 전쟁의 흔적이 어느 정도 지워지고 그때와 달리 다양한 일자리가 생겼다. 자신과 같은 사람들이 기업을 일으켜 일자리를 창출시키고 국가 경제력을 높였다.


“그러게요. 그게 참 아쉬워요. 조금만 투자하고 노력하면 될 일을. 음..........”


말을 잇기를 잠시.

이철수는 다음 말을 꺼내려다 입을 닫고 머뭇거렸다.


“말하다 말고 왜 끊으십니까?”


담배를 꺼내 불을 지피며 이철수를 쳐다봤다.


“하하, 실은 최근에 신입이 총무팀에 배정됐는데 말입니다. 그놈이 김춘자 회장님을 설득해 주택 건설과 350평짜리 강남빌딩 두 건을 따와 이번 달 부족한 실적을 메꿨습니다.”

“아, 그 얘기라면 저도 들었습니다. 총무팀에 인재가 들어왔네요. 하하.”

“인재라......... 음. 인재는 인재겠네요. 그놈이 완전히 미친놈이 그러지.”


유선율은 확실히 미쳤다.

그것도 아주 단단히 미친 직원이었다.

한데, 이게 또 지금껏 해온 걸 보면 인재(人才)이기도 했고, 인재(人災)이기도 했다.


“하하, 회장님께 덤벼들던 본부장님보다 더한 미친 사람이 있었습니까?”

“말도 마세요. 입사한 지 얼마나 됐다고 저보고 직속상관이니 자신을 책임지랍니다.”

“예?”

“하아, 그게 말입니다. 대표님께 시간을 내달란 것도, 다 그놈 때문입니다.”


짧게 한숨을 내쉬며 유선율을 떠올렸다.

만약, 대표의 재가를 받지 못한다면 녀석이 뭐라고 할지 떠올리니 눈가가 파르르 떨렸다.


‘놈은 허락받지 못하면 실망했다느니 어쨌다느니 할 게 분명해.’


말도 안 되는 코미디 만화 같은 일이지만.

유선율이라면 그럴 거 같았다.

회사에 직원을 들인 게 아니라 시어머니를 채용했다.


“그거 궁금해지네요. 말해 보세요.”


유권영의 얼굴에 호기심이 짙게 깔렸다.

얼마나 대단하길래 이철수 본부장이 저리도 감탄할까?

정말 궁금하다.


“그러니까 말입니다. 녀석이.........”


이철수는 유선율이 처음 본 날부터 시작해, 귀로 들려온 소문과 오늘 있었던 일까지 소상히 유권영에게 밝혔다.


푸하하하하하.


이윽고 유권영의 웃음보가 터졌다.


“정말 골을 세게 때리는 녀석입니다. 크크.”


지각한 사유를 숨기고 지각했으니 이유 불문 혼 내켜 달라고 하질 않나.

영업 팀장의 학벌과 관계된 인격모독을, 자신을 이용해 오히려 협박하고.

이제는 이익률을 낮춰 층간 소음이 없는 튼튼한 집을 짓겠다며 대표에게 재가를 받아달란 부분까지.

간이 배 밖으로 나온 완벽한 미친놈이었다.


“손실 본 부분은 마케팅, 홍보로 자신이 해결할 테니 밀어달랍니다.”

“진짜 대단한 신입이네요. 어떤 놈인지 제가 다 보고 싶어집니다.”


유선율이란 인물이 궁금해지는 순간이었다.

얘기만 들어도 결코 평범한 이는 아니었다.


“재가해 주시겠습니까?”

“본부장님이 그 신입을 꽤 믿으시나 봅니다? 제게 그 얘기를 꺼낸 걸 보면.”


고작 신입 사원의 말 한마디로 움직일 정도면 꽤 신임하고 있는 모양이다.


“언행일치가 확실한 놈이지요. 아직 일 적인 건 잘 모르지만, 기대는 되는 신입입니다.”


입사하자마자 몇천억을 가뿐히 넘는 사업을 따냈으니 확실히 난 놈은 난 놈이었다.


“기대되는 신입이라. 저도 괜히 기대됩니다. 한데 말입니다. 어떤 근거도 없이 바로 허락하기는 조금 그렇네요. 음, 좋아, 이렇게 합시다. 그 신입이 생각하는 홍보란 게 무엇인지, 어떤 방법으로 부족한 이익을 메꿀 건지. 그걸 직접 들어보고 결정하는 걸로? 어떠세요?”


보고서도 없는 상태로 신입의 패기와 열정만으로 허락하기에는 사안이 매우 컸다.

기업은 이익을 위해 있는 집단인 만큼, 손실과 이익을 확실하게 따지는 게 좋았다.

어떤 신입인지 궁금도 하고, 직접 보고 결정하기로 했다.


“딱 좋군요. 저도 그건 동의합니다.”


바로 재가해 줄 거란 생각은 하지 않았다.

이 정도만 하더라도 많이 봐준 거다.

이철수는 흔쾌하게 받아들였다.


“그러면 그렇게 합시다. 그 신입이 강심장이었으면 좋겠네요.”


유권영의 얼굴에 짓궂은 표정이 자리했다.


“뭘 하든 당당하게 할 겁니다.”


또 나쁜 버릇이 도졌네.

무슨 일을 벌일 때 짓는 표정이 나왔다.


‘허, 근데. 정말이지. 내가 정말 어떻게 된 모양이야.’


놈이 걱정이 안 된다.

오히려 대표가 만든 자리를 뒤집지 않을까란 기대감만이 실렸다.


“기대하지요. 다음 주 그룹 회의 있는 거 아시죠? 거기서 보도록 하겠습니다.”


유권영의 입술이 양쪽으로 길게 찢어졌다.

찢어진 입에서 엄청난 발언이 튀어나왔다.


그룹 회의에 녀석을?

헐.


이철수의 눈이 크게 떠졌다가 작아졌다.

동공이 살짝 떨렸다.


“......... 아. 하하. 준비하라 일러 놓겠습니다.”


취소하고 싶지만 때는 늦었다.

한 번 뱉은 건 실행으로 옮기는 게 유권영 대표였다.

이번엔 어떤 일을 벌일지 생각했는데.

그룹 회의라니.

대표도 어지간히 미친놈이다.

회장님을 포함해 계열사의 중진들이 모이는 자리에 녀석을 참여시킬 계획을 세우다니.

보통내기가 아니었다.


‘괜찮겠지? 사고 치진 않겠지?’


말은 그리했지만, 막상 회장님이 있는 자리에 녀석을 들이기가 망설여진다.

하지만, 이미 말은 뱉은 상태.

되돌릴 순 없었다.


“회장님껜 말씀드려 놓겠습니다. 그때를 기대하지요. 아, 무르기 없습니다.”

“하, 하하. 알겠습니다.”


둘의 독대는 그렇게 끝을 맺었다.

이철수의 얼굴에 수심이 깊어졌다.




*




후.


대표실을 나와 사무실로 향하는 길, 이철수의 입에서 한숨이 새어 나왔다.


“잘한 거 맞는 거겠지?”


설마, 회장님 앞에서 사고를 칠까?

싶었지만, 왜일지 녀석은 칠 거 같다.

대표실에 방문한 게 후회스럽다.


“빌자, 녀석이 사고 치지 않길. 그래도 상식은 있는 놈이니까.”


불안하지만 믿어 보기로 했다.

사무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 총무팀으로 이동했다.

칸막이 너머로 무언가를 열심히 끄적이는 유선율이 시야로 들어왔다.


“유 주임.”

“예!”

“본부장실로.”


유선율을 본부장실로 불렀다.


“.........”

“.........”


본부장의 호출을 받은 유선율의 모습에 사람들은 조용히 쳐다본다.

무슨 사고를 쳤나 싶어 걱정하는 눈빛이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유선율은 기대로 가득한 얼굴로 본부장실로 들어갔다.


“일단, 대표님껜 말했다.”

“예.”

“그런데 조건이 붙었다. 네가 생각한 그 마케팅 홍보란 걸 다음 주 그룹......... 회의 때 앞으로 나와 발표해야겠다.”


‘그룹 회의’ 부분에서 말을 잠시 끌었다.

암만 생각해도 도박이다.


“오오, 제가 그런 자리에 가도 되는 겁니까?”


유선율의 눈이 초롱초롱 빛났다.


“안 떨리나?”

“왜 떨립니까?”

“왜?”

“기회잖아요. 모든 임원분을 접할 기회요.”

“......... 그날 대표님과 회장님도 참석하신다. 그래도 안 떨려?”

“와! 정말요? 회장님도 나오시나요? 이야, 역시 본부장님이십니다. 회장님께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겠습니다.”

“......... 너 거기서 실수하면 옷 벗어야, 될지도 모른다.”

“절대 그럴 일은 없습니다. 저 같은 인재를 회사에서 자른다면 큰 손실입니다. 회장님이시라면 저의 잠재력을 눈여겨 보시고 큰 상을 내리실 겁니다.”

“무슨 자신감으로 그리 말하는지 들어나 보자.”


여기까지 오니 정말 궁금하다.

무려 그룹의 장과 전 계열사의 임원들이 모이는 자리다.

이러한 자리는 임원들조차 늘 긴장한 상태로 그룹 회의에 참여하는데.


헤실헤실.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


“여기 이 심장이 활활 타오릅니다. 반드시 해내겠습니다. 본부장님. 절 위해 나서주신 점 정말 감사합니다. 은혜는 결과로 보여드리겠습니다.”

“......... 그러게.”


녀석의 자신감을 믿어 보기로 하자.


“바로 준비하러 가보겠습니다!”


유선율은 늘 하던 대로 경례를 외치고 본부장실을 씩씩한 걸음으로 나섰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신입사원의 부업이 재벌 3세 친구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 유료전환 공지 +4 24.05.17 2,024 0 -
공지 금일부터 08시 20분 고정연재입니다. 24.05.14 305 0 -
공지 한 차례 더 제목을 변경하기로 했습니다. +7 24.05.13 719 0 -
공지 부업이 재벌 3세 친구다 제목 변경(5/13 수정 공지.) +11 24.05.11 1,024 0 -
공지 ■ 갑자기 뜬 추천글 보고 정말 놀랐습니다. +4 24.05.03 1,460 0 -
공지 ■ 후원 감사합니다. 5/19 +1 24.04.25 1,442 0 -
공지 제글을 재미있게 읽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25 24.04.23 31,038 0 -
43 043. NEW +28 23시간 전 10,687 403 11쪽
42 042. +33 24.05.20 13,931 487 13쪽
41 041. +43 24.05.19 15,658 502 13쪽
40 040. +43 24.05.18 16,530 479 13쪽
39 039. +25 24.05.17 17,807 455 14쪽
38 038. +33 24.05.16 18,328 523 12쪽
37 037. +18 24.05.15 19,070 486 12쪽
36 036. +35 24.05.14 20,126 510 12쪽
35 035. +17 24.05.13 20,360 500 12쪽
34 034. +21 24.05.12 20,755 498 14쪽
33 033. +30 24.05.11 21,715 485 16쪽
32 032. +34 24.05.10 22,344 547 12쪽
31 031. +31 24.05.09 22,683 563 12쪽
30 030. +28 24.05.08 23,042 537 11쪽
29 029. +33 24.05.07 23,489 571 13쪽
28 028. +23 24.05.06 23,388 555 13쪽
27 027. +22 24.05.05 24,156 517 13쪽
26 026. +22 24.05.04 25,296 541 13쪽
25 025. +36 24.05.03 25,559 603 11쪽
24 024. +31 24.05.02 25,348 590 12쪽
23 023. +40 24.05.01 25,862 566 13쪽
22 022. +45 24.04.30 25,339 611 12쪽
21 021. +32 24.04.30 25,723 590 12쪽
» 020. +21 24.04.29 26,238 583 10쪽
19 019. +24 24.04.28 26,053 571 12쪽
18 018. +36 24.04.28 26,426 562 12쪽
17 017. +24 24.04.27 26,941 552 12쪽
16 016. +24 24.04.26 27,084 558 11쪽
15 015. +30 24.04.25 27,988 592 12쪽
14 014. +15 24.04.24 28,595 581 15쪽
13 013. +16 24.04.23 29,371 553 12쪽
12 012. +33 24.04.22 30,089 629 14쪽
11 011. +19 24.04.21 31,501 569 14쪽
10 010. +43 24.04.20 31,636 619 11쪽
9 009. +24 24.04.19 32,134 594 11쪽
8 008. +22 24.04.18 33,373 575 11쪽
7 007. +25 24.04.17 35,173 583 11쪽
6 006. +20 24.04.17 36,857 608 13쪽
5 005. +45 24.04.16 38,623 622 10쪽
4 004. +22 24.04.15 40,457 695 12쪽
3 003. +36 24.04.14 45,265 728 14쪽
2 002. +21 24.04.13 46,047 818 12쪽
1 001. +35 24.04.12 53,666 806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