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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랑쿤의 서재

혈마비록(血魔悲錄)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백랑쿤
작품등록일 :
2016.10.26 09:10
최근연재일 :
2017.01.17 17:13
연재수 :
4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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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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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8,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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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1.05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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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검은 전갈, 움직이다.

오늘도 좋은 하루되셨길 OR 되시길~




DUMMY

검은 전갈, 움직이다.


적패도주, 쇄혼도 맹일기의 죽음은 그의 비밀스러운 행적에도 물구하고 삽시간에 전 강호에 퍼져나갔다.


마치 누군가 부추기기라도 한 것처럼 빠르게 퍼져나가는 소문은 통제를 시도할 틈도 없이 세상에 알려졌다.


초절정고수의 수에서 정파에 밀리고 있던 사파의 정신적 지주이며 자존심, 그리고 사파의 내부 항쟁이 극단으로 치닫지 않게 하는 제어봉 역할을 하던 그의 사망.


장강건너 대부분의 정파는 축배를 들었고, 몇몇은 그를 죽였다는 의문의 조직에 대해서 깊은 우려를 표했다.


무엇보다 놀랐던 것은 사파 세력 1위의 흑갈대와 2위의 살귀당이었다.


기존의 질서를 유지하는데 호의적이던 사파최고수, 그가 있었기에 혈인혈사 이후에는 커다란 피바람 없이 권력을 지켜나갈 수 있었다.


사파의 전(前) 정보조직 1위인 흑안문이 발 빠르게 전모를 조사해서, 모두 궁금해 하는 쇄혼도를 죽인 자가 누구인가에 대한 진실도 신속하게 파악하고 있었기에 충격은 더욱 컸다.


설마 맹일기를 죽일 수 있는 능력이 있을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다.


****


항주에 있는 거대한 저택, 흑갈대의 본거지에 모인 사파 핵심인사들의 얼굴은 어두웠다.


“쇄혼도를 죽인 놈이, 그 혈마라고 자칭하는 미친놈이 확실하단 말이오?”


흑갈대주, 사파 제일세력의 주인이자 자리의 주최자인 남자.


흑갈대공(黑蠍大公) 하균성, 그가 이야기를 하는 장내의 사람들도 그와 어깨를 겨눌만한 사파의 실력자들이었다.


길게 자랑 콧수염을 매만지며 그 말에 대꾸하는 괴상한 복색의 남자는 편익방에게 자리를 빼앗기기 전에 사파 정보의 최고봉을 지키고 있던 흑안문의 주인이었다.


“처음에는 미친놈 헛소린 줄 알았는데 우리가 확보한 놈의 이동경로와 쇄혼도의 경로가 둘이 마주쳤다는 걸 알려주고 있소. 뭐, 결과는 다들 아실 테고.”


흑안색마(黑眼色魔) 주혼, 남녀를 가리지도 색마에 괴상하기 짝이 없는 온갖 성벽으로 유명한 인간이지만, 정보에서 만큼은 믿을만한 자다.


흑안색마가 잠시도 콧수염을 가만히 놔두지 않으며 말을 이었다.


“완전히 미친놈은 아니라는 말이지. 실력은 어마어마한 수준이라는 거요. 쇄혼도와의 싸움은 적어도 중반부를 지나고 나서는 놈의 우세인 걸로 우리 쪽의 사람들이 알려왔소.”


사파 유일의 초절정고수. 쇄혼도와의 싸움에서 별다른 술수를 쓴 흔적도 없이 우세를 점하고 있었다는 말.


“적어도 우리가 일대일로 어찌 해볼 상대는 아니라는 말이지. 당장은 바깥에 나다니지 않는 걸로 봐서는 부상이야 좀 당한 모양이지만.”


한 자리에 앉아 있으면서도 얼굴을 가리는 복면을 쓴 남자, 살귀당 제 일살이라고 불리는 사파 제일의 살수였다.


“암살이라고 한다면? 살귀당의 생각은 어떻소?”


흑갈대공의 물음에 일살이 고개를 가로젓는다.


“살귀당에게 그놈을 죽여 달라고 의뢰를 하는 놈이 있으면 당장 그놈부터 목을 쳐버리고 온 강호에 함구령을 내리고 싶은 심정이오.”

“허? 일살 당신이 그렇게 말할 정도란 말인가?”


흑안색마의 물음에 복면 밖으로 나오는 웃음소리, 하지만 즐거움은 아니다. 굳이 설명을 하자면, 자조에 가깝다.


“쇄혼도를 암살하는 의뢰를 받았어도 마찬가지겠지만, 초절정고수를 완전한 암습으로 죽인다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요.”

“그거 참 반가운 소식이구만. 암살도 불가하고 마지막에 기대볼 쇄혼도도 죽었으니 이제 그놈 가랑이 밑으로 기어들어가는 것만 남았나? 개처럼 꼬리라도 흔들면서?”


손으로 살랑살랑 흔들리는 개꼬리를 흉내 내는 흑안색마, 웃기려고 한 소리 같지만 다른 두 사람의 표정은 전혀 재미있지 않다.


“재미... 없나?”


흑갈대공은 짜증이 솟구치는 듯하고, 눈만 보이는 일살은 당장이라도 그를 암살할 것 같았다. 흑안색마가 조용히 손을 다시 내린다.


“피를 덜 흘리고 제압할 방법은 이제 없다고 봐야겠군. 우리가 고려하던 쇄혼도와의 생사결도 멋대로 해치운 모양이고.”


입을 다무는 색마를 한 번 더 노려보고는 일살이 이야기했다.


“겉으로는 사파일통이라고 외치면서 사파 제일고수를 상대로 승리한 것만이 아니고 아무도 모르게 제거했다? 쇄혼도가 그렇게 설득하기 어려운 상대였나?”


강한 전력임에 틀림없는 자. 하물며 정파에는 새로 나타난 남궁후까지 초절정고수가 두 명이다.


“설득이 필요 없을 수도 있어...”


아까보다는 무거운 어조로 입을 연 흑안색마의 말에 장내의 사람들이 집중했다. 일살은 그 와중에도 헛소리를 하면 가만 안두겠다는 듯이 눈매가 여전히 매섭다.


‘개새끼. 장난한번 쳤다고 계속 야리네.’


속으로 욕을 한번하고는 말을 이어가는 색마.


“귀마전에 흡수된 100개의 중소문파 말이야.”

“해봐야 어중이떠중이, 머릿수 아니오?”


흑갈대공이 색마의 말을 가치도 없다는 듯이 끊어낸다. 하지만, 색마는 말을 멈출 생각이 없다.


“그걸 가능하게 만든 놈들이 문제라고.”

“상승고수 백 명 정도가 쇄혼도를 대신할 패라도 된다는 말인가?”


이번에는 일살의 복면 뒤에서 나온 물음.


“아니지, 그놈들의 이름은 수라대야. 중소문파를 흡수한 후로는 귀마전 깊은 곳에 쳐박혀서 좀처럼 대가리를 안 내미는 놈들이기는 하지만...”

“하지만? 흑안문주, 우리는 지금 정보 거래를 하자고 모인 게 아니오.”


흑갈대공의 말에 오랜만에 ‘흑안문주’로 불린 색마가 웃는다.


“알지, 알다마다. 그냥 버릇이야 버릇, 그리고 그 수라대라는 놈들이 좀 황당한 놈들이라고, 그래... 알겠어, 뜸 안 들인다니까. 놈들은 백 명 전원 절정고수로 이뤄진 귀마전의 마지막 패야.”

“...?!”

“그게 무슨 소린가? 절정고수 백 명? 색마 네놈 또 장난을 치는 거라면...”


일살의 사나운 대답에 시종일관 빙글거리던 색마의 얼굴도 살벌하게 변한다.


“내가 정보로 장난치는 거 봤냐? 이 복면 살인마 새끼야?”

“...”


저렇게 화를 내는 것을 보니, 허튼소리일 리는 없다.


“하지만 믿기 힘든 일이군 백 명의 절정고수라면, 그들을 전면에 내세우고 단숨에 휩쓸어 버릴 수도 있지 않소?”


흑갈대공의 온당한 지적에 줄곧 일살과 눈싸움을 하던 흑안색마가 다시 웃는 낯으로 돌아온다.


“아 그게, 그 혈마라는 미친놈의 최종목표가 우리가 아닌 것 같아.”

“사파를 집어삼키는 게 목적이 아니다?”


고개를 끄덕이며 신이 나서 설명하는 색마, 그 이야기를 듣고 있는 나머지 두 사람의 얼굴이 점점 까맣게 죽어가는 게, 인상적인 대비를 이룬다.


“그놈은 정사대전을 일으킬 생각이야. 아니, 사실 사파가 그놈 아래로 다 통합된 상태에서는 사파라기에 뭐한 판일 테지만, 어쨌거나 정파랑 한판 해볼 생각이라고, 수라대는 그걸 위한 비장의 수단이지.”

“방금의 그건 추측인가, 확신인가?”


일살의 물음, 흑안색마가 잠시 생각한다.


“반은 추측이고, 반은 확신이지. 하지만 그렇게 전력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사파를 집어삼키고 싶어 한다는 건, 확실히 다음을 생각하고 있다는 거야. 놈들은 아직도 수라대를 움직일 생각이 없거든.”


잠시 앞에 놓인 차를 들이켜 목을 축이고는 빠른 속도로 다음 말을 이어가는 색마.


“그리고, 이게 재미있는 일인데, 상당히 오래전부터 개방에서 가동 중인 강남의 정보망이 먹통이 되어버렸어.”

“그게 무슨 의미냐? 빙빙 돌리지 좀 마라.”


뭔가 기분이 상한 듯, 약간 인상을 쓰는 흑안색마.


“뭐든지 다 나한테 설명하라고 하냐? 네 머리는 장식품이냐? 아니면 사람을 어떻게 그 꼬챙이에 꽂을 지만 생각하는 게 가능한, 한정 상품이냐?”

“... 밤잠을 편하게 자는 게, 싫은 모양이다?”


처음부터 불편하던 두 사람의 사이에서 영 불안한 기운이 감돈다.


“내가 좀 위험을 즐긴다. 왜 이 새끼야?”

“귀마전보다 흑안문이 먼저 날아갈 수도 있을 것 같구나.”


싸움으로 번지는 모양, 둘이 만나면 매번 이런 식이다. 흑갈대공이 조용히 머리를 부여잡는다. 저 병신들은 이런 상황에서도 분위기를 맞춰갈 생각은 없는 모양이다.


“네가 여자 몇 명이랑 오입질하고 다니는지 강남 촌구석에 사는 네 마누라한테 낱낱이 적어서 보내줄까? 너 합비까지 싸돌아다니더라?”


하고는 ‘변태새끼.’라고 들릴락말락 덧붙인 흑안색마, 색마에게 변태소리를 들은 일살의 눈이 심히 흔들린다.


“...? 너 이 새끼 내 뒤를 캐?”

“병신아 그렇게 문란하게 놀거면 결혼은 뭐하러 했냐? 그리고 너 신분 감추는 이름 겁나구려, 일구가 뭐냐 일구가? 무슨 개새끼 이름이여?”


쾅!


“그만!”


듣다 못한 흑갈대공이 탁자를 내려치자 겨우 입을 다무는 두 사람. 일살의 얇은 칼은 반쯤 몸을 드러낸 상태였고, 흑안색마 역시 막 장력을 발출하려던 참이었다.


“흑안문주, 나도 부탁하겠소. 설명이 더 필요하오.”


일살에게 하던 것과 달리 조금 누그러진 어투로 설명을 시작하는 흑안색마, 하지만 눈으로 일살에게 비난을 날리고 있는 것은 변하지 않는다.


“개방의 유력자 중에 최소 하나, 혹은 그 이상이 놈에게 협력하고 있다는 이야기야. 놈이 원하는 걸 알고 아예 수하로 들어가 버린 건지, 아니면 그놈도 이용당하고 있을 뿐인지는 모르겠지만.”

“정파는 이 상황에 대해서 전혀 모른다는 말이오?”


사파뿐만 아니라 정파의 눈과 귀인 개방까지 먹통이 되었다. 놈이 어디까지 일을 벌일 생각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는 뜻.


“강남에서 새로운 사파가 힘을 얻고 있다. 이정도?”

“중요한 내용은 하나도 모른다는 뜻이군.”


일살의 마지막 말에 드디어 머리를 쓸 수 있게 되었냐면서 놀라는 흑안색마, 일살이 살벌한 표정을 짓기는 하지만 아까처럼 흥분하지는 않는다.


“흑안문은 혈마와 협력한 개방의 인물에 대해서 알아냈습니까?”

“그게... 나도 좀 황당한 게, 군개 이한영이 가담된 게 거의 확실해 보여.”

“군개...? 그 앞뒤 꽉 막힌 거지새끼가?”


일살이 내뱉은 군개에 대한 평가는 강호에 퍼진 것과 거의 동일하다. 정파의 가치를 숭상하며 사파와는 도통 타협을 모르지만, 그 인품만은 정파 내에 인정하지 않는 자가 없는 개방의 장로.


“그게 사실이라면...”


흑갈대공이 말을 흐린다.


“그렇지. 그 거지새끼, 엄청 삐까뻔적한 양가죽을 뒤집어쓴 늑대였다는 말이지.”


일살과 흑갈대공의 눈에 동요가 보인다. 사파의 혼란이 커지고 전강호로 파급되면 정파가 간섭해야 한다.


정과 사가 서로를 견제하고 싸우면서 세상을 유지하는 축이 되는 것, 자연스럽게 서로가 인정할 수밖에 없었던 균형이다.


지금의 상황, 사파가 극단으로 치달을 때까지 정파가 간섭하지 못할 그림이다.


“개방의 정보는 흐리고, 흑안의 정보력 역시 제한되는 상황, 온 강호의 눈을 흐려놓고 무림에 피바람을 일으킨다... 라는 게 그 혈마라는 놈의 그림이겠지만, 그래서 놈이 얻는 게 뭔지 보이질 않아.”

“무림 일통이란 게 그렇게 생각하기 어려운 일인가? 너도 상상력이 참 빈곤하군, 색마.”


일살의 지적, 하지만 흑안색마는 그 말에도 아랑곳 않고 한숨을 쉬며 일살의 식견을 비웃기에 여념이 없다.


“그딴 무협지 같은 소리나 하고 있으니까. 네가 살수 나부랭이나 하고 있는 거야.”

“... 진짜 뒤지고 싶으냐?”

“그만들 하시고. 흑안문주는 시비 걸지 마시고 좀 더 이야기를 해보시오.”


이번에는 싸움으로 번지기도 전에 끼어드는 흑갈대공, 나지막이 ‘쳇.’하고 불평을 내뱉은 흑안색마가 다시 보충설명을 한다.


툴툴거리면서도 다 해주는 걸보면, 은근히 이런 설명을 좋아하는 지도...


“정사간의 무력은 사실 대부분 길항이지. 일반적인 인식을 벗어나는 고수가 튀어나오지 않으면 말이야. 그리고 지금의 상황은 혈마 그놈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초절정고수 두 명을 보유한 정파의 우세였어. 그 둘이 모두 호전적인 성향이 아니라 큰 문제는 없었지만.”


남궁후와 호법승 혜인. 사파에는 다행히도 둘은 모두 사파에 큰 증오를 내보이는 자들이 아니었다.


“하지만, 사파가 정파를 공격하면 상황이 좀 달라져. 그 둘은 호전적이지 않을 뿐이지 공격당하고도 가만있을 머저리는 아니거든, 뭐... 남궁후는 그럴지도 모르지만. 거기에 이 혈마라는 놈은 자신과 함께 균형을 맞출 축이 되는 쇄혼도를 스스로 족쳐버렸단 말이야.”

“패한다면 전무, 이긴다고 하더라도 얻을 게 없을 만큼 피폐한 싸움이 된다는 뜻이오?”


일살이 그제야 대화를 따라온 듯, 의아한 눈이 되었다. 얼굴표정이 눈에 다 드러나는데 이럴 거면 복면을 쓸 필요가 없을 정도다.


“권력을 추구하는 놈이 할 만한 방식이 아니란 말이지. 솔직히 스스로 약간 미쳤다고 생각하는 나 정도나 혼자 웃으면서 생각할 상황이긴 한데, 그놈은 그냥 모조리 잿더미로 만들고 싶은 것 같기도 해.”

“결국 모른단 말이네.”


일살의 가시 돋친 말에도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하는 색마, 그러고는 일살과 함께 흑갈대공을 바라본다.


어차피 결정권은 당신에게 있지 않느냐고 묻는 표정이다.


‘말은 지지리도 안 들어주면서, 이럴 때만 일인자 대접이지.’


속으로 쓴웃음을 지으며 흑갈대공이 입을 열었다. 알 수 없는 자, 무엇을 원하는지 분명한 악당보다. 읽을 수 없는 광인이 더욱 위험한 법니다.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듣고도 행동을 미룰 수는 없다.


‘이게 최선인지 확신을 할 수는 없지만.’


“놈의 손에 완전히 넘어가기 전에. 한번 부딪혀 봅시다. 살귀, 흑안의 전력을 항주 본거지에 집결시켜 주십시오. 흑갈의 전력도 항주로 모으지요. 그리고 아직 저희를 따르는 자들을 호남성 낭아곡에 모아주십시오.”

“... 양동이라고? 놈이 부상 중이란 확신도 없이 병력을 나누자고? 수라대는 어쩌고? 그리고 낭아곡이면... 거기는 형산파하고 너무 가까운데?”


흑안색마의 물음에도 흑안대공은 방침을 바꿀 생각이 없어보였다.


“그 정도의 규모의 싸움이라면 아무리 정보교란이 있다고 하더라도 반드시 정파의 귀에 들어가겠지요. 우리가 패하면... 그러면, 정파 놈들도 움직일 겁니다. 수라대가 나타나도 좋습니다. 아니, 그 경우에는 정파가 적극 개입을 시도해 올 수도 있지요.”

“이봐 대공... 너 지금 우리가 정파를 위한 미끼가 돼주자는 말이냐?”


못마땅한 색마의 말, 대공이 고개를 가로젓는다.


“그놈들을 위해 미끼가 되는 게 아니오. 밝혀진 전력만으로도 우리는 놈들을 상대로 승리를 점칠 수 없소. 아끼고 있다는 수라대가 우리가 모인 것을 호기로 보고 등장한다면 엄청난 피해를 봐야겠지. 하지만 그래야 무림의 나머지 반쪽이 움직일 것이요.”

“그게 그거잖아.”

“다르오.”


단호한 어투, 흑안색마가 말을 멈춘다.


“이미 우리는 덫에 걸린 꼴. 판을 뒤엎을 시기는 넘어갔습니다. 그렇다면 아직 완전히 걸리지 않는 녀석들을 끌어들여야지요. 그놈들이 날뛰다 보면, 우리한테 쓰인 덫이 벗겨질지도 모르지 않습니까?”

“당신답지 않게. 도박이라?”


침묵을 지키던 일살이 묻자, 대공이 굳은 얼굴로 고개를 끄덕인다.


“요행이 아니면 어쩔 수 없는 판, 그렇다면 요행을 불러오자는 겁니다.”




잘 읽고 계신가요? 맞춤법이나 오타관련 사항은 알려주시면 바로 수정하겠습니다. 즐겁게 읽으셨다면, 선작과 추천 부탁드려요.


작가의말

이번주는 좀 늦게 인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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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계획. 사과. 부탁. 16.12.19 574 0 -
43 귀마전(鬼魔殿)의 비밀스런 대화. 17.01.17 481 4 16쪽
» 검은 전갈, 움직이다. 17.01.05 392 6 16쪽
41 목을 내놔라. 16.12.30 441 5 13쪽
40 본능에 충실한 전쟁. 16.12.29 497 5 12쪽
39 박쥐 날개를 단, 마(魔). 16.12.26 535 4 15쪽
38 (외전) 그 남자의 회고. 16.12.24 538 7 9쪽
37 인간을 버리다. (3) 16.12.24 538 7 8쪽
36 인간을 버리다. (2) 16.12.22 544 5 12쪽
35 인간을 버리다. (1) 16.12.21 512 6 10쪽
34 누군가를 위해 죽는 다는 것. 下 +2 16.12.19 654 6 15쪽
33 누군가를 위해 죽는 다는 것. 中 16.12.18 640 6 8쪽
32 누군가를 위해 죽는 다는 것. 上 16.12.17 585 6 12쪽
31 죽는다면, 당신의 품 안에서. 下 16.12.16 615 6 11쪽
30 죽는다면, 당신의 품 안에서. 上 16.12.10 710 7 10쪽
29 생존자 下 16.12.01 736 7 11쪽
28 생존자 上 16.11.25 743 8 10쪽
27 인적없는 산 속으로 下 16.11.24 760 9 9쪽
26 인적없는 산 속으로 上 16.11.23 881 9 11쪽
25 악마가 하지 않을 일. 16.11.21 851 9 11쪽
24 도사 우길(于吉). 참전(參戰) 下 +2 16.11.20 1,015 10 18쪽
23 도사 우길(于吉). 참전(參戰) 中 16.11.19 888 10 8쪽
22 도사 우길(于吉). 참전(參戰) 上 16.11.19 943 9 8쪽
21 흉착귀(胸鑿鬼). 개시(開始) 下 16.11.18 1,067 11 11쪽
20 흉착귀(胸鑿鬼). 개시(開始) 上 16.11.18 1,109 11 12쪽
19 반백년만의 재회. 16.11.17 1,129 10 9쪽
18 동방의 민간요법 16.11.17 1,220 8 14쪽
17 동굴 안의 살인자들 下 16.11.14 1,132 11 12쪽
16 동굴 안의 살인자들 上 16.11.13 1,170 1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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