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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랑쿤의 서재

혈마비록(血魔悲錄)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백랑쿤
작품등록일 :
2016.10.26 09:10
최근연재일 :
2017.01.17 17:13
연재수 :
43 회
조회수 :
52,160
추천수 :
491
글자수 :
218,029

작성
16.11.19 17:29
조회
888
추천
10
글자
8쪽

도사 우길(于吉). 참전(參戰) 中

오늘도 좋은 하루되셨길 OR 되시길~




DUMMY

"우길... 본인이시라고요?"


"그렇습니다."


남궁세가의 접객실, 지훈과 무림맹 삼인방이 남궁세가에 처음 도착했을 때 안내된 장소다.


그곳에서 지훈과 남궁세가 삼인방을 포함한 남궁세가의 주요 인사들이 새롭게 등장한 전설 속의 인물을 만나고 있었다.


도사 우길(于吉), 삼국지에 등장하는 인물로 오의 소패왕 손책에게 처형당하며, 손책을 저주하여 죽였다고 전해진 태평도 계열의 도인이었다.


심상치 않은 분위기의 도사는 분명히 평범한 사람이 아닌 것 같았지만, 자리에 모인 사람들의 표정은 어릴 적의 영웅을 만난 것처럼 신 난 남궁후를 제외하고는 영 좋지 않았다.


이건 솔직히, 해도 너무 한다 싶었다.


오(吳)가 존재했던 시기로부터 흐른 시간만 천 년 가량이다.


당대의 인물의 후예라고 주장을 해도 설득력이 없을 시점인데, 자신이 우길이라고 주장을 하는 사람이 나타나면 대뜸 사기꾼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대놓고 그를 사기꾼 취급하지 않은 것은, 사기꾼이 소림의 촉망받는 후기지수를 두들겨 팰 수 없다는 사실과 완전히 신이 나서 우길을 안내한 남궁후 때문이다.


장난을 치는 게 아닐까 싶어 던져본 물음에 망설임 없이 본인이 우길이라 답하는 노도(老道), 질문을 던진 남궁연우가 한숨을 내쉰다.


'저 지랄(?)이 또 다른 지랄(?)을 끌고 왔구나.'


첫번째 지랄은 아마도 남궁후, 가뜩이나 정신없이 바쁜 시점에 자신들이 찾던 고명한 도사가 왔다고 가주가 방방 뛰며 전원을 소집해서 왔더니 이 모양이다.


남궁연우와 다른 사람들의 표정을 읽은 모양인지, 우길이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연다.


설명이 조금 필요한 것 같다.


"빈도(貧道)는 삼국지연의에 나오는 그 우길은 물론 아닙니다. 정확히 말하면 그분의 도맥을 이은 사람입니다. 도사가 되면 이름을 버리는 게 정석입니다만, 저희는 특이하게도 사부와 제자가 같은 이름을 가집니다. 스승이 등선하기 얼마 전에 단 한 명의 제자만 선택해서 우길의 이름을 이어 가는 게지요. 그러니 저는 우길이고, 우길이지만, 저희 사조이신 우길 선인과는 다른 사람이지요."


조금은 납득할 만한 설명이었는지, 우길을 '지랄'로 보던 남궁연우의 표정이 조금 풀어진다.


"허먼, 우길도사께서는 몇 대쯤 되십니까?"


"사조로부터 10대째 되는 사람입니다."


아까보다 그럴듯하긴 하지만, 그래도 천 년 동안 10대라면 터무니없이 한대가 길다.


"거참, 오래 들도 사셨소. 그럼 나이가 어찌 되시오?"


짤랑거리는 방울 소리와 함께 끼어드는 황의 사내.


황천쌍도 이적이다.


그 역시 이 출처 불분명한 도사에게 의구심이 상당한 것 같았다.


"제 나이를 세는 것은 관뒀지만, 아마 백 년쯤 묵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으짓말입니다. 백살 먹은 노인이 어찌 저를 그렇게 개 패듯이 팰 수 있다는 말입니까!"


담장에서부터 남궁세가 정문에 이르기까지 주야장천 우길에게 얻어맞은 공오가 악에 받쳐 반박한다.


"웃기네. 진 장로만 해도 그보다 더 험하게 팰 수 있을 것 같은데?"


피식 하고 웃으며 공오를 골리는 이적, 공오가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라 악을 쓰려는데, 이적이 그를 막아선다.


"아서라. 예가 너희 집 안방이냐."


씩씩거리며 뒤로 물러나는 공오, 확실히 첫날 날뛰다가 피를 토한 이후로는 누그러든 모양이다.


남궁가주에게 계속 얻어터지기도 했고...


"자자, 뉘신 지는 대충 알아들었을 테니 어서 이 친구들에게도 예까지 행차하신 이유를 말씀해 주십시오. 도사님."


거의 우길의 개인 수행원에 가까운 남궁후, 그 태도에 가신들이 전원 환장하겠다는 표정을 보였지만, 아랑곳하지 않는다.


우길이 머쓱해질 정도임에도 남궁후는 정말로 멍청한지 분위기를 전혀 파악하지 못한다.


"흠흠, 제가 예까지 온 것은 다들 잘 아시다시피, 그대로 놔둘 수 없는 것이 이 근방에 움직이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흉착귀..."


신음하듯 그 이름을 내뱉은 것은 사정혁이다.


한동안 장강에서만 머물다 내려온 그놈은 오방대주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도객인 모진추를 잔혹하게 참살했다.


사정혁을 습격할 때처럼 일대일도 아니고 아예 쾌도문에 쳐들어가 자신의 행적을 증언할 한 명을 남기고 모조리 살해한 흉착귀.


사정혁이 놈을 만난 후로 고작 한 달, 무서울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현장을 파악한 현운대의 보고로는 초전부터 일관적인 흉착귀의 압도라고 했다.


절정고수를 넘어섰거나, 그 끝자락에 있다는 소리다.


더 내버려 두면 강호에 초절정고수 살인마가 등장할 수도 있다.


'어쩌면 이미 등장했는지도 모르지.'


차마 생각하고 싶지 않은 경우의 수를 생각하며 사정혁이 고개를 저었다.


그 사이 자신의 할 말을 이어가는 우길.


"그간에는 남궁세가와 무림맹이 알아서 하지 않을까 하여 두고 보고 있었습니다. 본디 저희가 나서는 것은 혹시라도 천기를 흐릴 수 있어 꺼리는 일입니다만. 어찌 된 일인지 남궁세가도 무림맹도 그자를 잡지 못하는 것 같더군요. 하여, 쓸만한 도사가 없는 것인가 싶어 제힘이라도 보태려 찾아온 것입니다."


'사기 치고 있네.'


라는 것은 공오의 생각.


담장을 넘어간 자신을 보고 다짜고짜 원숭이라고 하더니, 도둑으로 몰아 흠씬 두들겨 패고는 나중에서는 남궁세가로 안내하라고 또 때린 인간이 저렇게 건전한 사고방식으로 움직였을 리가 없다고 확신하는 것 같다.


'쓸만한 도사가 없다는 건, 내 이야긴가?'


라고 뜨끔 하는 것은 본래 도사로 놈을 쫓으라고 파견된 화산파의 낙화검 청명.


요즘 그는 거의 바늘방석에 앉아있는 것 같았다.


공오는 남궁가주와 비무수련(?)이라도 하고 있지만, 그는 거의 꿔다놓은 보릿자루처럼 혼자 연무장에서 남궁연우와의 비무를 되짚거나 명상을 하는 게 고작이었다.


남궁세가의 다른 인물들도, 모두 각자의 업무에 바빠서 남궁후처럼 비무상대를 청할 수도 없고 하여 매일 홀로 하는 수련이 답답했다.


지훈도 백이당 관련 업무로 많은 정보를 다루느라 바쁘고, 혼자 밥벌레가 된 것 같은 기분에 최근 들어 상당히 우울했던 청명이다.


그렇다고 혼자 돌아가자니, 화산파의 얼굴에 먹칠하는 것 같아서 가슴앓이만 앓고 있었던 것이다.


"저어, 그럼 그자가 천기를 흐리는 것을 감수하고도 잡아야 하는 자입니까?"


소심하게 손을 들어 우길에게 질문을 하는 청명, 우길은 도관을 입고 있는 그를 보자 미소를 지으며 대답을 해준다.


이상하게도 조금 전까지 답답하던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 같은 미소였다.


"그자는 이미 천기를 흐리는 자라네 화산의 젊은 도우(道友)."


"천기를 흐린다... 그자가 무슨 요괴라도 된다는 말씀이십니까?"


칼 밖에 쓸 줄 모르지만, 그래도 도사라 우길이 하는 말을 조금은 알아듣는 청명의 물음에, 우길이 어두운 표정으로 대답한다.


"그자는 분명히 사람이네, 헌데, 인간이 아닌 힘을 쓰고 있네, 인세에 관여해서는 아니 될 힘이지."


하고는 좌중을 바라보며 모두에게 말하는 우길.


"본디, 그런 요괴, 기물들이 인세에 개입하면 신선이나 선계의 사자가 내려와 해결할 문제입니다만, 이자는 사람의 탈을 쓰고 있어 그분들의 직접적인 도움이 불가하다는 응답을 받았는바, 이 우길이 모자란 재주라도 보태고자 이렇게 직접 찾아온 것입니다."


"그자가 대체 뭔데 도사께서 이리도 걱정하십니까?"


남궁연우의 질문에 우길이 마른침을 한번 삼키고 대답했다.


"흡혈귀(吸血鬼), 그자는 사람의 생명을 빨아먹는 자입니다."




잘 읽고 계신가요? 맞춤법이나 오타관련 사항은 알려주시면 바로 수정하겠습니다. 즐겁게 읽으셨다면, 선작과 추천 부탁드려요.


작가의말

날이 조금 풀린 것 같습니다.

좋은 주말들 되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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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귀마전(鬼魔殿)의 비밀스런 대화. 17.01.17 481 4 16쪽
42 검은 전갈, 움직이다. 17.01.05 392 6 16쪽
41 목을 내놔라. 16.12.30 441 5 13쪽
40 본능에 충실한 전쟁. 16.12.29 497 5 12쪽
39 박쥐 날개를 단, 마(魔). 16.12.26 535 4 15쪽
38 (외전) 그 남자의 회고. 16.12.24 538 7 9쪽
37 인간을 버리다. (3) 16.12.24 538 7 8쪽
36 인간을 버리다. (2) 16.12.22 545 5 12쪽
35 인간을 버리다. (1) 16.12.21 512 6 10쪽
34 누군가를 위해 죽는 다는 것. 下 +2 16.12.19 654 6 15쪽
33 누군가를 위해 죽는 다는 것. 中 16.12.18 640 6 8쪽
32 누군가를 위해 죽는 다는 것. 上 16.12.17 585 6 12쪽
31 죽는다면, 당신의 품 안에서. 下 16.12.16 615 6 11쪽
30 죽는다면, 당신의 품 안에서. 上 16.12.10 710 7 10쪽
29 생존자 下 16.12.01 736 7 11쪽
28 생존자 上 16.11.25 743 8 10쪽
27 인적없는 산 속으로 下 16.11.24 760 9 9쪽
26 인적없는 산 속으로 上 16.11.23 881 9 11쪽
25 악마가 하지 않을 일. 16.11.21 851 9 11쪽
24 도사 우길(于吉). 참전(參戰) 下 +2 16.11.20 1,015 10 18쪽
» 도사 우길(于吉). 참전(參戰) 中 16.11.19 889 10 8쪽
22 도사 우길(于吉). 참전(參戰) 上 16.11.19 943 9 8쪽
21 흉착귀(胸鑿鬼). 개시(開始) 下 16.11.18 1,067 11 11쪽
20 흉착귀(胸鑿鬼). 개시(開始) 上 16.11.18 1,109 11 12쪽
19 반백년만의 재회. 16.11.17 1,129 10 9쪽
18 동방의 민간요법 16.11.17 1,220 8 14쪽
17 동굴 안의 살인자들 下 16.11.14 1,132 11 12쪽
16 동굴 안의 살인자들 上 16.11.13 1,170 1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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