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4B 님의 서재입니다.

이승과 저승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4B
작품등록일 :
2018.07.17 17:25
최근연재일 :
2018.08.25 02:50
연재수 :
18 회
조회수 :
1,577
추천수 :
0
글자수 :
64,939

작성
18.07.18 10:42
조회
603
추천
0
글자
10쪽

1화 프롤로그

DUMMY

#이승과 저승 1화



대한민국의 평범한 남자 27세 이승, 185cm 큰 키에 75kg 조각 같은 몸에 딱 벌이진 어깨, 주먹만 한 얼굴. 하지만 이마저도 쓸모없다. 본인이 가지고 있는 비주얼이 보석인지 돌인지 관심도 없는 이승이니까.


이승이 초등학교 4학년 때 여동생 지연이 태어나면서 지연이 두 살이 되던 해에 암으로 어머니는 돌아가셨다. 아버지는 어린 이승과 지연을 남자 혼자 키우기 버거우셨는지 어머니의 빈자리를 지금의 새어머니로 채우셨다.


그 당시 아버지와 재혼하신 새어머니도 여동생 지연과 같은 나이의 여동생 주아를 데리고 오셨다.

아버지와 새어머니는 왜 처음부터 같이 만나서 결혼을 안 했는지 모를 정도로 사이가 돈독하셨다.

새어머니는 이승과 지연에게도 친어머니처럼 잘해 주셨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까지는 말이다.

아버지는 시장에 장을 보러 가신다고 오토바이를 타고 나가신 후 사고로 더 이상 이승의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셨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로 새어머니의 행동은 180도 달라졌다. 이승과 지연에게 하는 행동과 자신의 딸 주아에게 하는 행동은 어린 이승과 지연이 알아챌 정도로 비교가 됐다.

아버지의 교통사고 사망 보험금으로 새어머니는 미용실을 차렸지만, 아무런 준비도 없었던지라 금세 보험금을 날리셨다.


새어머니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로 모든 탓을 이승에게 돌리기 일쑤였다.

“내가 니들 때문에 무슨 고생이냐. 한 번 결혼 잘못한 것도 이 지랄인데, 재혼해서도 니들까지 내가 혼자 키우게 생겼으니, 다 이승 니가 그렇게 생겨 먹어서 너희 엄마고 아빠가 다 그렇게 된 거 아니냐. 나까지 너 때문에······. 아이고 내 팔자야.”

본인이 아버지의 보험금을 날리고서도 새어머니는 모든 것을 이승의 탓으로 돌렸다.


이승은 그때 큰마음을 먹었다.

내가 공부를 열심히 해서 잘돼야 되겠구나, 그래야 내 동생 지연이도 지킬 수 있겠구나, 라고······.

그 뒤로 이승은 노는 것보다 공부를 해야 했고 그 탓에 중고등학교에 괜찮은 성적으로 졸업을 했고, 대학교도 뭐 나름 개천에서 용 난 정도? 서울에 있는 대학을 졸업했다.

대학 졸업 후 이승이 취업 활동을 하면서 새어머니의 이승에 대한 미운 감정이 보상 심리로 변해 갔다.

하루를 멀다 하고 이승에게 ‘넌 언제 취직할래?’, ‘언제 돈 벌어서 보답할래?’라고 재촉해 왔다.

그런 잔소리가 이승은 듣기 싫었다.


‘어머니가 저한테 해 준 게 뭔데요?’라고 화를 내고 싶었지만, 이승은 새어머니와 같이 사는 동생 지연이 때문에 화조차 낼 수가 없었다. 지연이를 자신의 집으로 데리고 오기 전까지는 참고 살아야 했다.

그런 새어머니의 잔소리가 이승의 어깨를 짓눌렀다. 하루하루 새어머니의 잔소리는 조롱과 비하로 변해 갔다.

너희 남매들은 왜 하는 게 다 왜 그 모양들이냐, 그렇게 살면 밥값이나 하겠느냐는 둥 동생 지연까지 싸잡아 말하는 게 이승은 더 이상 참기 힘들었다.

그래서 새어머니한테 거짓말로 우리나라 3대 기업인 SH그룹에 취직했다는 거짓말을 해 버렸다.


그때까지만 해도 언젠가는 SH그룹에 취직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럴 만도 하다. 중고등학교에서의 좋은 성적으로 서울에 있는 대학을 나온 탓에 서류 1차 전형까지는 매번 합격 통지가 왔으니깐.

되겠지?

될 거야.


그런데 아직도 이승은 백수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왜 이승은 새어머니의 잔소리를 굳이 SH그룹에 취직했다는 거짓말로 받아쳤는지 후회스럽다.

들어 보지 못한 회사 이름을 얘기했더라면 새어머니는 모르셨을 텐데, 하필 새어머니와 전화 통화를 할 때 TV에 SH그룹 CF가 나오는 바람에 이승은 저도 모르게 SH그룹을 말해 버리고 말았다.

새어머니는 이때다 싶었는지 ‘월급은 얼마 나오나? 그 회사는 대출도 된다지?’라고 말하며 끊임없이 이승의 숨통을 조여 왔다.

심지어 배다른 여동생까지 은행에 맡겨 놓은 돈 ATM기에서 인출하듯 매달 12일, 월급날이라고 정한 날짜에 이승에게서 돈을 빼 간다.

이승은 취업 준비를 하며 낮에는 영어 학원을 다니고, 밤에는 편의점 알바에 주말엔 대리기사 일까지 하고 있었다.


*


ROUND 1


매달 12일, 지옥의 링의 시작을 알리는 전화벨이 울린다.

띠리리리링-


- 아들.

새어머니가 이승에게 무슨 부탁이 있으면 부르는 호칭이다. 평소엔 ‘야’, ‘너’, ‘이승’, ‘인마’ 이런 식이다.

오늘 월급날이라고 100만 원 송금해 드렸는데 무슨 일인가 싶다.


“네, 어머니.”


- 오늘 동네 아주머니들이 큰아들이 대기업에 다니는데 미용실 한번 다시 해 보는 게 어떻겠냐고 하네? 히히히히.


이승의 새어머니는 아버지의 사망 보험금을 맛있게 날려 먹은 걸 잊으신 건지 아직도 미용실에 대한 미련을 못 버리고 계신다.

취업 준비에 몰두해도 될까 말까 한 상황에 저녁엔 편의점 알바에 주말엔 대리기사 일까지 하는 이승에게 새어머니는 매서운 원투 펀치를 날린다.


- 대기업 다니는 우리 아들 덕 좀 보자. 이참에 가게를 차려야겠어. 계속 노는 것도 이제 지겨워. 복덕방 이 씨가 그러는데, 요 앞 사거리에 좋은 자리가 하나 나왔다더라. 너희 회사 대출 되지?


“네······. 어머니.”

새어머니의 원투 펀치가 이승의 안면에 제대로 꽂힌다. 이승은 데미지를 먹고 비틀거린다.

새어머니는 이때다 싶어 카운터펀치를 곧바로 날린다.


- 그럼 요번 달 말일에 3천만 원 대출 진행시켜서 엄마 계좌 알지? 그래그래 끊는다.

KO!!

원······ 투······ 쓰리······ 포······ 파이브······ 식스.

힘들다.

이대로 평생 누워 버리고 싶다. 일어나고 싶지 않다. 일어나 봐야 또 소나기 펀치가 날라 올 게 뻔하다.

세븐······ 에잇······ 나인······.


띠리리리링―


ROUND 1 종료 벨소리가 울린다.

이승에게는 행운인지 불행인지 이대로 KO 하고 싶었다.


*


ROUND 2


- 야 이승. 왜 이리 전화를 늦게 받아.

이번엔 이승의 배다른 동생 주아의 전화다.

주아는 중학교 이후론 이승에게 오빠라고 부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넌 또 왜?”


- 야. 넌 동생 전화를 받자마자 왜라니. 나 내일모레 생일인 거 알지? 이승 너 오늘 월급 탔잖아. 갖고 싶은 신상 구두가 있으니깐 30만 원 부쳐라. 알았지? 끊는다.

겨우 비틀대면서 일어났는데 동생 주아는 비틀거리는 이승에게 어퍼컷을 날린다.

이승은 무하마드 알리와 마이클 타이슨을 번갈아 가며 상대한다.

더 이상 버틸 수가 없다.


*


이런 상태로 무하마드 알리와 마이클 타이슨을 상대하기엔 역부족이다.

그래서 손대면 안 되는 사채에 결국 이승은 손을 댔다.


사채. 악마의 이자 놀이.


이자가 이자를 낳고, 원금에 이자가 보태지고 그 원금에 또 다른 이자가 붙고.

드래곤볼에서 손오공의 원기옥처럼 만세를 부를수록 사채의 원금은 커져 갔다. 끝판왕 마인부우를 처치하고도 남을 만큼 더욱더······.

이제는 새어머니와 주아의 전화 벨소리보다 사채 사무실의 전화 벨소리가 더 무서웠다.


- 이승 씨 전화 맞나요?


“네, 그런데요.”


- 이번 달 이자가 입금 확인이 안 됐어요. 이러시면 곤란합니다.

말끝은 존대지만 전화 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와 언성은 무서운 어둠의 세계 속 형님의 살기처럼 느껴진다.

“조금만 기다려 주시면 안 될까요?”


- 우리 오래 못 기다려요. 우리도 땅 파고 장사하는 거 아닙니다. 내일 내로 입금 안 되면 무슨 일이 일어나도 책임 못 져요.


“······네, 알겠습니다.”

죽고 싶었다.


*


편의점 알바가 끝나고 돌아오는 길에 이승은 소주 2병을 사 가지고 집에 들어갔다.

이대로 살면 뭐 하나. 홀짝홀짝 소주 2병을 다 마시고는 누워 버렸다.


서울에 남자 혼자 사는 작은 원룸. 이승의 큰 키 덕에 누우면 다리가 방 끝에 닿을 정도다.

대학 졸업 후 서울에 상경할 때만 해도 정말 멋있는 삶을 꿈꿨다. 이렇게 살 줄은 꿈에도 몰랐다. 정말 멋있는 자신을 꿈꿨다.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이승의 광대를 타고 흘렀다.

그때 울리는 전화벨 소리. 동생 지연이다.

얼른 이승은 눈물을 훔치고 아무렇지 않은 듯 전화를 받았다.

“응, 지연이구나.”


- 응. 오빠 나야. 회사는 다닐 만해?


“응. 다닐 만하지. 하하하 너도 알다시피 오빠가 어디 가서 미움받는 스타일이 아니잖니.”


- 그래 난 오빠가 잘해 낼 거라 믿어. 그리고 SH그룹이라니. 난 오빠가 너무 자랑스러워.


“고맙다 하하하.”

이승은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 오빠 이제 나한테 용돈 안 보내 줘도 돼. 나도 이제 고1이야. 아르바이트 다닐 거야. 오빠 어머니한테 용돈 보내 주는 거 알아. 아무리 대기업이라지만 신입인데 무슨 돈을 얼마나 받는다고. 오빠도 이제 돈 모아서 결혼도 해야지.


“야야. 한창 공부할 때 무슨 아르바이트야. 오빠가 넌 시집갈 때까지 책임질 거니깐 쓸데없는 생각 하지 말고 공부나 해. 오빠 내일 출근 때문에 자야 되니깐 끊는다.”


- 응. 그래 알았어, 오빠. 내가 오빠 쉬는데 방해를 했나 보다. 그래 쉬어. 오빠 파이팅.

이승이 그래도 버틸 수 있었던 건 동생 지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승이 다시 힘을 내기엔 오늘의 하루는 엉망이었다. 몸도 마음도 지쳐 버렸다.

그리고 이승은 서서히 잠이 들었다.





다음 날 자신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 버릴 말도 안 되는 엄청난 일이 벌어질 거라곤 상상도 하지 못한 채······.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이승과 저승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8 18화 SH그룹의 입사제의 18.08.25 30 0 7쪽
17 17화 고은의 제안 18.08.13 34 0 9쪽
16 16화 고백 18.08.11 22 0 6쪽
15 15화 저승아 미안해 18.08.04 25 0 9쪽
14 14화 이승과 저승의 위기 18.08.01 51 0 8쪽
13 13화 저승의 두번째 능력 18.07.31 45 0 9쪽
12 12화 저승의 다짐 18.07.28 35 0 7쪽
11 11화 이승의 질투 18.07.26 47 0 8쪽
10 10화 고은의 두번째 만남 18.07.24 48 0 9쪽
9 9화 고은의 호기심 18.07.22 80 0 8쪽
8 8화 고은의 첫만남 18.07.21 68 0 8쪽
7 7화 저승 vs 편의점 사장 18.07.20 71 0 9쪽
6 6화 저승의 변신은 무죄 18.07.20 76 0 9쪽
5 5화 이승의 대리알바 저승 18.07.20 79 0 9쪽
4 4화 저승의 첫번째 능력 18.07.20 78 0 8쪽
3 3화 저승의 숙제 18.07.20 84 0 7쪽
2 2화 저승의 탄생 18.07.20 101 0 6쪽
» 1화 프롤로그 18.07.18 604 0 10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