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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곰곰 님의 서재입니다.

연예계 싹쓸이 부활보다 쉽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문곰곰
작품등록일 :
2023.05.20 23:05
최근연재일 :
2023.07.18 22:29
연재수 :
3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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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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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76,239

작성
23.05.20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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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01. 아이돌, 죽다.

DUMMY

“야, 이거 봤어???”


<속보> 아이돌, 기획사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충격


유명 연예 기획사 사옥에서 아이돌이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후송됐다.

현장관계자는 정황상 실족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유명기획사라면서 왜 유명아이돌은 아님? 어그로?

└ㅁㅊ죽었다는데 그게 중요하냐?

└사망기사도 아닌데 왜 죽여;;;


이른 아침, 짧은 기사 하나가 빠르게 퍼졌다.


“어? 이거 설마···.”

“야, 아냐. 애들 지금 투어 중이잖아.”

“아! 그러네~”

“벌룬 온 거 못 봤어? 십 분 전에 옴. 지금 일본이래.”

“다행이다···. 그럼 저건 누구야?”


*


[K돌 게시판 / 잡담]

[실족돌 대체 누구지?]


내최앤 생존신고 해서 아닌 거 아는데

공백기에 벌룬 안 하는 불효자 팬들은 기절할듯

어딘지만 떠도 대충 파악가능한데 계속 주어없는 기사만 나고


말이 실족이지 옥상에서 떨어진 거면 투신 아냐···?

그래서 누군지 안 뜨나?


-성별이라도 알려주지 나도 궁금해 미치겠다 누굴까?

-글 내려 우는 덕들 안보여???

-지 최애 살앗다고 딴 덕들 가슴 박박찢네; 인성무엇;

└ㄴㅁㅇ;;;


아이돌 관련 게시판은 아침부터 쉬지 않고 추측글이 올라왔으며,


<유명아이돌 실족사, 사고로 추정>


소속사 사옥에서 실족한 것으로 알려진 아이돌의 사망 소식이 전해져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이날 오전 전해진 비보에 이어, 조금 전 사망 소식이 연이어 전해지며···


-대체 누구냐고!!!!!

└걱정ㄴ 이름 들어도 누군지 모를듯ㅋㅋㅋ


언론사 역시 실시간으로 새로운 소식을 보도했다.

그리고,


<블랙밤 태하, 소속사 옥상에서 실족사··· 향년 27세>


그룹 블랙밤의 멤버 태하가 소속사 TNT 사옥 옥상과 이어진 계단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향년 27세.

오늘 서울 강남경찰서는 이날 오전 1시 30분경 강남구 소재의 TNT 사옥 옥상 계단에서 태하가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고 밝혔다.

최초 발견자는 매니저로 흡연을 위해 옥상으로 향하다 태하가 숨져있는 것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


-얘 걔 아냐 저격수

-유명은 무슨ㅋㅋㅋㅋㅋ이럴줄 알았다

-찐사고임? 보통 극단적선택이라고 하던데 이건 아니네

└심장마비 와서 굴럿거나 구르다 심정지 온듯.. 안타깝다


공식 기사가 났다.


[블랙밤 공식카페 : 우리끼리 게시판]

[태하 사망 기사 떴어요...]


믿어지지가 않는데 진짜래요...

어제 분명 조만간 볼테니까 기다려달라 그랬는데

어쩌다가 이렇게 된 걸까요......

하루종일 멍하네요......


추측이 난무했다.


사망 기사는 끝없이 어뷰징 되고,

생전 했던 말들은 억측 섞인 편집과 함께 인터넷을 떠돌았다.


그리고 3시간 뒤.


<단독> 블랙밤 태하 부활!


기묘한 제목의 기사가 등장했다.


“뭔 개소리야. 죽은 거 확실한데 부활은 무슨- ···어?”


[블랙밤 태하가 부활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태하는 18일 오전 심폐소생술을 통해 회복하였으나 오후 2시경 상태가 급격히 악화되었으며 오후 3시경 사망선고를 받았다.

그로부터 한 시간 뒤 4시 10분쯤 다시 자발순환회복해 현재 활력징후 모두 정상인 것으로 전해져 ··· ]


“···살아났네?”


**


그리고 현재.

나는 이름 대신 부활돌로 불리고 있다.


“진짜로 막 주마등이 스치고 그래요? 말이 좀 그렇긴 한데, 우리가 죽어봤어야 말이지.”


이 질문이 지금 몇 번째더라.

아마, 오십 번은 훌쩍 넘었을텐데.


“다들 그렇다고 하시던데, 전 아니더라고요.”

“호오, 그래요?”


엠씨가 눈을 반짝였다.


“갑자기 너무 순식간에 일어나서···. 어? 하다가 바로 의식을 잃었거든요.”

“그치, 그럴 수 있지.”

“국선배도 참! 말이 거칠어~ 괜히 아픈 기억 들쑤시고 그래욧!”

“아이 이거 우리가 너무 민감한 부분을 건드렸네.”


말과는 달리 몇 쌍의 눈이 내 얼굴을 분주하게 살핀다.


“하하···, 아닙니다.”

“그러니까- 사고 원인이 그거였죠?”


MC 박남국이 손을 빙글빙글 돌렸다.

나는 숨을 들이켠 뒤 대답했다.


“네. 계단에서 굴렀어요.”

“아휴, 어쩌다 그런 거예요? 보통 삐끗해도 붙잡지 않나? 벽이든 난간이든?”

“아니~ 다들 기사도 안 봤어요? 이미 다 아는 거 말고- 난 그게 제일 궁금하드라. ···는 했어요?”


이건 처음 들어보는 질문인데.


“아뇨. 전혀.”

“한번도?”

“네.”

“너무하네. 아니 어떻게 한번을 안 해?”

“그러니까 그런 일을 벌이지. 안 그래요?”


순식간에 촬영장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다들 제 할 말만 하며 언성을 높인다.


다들 옳으신 말씀 중이라 나는 속으로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다 누군가.


“그래서, 왜 그런 거래요?”


질문을 던졌다.


“글쎄요···.”


그날, 어쩌다 그렇게 됐더라?


***


“태하야, 큰일났다!!!”


쾅!

매니저형이 문을 부술듯 밀어젖혔다.

불길한 예감이 왈칵 밀려들었다.


“또 누군데요?”

“······그,그게···문혁이가···.”


···X발. 이번엔 걔냐?

내뱉지 못할 욕을 삼키며 폰을 집어 들었다.


이미 포털 사이트 대문에 기사가 걸려있다.


<블랙밤 문혁, 라이브 방송 중 충격발언>


기사 제목은 보통의 가십거리 같은데.

조회수용 어그로면 저 형이 뛰어올 리가 없지.


‘애초에 우리로 어그로 끌 리가 없는데.’


기사를 누르자 모자이크가 빡세게 들어간 화면캡쳐와 글이 연이어 떴다.


[인기 아이돌 그룹 블랙밤의 멤버 문혁의 발언이 화제다.]


기사 첫 줄부터 장난 아니다.

우리가 언제부터 인기 아이돌 그룹이었는데?


[문혁은 최근 SNS 라이브 방송에서 ‘말 XX 많아. 돼지X들’이라는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다.

해당 방송이 종료된 것으로 착각해 일어난 일로, 화면에는 문혁이 비치지 않는 상태에서 목소리만 송출되었다.

이어 화면 위로 흰 연기가 피어오르며 실내에서 흡연 중임이 간접적으로 드러났다.

방송이 켜진 상태임을 인지한 문혁이 담배를 문 채 급하게 방송을 종료하면서···]


그 와중에 끄면서 얼굴까지 비췄냐.

대처까지 완벽하게 최악이다.


“X친 새끼.”


말도 안되는 상황에 욕이 필터링 없이 튀어나왔다.

미X놈인가? 아니 육년차쯤 됐으면서 이런 실수를 한다고?

평소 저런 개소리를 아무렇지 않게 하던 놈이라 언젠간 사고칠 줄은 알았지만···.


“계하태. 너 아무리 화나도 형 앞에서 새끼가 뭐냐?”


···이건 또 무슨 상황파악 못하는 소리지?


“···형. 문혁이 평소에 발언 수위가 세다고 라방이나 팬싸 관리 빡세게 해달라고 부탁드렸잖아요. 백번 쯤 말한 것 같은데 회사에서 관리한 건 맞아요?”

“지금 이게 회사 잘못이란 거냐? 조문혁 그 자식이 문제지.”


그걸 지금 말이라고.

문제인 줄 알았으면 진작 해결했어야지.


연습생 10년차.

당장 데뷔시켜주겠단 말에 홀랑 넘어간 게 문제였을까.

이 소속사는 매번 밑바닥을 갱신중이다.


아이돌이란 게 팬 기만하는 소릴 세 번이나 싸질렀는데.

케어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거야? 진심으로?


“폭탄 케어도 소속사 일 아니에요?”

“넌 리더란 게 폭탄인 줄 알면서 방치했어?”

“그래서 회사에 건의했는데요. 걔랑 같이 사는 것도 아니고 이십사시간 붙어서 케어하면 제 스케줄은요?”

“우린 뭐 노냐? 놀았어?”


X발. 말을 말자.

나는 다시 폰으로 시선을 돌렸다.


[···현재 문혁의 SNS 댓글에 팬 기만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는 반응이 빗발치고 있어 향후 대응에 관심이 집중된다. 뉴뉴스 조금새 기자.]


기사 밑에 댓글도 몇 개 달려있다.


- 블랙밤? 듣본데?

- .... .... .. .... ....

- 와 미쳤네ㅋㅋㅋㅋㅋㅋㅋ


···몇 없는 팬들 떨어져나가는 소리가 들린다.

아니 이미 다들 탈덕하셨으려나.


“이 새끼가. 너도 나 무시하냐?”

“지금 선 넘고 있는 건 형인데요. 저 간만에 스케줄 두 개나 있어서요. 이만 가보겠슴다.”


오랜만에 라디오 게스트와 예능 녹화가 잡혀있다.

<본명이 특이한 연예인>이란 주제로 토크쇼 하나와 일주일에 한 번 고정 게스트로 가는 라디오까지.

듣보아이돌에게 이보다 호화로울 수 없는 스케줄이다.


나는 대충 꾸벅 인사하고 연습실을 나섰다.

뒤에서 매니저가 삿대질을 하며 소리를 질러댔지만 그런 건 내 기분을 망칠 수 없다.


“공중파라니. 대체 얼마만이냐.”


지방 축제 뛰는 건 즐겁지만 사실 민망할 때가 많다.

우리 노래를 모르니 호응이 거의 없거든.


공중파는 위튜브에 클립도 많이 뜨고 팬들이 찾아보기도 편해서 좋다.


“······짤리는 건 아니겠지?”


논란 때문에 곤란하다고 하면 어떡하지.

물론 논란거리를 대놓고 물어볼 확률이 훨씬 높지만, 조금 걱정된다.

곤란한 웃음만 지었다간 그 장면만 일 초 나가고 통편집될 수도.


“진짜 큰 기횐데. 도와주는 놈 하나 없네.”


위기를 기회로!

이것도 정말 한 두번이다.

육년째 계속 위기인데 오는 기회까지 위기로 만들고 있다.


불안감에 비계로 접속해 사람들 반응을 살폈다.

표면적으론 미친놈이네 ㅇㅇ 같은 반응 몇 개를 빼면 잠잠하다.

당연한 반응이지만, 검색어를 바꾸면 사정은 달라진다.


깜폭, 븕맙, 곰혁···

익숙한 계정들이 눈에 띈다.


- ㄲㅍ 이름답게 지뢰밭이네 ㅅㅂ

- 내 살은 적어도 유흥살은 아니라고 ㄱㅎㅅㅂㅅㄲ야 (주어없음)

┕ 너 뭐 돼?; 나 돼지 맞는데 니가 보태준 거 있냐ㅡㅡ


타임라인으로 돌아와 반응을 좀 더 살폈다.


- 선넘네 이게의리라고 생각해서 빡쳐도 안고갓는데 못해먹겟다ㅅㅂ

- 조공구걸하려고 라방켜놓고 빠혐하는 클라스ㅋㅋ 곰녁아 니가 그래서 못뜨는거야ㅎ


“또 뭐 갖고 싶다고 했나본데.”


적나라한 반응을 모조리 찾아 보면서 고개를 끄덕이길 한참.

목 뒤가 뻐근해질 때쯤 서치도 끝났다.


‘예상한 것보단 유하다.’


조문혁 저격계가 파여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라.


“···제발 조용히 넘어가자.”


물밑이 들끓는 건 내 힘으로 어쩔 수 없다.

최대한 개인 활동에 집중하면서 소통하는 수밖에.


불안감을 누르며 지난 방송 모니터를 시작했다.

사전 인터뷰를 토대로 예상 질문을 정리하는 내내.

불편한 마음은 커져만 갔다.


***


“형, 어떻게 대응하기로 했어요?”

“뭘 대응해.”

“문혁이 일이요. 회의 안 했어요?”

“회의? 무슨 회의. 그깟 일로 뭘 대응씩이나 해.”

“네?”


내가 잘못 들었나.

그깟 일? 회의를 안 해?


“회사 입장을 내거나 하다못해 조문혁이 SNS에 사과문이라도 올려야죠. 팬들한테 사과도 안 하고 그냥 넘겨요?”

“실수잖아. 문혁이도 반성하고 있어.”


반성 중이면 사과도 하면 될 텐데?


“크게 기사난 것도 아닌데 사과문 올렸다가 일이나 키우지.”

“형이 조문혁이냐고요. 변명까지 대신 해줘요? 사과 진짜 안 해요? 형은 돼지새끼 소리 듣고 화 안 낼 수 있어요?”

“야, 걔들이 좋아서 돈 쓰는 건데 왜 니가 난리야?”


···?

아. 뒷목 땡겨.


이게 소속사에서 할 소린가?

매출이 인기에 좌우되는 시장에서 망언만 골라하는 놈을 감싼다고?


“상황 파악 못하네. 한 줌 있는 팬들 다 떠나게 생겼는데 화 안 나게 생겼냐고. 왜 맨날 걔만 봐주는데???”

“이씨. 이게 자꾸 말 놓네? 윗분들이 넘기라는데 네가 왜 난리야. 스케줄이나 가!”


아. 잊고 있었네.

조문혁 사장 사돈의 조카였지 참.


“폭탄 감싸면 같이 터지거든요. 전 뒈지기 싫네요.”


벤에서 훌쩍 뛰어내리자 내 싸가지 찾는 소리가 뒤에서 들린다.

무시하고 방송국으로 들어갔다.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문곰곰입니다.

다시 시작하게 됐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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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33. 벌써 열두시 (2) +2 23.07.07 78 6 12쪽
32 32. 벌써 열두시 (1) +2 23.07.05 89 6 12쪽
31 31. 목숨을 건 협상 (2) +4 23.06.28 100 10 10쪽
30 30. 목숨을 건 협상 (1) +4 23.06.18 110 1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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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28. 잠시만 안녕 (3) +2 23.06.18 105 9 10쪽
27 27. 잠시만 안녕 (2) +1 23.06.17 117 8 10쪽
26 26. 잠시만 안녕 (1) +2 23.06.17 126 7 10쪽
25 25. 나만 모르는 해체 (2) +3 23.06.17 128 11 10쪽
24 24. 나만 모르는 해체 (1) +3 23.06.16 131 11 11쪽
23 23. 여론의 행방 (2) +3 23.06.15 139 11 10쪽
22 22. 여론의 행방 (1) +2 23.06.15 141 9 11쪽
21 21. 누구 덫이 더 정교하지? (2) +3 23.06.14 143 10 10쪽
20 20. 누구 덫이 더 정교하지? (1) +3 23.06.14 144 10 11쪽
19 19. 준비는 끝났다 (4) +2 23.06.13 148 9 10쪽
18 18. 준비는 끝났다 (3) +3 23.06.12 145 10 11쪽
17 17. 준비는 끝났다 (2) +3 23.06.11 154 1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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