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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곰곰 님의 서재입니다.

연예계 싹쓸이 부활보다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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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곰곰
작품등록일 :
2023.05.20 23:05
최근연재일 :
2023.07.18 22:29
연재수 :
36 회
조회수 :
5,738
추천수 :
325
글자수 :
176,239

작성
23.06.15 21:09
조회
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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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글자
11쪽

22. 여론의 행방 (1)

DUMMY

병실을 옮겼다.


고도진이 박박 우겨 자리가 나는대로 바꿨다.


부정탔다며 당장 옮기라고 성화더니, 회사에 통보까지 알아서 다 했다.


“회사에서 별말 없었냐?”

“사옥 안에서 사고난 줄 아는데 뭐. 병원비 느는 것도 아닌데 신경 안써.”


깨어났을 때, 일인실인 걸 알고 다인실로 옮기겠다고 했었다.


매니저가 회사에서 병원비를 전액 지불할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해서 그대로 있었고.


“왜 유난이야?”

“그 XX가 저주하고 갔을까봐.”

“···너 미신 믿냐?”


고도진의 노력이 통해서일까.


머리가 거의 다 아물었다.


정수리와 뒤통수 경계라 흉터가 크게 남으면 두피가 비어보일까봐 걱정했는데, 깨끗하게 잘 아물고 있단 말에 안심이 됐다.


머리카락이 좀 더 자라면 완전히 가려질 듯 하다.


“이런 회복세라면 조만간 퇴원해도 되겠어요. 축하합니다. 이건 정말 기적이에요.”


중환자실에 있었다는 걸 도저히 믿을 수 없다며 의사 선생님이 환하게 웃으셨다.


나조차도 믿을 수 없는 회복속도긴 하다.


평소에 상처가 빨리 아무는 편이긴 했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런 중병에도 통할 줄은···.


등과 발목 재활도 남았고 머리도 정기적으로 검진이 필요해서, 당분간은 계속 통원해야 한다.


“당분간 위험한 곳 근처에도 가지말고, 가벼운 운동만 하세요. 밥도 건강하게 잘 챙겨먹고, 좋은 생각만 하면서 살아요. 스트레스 받으면 안 되고, 혈압이 급격히 오를만한 일도 삼가고···.”


간헐적인 두통 때문에 경과를 보자며, 퇴원은 5일 후로 정해졌다.


퇴원 후에도 추적 관찰하며 혹시라도 후유증이 나타나지 않는지 검사해야 한다.


긴 주의사항을 들으며 이렇게 가릴 게 많아도 죽지 않은 게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때 들은 건 누구 목소리였을까.’


일어나! 하고 소리치던 목소리.


가물가물한 기억이라 확실하지도 않지만 꼭 그 말이 날 살려준 것 같다.


이렇게 빨리 후유증도 거의 없이 나은 걸 보면, 의사가 기적이라고 표현하는 것도 당연하다.


‘하태씨는 모르겠지만 처음 실려왔을 때 출혈량이 하도 많아서 어렵겠다 생각했어요.’


중간 검사 때 의사가 해준 말이다.


또 뭐랬더라.


사망선고 후에 심전도 그래프가 잡히는 건 아주 드물게 있지만, 이렇게 멀정하게 일어나 말하고 움직이는 건 처음 본다고 했다.


“-그러니 기적같은 두 번째 삶을 즐기세요.”

“감사합니다.”


뉴스프롬 기사에 따르면, 내가 옥상에 올라간 시각과 발견된 시각에 차이가 꽤 있다.


나는 계단을 올라가다가 갑작스런 일격에 넘어졌다.


그러니 쓰러진 채 몇십분간 방치되어 있었을 거다.


박진수가 발견하지 않았다면, 아마 그대로 떠났겠지.


‘박진수한테 그거 하나만큼은 고마워해야 하나.’


***


“형, 뭐래??? 이제 괜찮대???”

“조만간 퇴원해도 된다고.”

“다행이다!!!”


재이와 고도진이 병실로 들어오며 경과를 물었다.


“형, 진이형이 하자던데, 난 한다고 했어! 형도 할 거지?!”

“고도진이? 그걸 벌써 물어봤어? 빠르네.”

“혹시 모르잖아···. 언제 헤어질지 모르니까······.”


수도꼭지에 눈물이 맺히기 시작한다.


“유재이 울기 30분 금지.”

“아··· 눈물 쏙 들어갔어···.”



오늘은 사고 이후 처음으로 SNS에 근황을 올리기로 했다.


[ @BLB_taeha


(환자복 입고 머리에 붕대 감은 사진)


안녕하세요 밤송이 여러분 (절하는 이모티콘)


너무 걱정할까 싶어서 소식 남깁니다


저 많이 회복했어요 걱정마시고 여러분은 꼭 건강 잘 챙기세요


꼭 완전히 회복해서 건강한 모습으로 찾아뵐게요


그때까지 건강하세요 약속! (손가락거는 이모티콘) ]



일부러 전에 찍어둔 셀카를 올렸다.


셋이서 함께 있는 사진까지 찍었는데 못 썼다.


방금 찍은 건 너무 건강해보이더라고······.


사람들이 진짜 다친 거 맞냐고 의심할 것 같은 정도라 어쩔 수 없었다···.


“형은 SNS 자아가 따로 있어?”


내 글을 확인한 유재이가 뜬금없는 소릴 했다.


“? 무슨 자아?”

“그냥 형이랑 다른 사람 같아. 세상 제일 친절하고 다정한 말투에 말도 많이 하고-”

“요게 또 까불지.”


유재이 정수리를 가볍게 쥐어박고 다른 SNS 앱을 켰다.



피드를 가볍게 훑다가 이상한 내용을 발견했다.


[하태완쾌기원108배중 @naedogani]

이게 먼,,? ㅈㅈㄹ 아니지? 아니라고 해라 젭알,,

(캡쳐 사진 첨부)


사진을 눌렀다.



[연옌이라는데 경찰이 데려감]


어제 ㅂㄹㅍ 갓는데

테이블 쪽에 경찰들 가더니 데려감


누가 무녁? 문영? 뭐 그랫는데 알빠?


약햇나? 암튼 끌려갓음


첨 봐서 신기햇다~


(클럽에서 연행되는 문혁 사진)



확대한 듯 화질이 깨졌지만, 취한 듯 양팔을 잡힌 채 끌려가는 게 조문혁인 건 알아볼 수 있었다.


“···너네 이거 봤냐.”


화면을 보여주자 둘 다 기겁한다.


“이 와중에 저길 가???”

“이거 그때지? 검거할 때.”

“어. 그런듯.”

“안 놀면 죽나봄.”


우리는 잠시 아이돌 자아를 잊고 조문혁에 대해 성토했다.


놈이 얼마나 사회악인지에 대해 의견이 오갔다.


몹시 거친 말들을 곁들인 대화는, 재이가 던진 질문 때문에 끝났다.


“저거 알려지면, 우린 어떻게 되지···?”

“뭘 어떡해. 우리가 죄 지었어?”

“아니 그거 말고오! 저 정도면 사장도 탈퇴 시키지 않을까???”

“···어?”


재이의 주장은 이랬다.


조문혁이 나가고 나면 블랙밤 이미지에 X칠할 인간이 없어지니까,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기회를 달라고 해보자.


“불가능.”

“왜!”

“사장이 그나마 우리 지원한 이유가 조문혁임.”

“그래도! 우리도 회사랑 계약했잖아! 우리도 권리 있어!”


고도진이 잠잠하던 수도꼭지를 열었다.


“굳이 적자 감수하면서? 백퍼 방치할 걸. 계약 끝날 때까지 모른 척하면 돈 안 써, 기사 안 나. 조용히 끝내기 딱 좋음.”

“형은 왜 남일처럼 말해?! 이거 우리 일이거든?!?!?!”

“누가 아니래?”


고도진의 말에 재이가 코를 훌쩍이며 물었다.


“그럼 왜 그러는데?????”

“생각해봐. 매니저가 우릴 돕는 걸 정말 아무도 몰랐을까?”

“···컨택을 직접 했으니까 모를 수도 있지 않냐?”

“그건 우리 생각이고.”


펼쳐지는 고도진의 음모론에 우리 모두 집중했다.


“절대 아닐걸. 계하태 넌 이상한 점 못 느꼈어? 조문혁 저격하고 다닐 때 끝까지 스케줄 픽스된 거. 진짜 한 번도 안 이상했음?”

“그건 ···이상했지.”


박진수 권한이 그렇게 큰 것도 아닌데, 회사에 반대되는 입장인 내 스케줄이 안 잘리고 살아남았다.


원래대로라면 절대 어림없는 일이다.


곱씹을수록, 확실히 이상하게 느껴졌다.


워낙 인지도 높은 프로그램들이 연달아 들어와서 앞으로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승락한 거라고 생각했는데.


블랑블룸을 위해서···?


내 설명에 고도진이 혀를 찼다.


“너 아직 멀었다. 진짜 그걸로 되겠음?”

“아니면 뭔데.”

“박진수가 나한테 딜을 걸었거든?”


이 상황에 그게 뭔 뜬금없는 소리야.


“구속된 인간이 연락을 어떻게 해?

“본인 동생한테 편지 써서 나한테 전해 주라고 했다던데?”


편지 내용이 암호문 같더라며 고도진이 펼쳐 보여줬다.


<우리가 2019년 8월에 겪었던 일 기억나니? 그때와 비슷한 상황이··· 너와 그 사람 입장만 바꾸면 그게 지금 내 상황이야···>


이야.

이건 진짜 우리끼리만 알아보겠네.


‘너네 무슨 007 찍냐···?’


그렇게까지 하며 연락한 이유가 있을 거다.


일단 이야길 들어보기로 했다.


“인터뷰한 날 조문혁이 찾아온 거, 박진수가 알려준 거 같아.”

“···진짜로?”


고도진한테 약점 잡힌 인간이 왜 또 조문혁한테 붙어?


이해 안 가는 상황에 머릿속에 물음표가 가득 찼다.


“어. 우리가 본인 이용해먹은 게 괘씸했다던데.”

“그러면서 딜은 왜 걸어? 말이 돼?”

“너랑 박진수 사이에 무슨 일 있었는지, 조문혁이 대충 알고 있었다더라.”


조문혁이 매니저에게 감시를 붙여놨단다.


그것도 모르고 박진수는 조문혁을 잘 속이고 있다 착각한 거고.


돈 건네주기 전부터 감시했고, 구속돼있는 동안은 박진수네 가족들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했다고, 조문혁이 붙여준 변호사가 말을 전했단다.


“말 안하면 가족이 무사할지 모르겠다고 협박했다는데, 박진수가 겁 먹었는지 거기서 생각이 바뀐 거 같아.”


겁 먹을만 하다.


수 틀리면 죽이려드는 놈인데, 진짜로 할지 누가 알아.


‘도긴개긴이긴 한데, 무섭기야 하겠지.’


본인은 못 나가니까.


“여기서 반전. 박진수가 자기 동생 통해서 나한테 따로 연락한 이유가 뭐게?”


뭘 자꾸 질문해.


눈으로 재촉하자 고도진이 씩 웃으며 말했다.


“조문혁이 어차피 우리 운명공동체다, 네가 돈 받은 순간부터- 라고 했대. 돈 주면서. 그때 자기가 아는 걸 죄다 써서 파일을 만들었더라고.”


그게 지금 내 손에 있다?


고도진이 USB를 흔들어 보였다.


“자기한테 뒤집어 씌울까봐 미리 써둔다고, 거의 유언장처럼 써놨던데.”

“형은 그걸 믿어??? 박진수가 거짓말 안 썼다고 확신해???”


심각하게 듣고 있던 재이의 물음에 고도진이 확신한다고 답했다.


‘함부로 답하는 성격이 아닌데.’


분명 저 안에 뭔가 엄청난 게 든 모양이다.


고도진이 검지를 치켜들며 덧붙였다.


“혹시 본인한테 무슨 일 생기면 공개하라고 동생한테 맡겨놨었대.”


절로 인상이 찌푸려졌다.


조문혁이 위험한 줄 알면 그 자리에서 도망을 치던가.


다 저질러놓고 뭐하자는 거냐?


“여기에, 조문혁이 형량을 높게 받을수록 본인은 안전해질 거라고 써놨어.”

“걘 남 시켜서라도 복수할 놈인데. 잘못 생각했네.”

“나도 그렇게 생각했지. 근데 매니저가 상상도 못한 걸 알려주더라고?”

“그게 확신의 근거냐?”


고개를 끄덕인 고도진이 손짓하며 몸을 살짝 숙였다.


“가까이 와봐.”

“뭔데?”


고도진을 향해 몸을 내밀었다.


“조문혁 사장이랑······.”


희미하게 속삭인 말에 두 사람의 비명소리가 병실을 울렸다.


“뭐?????????????????????”


***


SNS 실시간 트렌드에 <문혁 계단>이 떴다.


조문혁이 검거되는 사진이 처음 떠돌때만 해도 다들 그럴 놈이다 하는 분위기였다.


저거 하다하다 약에도 손댔냐, 장소를 봐라 성추행한 거다, 음주운전한 건 아니냐.


각종 추측이 난무했었다.


그러다 누군가 던진 질문에 상황이 반전됐다.


[나만 이상한 거야? 태하가 사고 당한 날 문혁이 현장에 있엇다잖아 그리고 문혁이 경찰한테 잡혀가면 당연히 범인은...?]


작가의말

오늘도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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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25. 나만 모르는 해체 (2) +3 23.06.17 128 1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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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23. 여론의 행방 (2) +3 23.06.15 139 1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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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20. 누구 덫이 더 정교하지? (1) +3 23.06.14 143 1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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