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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곰곰 님의 서재입니다.

연예계 싹쓸이 부활보다 쉽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문곰곰
작품등록일 :
2023.05.20 23:05
최근연재일 :
2023.07.18 22:29
연재수 :
36 회
조회수 :
5,763
추천수 :
325
글자수 :
176,239

작성
23.06.12 21:25
조회
145
추천
10
글자
11쪽

18. 준비는 끝났다 (3)

DUMMY

기쁜 소식이 들렸다.


- 피의자 박진수를 검거했습니다.


매니저가 경찰 조사를 받게 됐다.


자백 증거도 있고 혐의도 뚜렷해 원래는 지금보다 일찍 검거됐어야 하지만, 내 의견을 경찰이 받아들여 미뤄졌다.


“경찰 조사가 시작되면 조문혁은 분명 빠져나갈 구멍을 찾을 거예요. 완벽하게 압박할 증거가 나오기 전까지는 용의선상에 올랐다는 것도 몰라야 하는데, 가능할까요···?”


입막음에 삼억을 쓴다면, 본인 구명에는 얼마나 쓸까?


아마 변호인단이 꽤나 화려할 거다.


이걸 근거로 경찰을 설득했다.


놈이 아무 반박도 못할 결정적 증거를 들이밀고 시작해야 한다.


그러려면 매니저 역시 아무 것도 모른 채 조문혁의 시야에 있어야 했다.


의심이 생길 여지까지 완전히 차단해야 긴장을 풀고 있을 거다.


운 좋게 또 넘어가는구나 하고.


- 일부러 놔두는 게 유리하겠군요. 알겠습니다.


도주 가능성이 있으니 감시 하에 지켜본 지 며칠째.


- 피의자를 특정할 증거가 몇 가지 더 채증됐습니다.


경찰이 이만하면 증거가 충분하다고 알려왔다.


그 즉시 박진수가 검거됐다.


- 저항이 심해 애먹었습니다만, 막상 조사를 시작하니 협조적이더군요.


지난 며칠간 안심하고 있다가 갑자기 경찰을 맞닥뜨렸으니 날뛸 만도 하다.


‘고도진이 철저히 속인 덕분이네.’


팀을 나눠 회사와 조문혁의 집으로 각각 찾아갔다고 한다.


혹시라도 박진수가 조문혁에게 알릴까봐 각개 격파하기로 했단다.


퇴근하는 박진수를 바로 검거했다는 말에 아주 조금 통쾌해졌다.


“고생 많으셨습니다. 바로 자백하던가요?”

- 녹음본과 진술이 일치합니다. 금방 송치해 기소가 가능할 것 같습니다.

“다행이네요···.”

- 은닉 대가로 받은 돈을 반 이상 소진해 이미 도주를 계획했을 가능성이 있으니 구속영장을 청구할 예정입니다.


한마디로, 쓴 오천의 사용처가 불분명하니 그 돈으로 도망갈 준비했는지 누가 아냐? 이거네.


법원에서 영장 내줘야 하는데, 그건 판사 재량이라 기각될 수도 있다.


이억 오천이나 쓴 줄 알면 바로 영장 발부 해주려나.


‘여차하면 죽일까 했던 놈이라고 밝힐 수도 없고.’


딱 일 분만이라도 내가 보는 세상을 판사에게 보여주고 싶다.


그럼 얼마나 위험한 인간인지 바로 알아차릴 텐데.


“조문혁은요? 잡았어요?”


손이 땀으로 축축해진다.


- 검거했습니다. 마침 우리 팀이 도착했을 때 자택에서 나오더랍니다.

“···자백은, 안하죠?”


바지에 손을 문지르며 긴장을 지우려 애썼다.


- 네. 일체 부인하고 있습니다.

“···역시나. 예상대로네요.”


안 봐도 뻔하다.


변호사 불러달라고 한 뒤에 모른다만 반복하다 입 다물었겠지.


“오늘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사건 해결을 위해 열심히 애써주시는 분들께 고마운 마음 뿐이다.


- 해야할 일 한 것 뿐입니다. 하태씨 건강은 좀 괜찮습니까?

“꽤 많이 좋아졌는데, 기억이 아직까지 돌아오질 않네요.”


가장 중요한 증거가 제자리로 돌아올 생각을 안한다.


- 초조해하면 될 것도 안됩니다. 회복에 집중하시다보면 저절로 돌아올 겁니다.


위로 섞인 조언을 끝으로 통화를 끝냈다.


“와아악!”


유재이가 제 손으로 입을 막고 환호성을 질렀다.


고도진은 소리없이 제자리에서 풀쩍 뛰어올랐다.


“대-박. 이제 끝났다! 형 이제 발 뻗고 자도 돼!”

“그건 아직 이름. 암튼 잘 됐네. 그 새X 아직 분위기 파악 못 했나본데, 지금 죽을 맛일걸.”


고도진이 작게 낄낄대며 웃었다.


“모른다고 할 시간에 사과나 하지.”

“사과할 줄 알면 여기까지 안 왔겠지.”

“그건 그럼.”


그래도 조사가 시작됐단 소식이 반갑다.


계속 불안해서 자다 깨길 반복했는데, 며칠은 편하게 잘 수 있지 않을까.


구속되고 나면 안심 할 수 있을 것 같다.


‘감옥에 쳐넣으면 두 다리 쭉 뻗고 잘 수 있을까.’


***


안심할 때가 아니라는 듯, 나쁜 소식이 전해졌다.


- 구속 영장이 기각됐습니다. 도주의 우려가 없다고 판단했다는데, 저도 납득은 안 갑니다만··· 그렇게 됐습니다.


착잡한 듯 한숨쉬는 소리가 들렸다.


XX.

예상 못한 상황에 머리가 새하얘졌다.


“······우발적인 살인을 저지를 정도로 충동적이면 위험한 거 아닌가요? 왜 기각된 거죠?”

- 살인할 의도가 없었을 가능성이 있답니다. 상대측에서 몸싸움과 계단에서 넘어진 것 사이에 인과관계가 모호하다고 주장한 게 먹힌 것 같습니다.


‘폭행죄가 훨씬 가볍다고 판단한 거네.’


벌써 변호인단을 꾸렸다더니, 재판 시작도 전에 열심히 모의 중인가.


이럴 때만 빠르구나 싶어 헛웃음이 절로 나온다.


- 박진수는 영장이 발부된 상탭니다. 도주 우려가 있다는 주장이 받아들여졌습니다.

“그나마, 다행이네요.”


사실 이게 다행인 건지 모르겠다.


시작도 전에 이러면, 재판 시작한 뒤에도 빠져나갈 구멍쯤 얼마든 만들 수 있지 않나?


‘찾아와서 창 밖으로 밀어버리면? 그땐 구속할 건가?’


가능성은 희박해도, 아예 그럴 리 없다고 확신할 수 있나?


-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증거는 충분하고···


잘 될 거란 말이 귀에 와닿지 않았다.

충분한 증거로도 구속이 안된다면, 합당한 벌을 받긴 할까?


‘또 당할 순 없다.’


- ···하태씨 신변을 보호하기 위해 저희 팀이 교대로···


계획을 전면 수정해야겠다.


***


[비하인드]

[익명게시판]


[오늘 회사에 경찰옴]


백년만에 정시퇴근하는데 오가며 얼굴은 아는 직원이 경찰한테 끌려감


조사받으러 같이 가자는데 냅다 도망치다 잡혔다고 함

먼저 퇴근해서 구경중이던 팀원한테 들었음ㅋㅋ...


자기한테 왜 이러냐고 거의 바닥에 드러눕던데 그대로 끌려갔음

범죄은닉이 어쩌고 하던데 대체 뭔짓하고 다닌거지ㄷㄷㄷ


- 혹시 님네 회사 ㅇㄷ?

- 횡령 아냐? 요즘 회삿돈 지껀줄 아는 인간 개많아



직장인 커뮤니티 비하인드에 목격담을 올린 TNT엔터 대리, 닉네임 박박쓸자는 회사단톡에 오가는 정보를 보며 혀를 찼다.


“진짜 횡령이라도 했나. 차를 바꿨다고?”


그것도 신형 외제차란 말에 박박쓸자의 의심이 짙어졌다.


“미쳤네.”


[수사했으니까 잡혀갔을텐데 윗선들 전부 조용하네?]


단톡에 생각 한 줄을 툭 던져넣으니 순식간에 화면이 올라간다.


[대리님 가고 나서 119 왔어요]

[사장님 쓰러져서]


박박쓸자는 직감했다.

TNT엔터에 강력한 태풍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이건 시작일 뿐이었다.


***


인터뷰는 메이저 언론사 중 하나인 CBC와 하게 됐다.


종편 채널과 신문사 등을 소유한 곳인데, 이곳을 고른 이유는 그런 것들이 아니다.


‘일간아이돌 때문이지.’


K-pop 동향을 주제로 한 구독자수 1200만의 위튜브 채널이다.


초창기부터 영상 퀄이 좋아 자본 끼고 하는 거다 아니다 말이 많았던 곳이다.


CBC 산하라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고.



오늘 인터뷰 하는 곳이 일간아이돌인 건 아니다.


CBC 뉴스의 이주의 이슈 코너에 출연하기로 했다.


보통은 각 분야에서 성과를 거둔 유명인을 인터뷰하는 코너인데, 나는 오직 이슈 하나만으로 출연하게 됐다.


‘살아난 소감, 일어났을 때 느낌, 사고 당시 기억, 임사 체험과 비교···.’


질문지를 다시 한 번 훑으며 준비한 답변을 생각했다.


원래라면 스튜디오로 가 아나운서와 생방송으로 진행해야 한다.


나는 아직 병원 밖을 나설 수 없어 취재진이 병실로 오게 됐다.


“초췌하게 나오는 게 나을까요? 아니면 혈색을 좀 살려서-”

“현장감 살려서 가죠. 죽었다 살아났는데 얼굴이 너무 좋으면 안 되잖아.”


모니터 체크를 마친 카메라 감독이 충분하다고 거들었다.


아마 굉장히 꾀죄죄하지 않을까···.


구속 영장이 기각됐단 소식을 들은 순간부터 잠 한숨 못 잤다.


눈 밑이 퀭한 건 아까 거울 봐서 아는데, 카메라에 어떻게 비칠 지는 모르겠다.


“준비됐어요? 바로 진행할까요?”


기자가 넥타이를 정리하며 물었다.


“네.”

“최대한 자연스럽게 하면 됩니다. 억지로 웃거나 할 필요 없어요.”


기자가 자리를 잡고, 본격적인 인터뷰가 시작됐다.


“이주의 이슈, 오늘의 게스트를 만나기 위해 이곳에 왔습니다. 안녕하세요 태하씨.”

“안녕하세요. 블랙밤의 태하입니다.”

“의식불명 상태라고 보도됐는데, 언제 깨어났습니까?”


인사를 마치자마자 본론부터 등장했다.


“깨어난 지 얼마 안 됐습니다. 정밀검사하고 치료 받느라, 경황이 없었네요.”


언제 깨어났다고 밝힐 필요는 없다.


두루뭉술하게 표현하며 넘겼다.


“아직도 안색이 안 좋으신데, 몸 상태는 어떻습니까?”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셔서 다행히 좋아지고 있습니다.”


습관처럼 카메라를 쳐다보다가 자연스럽게 기자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지금 의사소통은 잘 되고 있는데, 후유증은 어떻습니까?”


음, 예정에 없던 질문이다.


“머리 수술한 것 때문에 질문하신 것 같은데, 큰 이상은 없다고 합니다. 자잘한 후유증이 있긴 한데, 극복하려고 노력중이고요.”

“후유증이라면 어떤?”

“큰 건 아닙니다. 우선 거동이 불편해 인터뷰를 병실에서 하게 됐고, 원래 두통이 없었는데 요즘은 잦네요.”


···이것도 못본 질문이다.


기억 상실인 걸 알릴 필요는 없으니 이것도 자체 생략했다.


‘조문혁이 알면 하루종일 그 사실로 언플할 걸?’


이후로는 별 문제 없이 순조로웠다.


“누가 절 자꾸 불렀어요. 그냥 이대로 있으면 편할 것 같은데, 계속 제 이름을 불러서 아마 이름 부르던 사람인 것 같은데 누가 제 손을 잡고 확 끌어올리는 느낌이 나더니 정신이 들었어요.”

“오···. 혹시 누군지 기억나요?”

“글쎄요···. 전 돌아가신 어머니께서 깨워주신 거라고 믿고 있어요.”


깨어날 때 느낌 다음은 사고 당시의 기억에 대해 말할 차례다.


“혹시 사고 당시 기억나십니까? 젊고 건강한 사람이 계단에서 낙상 사고를 당했다고 해서 소식 듣고 많이 놀랐는데, 어떻게 된 겁니까?”

“집에서 자려고 준비하다 팀 멤버가 불러서 회사에 갔어요.”


예상 못한 답이었는지, 기자의 동공이 빠르게 떨렸다.


“옥상으로 오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갔죠.”


병실 안 모든 사람이 내게 집중하고 있다.


기자도 숨 죽인 채 내 눈만 바라보는 중이다.


“계단을 거의 다 올라갔는데, 걷어차였습니다.”

“네???”


작가의말

오늘도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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