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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곰곰 님의 서재입니다.

연예계 싹쓸이 부활보다 쉽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문곰곰
작품등록일 :
2023.05.20 23:05
최근연재일 :
2023.07.18 22:29
연재수 :
36 회
조회수 :
5,762
추천수 :
325
글자수 :
176,239

작성
23.06.06 17:14
조회
177
추천
10
글자
10쪽

12. 터닝 포인트 (2)

DUMMY

“형, 완전 슈스됐네··· 이러다 계하태의 오늘 아침, 영양죽으로 밝혀져- 이러고 기사 나는 거 아냐???”

“너 군대 가면 식단표 SNS에 올라갈 걸.”

“···형 진짜 나쁜 거 알지.”


서로 놀리기 바쁜 둘과 달리, 나는 꽤 심각해졌다.


‘시점이 꽤 애매하네.’


깬 줄은 모르지만, 수술한 줄은 알고.


그런데 기사는 오늘 나왔다···?


“근데 진짜 어떻게 알았지???”

“기사 내용 별 거 없긴 함. 왜 수술 받았는지 자세히 써놨는데 그 외에 특이점은 없네.”


기자 이름을 어디서 들어본 것도 같은데 확실치 않다.


연예부 기자가 응급실에 상주할 리도 없고.


병원에 물어본다고 해서 답해주지도 않을텐데.


“근데. 좀 이상하지 않아??? ‘수술 후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여기.”


재이가 기사 일부분을 짚으며 말했다.


“형 깨기 전에 취재하다 우연히 알게 된 걸까?”

“그럴 수도.”

“의식불명 상태로 알려지겠네. 나쁜 건 아니잖아?”


고도진 말대로 나쁜 상황은 아니다.


“그렇지. 나쁜 건 아닌데, 조문혁이 이미 아는 상태면 소용없어서. 매니저가 과연 말 안 했을까?”


의식 없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조문혁은 점점 마음을 놨을 거다.


안심이 방심이 되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자연히 도주라던가 증거 인멸 같은 것에 소홀해졌을 거고.


‘이 모든 게, 조문혁이 아직 몰라야 가능한 일이지.’


경찰이 조문혁을 조사하기 전까진, 절대 몰라야 한다.


여론 조성도 그 다음에 할 일이다.


최악을 가정하고 있는데 재이가 그게 아니라며 벌떡 일어났다.


“아니지! 형, 이거 되게 유리해진 거라고!”

“···? 이게?”

“형이 위독해보일수록 조문혁만 큰일나는 거지. 뭘 했길래 사람이 일주일이 지나도록 안 깨냐! 이렇게 되잖아!”


재이는 콧김을 풍 뿜으며 열변을 토했다.


“나 아까 간호사님한테 물어봤어. 수술이 아무리 잘 돼도 못 깨어날 수 있는게 머리 여는 수술이래!”


걘 형이 살아나준 걸 평생 감사하면서 살아야 돼.


재이의 단언에 고도진도 맞장구쳤다.


“하긴. 살인자 새X가 살인미수로 운 좋게 감형된 건데”

“내 말이!!! 깨어났단 얘기 들어도 다행이다! 감사합니다! 해야지!!!”


걔가 그 정도 생각있는 놈이면 밀지도 않았겠지···.


둘이서 말로 조문혁을 분쇄하는 사이.


나는 이 기사가 사건 진행에 미칠 영향에 대해 고민했다.


‘조문혁이 아무것도 모른다고 가정하면?’


완벽하게 착각할 거다.


나는 잠재적인 위협조차 아니게 된다.


‘만약 매니저가 불었다면.’


어디까지 말했냐에 따라 좀 달라지겠지만···


지금부터라도 말 맞추고 증거 인멸할 게 뻔하다.


조문혁이 했단 증거가 없으면, 범인 미상의 미제 사건으로 끝나게 될 거다.


나 혼자 넘어져서 다친 거라고 언플할 가능성도 있고.


‘생사람 잡지 말라고 하겠지.’


무슨 짓을 할지 눈앞에 선명하게 그려진다.



“고도진. 매니저랑 연락도 안돼?”

“기다려봐. 내일까지 박진수 잡아옴.”


그 새X 찔리긴 했나봐. 블블이 화보 촬영 지원갔대. 해외로.


고도진이 덧붙인 설명에 헛웃음이 나왔다.


“한국 안 돌아오면 도주 성공인가.”

“어허. 재수없는 소리 그만. 그리고 절대 도망 안 가.”

“네가 그걸 어떻게 알아.”

“박진수 상견례 날짜 잡음.”


대체 그걸 고도진이 어떻게 아는 거지···?


“회사에 셀프로 소문내고 다녔어. 일단 계획이나 들어봐.”

“납치는 안된다.”


진심으로 걱정돼서 하는 소리다.


고도진은 내가 본 사람 중에 제일 가는 돌아이다.


“걱정마. 자기 발로 걸어들어 올 거임.”

“걷긴 걷겠지···.”


끌려오면서 발버둥치는 것도 걷는 거라면···.


“미리 말해두는데, 말 안 통하면 못 데려올 수도 있음.”

“살살해. 조문혁보다 먼저 잡혀갈라.”

“아. 그건 안되지.”


고도진이 풀어놓은 계획은 이랬다.



공항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매니저가 나오는 순간, 얘기 좀 하자고 데려간다.


뭐라 변경하건 일단 차에 태운다.


인터뷰 제안 들어온 언론사 전부 리스트 업해서 내놓으라고 달랜다.


거절하면 승락할 때까지 매운맛을 보여준다.


동의하면 우리가 고른 언론사와 회사 몰래 접촉해 인터뷰를 추진한다.



“여기까지가 플랜 에이.”

“진이형. 근데 왜 난 안 껴줘???”

“너 탈 데 없어. 플랜 비에 끼던가.”

“왜 없어! 형 차 크잖아!”

“시야 가려.”


전략기획실 인재상 고도진은 과연 치밀했다.


미리 뒷좌석에 캠을 설치해두고, 블랙박스와 전에 쓰던 폰까지 활용해 삼중으로 녹음하겠단다.


“···알았어. 플랜 비는 뭔데?”

“일단 차에 태우기까진 같음.”



태우고 설득까진 해본다.


끝까지 거절하면 폰과 지갑을 뺏고, 미리 준비해둔 장소로 이동한다.


준비해둔 약점을 언급하며 세상의 쓴맛을 알려준다.



“약점? 무슨 약점? 설마 너한테 돈 빌렸냐? 아니면, 공금 횡령이라도 했어?”


협박이 먹힐 정도의 약점과 매니저의 평소 행동을 조합하면 답은 하나다.


돈 문제.


“여러 가지 있는데, 다 알려주긴 그렇고. 맛보기로 하나만?”

“아 치사하게!”


유재이가 발을 동동 구르며 외쳤다.


그러거나 말거나 신경도 안 쓰는 고도진이 목소리를 낮추고 말했다.


“박진수 도박함.”

“? 그거 모르는 사람도 있냐. 맨날 축구 배팅하잖아.”


잃을 때마다 성질 부리는데 모를 리가.


TNT 사원 열에 여덟은 알 걸?


“그건 합법 도박이고.”

“아.”


선 넘었지 그건.


“넌 대체 그걸 어떻게 알아?”

“조사하면 다 나와.”


쟤 벌써 눈 돌았네···.


박진수의 명복을 빌며 다음 안건으로 화제를 돌렸다.


고도진이 진심인 이상, 인터뷰는 잡히게 돼있다.


내가 걱정할 건 나다.


“증언 전까지 기억이 돌아올까?”


솔직히, 분명 잘 알던 것도 헷갈릴 때가 있다.


몸은 말도 안될 정도로 회복이 빠른데, 정신은 회복될 기미도 안 보인다.


이러다 영영 기억해내지 못할 거란 불안감에 밤잠까지 설친다.


“안 돌아오면 어때. 지들 입으로 다 불게 돼있어. 걱정마.”


안 되면 되게 해야지.


고도진이 주먹을 치켜들며 중얼거렸다.


“맞아! 형은 걱정할 거 하-나도! 없어! 내가 진이형 옆에서 같이 주먹쥐고 있을게!”

“···와. 진짜 안 무섭다.”

“형. 나 진심이거든? 후유증 코딱지만큼 남아도 조문혁 가만 안 둘거야.”


재이의 표정이 사뭇 비장해졌다.


“그놈은 내 손으로 벌 받게 만들 거니까 넌 그만 진정해.”


이럴 때일수록 침착하게 대응해야 한다.


감정 싸움으로 가봤자 정신력 소모만 심해진다.


법적인 문제는 아예 다른 영역이더라고.


“어떻게 화를 안 내??? 울 엄마아빠가 형한테 얼마나 고마워 하는지 알아? 친동생처럼 챙겨준다고 리더 잘 만났다고 아직도 칭찬해! 형 없었음 난 진작에 아이돌 때려쳤을걸.”


최종학력 초졸이던 때부터 봐오며 내가 반쯤 업어 키운 녀석이다.


이상한 놈한테 물들지 않게 각별히 신경쓴 보람이 느껴졌다.


“그러니까 무조건 후유증 없이! 깨끗하게 완쾌해. 조문혁 죽이는 거 보기 싫으면.”

“고도진. 쟤 말하는 것 좀 봐. 좋은 거 가르쳤다.”


보람은 무슨. 취소다.


환장하겠네.


***


재이가 유일한 고정 스케줄을 하러간 사이.


고도진은 미리 맞이할 작업을 하러 가겠다며 나갔다.


난 내게 일어난 괴이한 현상에 대해 탐구중이다.


“대체 나타나는 기준이 뭘까.”


어떤 내용은 나와 관련 있었고.


어떤 건 말과 속내가 아예 다르기도 했고.


어떤 말풍선은 꼭 내가 알아야 하는 남의 생각을 알려주기도 했다.


“상황에 공통점은 없었나?”


간호사는 조문혁이 날 민 건지 궁금해하다가 기억을 잃었다고 동정했고.


의사는 내 회복속도에 놀라면서 다친 이유를 의심했지.


매니저는 뒷돈 메꿀 생각에 막막해하면서 조문혁이 자길 속인 것에 대해 분노했다.


“없네.”


···나만 공통점을 모르겠나?


“내가 본 게 상대의 모든 생각은 아닐텐데.”


보이고 안 보이고의 기준도 모르겠다.


내가 아는 건 딱 하나.


이 능력이 굉장히 유용하단 것 뿐.


매니저 생각을 몰랐다면, 분명 큰일났겠지.


홧김에 덤벼들었으면 제지하다 머리를 다쳤을 지도 모르고.


지금처럼 무사하진 않았을 거다.


‘뭔진 몰라도, 이용할 수 있는만큼 이용하면 되겠지.’


내가 조절할 수도 없고, 언제, 왜, 어떻게 나타나는 지 전혀 모른다.


그러니까 너무 의존하진 말자.


보이는 게 진짜인지, 의심도 좀 더 해볼 필요가 있다.


“그래도 뭐··· 나쁜 건 아니잖아?”


남이랑 의사소통할 때도 도움될 거고. 없는 거보단 낫다.


좋게 생각하자.


크게 다치고 나서 얻은 게 후유증이 아니라 초능력이면 사실 굉장히 운이 좋은 거 아닌가?


그렇게 생각하니 이 이상한 능력이 나쁘지 않게 느껴졌다.


‘믿을 수 있는 사람이 확 줄어들겠지만.’


아니. 애초에 못 믿을 인간을 믿은 내 잘못이다.


조금은 미안해 할 줄 알았는데.


다시 죽인단 선택지를 떠올릴 줄은 꿈에도 몰랐다.


“···결국 미안한 마음은 하나도 없었던 거네.”


아무리 비지니스 관계였어도 육 년을 본 사이다.


정이 안 들 수가 없는, 긴 시간이었다.


지방 축제를 돌며 좁은 차 안에서 부대끼고, 숙소도 4년을 함께 썼다.


그 긴 시간이 무색할만큼.


한순간에 모든 정이 사라졌다.


‘각별한 사이는 아니어도 얼굴보면 무슨 생각하는지 대충 알 정도는 됐는데.’


쌓인 시간도 들인 노력도 아깝다.



‘어쩌면 최적의 타이밍이네.’


앞으로 상대해야 할 사람들은 전부 자기 본심을 감출 거다.


거짓말 속에서 진실을 가려내는 건, 나 같은 보통 사람에겐 어렵다.


이 능력으로 상대의 본심을 읽게 되면 집중해야 할 부분을 찾기 쉬워진다.


‘막 들여보는 게 좀, 실례긴 한데.’


생각을 매순간 읽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내가 뭔가 알아야할 때만 보여주는 것 같으니까.


적어도 사건을 해결할 때까지는 유용하게 쓸 생각이다.


“형! 나 왔어!”


잠시 초능력 생각은 접어두자.


바쁘게 움직일 차례다.


작가의말

오늘도 감사합니다.

쓰는 대로 바로바로 올리겠습니다.

날씨가 제멋대로네요.

한동안 비가 안 오길 바라봅니다... 손이 영 쑤셔서 곤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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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20. 누구 덫이 더 정교하지? (1) +3 23.06.14 144 10 11쪽
19 19. 준비는 끝났다 (4) +2 23.06.13 148 9 10쪽
18 18. 준비는 끝났다 (3) +3 23.06.12 145 1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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