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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곰곰 님의 서재입니다.

연예계 싹쓸이 부활보다 쉽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문곰곰
작품등록일 :
2023.05.20 23:05
최근연재일 :
2023.07.18 22:29
연재수 :
36 회
조회수 :
5,764
추천수 :
325
글자수 :
176,239

작성
23.07.18 22:29
조회
52
추천
3
글자
11쪽

36. 계약은 지장 찍기 전엔 모른다 (3)

DUMMY

삐-익!


웨애애애앵!


사이렌 소리가 크게 울렸다.


혼이 달아나게 커다란 소리에 잠깐 멍해졌다가 바로 정신이 들었다.


“빨리 안 꺼?!”


층간 소음 뭔지 몰라?!


<안 돼!!! 안할 게! 해코지 안 해! 쟤만 날 보는데 내가 왜 그래! 안 해! 안 한다고!>


귀신은 내 말 따윈 들리지도 않는 듯, 영문 모를 소리만 해댔다.


사이렌 소리는 끊이지 않고 요란하게 울렸다.


<미안!!! 잘못했어!!! 너한테 절대절대절대 털끝도 손 안 댈게!!! 야 너 내 사과 받은 거다?!?!?! 빨리 알았다고 해! 어서!!!!>


‘??? 왜 당황했지.’


형체가 보였다면 분명 두손에 불이 나게 빌고 있을 것만 같은 어조로 애걸복걸한다.


일단 소리부터 끄자 싶어서 동조해주는 척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바로 사이렌 소리가 사라졌다.


<아 머리 아파.>


글자일 뿐인데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은 건 기분 탓인가?


“넌 그걸 사과라고 하냐. 사이렌 소리는 뭔데? 네가 한 거 아냐?”


<내가 미쳤어? 그걸 내가 왜 해? 이게 다 표현의 자유도 모르는 새···님들이 하는 짓이거든? 시대가 어느 땐데 하는 말마다 일일이 검열하는 개꼰···님들 때문에 진짜 너무 피곤하다.>


언제부터 협박이 표현의 자유였냐···?


어쩐지 많이 순화된 듯한 문장을 읽으면서 점점 어이가 없어졌다.


<야 근데 너 뭐 돼? 겨우 이걸로 난리야 왜??? 저번엔 그냥 경고로 넘어가더니 왜 너한테 한 것만 이래??? 너님 혹시 인간 아니야? 뭐 이쪽 높으신 분 쯤 되고 그래? 나 지금 살살 기어야 할까?>


저번엔???


‘이거 완전 상습범 아냐.’


저 태도 전환 봐라.


언제 그랬냐는 듯 뻔뻔하게 되묻는 모습에 기가 찬다.


‘아무튼 다른 사람한테 들릴 리는 없단 거네.’


쟤한테 하는 경고면 다른 사람한텐 안 들리겠지.


아랫집 주민이 관대하긴 해도 사이렌은 선 넘었다고 생각했는데 다행이다.


“사람이니까 신경 쓰지 말고 가. 너 말 너무 많다. 귀찮아.”


<야야야! 내 말 좀 들어봐. 일단 알았다고 해준 건 고맙긴 한데 나도 다 사정이 있거든? 나중에 혹시 감독관새···님들 찾아오면 내가 너한테 해코지 안 했다고 말해줄 수 있어?>


“···감독? 너 무슨 사고쳤어?”


뭔 짓을 해야 사고 안 치는지 감시까지 받냐?


더 엮였다간 나만 개고생할 것 같단 예감이 강하게 든다.


<나도 몰라? 아무튼 나 벌 주려고 눈에 불 켜고 다니는 또라이들···>


삐-익!


<X발. 지들 욕하면 귀신같이 아네. 아무튼 넌 산 자라서 아무 짓도 못 해. 잘 부탁한다?>


삐-익!


욕해서가 아니라 모른다고 해서 경고주는 것 같은데.


하는 걸 보면 각 나온다.


자기 죄도 모르면서 감시 당할 성격이 아니다.


게다가 맡겨놓은 듯 당당한 태도에 헛웃음만 나왔다.


허공에 대충 손을 휘저으며 대꾸했다.


“부탁하긴 뭘 부탁해. 무당한테 가라니까. 오면 안 했다고는 해줄테니까 꺼져.”


느낌이 온다.


다른 사람들에게도 처음엔 무해한 척 소원 들어달라고 한 뒤에 얼마나 진상짓을 했을지···,


안 봐도 뻔히 그려졌다.


<아!!! 한 번만! 제발 한 번만 살려줘라! 어? 너 내가 얼마나 유능한 지 몰라서 그러는 거야. 너 연예인이지? 내가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보여줄게! 이 몸이 직접 나서 주겠다니까? 보고 나서 말해!>


“넌 귀신이고 난 인간인데 네가 무슨 도움이 된다고.”


관리자가 그러지 않았나.


저승은 이승에 개입할 수 없다고.


남의 발목 잡지나 않으면 다행이다.



<아냐. 돼. 무조건 돼! 너! 너랑 같이 라디오한 지연오! 걔네 제로스 박살난 건 알아??? 리더가 솔로하겠다고 나대서 사장이 계약금 쎄게 주고 잡아두려는 거, 지연오가 그저께 안 거 있지?!>


‘이게 무슨···.’


솔로 잘 되면 재계약 안할 생각이라던 지연오의 말이 떠올랐다.


쟤가 그걸 어떻게 아는 거지···?


“어···.”


<놀랄 줄 알았어!!! 인기로 따지면 지연오가 원탑이잖아????? 근데 걔한테 훨씬 좋은 조건으로 대우해준다고 약속해서 지연오 개빡쳤어! 나 같아도 뒤집어 엎지!>


사람들 사이에 소문이 났대고 이 정도로 상세하게 나진 않는데.


이건 꼭 옆에 앉아서 같이 들은 것 같은-


“너 혹시, 사람들이 하는 말 엿듣고 다니냐···?”


<엿듣는다니!!! 니들이 우릴 못 봐서 그렇지!!! 우리가 먼저 거기서 쉬고 있는데 니들이 조용한 데라고 들어와서 숙덕거리잖아!!! 가만히 쉬다가 시끄러워져봐! 뭣 땜에 그러는지 궁금하지 않겠어?!?!?!>


엿듣는 단 표현에 갑자기 길길이 날뛴다.


들은 건 확실하네.


잠시 따져보고 결론을 내렸다.


“내가 지금 무슨 생각하는 지 맞추면 네 부탁 들어는 볼게. 들어준단 건 아니니까 헛꿈 꾸진 말고.”


‘귀신은 왜 나쁜놈 안 잡아가냐.’


<어? 진짜? 음! 너 지금 귀신이 이런 것도 못 맞추냐? 그 생각하지!!!>


‘생각을 읽는 건 아니네.’


“너 진짜 드럽게 못 맞춘다. 됐고. 그 얘기 네가 직접 들은 거야?”


<뭐? 진짜 하나도 못 맞췄어? 이상하다. 다들 이 얘기하면 놀라던데. 어디서 듣긴? 내가 그 자리에 있었는데?>


속담 고쳐야겠다.


낮말은 새가 듣는 게 아니라 귀신이 듣고 있네.


“내가 그 얘길 지연오한테 들어서 알거든. 아는 대로 다 얘기해봐. 사실이랑 같으면 네가 진짜 그 자리에 있었다고 인정할게.”


<헐. 너 지연오랑 친해????? 이상하다? 그 날 모임 들어오라고 하지 않았어? 이제 막 친해지는 단계인 줄 알았는데? 왜 친하지? 걔가 남한테 계약 얘길 막 할 애가 아닌데?>


지연오랑 아는 사인가.


되게 잘 아는 척 말하네.


“너 혹시 지연오 팬···이냐?”


<어????? 티 나????????>


왜 네가 당황해?


“잘 아는 것처럼 말하는데, 친구는 아마 아닐 테고- 그럼 ···팬이겠지.”


일반적인 팬 같진 않다만.


보아하니 어쩌다 들은 게 아니라 대놓고 따라다니다 엿들은 것 같은데.


말투도 좀 내가 쟤에 대해 이만큼 많이 안다고 자랑하는 느낌이다.


묘하게 우쭐대는 느낌이랄까.


‘···내가 신경쓸 건 아니지.’


<네 눈에도 그렇게 보여????? 너 사람 볼 줄 아는구나. 맞아. 내가 그래서 지연오를 좀 자주 따라다니거든. 잘생겼잖아. 지난달엔 하루종일 걔만 따라다녔어. 매일 봐도 안 질리더라???>


보통은 그걸 사생이라고 하거든.


목 끝까지 차오른 말을 참으며 물었다.


“···그래서 뭘 아는데?”


<지연오가 공평하게 계약금을 높여서 다 같이 계약하던가, 갈라설 거면 자기를 대우해주던가 둘 중 하나 선택하라고 했어. 리더 때문에 팀이 갈라질 거면 자기가 여태 몸 갈아가며 일했던 것도 인정해줘야 하는 거 아니냐던데? 하긴, 거기 리더가 곡 쓰고 프로듀싱도 하는데 나가면 타격이 크겠지. 팀 박살나면 자기 몫은 알아서 챙기는 게 당연한 거니까~>


다른 능력들은 평범하지만 곡은 잘 뽑는 리더가 솔로를 하겠다고 나가면, 보컬도 춤도 괜찮지만 제작 능력은 없는 지연오가 난감해질 거다.


1집부터 프로듀싱한 리더가 그룹 색을 만들어 놨을 테니까.


‘알아봐야겠네.’


“너 그거 다른 귀신한테서 들은 얘기 아냐?”


<내가 그걸 왜 거짓말 해? 진짜야!!!>


“진짜지?”


<어! 하늘에 맹세! 거짓말이면 지금 당장 벼락 맞을게!!!>


“그럼, 그 얘기 말고 뭐 더 들은 건 없어?”


<있지! 당연히 있지! 왜? 궁금해? 일단 걔네 리더는->


툭 던진 질문에 답이 우르르 쏟아졌다.


‘이거 꽤 괜찮은 기회일지도.’


이 진드기는 어차피 떼놓을 생각이지만.


지연오와 안면을 터두는 건 우리 미래에 꽤 유용할 것 같다.


내게 한 번 이 문제를 언급한 적도 있으니까.


접근한다고 해서 이상하게 생각하진 않겠지.


나는 망설이지 않고 이록이에게 연락했다.


[록아 너 지연오 선배 연락처 알아?]


[어 왜]


[그 선배한테 내 번호 알려주면서 연락 좀 달라고 해주라 급하게 물어볼 게 생겨서]


[ㅇㅋ]


[참 너 그 선배랑 모임같은 거 하냐? 나한테 모임 들어오라던데]


[ㅇㅇ 너도 와 근데 재미는 없음]


[어쩐지 니가 말한 적 없다 했다···]


[그냥 정보 공유하는 덴데 딱히 쓸만 한 얘기도 별로 없고 잘난척만 해 다들 장점 하나 있긴 한데 아이돌 친구 있는 척 가능 다들 서로 친구인 척 해 ㅇㅇ]


[ㅋㅋㅋㅋㅋ담에 보고 구경 한 번 가보던가 할게 연락만 지금 넣어줘(부탁해 이모티콘)]


[(오케이 이모티콘)]


곧 지연오에게서 연락이 왔다.


[지연오인데]

[이록이한테 들었어요]

[많이급해요?]


[제가 들은 이야기가 있는데 선배님 관련한 거라··· 혹시 시간 되십니까?]


띠리리릭---


바로 전화가 걸려왔다.


- 하태씨, 무슨 일인데 그래요? 내가 지금 좀 바빠서-


“선배님, 제로스 해체한다는 말이 돌던데 사실인가요?”


- ···어디서 들었어요? 그때 들은 말로 떠보는 건 아닌 것 같은데.


목소리에 날이 바짝 섰다.


경계하는 투에 톤을 좀더 부드럽게 바꿔 말했다.


“출처는 걱정 안하셔도 돼요. 절대 어디 가서 떠들 사람은 아니라서요.”


입이 있고 떠들고 다닐만큼 성격도 안 좋아보이지만 들어줄 사람이 저 밖에 없어서.


지연오는 한참을 말이 없었다.


- ···후. 말이 슬슬 돌긴 하나보네. 맞아요. 하긴 그 난린데 말 안 도는 게 이상하지···.


“···헛소문이길 바랐는데···, 다른 회사랑 컨택 중인 것 같더라고요.”


진드기에게 들은 이야기를 소문인양 포장해서 말했다.


- 미치겠네···. 아. 미안해요. 하태씨한테 자꾸 이런 모습만 보이네요. 친해지고 싶은데 자꾸 이런 소리나 하고.


“아뇨. 그럴만한 상황인데요. 괜찮습니다. 저, 그것 말고도 다른 이야길 더 들었는데, 사실이면 선배님께 도움이 될 것 같아서요. 전화로 하긴 좀 그렇고 덜 바쁘실 때 잠깐 만날 수 있을까요?”


- 어···.


잠시 침묵이 흐르다가,


- 내일 시간 괜찮아요?


수락이 떨어졌다.



통화 내내 옆에서,


<진짜 지연오다!!!!! 와 진짜야!!!!!>


하던 진드기가, 전화를 끊자마자 들러 붙었다.


얼굴 가까이 붙은 말풍선이 불쾌하다.


<나도 데려가. 내가 알려준 정보로 약속 잡았으니까 나도 데려가!!!!!>


“보고.”


좀 있으면 너 데려갈 분이 오실 거란다.


내가 가자고 해도 못 가.


‘근데 열두 시면 늦은 밤 아닌가. 왜 안 와?’


말과 동시에 세상이 희게 번쩍였다.


<날씨 XX 맞은 게 딱 너 같다. 왜 또 변덕인데? 들어줄 것처럼 그러더니 치사한 XX. 씻다가 욕실 바닥에 확 자빠져라!!!>


“왜. 아주 죽으라고 빌지.”


<훙, 그럼 내가 못할 줄 알고?! XX하고 XXXX! 이런 XXX XX가 XXX XX XXX XXX XX!>


대충 같이 가자는 말을 늘어놓는데.


우르릉- 하늘이 울렸다.


동시에 사이렌도 함께 울렸다.


삐-익!


웨애애애앵!


<야 이 나쁜 새끼야!!! 니가 시켰잖아!!! 아 내가 안 했어!!!!!>


[5회 경고 누적.]


낮게 울리는 목소리가 사방에서 들리더니.


갑자기 바닥에서 새파란 불꽃이 피어올랐다.


작가의말

오늘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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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6. 계약은 지장 찍기 전엔 모른다 (3) +3 23.07.18 53 3 11쪽
35 35. 계약은 지장 찍기 전엔 모른다 (2) +1 23.07.16 60 4 12쪽
34 34. 계약은 지장 찍기 전엔 모른다 (1) +1 23.07.10 74 5 9쪽
33 33. 벌써 열두시 (2) +2 23.07.07 79 6 12쪽
32 32. 벌써 열두시 (1) +2 23.07.05 89 6 12쪽
31 31. 목숨을 건 협상 (2) +4 23.06.28 100 10 10쪽
30 30. 목숨을 건 협상 (1) +4 23.06.18 110 10 9쪽
29 29. 잠시만 안녕 (4) +2 23.06.18 107 9 11쪽
28 28. 잠시만 안녕 (3) +2 23.06.18 105 9 10쪽
27 27. 잠시만 안녕 (2) +1 23.06.17 117 8 10쪽
26 26. 잠시만 안녕 (1) +2 23.06.17 126 7 10쪽
25 25. 나만 모르는 해체 (2) +3 23.06.17 128 11 10쪽
24 24. 나만 모르는 해체 (1) +3 23.06.16 131 11 11쪽
23 23. 여론의 행방 (2) +3 23.06.15 139 11 10쪽
22 22. 여론의 행방 (1) +2 23.06.15 141 9 11쪽
21 21. 누구 덫이 더 정교하지? (2) +3 23.06.14 143 10 10쪽
20 20. 누구 덫이 더 정교하지? (1) +3 23.06.14 144 10 11쪽
19 19. 준비는 끝났다 (4) +2 23.06.13 148 9 10쪽
18 18. 준비는 끝났다 (3) +3 23.06.12 146 10 11쪽
17 17. 준비는 끝났다 (2) +3 23.06.11 154 11 10쪽
16 16. 준비는 끝났다 (1) +2 23.06.10 163 10 13쪽
15 15. 터닝 포인트 (5) +2 23.06.09 167 10 13쪽
14 14. 터닝 포인트 (4) +3 23.06.08 170 10 11쪽
13 13. 터닝 포인트 (3) +3 23.06.07 172 10 10쪽
12 12. 터닝 포인트 (2) +4 23.06.06 178 10 10쪽
11 11. 터닝 포인트 (1) +1 23.06.05 196 9 10쪽
10 10. 진실은 언제나 하나 (2) +2 23.06.04 199 9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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