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문곰곰 님의 서재입니다.

연예계 싹쓸이 부활보다 쉽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문곰곰
작품등록일 :
2023.05.20 23:05
최근연재일 :
2023.07.18 22:29
연재수 :
36 회
조회수 :
5,735
추천수 :
325
글자수 :
176,239

작성
23.06.05 17:57
조회
195
추천
9
글자
10쪽

11. 터닝 포인트 (1)

DUMMY

“되도록 뉴스면 좋겠는데. 아니면 큰 언론사거나.”

“사람들이 많이 볼 테니까?”


고도진이 고개를 끄덕이며 제 생각을 풀어냈다.


“어. 다들 죽었다 살아난 소감? 느낌? 궁금해할 텐데. 나가서 누가 민 거 같다, 혹시 목격한 사람 있음 제보달라 그럼 되지.”


고도진 너···


‘적성을 잘못 안 거 같다?’


전략기획실 이런 곳에 딱 알맞는 인재 같은데.


아. 눈 마주쳤다.


‘···아이돌이 적성이 아닌 건 아닌데.’


여태 생각 못해본 방법이다.


연예인인만큼 방송 매체와 가깝긴 한데···


‘이 생각을 왜 못했을까.’


대중은 우리에게 별 관심이 없다고 생각한 게 문제다.


이 정도 사건이면 당연히 궁금해 하는 사람도 많을텐데.


그걸 간과했다.


“그렇지···. 되살아난 게 워낙 특이한 일이니까···.”


확실히. 관심 가지는 곳은 많겠다.


게다가 깨어나 처음하는 인터뷰다.


이쪽에 유리하게 조건을 맞추기 쉬울 거다.


“누가 그랬나 전국민이 추리하게 만들면 판은 알아서 커질 걸??? 논란되면 압박을 느끼겠지.”


그럼 자수 안하고 배겨?


고도진이 고개를 치켜들고 뻐기며 말했다.


“오, 형! 그거 괜찮다!”


완벽한 계획에도 한 가지 문제점이 있었다.


“문제는 내가 사고를 정확히 기억 못 한단 거야.”


뇌진탕에 출혈까지 있어서 그렇다는데, 기억이 언제 돌아올 지, 돌아오기는 할지 아무것도 장담 못한다.


당장 침대를 떠나는 것도 힘든 상태라, 행동 범위에도 제약이 컸다.



사정을 설명하자,


“신고는 가능한데 인터뷰는 어렵겠네.”


바로 상황을 납득하는 고도진과 달리,


“형, 우리 활동하던 건 다 생각나지? 난 안 까먹었지?”


유재이 수도꼭지가 또 열려버렸다.


커다란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애나 울리는 몹쓸놈이 된 기분에 습관적으로 뒷머리를 긁적일 뻔 했다.


“문제 하나 더 있잖아.”


고도진이 주먹을 우드득 풀며 말했다.


“연락 전부 회사로 갔을걸.”

“···그렇겠지. 이미 다 거절했겠네. 분명 안정이 필요한 시기다, 본인이 관심을 원하지 않는다, 뭐 이런 이유 대고 죄다 깠겠지. 뻔해.”


기발한 발상인데 장애물이 너무 많다.


그냥 버리긴 아쉬운데···.


“녹음한 거 매니저가 알아?”

“아니. 돈 준다고 살인도 무마해주는 인간 뭘 믿고. 티 안 냈지.”


고도진이 곰곰히 생각에 잠겼다.


왠지 쟤가 그리는 그림이 뭔지 알 것 같은데.


“협박하자고?”

“좋게 대화로 해결하잔 거지?”

“그러면서 주먹은 왜 푸는데.”


고도진이 씩 웃으며 움켜쥔 주먹을 앞으로 훅 뻗었다.


“돈에 넘어가면 주먹에도 넘어가겠지.”

“협박해서, 인터뷰 제안 빼돌려 오게 시키자고?”

“회유야.”


여전히 주먹을 풀지 않은 채 씩 웃는데, 미소 때문에 오히려 불안해졌다.


“싫다고 하면 당장 조문혁한테 가서 니가 태운 일억이 휴짓조각이 됐다고 철창행 축하한다 알려줘야지.”


삼억인줄 알면 일단 매달고 시작할 것 같다.


악당 같은 미소에 유재이가 한숨을 푹 쉬었다.


“에휴, 내 팔자야···. 형이라곤 둘뿐인데 둘 다···.”

“X라이라고?”

“응···.”


무심코 긍정한 재이의 귀를 고도진이 잡아 비튼다.


“형보고 X라이라고 하는 동생은 착한 앨까, 나쁜 앨까?”

“미친X이라곤 안 했잖아! 악!”


아까 먹던 한라봉이 어디 갔더라.


“니들은 매일 싸우는데 안 지겹냐.”

“아직은? 아무튼, 매니저는 내가 만나본다? 유재이 시켰다간 녹음 사실만 들킬 듯.”


재이가 서운하다며 빽 소릴 질렀다.


‘틀린 말은 아니지.’


중요한 일이라 어쩔 수 없다.


“어. 부탁한다.”

“하태형까지! 너무하네!”


우는 척하며 침대에 엎드린 재이를 냅두고, 다른 문제를 찾기 시작했다.


“사장이 이번 일도 알까? 여태까진 봐주는데 한계가 없어 보이던데.”

“기준이 실형까지 가냐 아니냐면 안 봐주겠지.”


“이번 거 터뜨리면 우리 팀은 어떻게 될까?”


셋이서 머리를 맞대고 상의하다보니 시간이 훌쩍 지났다.


“일단 신고부터 하자. 유재이, 너 진짜 자고 가?”

“환자두고 어디 가게!”


간병인이 필요하긴 한데, 유재이는 실격이다.


정성스러울 것 같긴 한데··· 십분에 한번씩 울 것 같거든···.


“경찰서 갈 건데.”

“전화로 하면 되잖아!”

“바로 근처에 경찰서 있는데. 문자랑 사진 보여주려면 오프가 편해. 아, 계하태. 옷 벗어봐. 멍 사진 찍게.”


단추를 푸는데 고도진이 내 상의를 쑥 걷더니 빠르게 사진을 찍었다.

여러 각도로 찍더니 뭐라 중얼거린다.


“멍 모양이 이상한데.”

“어- 너도 그 생각했냐? 이거 너무 선명하지 않아?”

“확실히 이상함.”


계단에서 부딪힐 곳은 모서리나 난간 정도다.


계단참에 쓰러져 있었다고 들었으니, 굴러 떨어져 널부러졌다고 봐야한다.


기억은 안 나도 내가 했을 행동도 확실히 안다.


‘분명 얼굴부터 가렸을걸.’


그럼 가슴팍에 멍이 들 확률이 더 낮아진다.


상체를 웅크렸을텐데, 어쩌다 가슴에 이렇게 크고 선명한 멍이 들었을까?


“조사하면 나오겠지. 우린 이만 감.”

“난 안 간다니까!”

“쟤도 쉬어야지.”


고도진이 머리맡에 붙은 [절대안정]을 가리키며 종용했다.


“저러다 너 까먹으면 어쩔래?”

“하태형. 내일 또 올게. 잘 먹고 잘 자고 아무 걱정말고 쉬어. 알았지???”


언제 울었냐는 듯 가방을 품에 안은 유재이가 문 앞에 가 섰다.


“진이형, 빨리 오지???”

“계하태. 무슨 일 있으면 전화해라.”


진지한 얼굴로 새벽이라도 무조건 하란다.


잠도 많은 놈이 잘도 받겠다.


“앞으론 무슨 일 생기면 지겹도록 연락할테니까 각오해라.”

“퇴원날 차단하면 됨.”

“형! 난 씻을 때도 폰 갖고 들어갈게!”


유재이가 손을 붕붕 흔들어댔다.


“어. 계단 조심하고.”

“···형, 우리 앞으로 엘베만 타자.”


둘이 떠나고, 갑자기 조용해진 병실이 낯설어질 때쯤.


까무룩 잠이 들었다.


나는 계단 아래로 천천히 떨어지고 있었다.


등 뒤로 서늘한 기운이 느껴지고.


누군가 내 손목을 잡아챘다.


[대가를 치르게 될 거야]


피부에 스미듯 낮은 속삭임이 사방에 울리고.


낚아챈 손이 흔적 없이 사라졌다.


계단인데···!


몸이 아래로 훅 가라앉는다.


으아아아-


계단이 몸을 집어삼켰다.


“허억!!!”


꿈이었다.


***


오늘도 유재이와 고도진이 찾아와 병실을 지켰다.


둘이 하도 싸워대서 밥 먹고 오라고 내쫓은 사이.


경찰들이 조사를 위해 병실로 찾아왔다.



만나자마자 한 말이 특이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는 건강해보여서 다행입니다.”


아마 유재이가 엄청 과장해서 말한 듯 하다.


온 몸에 붕대를 감은 중환자를 생각했던 모양이다.


‘사실 그쪽이 더 말이 되긴 한데.’


기적이다, 환자의 의지가 강하다, 이런 말로 밖에 설명이 안 되는 상태라 웃어 넘기고 말았다.


“사건 당시 입었던 옷은 어딨습니까?”


비닐봉투에 담긴 옷을 내밀자 경찰이 혀를 찼다.


“신고자가 그럴만도 했네. 출혈이 많아서 위험했겠어요.”

“아, 신고자분이 말하다가 펑펑 울어서 놀랐지 뭡니까. 위독한 줄은 알았는데, 의식이 돌아와서 정말 다행입니다.”


재이를 내보낸 게 다행이다.


안 그럼 밤에 이불 백만번 쯤 걷어찼을 듯.


증거를 제출하고나서 신고내용과 사실 대조가 이어졌다.


“신고자가 ‘가슴에 멍이 크게 들었다. 다른 부위 상처로 봐선 그 정도 멍이 들 수가 없다. 누가 민 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하던데 보여줄 수 있어요?”


가슴팍에 남은 멍을 꼼꼼히 관찰하며 사진까지 찍은 경찰이 고개를 끄덕였다.


“상의에 남은 자국까지 봐야 확실하겠지만, 어째 이거 딱봐도 신발 같네. 크기도 딱 성인 발 사이즈고.”

“신발이요?”

“걷어찬 거야. 굉장히 세게 찬 것 같은데. 계단에서 올라가다 넘어졌다 그랬죠?”

“네···.”

“이거 고의적으로 보이는데. 최근에 사이 안 좋았던 사람 있어요?”

“있긴 한데···.”


조문혁과의 일을 최대한 감정을 뺀 채 전달하려 노력했다.


“그래서 이런 전화를 받았고요-”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두 개의 녹음본을 들은 경찰이 수군거리며 서로 의견을 교환했다.


“이거 처음부터 타겟을 정해두고 수사하면 안되지만··· 확실히 그렇지?”

“제 생각도 그렇습니다. 일부러 불러낸 것 같네요.”


어째 다 들리는 수군거림이다만, 애써 못 들은 척 했다.


“녹음본 들어서 아시겠지만, 제가 사고난 직후에 매니저가 발견해서 119에 신고했다고 하더라고요. 신고 기록이 남아있는지도 확인하시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네, 확인해보겠습니다.”


부디 증거들이 온전히 남아있길 바라는 수밖에.


은폐할 시간이 일주일이나 있었다는게 아쉽지만 이제 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조사 중에 연락갈 수 있으니까 전화만 좀 잘 받아주세요.”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 몸조리 잘 하시고 완쾌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경찰이 돌아가고, 배불리 먹었는지 행복해보이는 얼굴의 유재이가 돌아왔다.


“너 신고하다 울었다며?”

“누가 그래!?”

“경찰이.”

“쪼끔밖에 안 울었어! ···형 머리 수술했다 얘기할 때 잠깐 눈에 먼지 들어가서 그래!”


빼액!

소리 지르는 유재이를 보며 고도진이 이죽거렸다.


“먼지가 되게 컸나봐. 펑펑 울 정도로??? 난 괜찮던데~”

“아, 그만 놀려!”


***


사고 일주일차.


[[단독] 부활돌 태하, 위독한 상태? 뇌수술 받은 것으로 알려져]


[아이돌 그룹 블랙밤의 태하가 응급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태하는 머리에 심한 손상을 입은 채 응급실에 실려왔으며, 사고 당시 의식불명 상태였다고 전해졌다.

뇌 내 출혈로 인해···

심정지 상태에서 기적적으로 생환했으나 사고 충격으로 인한 뇌출혈로 수술이 불가피··· ]


내가 따로 제보를 넣은 것도 아닌데 기사가 났다.


작가의말

오늘도 감사합니다.

다음편도 아마 오늘 중에 올릴 것 같습니다만.

시간을 확정할 수가 없네요...

최대한 빠르게 해보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연예계 싹쓸이 부활보다 쉽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수요일에 뵙겠습니다 23.06.26 22 0 -
공지 연재 일정 공지 (오후 10시 업로드) 23.05.20 115 0 -
36 36. 계약은 지장 찍기 전엔 모른다 (3) +3 23.07.18 52 3 11쪽
35 35. 계약은 지장 찍기 전엔 모른다 (2) +1 23.07.16 59 4 12쪽
34 34. 계약은 지장 찍기 전엔 모른다 (1) +1 23.07.10 74 5 9쪽
33 33. 벌써 열두시 (2) +2 23.07.07 77 6 12쪽
32 32. 벌써 열두시 (1) +2 23.07.05 89 6 12쪽
31 31. 목숨을 건 협상 (2) +4 23.06.28 100 10 10쪽
30 30. 목숨을 건 협상 (1) +4 23.06.18 110 10 9쪽
29 29. 잠시만 안녕 (4) +2 23.06.18 106 9 11쪽
28 28. 잠시만 안녕 (3) +2 23.06.18 105 9 10쪽
27 27. 잠시만 안녕 (2) +1 23.06.17 116 8 10쪽
26 26. 잠시만 안녕 (1) +2 23.06.17 123 7 10쪽
25 25. 나만 모르는 해체 (2) +3 23.06.17 127 11 10쪽
24 24. 나만 모르는 해체 (1) +3 23.06.16 131 11 11쪽
23 23. 여론의 행방 (2) +3 23.06.15 139 11 10쪽
22 22. 여론의 행방 (1) +2 23.06.15 140 9 11쪽
21 21. 누구 덫이 더 정교하지? (2) +3 23.06.14 142 10 10쪽
20 20. 누구 덫이 더 정교하지? (1) +3 23.06.14 143 10 11쪽
19 19. 준비는 끝났다 (4) +2 23.06.13 148 9 10쪽
18 18. 준비는 끝났다 (3) +3 23.06.12 145 10 11쪽
17 17. 준비는 끝났다 (2) +3 23.06.11 153 11 10쪽
16 16. 준비는 끝났다 (1) +2 23.06.10 162 10 13쪽
15 15. 터닝 포인트 (5) +2 23.06.09 167 10 13쪽
14 14. 터닝 포인트 (4) +3 23.06.08 170 10 11쪽
13 13. 터닝 포인트 (3) +3 23.06.07 171 10 10쪽
12 12. 터닝 포인트 (2) +4 23.06.06 177 10 10쪽
» 11. 터닝 포인트 (1) +1 23.06.05 196 9 10쪽
10 10. 진실은 언제나 하나 (2) +2 23.06.04 196 9 10쪽
9 09. 진실은 언제나 하나 (1) +2 23.06.02 190 9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