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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광이 님의 서재입니다.

죽음의 사신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광광이
작품등록일 :
2020.05.17 16:11
최근연재일 :
2021.01.27 20:39
연재수 :
12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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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25
추천수 :
552
글자수 :
447,419

작성
20.06.12 19:17
조회
929
추천
17
글자
8쪽

11.첫 일주일

DUMMY

얼마나 고통스러운 꿈인지 얼굴이 일그러져있고 땀을 뻘뻘 흘리며 이빨을 꽈드득 소리나게 깨물고 있지만 악령들의 방해로 잠에서 깨지도 못했다.

이렇게 괴로워하는 제노를 보며 씨익 미소를 짓는 파르누스.

-그러게 왜 말을 싸가지 없이 하는 거냐.

일주일동안 악령을 시켜 제노를 괴롭힐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기분이 좋았다.

가만히 놔 둔다는 말은 하지 않았으니 약속을 어기는 것은 아니다.

마치 친구에게 장난을 치듯 오랜만에 소소한 즐거움을 만끽하는 파르누스.

누군가에게는 소소한 즐거움이 제노에게는 너무나 힘든 시간.

아침이 되어 힘겹게 악몽에서 깨니 눈 밑은 퀭 하니 다크 서클이 생겨 있었고 안구는 멍하니 초점이 제대로 잡히지 않았다.

“으아악. 피곤해. 망할 악몽 때문에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어.”

꿈속에 나타난 비먼트에게 온갖 시달림을 당해야 했다. 산 채로 해부실험의 재료가 되었고 흑마력을 쪽 빨려 죽기도 했다.

“아우··· 머리가 멍해서 제대로 생각이 되지 않네.”

몸 상태는 엉망이지만 아까운 시간을 이대로 흘려 보낼 수는 없는 일.

즉각 일어서서 가볍게 몸을 풀고 적당히 운동을 한 후 비먼트를 죽이고 가져온 마법서를 펼쳐 들었다.

책 내용은 그야말로 신세계였다.

그동안 머리를 싸매고 아무리 고민을 해도 해결되지 않던 궁금한 내용들이 그곳에 있었기에 탐독에 빠져 시간 가는 줄 모른 제노는 반나절만에 모두 읽고는 머릿속으로 내용을 정리했다.

이해가 되지 않거나 막히는 부분이 있으면 알렉스가 다가와 도움을 주었는데 그도 귀신이 되어 많은 기억을 잃어버렸기에 모든 부분을 설명해 주진 못했다.

“알렉스 당신은 충분히 내게 도움이 되고 있어. 고마워. 그러니까 슬퍼하지마.”

평소보다 의기소침해 있는 가족 같은 알렉스를 챙기는 제노.

[난 괜찮다. 슬프지 않다. 다시 마법 공부를하자.]

말을 못하니 몸짓으로 하는 표현을 잘도 알아 맞추는 제노.

-끌끌끌끌. 고 녀석들. 꽤나 애틋하구나. 하지만 그런 관계가 얼마나 더 유지 될 것 같으냐?

“평생 갈 거니까 관심 꺼.”

-푸흐흘 귀신과 사람의 우정이라. 보기 좋구나.

별 말 아닌데도 괜히 기분이 나빠진 제노는 버럭 소리를 질렀다.

“방해하지 말고 그만 가. 일주일동안은 날 내버려 두란 말이야. 쪼잔하게 악령을 시켜 내 잠을 방해하는 나쁜 놈아.

-공손하게 말한다면 악령들을 자제시켜준다.

“됐어. 필요없어.”

-그래. 그정도 고집은 있어야지. 몇일 악몽에 시달리다보면 생각이 바뀔 거다. 껄껄. 그런데 이 놈 이름이 알렉스인가?

제노의 곁에 있던 알렉스가 보이지 않는 힘에 끌려가서 파르누스의 손아귀에 목이 잡혔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

“무슨 짓이야. 당장 풀어줘.”

-이놈은 죽어야 한다. 이 녀석이 네게 뼈 위치를 알려 주었기에 제노 네가 살 수 있었지. 널 죽일려는 내 일을 방해 한 것이다. 별 볼일 없는 귀신 따위가. 너를 일주일동안 살려준다는 약속은 지킨다. 하지만 이녀석을 죽이지 않는다는 약속은 하지 않았지.

“안돼. 왜그래. 제발. 부탁이야. 알렉스를 살려줘”

제노가 다급하게 외쳤다.

알렉스의 위험을 신경쓰지 않으려해도 되지 않았다.

정이 깊게 들었기 때문.

-부탁? 자세가 틀렸다. 아직도 자존심을 세우나? 이렇게 해도?

갑자기 알렉스가 몸을 비틀며 고통스러워했다.

“안돼. 안돼요. 그만하세요. 제발. 알렉스를 살려줘요.”

-흐흐흘. 마음에 드는구나. 그래. 그렇게 굽히며 살 줄도 알아야지. 너처럼 거친 녀석을 길들이는 맛이 아주 쏠쏠해.

제노는 아예 대꾸도 하지 않고 책만 들여다봤다.

-엉? 감히 내 말을 무시해? 이참에 그냥 알렉스를 소멸시켜 버릴까?

“아닙니다. 그러지 마세요.”

-하하하. 확실한 약점을 하나 잡았다.

“네. 네. 제 약점 맞습니다. 그런데 천년을 넘게 사신 분이 17살 꼬맹이를 협박하니 재미 있습니까? 이제 그만 하시죠. 마법을 익힐려면 시간이 부족하니 방해도 그만 하시구요.”

-좋다. 일주일뒤의 즐거움을 위해 조용히 있어주마.

“감사합니다.”

의외로 깔끔하게 물러서는 파르누스덕분에 제노는 정신을 집중할 수 있었다.

한창 공부를 하고 있는데 오크 지쿱스가 찾아와서 제노는 그에게 마실 물과 음식을 부탁했다. 물론 통역은 파르누스의 몫이었다.

해가 지기 전 저녁 무렵.

비먼트의 책에 적힌 마나 심법을 배울려고 준비하는 제노.

기존에 사용하는 심법이 있는데도 왜 제노는 다른 심법을 배울려고 할까?

그 이유는 기존 심법의 효율이 최악이기 때문.

사실 제노가 사용하는 대부분의 마법에 관한 지식은 귀신이 되며 기억의 많은 부분을 잃어버린 알렉스가 알려 준 것.

그래서 아주 허술한. 누더기로 기운듯한 심법을 배우게 되었다.

물런 이것만으로도 제노는 하급 제자들보다 훨씬 뛰어난 능력을 보유하게 되었지만 한계는 분명했다.

이렇게 어렵게 살아온 소년의 손에 드디어 완전한 심법이 들어왔다.

기어다던 사람이 뛰는 법을 알게된 것.

제노는 두근두근 설레는 마음으로 마나를 움직였다.

책에 적힌 길을 따라 마나를 한바퀴 돌리니 이제껏 느껴보지 못한 충만함이 몸에 들어찼다.

전율스러운 감각을 느끼며 몸을 부르르 떠는 제노를 보며 파르누스가 참지 못하고 질문을 했다.

-너. 설마. 이제껏 마법을 제대로 배운적이 없었나?

“.. 네.”

-허.. 참. 괴상한 녀석일세. 이상하게 마력 보유양이 작다 싶었더니 이유가 있었군.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일주일뒤가 기다려지는군.

짧게 감탄의 말을 하고 사라지는 파르누스를 보며 제노는 ‘나도 꽤 재능이 있나봐’라고 덤덤하게 넘겼지만 다른 마법사들이 보았다면 천재가 나타났다고 난리를 칠 일.

일반 마법사들은 제노의 심법으로 마력을 모으지 못한다.

알렉스가 가르쳐 준 심법은 여러개의 부품이 빠진 고장난 엔진과 같았다.

전문가가 아니라면 어디가 고장났고 무슨 부품이 없는지 알지도 못할 상황.

그런 막막한 상황에도 제노는 포기하지 않았다.

엔진을 수없이 분해하고 재조립하며 문제점을 찾아내었고 엉성하게나마 부품을 만들어 엔진이 돌아가게 만들었다.

이 모든 일을 누구의 가르침도 없이 혼자서 해냈다는 점이 대단하다.

제노는 온전한 심법을 수련하며 그동안 자신이 얼마나 무식하게 마력 축적을 시도했는지 알게되었다.

안전성에서 너무 차이가 났다.

비먼트의 심법이 잘 닦여진 아스팔트 도로위를 자동차로 빠르게 달리는 느낌이라면 이제껏 사용했던 심법은 수백미터 낭떠리지 위, 울퉁불퉁 좁은 바윗길을 아슬아슬하게 전진하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지금까지는 심법을 수련할 때 혹시라도 무슨 문제라도 생길까봐 조심 조심하며 신경을 곤두 세우고 했었다.

몇 번은 마력이 역류해 큰일 날 뻔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이젠 그런 위험성을 신경쓸 필요없이 온전히 마력 수련에만 열중할 수 있으니 너무나 재미있어 시간가는 줄 모르고 심법에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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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12.첫 일주일 20.06.13 868 15 7쪽
» 11.첫 일주일 +1 20.06.12 930 17 8쪽
10 10.오크 지쿱스 +2 20.06.10 1,001 17 7쪽
9 9.오크 지쿱스 +2 20.06.08 1,067 20 7쪽
8 8.협곡의 파르누스 +2 20.06.06 1,097 16 7쪽
7 7.협곡의 파르누스 20.06.05 1,182 18 8쪽
6 6.협곡의 파르누스 20.06.03 1,308 17 7쪽
5 5.탈출 20.05.25 1,374 19 8쪽
4 4.탈출 20.05.23 1,444 18 7쪽
3 3.탈출 20.05.23 1,653 16 8쪽
2 2.탈출 20.05.18 1,936 21 8쪽
1 1. 탈출 +1 20.05.17 3,345 4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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