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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광이 님의 서재입니다.

죽음의 사신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광광이
작품등록일 :
2020.05.17 16:11
최근연재일 :
2021.01.27 20:39
연재수 :
129 회
조회수 :
40,009
추천수 :
552
글자수 :
447,419

작성
20.05.18 23:18
조회
1,935
추천
21
글자
8쪽

2.탈출

DUMMY

주위를 둘러보니 비먼트의 시체가 그대로 있었다.

가슴에 칼을 꽃고 바닥을 피로 적신 그의 모습이 조금의 동정심도 불러 일으키지 못했다.

‘사람을 죽였다는 죄책감 따윈없다. 썩을 놈. 내가 조금만 늦었으면 잡혀 먹힐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불쾌한 감정이 솟아오른 제노는 비먼트의 주검에 침을 뱉었다.


이렇게 시체라도 모욕하고 싶었다.

‘그런데 제자라는 놈들이 스승의 주검 먼저 수습을 하지 않고 나를 잡으로 모두 몰려갔어? 정신 머리가 썩은 놈들이지. ㅋㅋㅋㅋㅋ 어찌 보면 당연한 거야. 사람 잡아 먹는 스승 밑에 개 같은 제자가 딱이야. 덕분에 나는 도망갈 기회를 얻었지.고마워 쉴트야. 내 생각대로 움직여 줘서.’

대사형의 행동을 비웃고는 비먼트를 발로 툭툭 건드리자 물컹한 감촉이 전해져왔다.

‘죽으면 고기밖에 안되는데 얼마나 잘 살자고 아이들을 잡아 먹어 마력을 갈취한거야. 썩을놈.’

마음을 가라 앉히려 해도 비먼트의 얼굴을 보니 다시 울컥 화가 차올랐다.

분노가 머리 끝까지 점령했다.

시체에 달려들어 심장에 박혀있는 검을 뽑아서 거세게 내리 꽂았다. 계속해서 반복했다.

화가 풀릴때까지.

잡혀먹힌 아이들의 얼굴이 눈앞을 어지럽혔다.

칼에 찔릴 때마다 비먼트의 육신이 정육점의 고기마냥 들썩였다.

그때 문밖에서 소리가 들렸다.

“야 방에서 소리가 났어.”

“아니야 네가 잘 못 들었겠지.”

“들어가서 확인해보자.”

“안돼. 쉴트 사형이 문을 열지 말라고 했잖아. 그냥 여기있어”

“그럼 연락이라도 해보자.”

그제야 제노는 퍼뜩 정신을 차리고 자신의 손과 옷에 묻은 피를 볼 수 있었다.

소리가 조금만 더 컸으면 발각되었을 상황.

섬짓한 공포가 척추를 훑고 내려갔다.

‘이건 아니야. 뭔가 잘못됐어. 평상시의 나와 달라.’

이유를 알아야했다.

욱씬.

생각을 정리 하려는데 팔에 통증이 밀려왔다.

‘뭐지? 왜 팔에 멍이 들었지? 아!! 비먼트가 잡았던 곳이다. 설마······. 젠장. 놈이 죽기 전에 나에게 저주를 걸었구나.’

그래서 방금전 이성을 잃은 거야.

그러고 보니 이상했다. 평소보다 훨씬 많은 귀신들이 보였다.

‘이것은 마치 맛있는 음식을 차지하기 위해 몰려든 개미같지 않나. 내 몸을 빼앗으려는 움직임이다. 젠장. 아마도 저주 때문인 것 같다. 정신을 차려야 탈출을 할텐데··· 이래서야 최악이군······ 지금도 귀신들이 내뿜는 사기 때문에 분노와 슬픔 좌절의 감정이 푹풍처럼 나를 흔든다.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하면 안돼. 빨리 움직이자.’

천장에 뚫어놓은 통풍구로 신형을 날렸다.

몸을 움직일때마다 수많은 귀신이 벌떼처럼 머릿속을 어지럽혔다.

악령에 가까운 사기가 쎈 녀석이 들러 붙으면 그냥 자수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잡히면 죽게 될 텐데도 그것이 좋은 것처럼 느껴져서 큰일이다.

평소보다 몸이 무거웠다.

최대한 인기척이 없이 기어야 하는데 자꾸만 무릎이 바닥을 통 하고 찍었다.

‘크으윽. 젠장. 생각 이상으로 사기의 영향이 크다. 신체 제어가 맘대로 잘 되지 않아. 7년이야. 자그마치 7년을 계획한일인데 이런 변수가 생기다니.’

억울하다 생각하니 가슴이 아나콘다에게 죄여지는 것처럼 답답해졌다.

자꾸만 무릎이 내는 ‘통’하는 소리가 복도의 경비들의 관심을 끌까봐 짜증이났다.

그래도 운좋게 들키지 않고 1차지점에 도착했다.

머리는 어지럽고 땀이 줄줄 흘렀다.

어릴 때 지독한 감기에 걸렸을 때처럼 상태가 나쁘다.

쉴트는 건물 설계도를 통해 통풍구의 출구를 확인하고 경비를 배치했겠지만 제노는 그런 쉴트의 생각을 예상하고 2년전에 이곳 5층 물품 창고에 비상구를 뚫어 놓았다.

‘크크크큭. 네놈은 내 손바닥 안이야. 7년동안 네놈의 성격을 모두 파악한 나다. 네 머리에서 나오는 생각쯤은 뻔히 안다는 말이지.’

몸이 좋지 않아 짜증나는 와중에도 쉴트를 생각하니 조금은 기분이 좋아졌다.

물품 창고로 내려선 제노는 오른쪽에 있는 상자를 치우고는 벽의 한 부분을 움직여 분리했다.

그러자 숨겨둔 가방이 나왔다.

변장 물품이 들어있는 아주 소중한 가방이었다.

가발을 쓰고 분장을 하고 틀니를 끼니 완전 다른 얼굴이 되었다.

가끔 오는 식료품 배달원 아저씨에게 어렵게 구한 물품들이 제대로 위력을 발휘하는 순간이었다.

피묻은 옷은 갈아 입고 벽속에 다시 숨기고 마법서가 든 가방은 배쪽 옷속에 숨겼다.

‘이곳으로 오면서 쉴트들이 비먼트의 방으로 다급히 뛰어가는 모습을 확인했다. 크으윽···. 머리가··· 아프다. 쉴트가 나의 트릭을 눈치를 챘나보다. 아마도 잠시후면 키윰이 이 방을 찾아내겠지. 어서 와라.’

쫓기는 입장에 다급한 마음이 들 텐데도 제노는 방을 나서서 멀리 도망가지 않고 복도 한켠에 자리를 잡고는 경계를 서는 모습을 보였다.

의문이 가는 행동.

잠시후 5층 물품방문이 벌컥 열리며 키윰이 나타났다.

“우와악. 이놈. 감히 나를 속여. 내 반드시 너를 잡아 끔찍한 고통을 느끼게 해주마.”

두 번이나 통풍구를 뒤졌지만 제노를 잡지못해 화가난 키윰이 소리를 질렀다.

씩씩 거리며 걸어가던 그를 제노가 불러세웠다.

설마 싸울려고 그런 걸까?

아니다. 제노는 자신의 역량을 잘 안다.

기습이 아니라면 역량 차이가 너무 나 절대 이길 수 없다.

그럼 변장이 들통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을 자초하며 키윰을 불러세운 이유가 무엇일까?

“뭐냐? 무슨 일이냐?”

키윰이 부리부리한 눈을 치껴 뜨고 사납게 말했다.

마치 별 말이 아니면 한 대 칠 기세였다.

이에 제노는 쫄은 모습을 보이며 슬며시 고개를 숙이며 안도했다.

‘잘됐다. 안그래도 얼굴에 땀이나서 분장이 지워지고 있는 상황이라 걱정했는데 네놈이 나를 도와주는구나.’

“저기 다름이 아니라. 그 범인놈에 관해 기억나는 것이 있어서 .. 이렇게··· 그러니까 그게··· 말씀을 드려야. 할 것··· 같아서.”

자신없는 모습으로 말끝을 흐리자 답답함을 느낀 키윰이 재촉을했다.

“이녀석 말을 똑바로 해. 제대로 못 해? 빨리 빨리 어서 말해봐.”

제노는 우렁우렁 큰소리치는 키윰을 보며 비웃음을 지었다.

‘그래. 네놈의 그 지랄맞게 폭급한 성격을 아주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네놈이 내게 전령으로 선택된 거야. 킥킥킥··· 크윽.. 웅크린 내 모습이 아주 자연스럽게 보이게 잘 도와주는구나.’

움찔움찔 놀라는 제노의 모습이 마치 선생님에게 야단맞는 학생같았다.

“그 녀석. 그 범인이 ··· 가끔 사라졌다가 나타나고 그랬거든요······. 그러니까. ··· 그 놈. 옷에 흙도 묻어 있고······. 이상한 냄새도···. 그러니까.. 그 장미향 같은··· 그 ···.. 막 여러 가지 냄새가 섞여 있었는데···. ”

“이놈. 말을 똑바로 하라니까. 그것말고 다른 내용은 없느냐? 됐다. 그럼 썩 꺼져라. 얼굴도 보기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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