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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우리땅 님의 서재입니다.

쩐으로 신의 경지를 사버렸다

웹소설 > 자유연재 > 무협, 현대판타지

독격마간도
작품등록일 :
2023.05.17 08:36
최근연재일 :
2024.02.16 02:08
연재수 :
9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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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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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17,3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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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9.25 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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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77. 혈충

DUMMY

황색의 관복을 쫙 빼입은 세명의 사자는 밖에서 내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중 얼굴에 쇠탈같은 수염이 가득한 다부진 몸매의 40대 사내가 축기경의 기운을 은연중 뿜어대며 내게 말했다.


" 열흘 후 반드시 비공선 선착장으로 와라. 상해성주가 너에게 먹인 그 약을 무시하고 도망을 가거나 다른일을 꾸민다면 한 줌 핏물로 녹아내릴 것이다. 광일국까지는 비공선을 타도 일년은 날아가야 도달할 수 있는 곳이다. 긴 여행이 될테니 주변을 정리하고 늦지않게 오거라. "


나한테는 그 어떤 거부권도 용납이 안된다는듯 단호한 말투다.

하긴 나같은 응기경 수사 따위가 화중국 최고의결기구인 결친회의 결정에 어찌 따르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런데 나 같이 경지가 낮은 수사를 왜 부르는 걸까?

화심비경의 8번째 불의고리 넘어에 대한 정보는 그냥 나에게 전해 들으면 되는것이고 환지초는 이미 회수해 가지 않았던가.

상황이 이러한데 화중국 최고의 천재이자 권력자인 사관평이 나 같은걸 왜 저 머나먼 광일국까지 부른다는게 정말 이해가 가지 않았다.

이해가 되지 않은니 물어볼 수 밖에.


" 나를 왜 부르는건지 말해줄 수 있소? "


" 사관평대인의 뜻을 우리같은 하찮은 사람들이 어찌 해아릴 수 있겠느냐. 다만 사관평대인이 이 명령을 내리실때 얼국없는 고수에 대해 언급한적은 있으시다. 아마도 네가 화심비경에서 상대한 무면(無面)고수에 대해 직접 하문(下問)하시려는 것이겠지. 더이상 쓸데없는 의문은 갖지말고 이 반지를 착용하거라. "


결친회 사자가 옥으로만든 반지하나를 내밀며 다시 입을 열었다.


" 이건 너의 위치를 알려주는 족쇄(足鎖) 반지다. 너의 위치는 내 품안에 든 주술 두루마리에 모조리 적혀질것이니 우리와 함께 광일국까지 가는동안 절대 빼지말거라. 사관평대인이 우리에게 내린 명은 너를 반드시 광일국으로 데려오라는것이다. 비공선을 타게되면 아무일없이 일년 후 광일국에 도착하겠지만 선계에서는 어떤일이라도 벌어질 수 있으니 만약을 대비해 주는것이다. 이제 가 보거라. 그리고 절대 이 상해성을 나가면 안된다. "


독약을 먹이고도 안심이 안된다는것이냐?

내가 어디에 있든 알수있는 반지까지 끼라니 정말 철두철미한 자들이구나.

내가 인상을 쓰며 반지끼는걸 주저하고 있자 눈 앞에 수염가득한 사자의 몸에서 날카로운 살기가 뿜어진다.

날 지들이 모시는 주군에게 데려가야 하니 날 죽여버리지는 않아도 죽을만큼 힘들게는 할수 있다는 눈빛이다.


' 그래, 내 더러워서 낀다. 껴....! '


반지를 손가락에 끼자 반지에서 한차레 빛이 났고 아주 작은 문자가 반지 주변에 떠 올랐다가 사라졌다.

내가 다시 슬쩍 빼보려고 했는데 반지는 접착제가 묻어 붙어버린 것처럼 빠지지가 않는다.

나는 혀를 차고는 몸을 돌렸다.

열흘 안에 돌아가지 않으면 핏물로 변하는 독약을 먹고 족쇄같은 반지도 찼다.

천년만에 화심비경에서 환지초를 찾아 나 온 화심정복자에게 이런 대우를 하다니 기분이 더러웠다.

그러나 어쩌겠나 약자에겐 선택권이 없는것을.

난 일단 만보각 상해지점으로 향했다.

애초에 내가 화심비경에 든 이유가 만보각의 혈손인 오인주 때문이었으니 일단 그에대한 정보를 알아야 했기 때문이었다.

만보각 상해지점은 상해성에서도 가장 번화한 거리에 위치해 있어 엄청난 인파가 오고가고 있었는데 걸어가는 동안 이상한 느끼이 들기 시작했다.

분명 만보각 상해지점으로 향해가고 있는 나와 보폭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주변에 한명 두명 늘어나는것 같더니 어느새 나를 인(人)의 장막이 둘러싸였다.

나랑 체구도 비슷하고 얼굴도 비슷한데 복장도 같은 수백의 사람들.


' 이거 뭐지? 나를 둘러싼 사람들이 나랑 너무 비슷한데? 짝달막한 키에 슬쩍 튀어나온 뱃살 그리고 이 남성미 가득한 얼굴을 가진 사람들이 이렇게 많다니..... 얼굴이나 몸에서 뭔가 특이한 기운이 느껴지는것 같기도 하고 도대체 지금 내 주위에 무슨일이 벌어지고 있는거지? '


주변에 낌새가 요상하게 흐르는것 같아 걷는 속도를 높이려 하는데 갑자기 주변을 같이 걷던 나랑 빗슷한 사람들이 내 주변을 지그재그로 움직이며 서로 위치들을 바꾸는데 만약 누군가 멀리서 나를 감시하는 자들이 이 광경을 보고 잇다면 눈알이 훽훽 돌아가고 있을것 같았다.


' 오호라..... 이걸 노린거구나. 이렇게 많은 인파속에서 나랑 비슷한 체구와 외모의 사람들이 막 위치를 바꾸면서 헷갈리게 하는게 목적이었어. '


내가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상황을 인식했을 때 꽃바구니를 들고 꽃을 팔고있는 할머니가 내 곁을 지나가며 모기소리처럼 중얼거렸다.


" 지금 북쪽에 연죽교로 가시게. 그대를 감시하는 이들은 우리가 따돌리지. 자 지금이야.....! "


할머니의 말이 끝났을 때 나를 닮은 것들이 일제히 온 사방으로 빠르게 흩어졌다.

거의 동시에 나를 닮은것들이 움직이자 어디선가 욕지거리 소리가 들리는듯 했고 다급한 발소리도 들려왔다.

상해성주와 관덕대인이 나를 미행하고 있었나 보구나.

하여튼 이 놈의 선계에 있는것들은 의심병이 심해도 너무 심하다.

뭔가 특별한 수단으로 보물을 숨기고 있을거라 의심하고 있는게 분명했다.

아무튼 난 인파에 파묻혀 한참을 이리저리 떠 밀리고 있었는데 누군가 내 머리에 모자를 쒸우고 내 몸에 푸른색 장포를 덮어주었다.

이렇게 되니 나는 완전히 다른 복장을 한 상태가 되었고 그렇게 상해성 북쪽 연죽교에 도착할 수 있었다.

나를 몰래 미행하는 자들을 따돌리기위해 수백명이 동원되었는데 거기에 나랑 모습을 비슷하게 만드는 비술도 사용이된게 분명했다.

수백의 사람을 동원하고 엄청난 자원이드는 비술을 아낌없이 사용하는 이들이 과연 누구일까?

이제 연육교에 도착했으니 나를 이곳으로 불러낸 이를 만날 수 있겠지.


' 자 누구냐? 나를 이곳으로 부른게..... '


평상시에는 수많은 마차와 사람들이 오고가는 연육교 위에는 덮게가 씌어진 마차가 한대 서 있었는데 그 마차 외에는 아무도 보이지가 않는다.

내가 조심스럽게 마차쪽을 향해 다가서려는데 어디선가 여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런데 그 목소리가 낮설지가 않다.

분명 들어 본 목소리였다.


" 방금 당신을 쫏던 이들을 전부 따돌렸다는 보고를 받았어요. 그러니 편히 행동해도 된답니다. 우리가 알아낸 정보에 따르면 당신은 만보각의 막내아들이 데려온 동업자라고 하던데 맞나요? "


" 만보각 혈손의 동업자라..... 아직 어떤 사업도 같이 해보지 못한 동업자가 맞습니다만 이런걸 묻는 그쪽은 누구십니까? 나 하나를 보기위해 이 정도 인원을 동원하고 어떤 비술인지는 모르지만 수많은 사람들에게 사용할 수 있는 그 재력으로 보아 평범한 분들은 아닌게 분명할 터.....! 그쪽이 혹시 암총이시오? "


" 맞아요. 우리는 이 선계의 어둠을 지배하는 암총이랍니다. "


어둠을 지배한다라?

그건 모르겠고 아무튼 저 암총이란 단체는 선계의 공식적인 상행위에서 벗어나 은밀하게 암시장을 만들어 각 나라에 내야하는 세금을 전혀 내지않고 오로지 이익만을 추구하는 집단이라 알려져 있긴 했다.

거의 모든 나라에는 일반적인 상점이나 상단들이 모여 운영하는 경매장이 존재하는데 그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상행위에는 공식적으로 일 할의 세금이 붙는다.

작은 거래에서 발생하는 세금은 얼마되지 않지만 만약 수억개씩 달하는 영석이 거래대금으로 지불되는 상황이라면 일 할이라도 엄청난 금액일 수 있었다.

그래서 단약의 재료나 희귀약초 그리고 엄청난 보물들을 거래할때 세금을 아끼기 위해 암거래 시장이 생겨나기 시작했는데 그 암거래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조직이 암총이란 곳이었다.

암총은 선계 전역에 존재했고 그 엄청난 조직력은 백대상단연합인 상천에 버금갈 정도라고 하니 그 잠재력이 어느정도인지 짐작하기도 힘들 정도였다.

아무튼 그런 조직에서 나를 직접 찾아왔다는게 매우 의외이긴 하다.


" 그쪽이 암총이 맞다면 오인주 수사를 데리고 있을테고 이렇게 나를 찾아온것은 아마도 환지초가 내 수중에 있는지 여부를 알기위해서일 테지요? "


" 맞아요. 우리는 당신의 수중에 환지초가 있는지를 알기위해 꽤나 많은 비용을 지불했어요. 말 돌리지 않고 바로 말할게요. 당신에게 환지초가 있나요? "


여기서 환지초가 있다고 하면 날 죽이려 들지도 모른다.

지금까지 보여준 이들의 행사로 보았을 때 아마도 이 근처에 고수들을 숨겨두었을 수도 있을테니 신중해야 한다.


" 흠.... 내 신변의 안전과 오인주 수사의 안전이 확보된다면 나에게 그 환지초가 있는것이고 나와 오수사의 생명에 지장이 있다면 나에겐 환지초가 없는것이오. 내 말뜻을 알겠소? "


" 당싱과 만보각 혈손의 안전을 보장하면 환지초를 내 줄수 있다는것인가요? "


" 암총이 얼마나 대단한 조직인지는 잘 알고있으니 나에게 힘 자랑을 할 필요는 없소. 그쪽에서 마음만 먹으면 나 정도는 손가락으로 개미를 으깨듯이 죽여버릴수도 있겠지. 하지만 그대들이 아무리 빨라도 내가 환지초를 없애 버리는것보다 빠르지는 않을것이오. 그러니 서러 줄것 주고 받을것 받읍시다. 난 안전만 보장되면 바로 환지초를 내어줄것이오. 솔직히 이 환지초의 쓰임도 모르니 나한테는 그저 잡초에 불과하오. 그러니 나와 오수사의 안전을 보장해준다는 영혼의 맹세를 해주실 수 있겠소? "


" 생각보다 흥정을 잘 하는군요. 좋아요. 지금 이 상해성에 있는 모든 암총들의 수좌로써 그대들의 안전을 보장하겠어요. 지금 내 뱉은 이 말을 영혼에 세겨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한다면 윤회의 강에 스스로 몸을 던지도록 하지요. 자 이제 환지초를 넘겨주세요. "


영혼의 맹세에는 천도의 절대법칙이 작용한다.

말은 문자가되어 영혼에 새겨질 것이다.

일단 내 목숨은 보장 되었다는 것이다.


" 먼저 오 수사의 상태를 확인해야 겠소. 이미 죽었다면 시체를 받고싶진 않으니 말이오. "


" 만보각의 혈손은 저 마차안에 있어요. 가서 확인해 보세요. "


나는 여인의 말에 마차로 다가가 문을 열었다.

그 안에는 여인의 말대로 머리가 반짝반짝 빛나는 대머리 오인주가 가부좌를 틀고 앉아있었다.

인상을 쓰고 땀을 뻘뻘 흘리고 있는게 뭔가 내적으로 문제가 있는것 같은데 아마도 도망갈 여유조차 없게 몸안에 뭔가와 싸우는듯 보였다.

어쨌든 오인주는 살아있었고 나는 비롯서 긴 숨을 토해냈다.

내 사업에 물류를 담당할 사원을 구하기 위해 그동안 목숨을 몇번이나 걸었던가.

아무튼 나를 이렇게 고생시켰으니 두고두고 뽕을 뽑아 낼 생각이었다.

난 마차를 마주보고 등으로 몸을 가린체 투명팔찌에서 환지초를 꺼내들었다.

그리고는 그 환지초를 마차 한켠에 살며시 올려두고는 뒤로 물러서는데 다시 여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만보각의 혈손의 몸 속에는 혈충(血蟲)이 들어있어요. 핏줄속을 끊임없이 돌아다니며 사람의 신경을 곤두서게 하는 벌레로 그게 몸속에 들어가면 생명에는 지장이 없지만 아무것도 할 수가 없게되요. 생각을 집중하려고 하면 혈충이 몸의 신경을 계속 자극을 하니 어떻게 다른생각을 할 수 있겠어요. 이 약을 먹이면 혈충은 몸안에서 죽어버리니 저 자에게 먹이세요. 그럼 만보각 혈손의 안위도 확인했으니 우리는 약속을 지켰어요. 이제 환지초를 마차에 두고 저자와 함께 가세요. 아....! 우리 암총은 그대와같은 인재들을 매우 좋아합니다. 당신같은 사람들은 무슨수를 쓰든 경지를 올리고 싶어하죠. 선계는 보이는곳에서 얻은것들로만 경지를 올릴수 없는 곳이죠. 당신의 성장을 기대할게요. 경지가 오르다 보면 우리는 언젠가 다시 만나게 될거에요. "


나는 연육교 건너편에서 천천히 날아오고 있는 작은 단약을 받아들였다.

그냥 와서 주면 되지 더럽게 신비하게 보이고 싶은가 보다.

아무튼 나는 오인주의 입에 단약을 털어넣고는 그를 부축해 마차에서 나왔다.


- 달그락.....!


그러자 마차는 마부도 없는데 스스로 움직여 어딘가로 달려갔고 연육교 위에는 나와 오인주만 남게 되었다.

그리고 얼마지나지 않아 이미 소식이 전달되었는지 만보각의 고수들이 우리를 찾아냈고 우리는 그들의 호위를 받으며 만보각 상해지점에 들어서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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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92. 완완비경 23.12.25 99 5 10쪽
91 91. 대발종 23.12.19 104 5 10쪽
90 90. 면사지약 23.12.11 108 3 9쪽
89 89. 곰 23.12.03 133 3 12쪽
88 88. 공간법칙 23.11.28 130 3 13쪽
87 87. 해령 23.11.25 117 2 15쪽
86 86. 두련풍 23.11.18 135 3 13쪽
85 85. 핵수단 +1 23.11.12 143 4 13쪽
84 84. 광병대 23.11.08 161 4 11쪽
83 83. 망조요수 23.11.01 166 5 12쪽
82 82. 수련시간 23.10.29 177 6 11쪽
81 81. 해결 23.10.10 214 5 12쪽
80 80. 연단시작 23.10.02 224 5 11쪽
79 79. 업보 23.09.28 206 4 12쪽
78 78. 수광단 23.09.27 207 4 9쪽
» 77. 혈충 23.09.25 223 5 13쪽
76 76. 결친회 23.09.21 225 8 13쪽
75 75. 사관평 23.09.18 239 6 14쪽
74 74. 목소리 23.09.13 248 7 12쪽
73 73. 경지상승 23.09.10 259 6 14쪽
72 72. 촉시번 23.09.07 230 5 13쪽
71 71. 계란 23.09.04 230 6 10쪽
70 70. 인과율 23.09.02 240 8 15쪽
69 69. 천인망 23.08.30 238 6 14쪽
68 68. 화작 23.08.27 258 6 10쪽
67 67. 흑연 +1 23.08.24 251 9 10쪽
66 66. 금강석 23.08.23 254 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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