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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현실 님의 서재입니다.

후천적 재벌 증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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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새글

이상현실
작품등록일 :
2024.05.08 10:01
최근연재일 :
2024.06.30 20:10
연재수 :
5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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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3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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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
글자수 :
362,791

작성
24.05.14 11:19
조회
504
추천
9
글자
12쪽

9. 천운에 다다른 자

DUMMY

***


하루? 하루라고?


믿기 어려웠다.


기껏 해 봐야 구매는 30분이 한계 일 텐데?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아내를 살펴보았다.


[0 > 5,000 (↑) (남은 시간 23 : 59 : 58)]


오! 5등 당첨이네?


그럼 내꺼는?


[117,557,460 > 117,557,460 (남은 시간 23 : 59 : 57)]


아... 꽝이구나.


뭐 예상은 했지만 조금은 아쉬웠다.


대체 와이프는 몇 번이길레 당첨 된 거지?


스윽.


몰래 방안으로 들어가 번호를 살폈다. 신기하게도 로또의 바로 옆에는 금액이 떠올랐다.


이것도 그 업데이트의 영향인가?


2, 5, 7, 24, 36, 45


이중에 당첨이 3개가 있다.


그럼 내껀?


11, 13, 14, 31, 35, 42


와씨. 극한으로 모여 있네! 개노답 밸런스! 니가 무슨 3N이냐!


일단 이것들을 기억한 뒤 이면지에 끄적거렸다.


우선 당첨된 3개를 찾아보자.


우선 첫 번째.


1부터 45까지 가능한 숫자들을 다 대입해 보았다.


[5,000 > 50,000 (↑) ]


음. 첫 번째 숫자는 11 그럼 다음.


[50,000 > 5,000 (↓) ]


두 번째 숫자는 변경없이 5. 다음


[50,000 > 5,000 (↓) ]


세 번째 역시 변경없이 7. 다음


[50,000 > 1,580,881 (↑)]


네 번째 숫자... 21.


이제 조금만 더 하면. 1등이다.


벌컥!


“자기야. 뭐해?”

“어어어어!! 아이 깜짝이야!”


분명히 문 잠갔던 걸로 기억하는데?


“... 놀랬어?”

“어... 놀랬어. 진짜로 놀랬어. 그보다 무슨 일이야?”

“아니. 옷 갈아입으려고 왔지. 그런데 뭐 때문에 놀랬어? 뭐 이상한거라도 감췄나?”


...


여기서 아내 로또를 훔쳐본걸 들키면 쪼잔한 남편소리 듣겠지.


침착하자.


“... 아무것도 아니야.”

“헤에... 그래?”


와이프는 음흉한 눈빛으로 주위를 살폈다.


“아니... 아무것도 없다니깐...”

“아무것도 없다니? 그러면 놀랄 필요가 없지않나?”


민지의 머릿속에는 이미 무언갈 감추고 있다는 확신이 들어있었다.


안 되겠다. 몰래 나가야겠어.


툭.


그 때, 지갑에 넣어두던 콘돔이 떨어졌다.


“...”

“...”


젠장! 그게 대체 왜 나오는건데!!


“자기... 그거 하고 싶어서 그랬어?”

“아니... 그런 게 아니라.”


예상과 달리 아내는 얼굴을 붉혔다. 그리곤 식은땀을 흘리는 내게 서서히 다가와 귀에 속삭였다.


“오늘은 엄마가 있으니 조금만 참자.”


!?


순간, 심장이 덜컹거렸다.


안 돼! 여기서 넷째를 가질 수는 없어!!


벌떡!


최소한의 준비물만 챙긴 뒤 허겁지겁 밖으로 뛰쳐나갔다.


그리고 보니 지금 몇 시지?


[7시 32분]


음... 이제 약 30분 정도 남았네. 가까운 판매점은 걸어서 20분. 거기서 잘 생각하면 되겠지.


적지 않은 돈이 쌓여있어 그런지 이전보다 줄은 늘어져있었다.


각이 잡힌 듯 흐트럼 없는 모습. 이들이 품은 기대는 헤아릴 수 없었다.


일단 내가 찾은 번호가 몇 번이었더라?


[5, 7, 11, 21, 36 (?), 45(?)]


남은 시간은 약 5분.


초조하다.


한 걸음. 한 걸음씩 걸어갈 때마다 빠르게 암산으로 세어보았다.


36번. 이게 악수다. 이것만 바꾸면...


“어떤 걸로 드릴까요?”


벌써 여기까지 왔다고?


“... 잠시만 기다려 주실 수 있나요?”

“이제 곧 마감이에요.”


시간이 없다. 바로 옆에 놓여진 OMR카드에 번호를 찍었다.


[5, 7 , 11, 21, 36, 45]


젠장. 시간이 조금만 더 있으면 좋을 텐데.


발걸음을 옮기려던 와중.


아내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됐어. 내가 살게. 로또 각각 한 개씩 주세요.’

‘네. 만 원입니다.’

‘아니요. 천 원씩 따로요.’

‘... 천원이요?’


그때 아르바이트 생은 다량으로 살거라 생각했었지.


혹시나 하는 마음에 퀘스트 창을 열어보았다.


띠링


+++


[퀘스트 – 천운에 다다른자]


- 이번 864회 로또 1등 당첨 금액은 3,816,553,637원으로 이전 금액이 이월된 상태입니다.

- 당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활용하십시오.


- 힌트 : 상점


[성공시 : ??? 원. + GP ???]

[실패시 : - ??? 원. + 능력 소실]


+++


궁금했다. 성공 시에 물음표가 나오는 건 이해가 됐지만, 실패 시에도 나란히 적혀있었으니깐.


그리고 내가 할 수 있는 모슨 수단을 활용하라고 했지.


... 그래. 정했어.


“저 손님?”

“... 5번, 7번 11번, 21번, 32번, 44번. 이걸로 9만원치 사겠습니다.”

“... 네? 9만 원이요?”

“무슨 문제라도 있습니까?”

“아니요... 조금 오래 걸릴 것 같아서요. 괜찮으시겠어요?”

“네. 괜찮습니다.”


이걸로 시간을 약간 벌었어. 마음 같아선 3등짜리로 채우고 싶었으나 한 번에 당첨되면 의심받고 말겠지.


그사이 빠르게 OMR카드를 살폈다.


[1,580,881 > 3,816,553,637 (↑) ]


... 찾았다. 31번.


번호표가 나오는 사이 3등짜리 5개와 1등 5개를 선정했다.


“네. 여기 있습니다. 봉투에 담아드릴까요?”

“아니요. 그건 괜찮습니다. 그보다 여기 OMR 두 개도 뽑아주시고요.”

“저... 손님?”

“네?”

“이미 9만 원치를 뽑으셔서 이제 만 원만 가능한데...”

“그러면 각각 5000원씩으로 나누어 주세요.”

“아... 알겠습니다.”


얼떨떨한 표정을 짓는 군. 뭐, 보통은 그게 정상이겠지. 누가 알까? 뒤에 나온 이 번호가 당첨이란 게.


띠링


번호표가 내게 들리는 즉시 안내창이 떠올랐다.


[퀘스트에 성공하셨습니다.]

[보상 : 12,851,890,120 + GP 1,285,189]


총 5만 90개. 150만 5개. 그리고 34억 5개가 내 손안에 들려있다.


조금 모자라는 건 세금 33%가 빠져서 그런가 보다.


이거면 가능할지도?


복수가 눈앞에서 아른거린다. 하지만 침착해야 한다. 흥분은 되던 일도 망치게 만드니.


... 기분이다. 편의점에서 양주나 사갈까?


벌컥.


“어? 선배님?”

“안녕? 또 보네?”

“네...”


그 잠깐의 시간에 유찬이는 피곤한 듯 보였다.


“또 이상한 사람 왔었어?”

“아니!! 저희 편의점은 로또 안 파는데 계속 물어보니깐. 정신이 나가겠어요.”

“끌끌. 그러면 증권회사는 못 들어가겠네.”

“네? 왜요?”


궁금해 하는 유찬이를 위해서 MB에 있었던 일들을 말해주었다.


“와... 실홥니까?”

“어. 대부분은 그렇게 운영되니깐. 그래도 들어가고 싶으면 참아야지.”

“... 혹시 선배님 스팩은 어떻게 되십니까?”


나?


“예. 제가 지금 토익이 800점에 외국어 자격증 하나가 있거든요. 이걸로는 비비기 좀 힘들까요?”

“외국어? 어떤건데?”

“일본어 2급이요.”


일본어 2급이라.


뭐, 없는 것보다는 낫다만...


일본 시장은 그리 좋지 않은 걸로 알고 있는데...


“네? 왜요? 뭐 문제라도 있어요?”

“그 지금 일본 시장이 성장률만 보면 안정적인데, 사실상 월급으로 벌어먹는 것과 마찬가지라서.”

“그러니깐 더 좋은 거 아닌가요? 오르긴 오르는 거잖아요?”

“그걸로 따지면 미국 증시를 하지. 그게 더 높은데.”

“아아...”


유찬이는 이해했는지 납득 된 표정을 지었다.


“뭐. 그래도 나쁘지는 않아. 성장이 더딜 뿐이지 아에 안 오르는 건 아니니깐. 그런데 그쪽에 관심이 있는 이유가 뭐야?”

“아아. 제가 역사와 애니메이션에 관심이 많거든요.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독학하게 되더라고요.”


독학 만으로 일본어를 배웠다고?


“일본에 가본 적은 있고?”

“아직은요. 그래서 지금 알바하고 있죠.”


크큭. 나름 유쾌한 녀석이네?


그때, 교수님께서 말씀하신 멘토링이 떠올랐다.


분명... 한국대에 유학 온 학생들을 도와주는 프로그렘이었었던가?


“그러면 유찬아. 다음 학기에 나랑 멘토링 하나 할레?”

“네? 선배님 졸업하신거 아니었나요?”

“사정이 있어서 휴학했거든.”

“... 휴학했는데 증권회사에 들어갔다고요? 대체 어떻게 했길레?”


그건...


개인적인 사정이라 다음에 말해줄 게.


“네. 알겠습니다. 선배님.”

“그냥 인석이 형이라 불러. 6살 차이잖아?”

“인석이형.”


겁나게 빠르네?


“그러면 다음 학기에 복학하는 건 확실한 거에요?”

“어.”

“크으!! 기대가 됩니다!”

“... 그 정도야?”

“네! 지금 것도 도움 됐는데 그 다음 건 얼마나 될지 상상도 안돼요.”


훗. 벌써부터 아부하기냐?


이래서 왜 높은 사람들에게 아부를 하는지 알 것 같았다.


하지만, 이곳은 아부만으로 살아남기엔 힘든 곳.


살아남으려면 스스로 증명해야 할 거야.


발걸음을 옮겨 집으로 향했다. 은서와 은희는 지쳤는지 곯아떨어졌다.


“어? 박 서방. 언제 나갔어?”

“얼마 안 걸렸습니다. 장모님에게 선물 하나 드리려고요.”

“선물?”


슬며시 로또 한 장을 건네니 장모님의 눈이 휘둥글해졌다.


“이건?”

“로또입니다. 오늘 애들 돌보시느라 고생하셨는데 꽃길만 걸으시라고요.”

“아이고... 이런 건 안 줘도 되는데...”


사양하는 말투완 다르게 손은 정직했다.


“뭐야? 자기 또 로또 샀어?”

“응. 생각해보니 장모님 껄 안 산 것 같아서.”

“... 그래도 너무 많이 산거 아니야?”


아니. 그럴 리가.


이건 그만한 가치가 있으니깐.


“아이고... 고마워라... 이래서 아들을 낳는 거구나. 하나 밖에 없는 기집애는 지밖에 몰라!”

“아 엄마!!”


장모님이 민지를 놀리는 사이 나는 티브이를 켰다.


“이참에 로또 당첨번호 보고 가시는 게 어떻습니까?”

“그럴까?”


“그럴까는 무슨!! 얼른 나가!!”

“아 왜에~. 번호 나오는 거 금방인데. 오래 안 있을 거니깐 걱정하지는 말어.”


장모님의 답변에 툴툴거리는 민지.


그러나 시선은 티브이 쪽으로 향했다.


[시청자 여러분 만나서 반갑습니다... 저희 방송국에서 진행하는 제 864회차 로또 뽑기를...]


짤막한 인사를 통해 시작을 알리는 아나운서.


지루한 형식적인 진행을 지켜보는 사이, 나는 민지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민지야.”

“응?”

“만약에 말이야. 로또에 당첨 되면은 뭐부터 사고 싶어?”

“음... 아이들 용돈을 올려줄까 생각중이야.”

“용돈?”

“응! 솔직히 요즘 물가가 많이 올랐는데 일주일에 3000원은 너무 적은 것 같아서.”


가슴이 찔린다. 대체 얼마나 악착같이 아끼고 산거야?


덜컥!


영상속의 번호는 빠르게 회전하더니 천천히 내려오기 시작했다.


[네. 11번 나왔습니다. 그럼 바로 다음번호를 확인해보겠습니다.]


11, 45, 21, 5.


여기까지는 순조로웠다.


“박서방... 이거...”

“엄마? 무슨 일이야?”

“벌써 4등에 당첨됐어!!!”

“진짜?”


민지는 어깨 너머로 장모님의 번호를 살피셨다.


들은 내용이 사실로 들어나자 민지는 히죽거리는 얼굴로 내 옆구리를 찔러댔다.


“이욜~ 우리 남편께서 좋은 꿈 꾸셨나봐? 같은 번호로 5개나 살 줄 이야.”


그보다 이걸로 놀라긴 아직 이른 것 같은데?


덜컥.


[이번에 나온 숫자는 31번입니다.]

“아!! 아까워라!!”


장모님께선 슬슬 욕심이 생기셨는지 탄식하고 말았다.


“왜? 몇 번인데?”

“쉿! 가만히 있어봐! 이제 마지막 하나 나오니깐.”

“아 엄마아!!”


와이프는 앙탈을 부리다 나를 째려보기 시작했다.


‘그냥 가만히 있지 왜 엄마에게 준거야?’


아씨... 선물을 준 건 난데 왜 내가 눈치를 봐야 하는거야.


덜컥.


타이밍 좋게 마지막 번호가 뽑혔다. 날카로운 시선은 즉시 티브이로 향했다.


꿀꺽.


조마조마거리며 마른 침을 삼키는 둘. 빠르게 회전하던 볼은 서서히 아래로 내려왔다.


모두가 간절하게 기다렸던 시간.


하지만, 나는 안다. 이것은 하나의 신호라는 것을.


[마지막 번호는 7번. 7번입니다!]


오늘. 우리 가족은 중산층으로 올라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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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30. 엇나가는 계획 (2) 24.06.02 146 1 15쪽
29 29. 엇나가는 계획. 24.06.01 151 2 14쪽
28 28. 작은 흑막 (3) 24.05.31 156 2 16쪽
27 27. 작은 흑막 (2) 24.05.30 172 2 12쪽
26 26. 작은 흑막 24.05.29 193 1 14쪽
25 25.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 24.05.28 237 2 16쪽
24 24. 앞으로 나아갈 시간. 24.05.27 255 2 13쪽
23 23.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24.05.26 288 3 12쪽
22 22. 히든 퀘스트 24.05.26 316 2 17쪽
21 21. 씨앗을 물어다 주는 새. 24.05.25 345 3 12쪽
20 20. 새로운 선물 (2) 24.05.24 347 5 12쪽
19 19. 새로운 선물 24.05.23 377 5 15쪽
18 18. 새로운 가능성 24.05.22 403 6 14쪽
17 17. 힐링 +1 24.05.21 422 5 13쪽
16 16. 배려없는 자에게 존중은 없다. +1 24.05.20 427 7 13쪽
15 15. D - Day 24.05.19 441 8 14쪽
14 14. 은밀한 작업 +1 24.05.18 459 8 12쪽
13 13. 드러나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24.05.17 467 6 15쪽
12 12. 투자는 이렇게 하는 건가? +1 24.05.16 491 5 12쪽
11 11. 뱀구렁이 소굴 24.05.16 491 9 14쪽
10 10. 눈멀 정도의 욕망 24.05.15 499 7 12쪽
» 9. 천운에 다다른 자 +1 24.05.14 505 9 12쪽
8 8. 더 좋은 곳으로 (2) +1 24.05.13 531 6 15쪽
7 7. 더 좋은 곳으로 +1 24.05.12 562 9 15쪽
6 6. 지근거리는 머리. +3 24.05.11 570 9 15쪽
5 5. 목소리가 높다고 다 해결되는 게 아니다. 24.05.10 583 11 12쪽
4 4. 안도 할 시간은 없다. 24.05.09 620 10 13쪽
3 3. 한순간의 선택 (3) +1 24.05.08 645 13 13쪽
2 2. 한순간의 선택 (2) +2 24.05.08 690 15 11쪽
1 1. 한순간의 선택 +2 24.05.08 991 1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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