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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뇨기 님의 서재입니다.

엘프 공주, 지금부터 가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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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뇨기
작품등록일 :
2017.09.30 23:26
최근연재일 :
2017.11.10 12:24
연재수 :
12 회
조회수 :
1,302
추천수 :
0
글자수 :
48,402

작성
17.10.17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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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1화 엘프 공주, 탑에서 가출했습니다.(6)

DUMMY

노인을 뒤따라가기를 수 십분.

그들이 낮에 보았던 마을 풍경은 현재 기억 속에만 존재하고 눈앞에 보이는 것은 마을과 떨어져 있는 외딴 숲속 안 풍경이다.

노인의 뒤를 따라온 그녀들도 여관이라고 해서 마을 안 어딘가에 있는가 싶었지만 이렇게 외진 곳일지는 생각지도 못했던 것이다. 하지만 당장 묶을 곳이 없는 처지이기에 감수할 만한 사항이었다.

체력이 좋은 두 사람, 쌍둥이 시녀를 제외한 에피는 내부에서만 지내왔던 터라 오랫동안 걷는 것에 익숙하지 않아 힘들어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그걸 진즉에 눈치 챈 시에는 앞서 걷고 있는 노인에게 물어봤다.

“마을을 벗어난 지 꽤 오래됐는데 언제쯤 도착하는 거죠?”

“서두르지 말게나. 거의 다 왔으니 말일세.”

“정확히 얼마나 왔다는 건가요? 저희 일행 중에 힘들어 하는 분이 있어서 빨리 쉬어야 할 필요가 있어서요.”

다소 재촉하는 말투였지만 어쩔 수 없었다. 자신이 모시는 공주가 저렇게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모시는 입장으로서 걱정되는 것이 당연하기 때문이다.

그런 시에의 걱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태연하게 웃으며 노인은 받아넘겼다.

“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더니··· 지금 눈앞에 보이는 저 건물이 손녀가 경영하는 여관이라네.”

노인이 손으로 가리킨 그 곳은 숲 안에서도 커다란 나무를 주축으로 하여 기둥과 바닥이 만나는 곳에 건물이 하나 있었다. 외관상 여관이라고 보이는 건물보다는 숲이라는 자연에 건물이 녹아들어 엘프가 사는 것을 허락받은 장소 같았다. 그야말로 자연의 은혜처럼 보일만 했다.

그 신비로운 광경에 에피는 지친 것도 잊고 감탄했다.

“우와··· 저렇게 커다란 나무와 건물이 어울리는 광경은 처음이야!”

“그러게요. 누구의 솜씨인지 모르지만 정말 훌륭하네요.”

“껄걸. 그렇게 말해주니 손녀도 기뻐할 걸세. 자, 서둘러 가야 손녀가 차린 저녁을 먹을 수 있다네.”

눈앞에 목적지가 보이니 다들 발걸음이 한층 빨라져 여관 앞에 도착했다.

여관을 멀리서 보았을 때도 아름다웠지만 가까이서 보니 그 느낌이 색달랐다. 서로 상반되는 광경이었다.

그 광경에 시야가 몰렸지만 시에만은 그렇지 않았다. 여관을 기준으로 외곽진 숲 속에서 누군가 자신들을 쳐다보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 문제는 지금으로서 바로 처리할 수 있는 문제지만 에피가 걱정하는 것을 우려하여 일행이 잠든 밤에 혼자 처리하기로 결정했다.

“여관은 그만 구경하고 이만 안으로 들어갑세나.”

손으로 문을 몇 번 두드리더니 여관 문이 열려 노인이 말한 손녀가 그들을 맞이해주었다.

“할아버지! 이제까지 어디 갔다 오신 거예요? 아침부터 안 보이셔서 하루 종일 찾아다녔잖아요! 앞으로는 꼭 말하고 다니세요. 알겠죠?”

“미안, 미안. 다음부터는 주의할 테니 그만 화내렴. 그나저나 뒤에 손님을 데려왔어. 손님부터 모시 거라.”

“아! 아하하······.”

노인의 지적에 뒤에 에피 일행이 있다는 것을 깨달아 자신이 부린 추태 때문에 부끄러워 얼굴이 붉어졌지만 그래도 자기 할 일은 확실히 하려고 했다.

“어서 오세요, 여러분. 저희 할아버지 때문에 이런 구석진 여관까지 오시게 되다니······ 정말 죄송해요. 그래도 이왕 오신 것이니 성심성의껏 대접해드릴게요.”

“죄송할 필요 없어요. 제가 깜빡하는 바람에 여관을 잡지 못해 한참을 찾고 있었는데 할아버지가 나타나서 권유해 주신 덕분에 이렇게 훌륭한 여관이라는 오늘 묶을 곳을 찾을 수 있었답니다. 저희가 감사해야 할 입장이죠.”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정말 부끄럽네요. 자, 안으로 들어오세요.”

에피 일행은 노인의 손녀에 안내를 받아 여관 안으로 들어갔다.

바깥에서 봤을 때와 다르게 여관 안의 분위기는 새로운 손님을 따뜻하고 아늑하게 느낄 수 있게 조성한 듯 보였다.

덕분에 에피 일행은 자기 집에 들른 거 마냥 편안하게 지낼 수 있었다.

“와아! 여관이다, 여관. 여행하는 엘프들이 주로 들린다는 곳을 내가 직접 묵을 수 있다니 꿈만 같아~”

눈을 초롱초롱하게 빛내며 여관 안을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는 에피의 모습을 보면 그 누구도 흐뭇한 미소를 짓지 않을 수가 없었다.

“공주님을 데려와서 다행이네요, 언니.”

리에는 바로 옆에서 시에만 들리게끔 속삭였다. 다른 엘프들이 눈치 채서는 안 되기에.

동생의 말에 어깨를 으쓱하고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그러게. 탑 안에 있었을 때와는 천지차이네.”

그런 둘의 대화를 들을 리 없는 에피는 한참을 뛰어다니다가 배에서 꼬르륵거리는 소리가 다른 엘프들이 들을 수 있을 만큼 크게 울렸다.

“아하하··· 누구 배에서 나는 소리인지 모르겠지만 배가 고픈가 보네~”

멋쩍은 듯이 머리를 긁으며 웃는 에피를 보며 시에는 속으로 생각했다.

‘저렇게 얼버무리며 아닌 척 하는 모습이 귀여워! 꼭 안아주고 싶어.’

이런 생각을 할 정도로 시에는 에피를 생각하는 마음이 끔찍하며 열광적이기도 했다.

“그렇다면 저녁상을 빨리 차려야겠네요.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자, 할아버지도 손님 왔으니 좀 도와주세요.”

“이 늙은 할아비가 불쌍하지도 않니?”

“그런 분이 하루 종일밖에 싸돌아다녀요? 투덜투덜 거리지 말고 부엌으로 가요.”

“안 돼······.”

손녀의 손에 끌려가는 노인의 모습을 본 뒤, 시간이 조금 흐르자 부엌에서 맛있는 냄새가 솔솔 풍겨왔다.

가뜩이나 배고프던 배가 그 냄새로 인해 밥 달라고 배를 더욱 부추기고 있었다.

“크윽······ 냄새 맡으니까 더 배고파졌어. 얼른 먹고 싶다.”

“에피님, 조금만 더··· 조금만 참으시면 됩니다.”

“나도 아는데 몸이 멋대로······.”

“에피님······.”

에피와 시에, 둘이 연극조로 얘기하던 도중, 부엌에서 손녀딸이 음식을 들고 나오며 말했다.

“누가 보면 하루 종일 굶은 줄 알겠어요. 자, 자. 식탁으로 가서 앉아있으세요. 다 됐으니까요.”

“와아아아~”

에피는 저녁밥이 다 됐다는 말에 두 손을 위로 번쩍 들며 식탁에 가서 얌전히 앉았다.

그 사이, 시에와 리에가 마저 앉으니 손녀와 노인이 만들은 저녁 반찬을 식탁 위에 차례차례 놓고 있었다.

갓 구워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며 윤기가 좌르륵 흐르는 빵, 여러 가지 채소와 직접 만든 드레싱을 섞어 만든 샐러드, 고기를 잘게 다져서 동그랗게 뭉친 다음에 구운 고기 등. 어느 하나 빼먹을 것 없이 먹음직스러웠다.

음식을 다 놓고 나서야 손녀와 노인도 식탁에서 의자를 빼서 앉았다.

“차린 건 별로 없지만 그래도 맛있게 드셔주세요.”

“차린 게 별로 없다뇨······ 침샘이 폭발할 정도로 하나 같이 맛있어 보이는 것들이라 얼른 먹어볼게요.”

시에의 말과 동시에 에피는 이미 손을 뻗어 음식들을 입에 우적우적 넣고 있었다.

“에피님도 참······.”

모시는 공주가 버릇없이 먹는 모습에 한숨을 나지막이 쉬었지만 여기서만큼은 공주가 아닌 한 명의 엘프이니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다.

“언니, 이거 맛있어.”

동생인 리에도 마찬가지로 에피처럼 버릇없이 먹는 까닭에 골머리가 앓았다.

“하아······ 알았어. 나도 먹어볼게.”

모든 것을 포기하고 똑같은 행동을 선보이자 손녀와 노인은 에피 일행의 모습을 보고 쿡쿡 웃더니 저녁밥을 먹기 시작했다.

탑에서 있을 때와 달리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저녁 식사는 순식간에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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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2화 엘프 공주, 위치가 발각되었습니다.(3) 17.11.10 62 0 6쪽
11 2화 엘프 공주, 위치가 발각되었습니다.(2) 17.10.31 89 0 7쪽
10 2화 엘프 공주, 위치가 발각되었습니다.(1) 17.10.27 70 0 8쪽
9 1화 엘프 공주, 탑에서 가출했습니다.(8) 17.10.24 123 0 10쪽
8 1화 엘프 공주, 탑에서 가출했습니다.(7) 17.10.20 76 0 8쪽
» 1화 엘프 공주, 탑에서 가출했습니다.(6) 17.10.17 91 0 8쪽
6 1화 엘프 공주, 탑에서 가출했습니다.(5) 17.10.13 121 0 9쪽
5 1화 엘프 공주, 탑에서 가출했습니다.(4) 17.10.10 95 0 12쪽
4 1화 엘프 공주, 탑에서 가출했습니다.(3) 17.10.06 124 0 13쪽
3 1화 엘프 공주, 탑에서 가출했습니다.(2) +2 17.10.03 96 0 13쪽
2 1화 엘프 공주, 탑에서 가출했습니다.(1) 17.09.30 122 0 13쪽
1 0화 프롤로그 17.09.30 225 0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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