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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뇨기 님의 서재입니다.

엘프 공주, 지금부터 가출하겠습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라이트노벨, 판타지

지뇨기
작품등록일 :
2017.09.30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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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10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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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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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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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0.03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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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1화 엘프 공주, 탑에서 가출했습니다.(2)

DUMMY

“여기도 지내다보니 괜찮네요. 공주님도 곧 적응하실 거예요.”

“적응은 하긴 할 테지만 그래도······.”

“에피님, 조금만 참아보죠. 국왕 폐하께서도 금방 선처 해주실 거예요.”

“응! 알았어. 시에, 네가 그렇게 말한다면 맞겠지.”

“에피님······.”

자신이 섬기는 공주님이 자신을 맹목적으로 믿어주자 가슴이 뭉클할 정도로 감동을 받은 시에였다.

“그나저나 앞으로 이 탑 안에서 뭘 하고 지내지······.”

“후훗. 그럴 줄 알고 저희가 준비했답니다. 에피님이 심심하지 않게 대량의 책들을.”

“오오! 역시 시에와 리에구나. 정말 너희둘이 내 호위라서 정말 다행이야.”

“전 그저 언니를 도왔을 뿐인걸요.”

“에헤헤. 그럼 책이 있는 장소를 알려드릴 테니 저를 따라오시죠, 에피님.”

“응.”

책이 보관되어 있는 장소로 안내하기 위해 에피를 중심으로 시에가 앞, 리에가 뒤로 나란히 서서 걸어갔다.

이런 순서대로 가는대에는 이유가 있다. 비록 안전한 탑이라고 할지라도 완전히 안전하다고 보장할 수 없다. 아주 작은 가능성이라도 존재하기에 일상생활에서도 익숙해지기 위함이었다.

이런 상태로 조금 걷자 지하창고로 이어지는 계단이 나타났다.

“그런데 왜 책을 지하에다가 보관하는 거야?”

의구심 어린 질문에 시에는 성심성의껏 대답해줬다.

“원래라면 지하에 보관하지 않을 테지만 이 좁은 탑 안에서 많은 양의 책을 보관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지하 창고에 두었답니다.”

“그렇구나~.”

설명을 마치자 창고 입구 앞에 도착했다.

리에가 주머니에서 입구 열쇠를 꺼내 시에에게 던져서 전달했다.

가볍게 열쇠를 낚아채고서 신속하게 문을 열었다.

딸칵. 끼이이익.

낡아서 오래된 문이라 그런지 소리가 심하게 났다.

문이 열려 안에 들어간 에피는 주위를 두리번거려 살펴봤다.

창고 안은 먼지 하나 없이 깨끗한 상태였으며 방대한 양의 책이 책꽂이의 같은 종류끼리 차곡차곡 정리되어 있었다.

원래라면 먼지가 진득하게 쌓여있어야 했지만 한 나라의 공주가 이용할 곳이라서 깨끗하게 청소를 맞춰놓은 것이다.

“와! 깔끔하게 잘 되어있네. 책도 종류별로 많고. 한동안 심심하지 않겠다.”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몸 둘 바를 모르겠네요, 에피님.”

“그러게요, 언니. 다행이에요.”

“후훗. 이 정도는 가뿐하지.”

손으로 V자를 표시하며 기쁨을 만끽하는 시에였다.

그러나 말거나 에피는 어떤 책부터 읽을지 골똘히 고민하다가 한 권의 책을 집었다.

그 책을 들고서 탁자가 위치한 구석진 곳으로 가서 읽기 시작했다. 한 번 책을 읽기 시작한 그녀는 누가 불러도 눈치 채지 못할 만큼 남다른 집중력을 보인다.

그래서 그 습관을 알고 있던 쌍둥이 시녀는 조용히 자리를 벗어났다.



지하 창고를 벗어난 쌍둥이 시녀들이 하는 행동은 제각각이었다. 언니인 시에는 청소가 덜 된 장소로 가서 청소를 하는 반면 동생인 리에는 방에서 침대에 엎드려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두 명이 대비되는 행동을 보여주는데 동생인 리에의 행동을 보면 어떻게 해서 시녀로 뽑혔는지 정말 신기할 노릇이었다.

언니인 시에는 예전부터 동생의 성격을 잘 알고 있던 터라 그저 그러려니 생각하고 자기 할 일만 묵묵히 하는 버릇이 있었다.

조금 집중해서 청소를 하던 중, 누군가가 자신을 향해 뛰어오는 소리를 포착했다. 그 소리의 주인공은 바로 자기가 모시는 주인인 에피였다.

“시에야, 물어볼게 있는데 물어봐도 괜찮을까?”

“네, 에피님. 제가 알고 있는 범위에서 뭐든 알려드릴게요.”

“그러면 그러면 있지, 휴먼이랑 오크들을 실제로 본 적이 있어?”

“······네?”

예상치 못한 질문을 받은 시에는 멍청한 표정을 지었다.

“시에, 지금 대게 멍청해 보여.”

“크흠··· 예상 범위를 넘어선 질문이라서 잠깐 실례했습니다.”

에피의 지적에 시에는 곧바로 정신을 차려 침착함을 유지했다.

“그래서 대답은?”

또랑또랑한 눈빛으로 원하는 대답을 들려줄 거라고 기대하는 에피를 보며 시에는 고민했다. 원래라면 알고 있는 대로 고해야 하지만 엘프 왕이 쌍둥이 시녀들에게 비밀스러운 명령을 내렸었다. 그 명령의 내용은 타 종족에 관한 내용을 물어볼 경우 절대로 대답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왕의 명령이니 거절할 수 없어 받아들였다.

그런 지금 그녀에게 있어서 인생 최대의 난관이었다.

우물쭈물하며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는데 에피 뒤에서 리에가 하품하며 대답했다.

“휴먼이랑 오크라면 실제로 본 적 있어요, 공주님.”

“리에!!!”

“왜 언니? 공주님이 물어보셨으니 대답하는 게 도리잖아?”

“왕께서 내리신 명령을 그새 까먹은 거야?”

“······아! 깜빡했다.”

“하아······ 너 진짜······.”

에피는 아버지인 엘프 왕이 자기도 모르게 그런 명령을 내렸다는 사실에 의문을 품었다.

“아바마마께서 왜 그런 명령을 내리신 거야?”

“그건 저희도 모르겠습니다, 에피님. 그저 왕께서 내리신 명령이라 수행할 뿐입니다.”

시에가 말한 것에는 한 치의 거짓이 없었다. 엘프 왕은 그저 이유 없이 명령하였기에

“그래? 하긴 보통 명령이라면 이유 같은 것은 말하지 않으니까. 그래서 그걸 왜 나한테 숨겼을까~?”

“에··· 에피님?”

에피는 화가 났다. 자신의 심복인 쌍둥이 시녀가 자기 몰래 비밀을 숨겨놓았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아차려서.

한편 시에는 당황스러웠다. 자기가 모시는 주인인 공주가 웃고는 있지만 입꼬리만 올라갔을 뿐, 눈은 전혀 웃지 않은 상태로 화가 나 있었다. 그래서 최대한 변명거리를 찾아보려고 했지만 솔직하게 답하기로 했다.

“죄송합니다, 에피님. 왕께서 이 명령은 저희 둘만 알고 있으라고 얘기하셔서······.”

“솔직하게 얘기해줬으니 이번만은 봐줄게. 앞으로는 나한테는 비밀이 없었으면 좋겠어, 알았지?”

“네. 알겠습니다, 에피님.”

“네, 공주님.”

“좋아. 그렇다면 휴먼이랑 오크를 만났을 때의 이야기를 들려주라.”

“알겠습니다. 리에는 귀찮으니 대충 설명할 테니 제가 대신 설명하겠습니다.”

“응, 응.”

그렇게 시에는 왕국 직속 부대에 있었을 때 부대원들끼리 다른 대륙에 갔을 때에 일을 상세하게 얘기해줬다. 휴먼 대륙과 오크 대륙에 가서 그들을 실제로 만나고 죽였던 일까지.

이야기를 마치자 에피는 고개를 끄덕이며 잘 알았다는 표시를 보여줬다.

“흐음~ 그렇단 말이지? 솔직하게 알려줘서 고마워. 덕분에 궁금증이 풀렸어. 헤헤.”

“과찬이옵니다, 에피님.”

“그렇다고 해도 말만으로 듣는 거 보다는 실제로 보는 게 낫단 말이지. 안 그래?”

“맞는 말씀이긴 합니다만······ 혹시 직접 보러 가실 생각이신가요?”

“응. 시에, 정답이야. 백 번 듣는 거 보다 한 번 보고 만지는 게 낫다는 말이 있잖아.”

“전 반대합니다, 에피님. 그들은 미개하고 야만해서 에피님 같은 고귀한 존재에게 있어 그저 악할 뿐입니다. 그러니 그런 생각은 거두어주시기 바랍니다. 리에, 너도 한 마디 거들어봐.”

시에는 팔꿈치로 동생의 옆구리를 콕 찌르며 지적했다.

“음······”

의외로 진지하게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리에. 천하태평하고 만사가 귀찮은 그녀가 이렇게까지 고민할 정도면 에피의 생각은 위험하다는 소리이다.

“저도 반대에요, 공주님. 굳이 위험을 무릅쓰고 갈만한 곳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믿었던 두 사람이 반대의사를 표시하자 에피는 쀼루퉁했다.

“우우······ 치사해. 어마마마도 그렇고 아바마마도 내 생각이 위험하다고 말리시는데 너희마저 그러다니······.”

고개를 푹 숙이고 체념한 듯 가만히 있었다.

그러다가 고개를 팍 들어 올리더니 검지로 둘을 가리키며 당당하게 선언했다.

“좋아. 그렇다면 내 생각이 잘못되지 않았다는 것을 인정하게 만들어서 꼭 나가고 말겠어. 그러니 둘 다 각오하라고. 휴먼이든 오크든 직접 만나보고 대화하면 미개하지 않고 우리와 똑같이 대등한 존재라는 것을 깨닫게 해주겠어. 후훗.”

그녀의 얼토당토않은 선언에 시에는 황당하기 그지없었고 리에는 귀찮은 일이 벌어질 것만 같아서 마음속으로 포기 선언을 외쳤다.

“오늘은 일단 물러날게. 내일부터 각오해둬.”

그런 시녀들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마지막으로 한 마디를 하고서 방으로 돌아가는 에피였다.



다음 날, 날이 밝자마자 에피는 어제 방으로 돌아가서 생각해두었던 계획을 실행으로 옮기고 있었다.

그 계획이란 바로 쌍둥이 시녀들 몰래 방에 있는 창문을 통해 탈출하는 작전이었다.

쌍둥이 시녀들이 맡은 일을 하고 있을 동안 자신의 방에 들어오는 일이 없기에 선택한 방법이다.

침대에 있는 긴 이불들을 여러 개 묶어 탈출용 로프 같은 것이 만들었다. 방 안에 있는 튼튼한 기둥에 한 쪽을 묶어두고 다른 한쪽을 창문을 통해 바깥으로 던진 뒤, 튼튼하게 되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잡아당겼다. 팽팽하게 묶어진 것을 보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에피는 즉시 탑 벽을 타고 내려가고 있었다.

엄청난 높이에서 내려오는 것이라 바람이 세게 불고 아찔할 정도의 높이였지만 그녀의 휴먼과 오크 등 다른 종족을 만나고 싶다는 호기심을 꺾진 못했다.

30분 정도가 지났을까, 그녀의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었지만 바닥이 보이기 시작했다. 조금만 더 내려가면 탈출할 수 있다는 생각에 속력을 박차는데 기하였다.

하지만 그것도 잠깐이었다. 무사히 땅에 내려가는 것에 집중하여 도착한 순간 익숙한 목소리가 그녀의 뒤통수에서 들려왔다.

“에피님. 지금 이게 무슨 짓입니까?”

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쌍둥이 시녀 중 언니인 시에였다.

하필이면 성가시기 짝이 없는 시에한테 걸려서 귀찮게 되었다고 생각한 에피는 즉각 변명을 내놓았다.

“아하하······ 그게 말이지. 탑 안에만 있으면 몸이 굳어지니까 그걸 대비해서 운동한 거야.”

“그렇죠? 설마 에피님께서 타 종족을 보러 가시겠다고 이불을 묶어서 무모하게 탈출하겠다는 어리석은 계획을 실행한 것은 아니겠죠?”

“그··· 그러엄~ 나를 그런 멍청한 엘프로 보는 거야?”

“그럴 리가요. 그럼 저랑 같이 방으로 돌아가시죠.”

“칫······.”

기껏 생각해서 실행한 계획을 손쉽게 파악 당하자 시에가 들리지 않게 혀를 차는 에피였다.

들리지 않을 거라 생각하고 혀를 차는 모습을 몰래 알아채는 시에는 그저 자기가 모시는 공주가 귀여울 따름이었다.

처음 계획이 실패했다고 해서 아직 포기하기엔 이르다고 생각한 에피는 다음 계획을 준비했다.

어떤 계획이 통할지 곰곰이 고민하다가 심플하게 가보자는 생각이 들은 에피는 실력이 뛰어난 리에를 회유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에피는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 곧장 리에가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방 안에 들어가자 소파에 누워 느긋하게 잠이나 자고 있는 리에를 보았다. 편히 자고 있는 모습이 누구라도 정말 행복하다고 느낄 정도였다. 그런 잡념을 한 구석으로 제쳐두고, 자고 있으니 흔들어서 깨우기로 결정했다.

“리에야, 리에야. 일어나봐.”

“으응~ 언니··· 깨우지 마······.”

흔들어서 깨워봤지만 되려 잠꼬대를 하며 깨어날 기색이 없었다.

그렇기에 더욱 거세게 흔들어서 깨우기로 했다.

얼마나 거세게 흔들었냐면 기분 좋게 자고 있는 사람이 화가 날 정도로 흔들어댔다.

효과가 있었는지 리에가 잠에서 깨어났다.

“······공주님?”

“응, 리에야. 이제 일어났어?”

흐트러질 대로 흐트러진 모습으로 공주를 맞이하는 리에는 성격대로 제멋대로였다. 보통 자신이 섬기는 자를 맞이할 때는 어느 정도 예의를 갖추지만 귀찮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있는 그대로 맞이하는 것이다. 하지만 에피는 그것도 하나의 리에의 개성이라고 생각하고 편하게 대해주는 것이 좋아서 신경 쓰지 않는다.

“네. 공주님이 거세게 흔들어서 깨어났습니다.”

“하하하··· 미안, 미안.”

“하암~ 그나저나 무슨 일이십니까? 부탁할게 있으면 보통 저 말고 언니를 찾으실 텐데 말이죠.”

하품을 하며 자신을 찾아온 이유에 대해 물어보자 에피는 리에를 회유하기로 한 계획을 실행했다.

“있잖아, 있잖아. 리에야, 탑에서 탈출하는 것 좀 도와주라.”

“그거 때문에 깨우신 거에요?”

“응, 맞아. 시에는 워낙 고지식해서 안 들어줄 거 같거든.”

“하긴, 언니가 좀 고지식하긴 하죠.”

“그치, 그치?”

“그렇지만 너무 귀찮아서 싫어요. 그럼 저는 계속 자볼게요.”

자기할 말만 마치고 곧바로 다시 잠에 빠져든 리에를 보고서

‘리에는 원래 이런 애였지······ 내가 멍청하게 회유하려고 하다니······ 하늘이 무너지는 생각을 했구나.’

라는 결론에 도달하고서 새로운 탈출 계획을 모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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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1화 엘프 공주, 탑에서 가출했습니다.(3) 17.10.06 124 0 13쪽
» 1화 엘프 공주, 탑에서 가출했습니다.(2) +2 17.10.03 96 0 13쪽
2 1화 엘프 공주, 탑에서 가출했습니다.(1) 17.09.30 121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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