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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뇨기 님의 서재입니다.

엘프 공주, 지금부터 가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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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뇨기
작품등록일 :
2017.09.30 23:26
최근연재일 :
2017.11.10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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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9.30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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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1화 엘프 공주, 탑에서 가출했습니다.(1)

DUMMY

엘프 대륙에 왕과 왕비가 사는 성이 있었다.

그 안에서 젊은 왕과 왕비는 남부럽지 않게 사이좋게 지내며 엘프 대륙을 보다 더 평화롭게 통치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

그런 사이좋고 능력 있는 부부 사이에서도 큰 고민거리가 하나 있었다.

그것은 바로 그들의 사랑의 결정체라고 봐도 무방한 딸이 고민거리였다.

자식을 둔 부모로서 흔히 있는 고민이라고 보일 테지만 흔하지 않았기에 그들은 더욱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왜 그렇게 그들이 고민하게 되었을까?



시간을 거슬러 올라 딸이 태어나기 전인 십 년 전이다.

엘프는 휴먼과 오크에 비해 인원이 상당히 적었다.

그 이유는 엘프는 서로 사랑을 해도 자연을 지키는 것에 우선순위를 둬서 자식 욕심이 뒷전이라는 것이 첫 번째 이유, 마법을 구사할 수 있는 특이한 체질이 자손을 낳는 것에 방해가 되는 것이 두 번째 이유이다.

그래서 엘프들 사이에서는 자손을 낳기란 하늘에 별 따기인 만큼 쉽지 않았다.

대륙에 통치자라고 할 수 있는 왕과 왕비는 매일 같이 금술이 좋아 사랑을 나누었다.

그들은 예외적으로 한 대륙의 통치자로서 자손이 있어야 하는 입장이기에 사랑을 나누고 간절히 빌며 또 비는 나날을 보냈다.

그러던 어느 날, 여왕은 왕과의 식사 도중에 갑자기 헛구역질을 하는 것이다.

왕은 그 모습을 보고 여왕이 걱정스러웠다. 그래서 왕국 전속 의사를 불러 진찰하게 했다.

옆에서 지켜보던 왕은 일분일초가 천천히, 아주 천천히 흘러갔다.

잠시 뒤, 진찰을 마친 의사가 기쁜 듯 환한 표정으로 왕에게 고했다.

“축하드립니다. 여왕님께서는 임신하셨습니다.”

그토록 바라던 부부의 결실이 드디어 눈앞에 결과로 나오자 왕과 여왕은 서로를 부둥켜안으며 고생했다며 기쁨을 나누었다.

이 소식은 금세 엘프 대륙 전체로 퍼져 나가 온 국민들이 알게 되었다.

국민들은 너도 나도 할 거 없이 경사가 났다며 축제 같은 분위기를 만들었다. 그리고 한편으로 건강한 아이가 나오기를 빌었다.

그렇게 국민의 환호를 받으며 시간이 흘렀다.

어느 새 여왕의 배는 볼록 튀어나와 당장이라도 아이가 나올 것만 같은 모습을 풍기게 되었다.

혹시라도 예외적인 상황이 나타날 수 있기에 여왕 주위엔 시녀들이 항상 대기하고 있었다.

만전을 기하며 보내고 있던 중, 상황은 돌발적으로 일어났다.

의자에 앉아 잠시 쉬고 있던 여왕은 갑자기 바닥에 쓰러지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 모습을 본 시녀들은 곧 아이가 태어날 것이라고 직감하여 각자 임무 분담을 나누었다. 한 쪽은 여왕을 침대로 옮겨 순산할 수 있게 도와주고 다른 한 쪽은 왕에게 여왕의 현 상태를 보고하는 임무를 수행했다.

왕은 여왕이 쓰러졌다는 소식을 듣자 부리나케 방으로 달려갔다.

이 때, 왕은 체면도 무릅쓰고 허둥지둥 뛰어갔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왜 그러냐면 아무리 대륙을 다스리는 왕이라고 해도 그도 한 아이의 아버지다. 당연히 아내가 걱정되고 태어날 아이가 건강한지 확인하고 싶은 것이었다.

방에 도착한 왕은 숨을 가쁘게 내쉬며 여왕의 곁에 다가가 그녀의 손을 잡아주었다. 그가 할 수 있는 것이 이것 밖에 없었기에.

시시각각 여왕의 비명소리와 괴로운 표정을 보는 왕은 한편으로 자기가 대신 아팠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다. 이것은 종족을 넘어서 어떤 아버지든 똑같은 심정일 것이다.

그렇게 힘든 시간이 지나고 마침내 엘프 여왕은 순산하는데 성공했다.

“축하드립니다, 전하. 딸입니다.”

옆에서 여왕의 수발을 들던 시녀가 자식의 성별을 고했다.

태어난 아기는 속이 뚫릴 정도로 시원스럽게 울어댔다.

아기의 엄청난 울음소리를 듣고 건강하다고 판단한 그들은 걱정을 덜을 수가 있었다. 그리고 순산에 성공한 여왕도 무사했다.

조금 지나자 아기의 울음소리를 그치고 이내 웅얼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런 아기를 옆에서 계속 도와주던 시녀가 조심스럽게 수건에 감싸 엘프 왕에게 직접 안아보라고 권하기 위해 내밀었다.

하지만 엘프 왕은 처음으로 태어난 자식이기에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허둥지둥 거리다가 시녀가 억지로 떠안아버렸다.

그는 자기 자식을 두 팔로 지탱하며 쳐다봤다.

마찬가지로 아기도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아버지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허허. 딸아, 이제 너의 이름은 에피이다.”

아기는 태어나서 처음 보는 남성임에도 불구하고 본능적으로 자신의 아버지라고 인식했는지 티끌하나 없이 해맑게 웃는 것이다.

그 모습에 엘프 왕은 처음으로 태어난 딸 덕분에 자식사랑이라는 감정을 알 수 있었다.

조금 더 지켜보며 같이 있고 싶은 심정이었지만 아기가 태어난 지 얼마 안 됐고 엘프 여왕도 쉬어야하기 때문에 엘프 왕은 방을 나와 원래자리로 돌아갔다.

이 소식은 곧 엘프 대륙 전역으로 퍼져나가 국민들에게 알려졌다.

국민들은 이런 경사적인 날에 아무것도 안 할 수 없다며 마을 자체적으로 축제를 벌여 기쁨을 함께 나누었다.

그렇게 왕도, 여왕도, 국민도, 너나 할 것 없이 기쁜 경사적인 날이었다.

이후 딸아이의 성장은 아무 문제없이 순조로웠다.

바닥을 기어 다닐 수 있기 시작하자 방 안을 이리저리 돌아다녔고, 본격적으로 걸음마를 떼고 말을 할 수 있을 때부터는 온 성안을 돌아다녔다.

그 덕에 에피를 보좌하던 시녀들은 그녀가 없어질 때마다 걱정에 몸부림치며 찾아다니기 일쑤였다.

어린아이가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은 호기심에 못 이겨 하는 행동이라 지극히 당연하다면 당연했지만 에피만은 좀 더 남달랐다.

자기가 모르는 것을 보면 즉각 다가가서 만지고 치고 비비는 등 그것이 무엇이고 어디에 쓰는 것인지 기필코 알아낼 때까지 반복했다. 그러다 영 모르겠다 싶으면 주위에 있는 시녀들에게 물어봐 궁금증을 해소했다.

에피를 보좌하던 시녀들의 보고를 들은 왕과 여왕은 자신들의 딸이 비범한 재능을 지닌 거 같다며 좋아했지만 이것은 추후 그들의 크나큰 고민거리에 기여하는 원인이었다.

어느 정도 자란 에피는 7살이 되었다. 그녀는 7살답지 않게 뛰어 놀지 않고 오히려 왕국 전용 도서관에 틀어박히는 모습을 보여줬다.

도서관이라고 하면 지식의 성소라고 불려도 마땅한 장소이다. 모든 기록이 적힌 책들이 빼곡하게 있어 시간만 있다면 정보를 찾아내는데 적합했다. 그것을 본능적으로 알고서 틀어박히게 된 것이다.

하나하나 책을 읽어가며 모르던 것을 채워가는 지식욕은 그녀에게 끝이 없어보였다.

그렇게 새로운 정보를 수용하던 중, 에피는 에리스 대륙의 역사를 편찬한 책을 읽게 되었다.

태초에 에리스 대륙은 어떠했으며 어떤 종족이 살았으며 어떤 원인으로 인해 전쟁을 하게 되어 지금의 모습을 갖춰졌는지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었다.

보통 엘프라면 이 책을 읽고 그러려니 하며 몰랐던 것을 알은 것에 그치겠지만 에피는 아니었다.

그녀는 한 가지 의문이 솟았다.

‘왜 평등하게 대하지 못 할까?’

자기라면 다른 종족이 어떻게 생기든 어떤 문화를 가지든 이해할 수 있으며 받아들일 수 있다고 자부했다.

하지만 이것은 자기 혼자만의 생각일 뿐, 모든 종족을 대표한 생각이 아니었다.

그래서 다른 엘프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궁금해져서 자신과 제일 가까운 아버지인, 왕에게 물어봤다.

질문을 받은 왕은 한층 표정을 일그러뜨리며 얘기했다.

“엘프 종족 이외의 종족은 도저히 상종하지 못할 종족이란다. 그들의 생김새는 형편없고 자연을 소중히 다룰 줄 모르며 마법을 쓰지 못하는 열등한 존재지. 그러니 우리 엘프족은 다른 종족보다도 뛰어난 존재란다. 알았느냐?”

“그렇다고 해서 굳이 배척하는 것만이 옳은 건가요? 어차피 같은 대륙 안에 살고 있는 생물인데 평등한 관계가 맞지 않을까요?”

“네 의견은 그렇게 생각할 수 있지만 이미 선조 때부터 확립해 온 이 생각은 온 국민들이 나처럼 생각하고 있단다.”

“네······ 그럼 전 이만 물러나겠습니다.”

“그래.”

엘프 왕은 딸이 무슨 생각을 했는지 알게 되자 주의를 가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당연하다면 당연하게 에피가 지금 생각하고 있는 것은 이질적인 것이라고 보일 수 있다. 아니, 지금 현 대륙의 상태에서는 이질적일 것이다.

그만큼 저 생각을 행동으로 실천하게 된다면 수많은 희생이 따를 것이 필연이었다.

이후 에피는 시녀들에게도 똑같은 질문을 했지만 결과는 비슷했다.

결과는 비록 참혹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쉽게 포기할 성격을 가진 에피가 아니었다.

지금 당장은 무리지만 시간은 아직 많이 남았기에 추후에 행동으로 실행하고자 계획한 것은 그녀 밖에 모르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이 계획은 엘프 왕이 선언한 한 마디에 의해 간단하게 무너졌다.

엘프 왕은 딸인 에피의 생각을 아내인 엘프 여왕에게 이야기하자 그들은 서로 상의했다.

어떻게 해야 딸의 생각을 바꿀 수 있을 것인가.

그 해답은 쉽지 않았다. 이미 어렸을 때부터 남다른 호기심이 강해 직접 알고자 하는 집념과 황소고집으로 인해 딸의 생각을 바꾸기란 밤하늘의 별을 따는 것과 같았다.

마땅한 방법이 없기에 그들이 선택한 수단은 바로 왕국에서 멀리 떨어진 탑에 가두는 것이다.

그들로서는 이 결정은 힘든 결정이었다. 왜냐하면 사랑스러운 딸을 곁에 두고 매일 보고 싶은 부모 입장으로서 멀리 떨어뜨려 볼 수 없는 나날을 지내야 하기에.

그렇게 결정되고서 행동으로 이어진 것은 순식간이었다.

에피는 엘프 왕과 왕비 앞에서 탑에서 거주할 것을 선언 받았다.

왜 그러는지 이해가 가지 않은 그녀이지만 탑에서 거주하라고 할 때 본 왕과 왕비의 표정을 보고서 차마 물고 늘어질 수가 없었다.

결국 에피는 전속 시녀 둘과 함께 왕국에서 떨어진 탑에서 살게 되었다.





왕국에서 외곽진 곳으로 떨어져 위치한 탑은 매우 위험한 장소이다.

탑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무성한 수풀은 오랜 세월에 걸쳐 들어온 이들을 헤어 나오지 못하게 할 정도로 꼬여버린 미로 같았다.

그리고 그 안에서 살고 있는 생물들은 기괴했다. 식물들은 날카로운 이빨을 가지고 있어 어떤 생물이든 잡아먹을 수 있었다. 그야말로 식인생물이다. 동물들은 기존 생김새에서 벗어나 보기 흉할 정도로 징그럽고 공격에 특화된 것들이 많았다.

그야말로 뛰어난 실력을 가진 엘프들이 아니라면 그 누구도 쉽게 통과하지 못하는 곳이다.

그런 곳에 위치한 탑은 말 그대로 난공불락의 요새라 칭하여도 손색이 없었다.

허나 에피의 호위를 맡은 시녀 둘과 왕국 직속 부대라면 그곳을 돌파하기란 손 뒤집듯 쉬웠다.

에피와 시녀 둘은 먼저 탑으로 이동하고 생활에 필요한 물품들은 왕국 직속 부대의 호위 하에 나중에 옮겨졌다.

아무 것도 없던 탑에 물품들이 다 갖춰지고 나니 탑도 그들이 살만한 장소가 되었다.

“시에야, 나 여기에 언제까지 살아야 돼?”

“그건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에피님.”

“설마 아버님의 명령이 떨어질 때까지 여기 있어야 하는 그런 불길한 얘긴 아니겠지?”

“미약하지만 저도 그렇게 추축됩니다.”

“안 돼!!! 내가 왜 이런 곳에 갇혀야 되는 거야?!”

“그거까지는 저도 잘······.”

“하아······.”

자신이 탑에 보내진 이유를 추궁하고 싶어도 갇히게 된 이상 알 도리가 없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공주님, 그냥 포기하시죠.”

“리에! 너 그게 무슨 말이니!”

“언니도 참. 여기로 보내진 마당에 생각해봤자 뭐하겠어? 얌전히 포기하고 지내면 편할 텐데 말이야.”

“에피님이 너 같은 줄 아니?”

“때론 포기할 줄 아는 것도 좋아요, 공주님.”

지금 옥신각신 말다툼을 하고 있는 두 사람은 에피가 탑에 보내졌을 때 호위 겸 생활을 도와주는 전속 쌍둥이 시녀이다.

그 중 처음에 에피가 질문을 한 상대는 쌍둥이 언니인 시에.

시에는 리에의 언니이며 성실한 성격을 가졌다. 어렸을 때부터 리에를 보살피던 것 때문에 엄마 같은 구석이 많았다. 그래서 시시때때로 버릇없는 행동이나 이치에 맞지 않는 행동을 하면 지적하고 혼내곤 한다.

왕국 직속 부대에서는 특출하게 뛰어났었다. 실력으로 1,2위를 다툴 정도고 모든 면에서 뒤떨어지는 것이 하나 없는 엘리트 중에 엘리트였다.

리에는 시에의 동생이며 게으른 성격을 가졌다. 어렸을 때는 표정이 풍부했지만 점점 성장하면서 그녀의 게으름성이 눈에 띠게 발전했다. 그 덕에 기쁘거나 슬퍼도 항상 무표정을 유지하는 경지에 이르렀다.

왕국 직속 부대 안에서는 언니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나름 두각을 드러낼 정도였다. 무예보다는 마법 솜씨가 뛰어났다.

이 두 사람을 호위로 지정할 것을 보아 왕과 왕비는 자신의 딸을 끔찍하게 여긴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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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1화 엘프 공주, 탑에서 가출했습니다.(4) 17.10.10 95 0 12쪽
4 1화 엘프 공주, 탑에서 가출했습니다.(3) 17.10.06 124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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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화 엘프 공주, 탑에서 가출했습니다.(1) 17.09.30 122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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