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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뇨기 님의 서재입니다.

엘프 공주, 지금부터 가출하겠습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라이트노벨, 판타지

지뇨기
작품등록일 :
2017.09.30 23:26
최근연재일 :
2017.11.10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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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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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402

작성
17.10.13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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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1화 엘프 공주, 탑에서 가출했습니다.(5)

DUMMY

기나긴 설교가 끝나고 에피가 반성하는 기색이 보이자 시에는 이마에 땀을 닦아내며 만족을 자아냈다.

“휴우~ 정말 언제쯤 돼야 제가 설교를 하지 않을까요······.”

“그런 것 치고는 즐기는 거 같은데 기분 탓일까?”

“아하하. 에피님, 제가 그런 변태일 리가 없잖아요. 농담도 참.”

“그치? 맞지? 내 말 맞지?”

“네.”

둘이서 시시콜콜 떠드는 사이, 불량배들을 물리친 상황 덕분에 주위에 엘프들이 모여들어 그녀들을 구경하기 바빴다.

“언니, 즐거운 와중에 죄송하지만 주위를 살펴보는 것이 좋겠네요.”

동생이 주의를 주자 그 때서야 시에는 상황을 깨닫고 신속한 판단을 내렸다.

“에피님, 일단 여기를 벗어나야겠습니다.”

시에의 판단에 에피는 고개를 끄덕였고 리에는 그 뒤를 묵묵히 뒤따랐다.

아무도 오지 않을 으슥한 뒷골목으로 이동한 에피 일행은 시에가 사 온 변장도구를 구경하고 있었다. 변장도구가 들어있는 봉투 안에는 가지각색의 물건들이 있었다. 별 모양의 스티커, 우스꽝스러운 안경과 허름한 망토 등등.

그 누가 이걸 변장도구라고 인식하고 쓸 정도로 멍청한 엘프는 없을 것이다. 허나 아무것도 모르는 에피는 그저 마음대로 돌아다닐 수 있다는 장점과 시에가 신경써 준 마음 때문에 착용하고 말았다.

시에가 아무리 만능이라지만 이런 쪽에는 쥐약인 셈이었다.

그걸 옆에서 가만히 지켜보고 있던 리에는 생각했다.

‘저걸 변장도구라고 생각하고 사 온 건가······ 눈 감고 사도 저것보단 낫겠다.’

게으름의 대명사라고 할 정도의 리에가 이 정도의 평가를 내릴 정도면 그만큼 심각하다는 소리였다. 하지만 리에는 왠지 모를 재미를 예감하고서 조용히 입다물기로 했다.

“와아~ 드디어 마을을 돌아다닐 수 있겠다.”

“에피님, 그렇다고 해서 변장이 만능은 아닙니다. 그러니 같이 동행하시죠.”

에피는 시에가 동행해서 간다는 소리에 입술을 삐죽 내밀어 불만을 표시했다.

“에~ 그러면 재미없는데······.”

“에.피.님? 방금 뭐라고 하셨어요?”

시에의 등 뒤로 아수라가 나타나는 착각을 받은 에피는 더 이상 반항하지 않고 얌전히 따랐다.

“응, 알았어. 그럼 지금 당장 돌아다니자.”

“네, 네.”

에피 일행은 우여곡절 끝에 마을을 관광할 수 있게 되었다.

가장 먼저 시장으로 들어서서 처음 보는 가게들을 구경했다. 여러 과일과 채소를 파는 것이 신기한지 에피는 직접 가게 앞으로 후다닥 달려가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시에와 리에에게 말했다.

“시에야, 리에야. 이거 봐봐. 이 과일 엄청 빨갛게 생겼어. 완전 맛있어 보이지 않아?”

에피의 반응을 보던 과일 가게 아저씨는 호쾌한 웃음을 지으며 반응했다.

“오! 아가씨. 꽤나 보는 안목이 있잖아? 그건 말이지, 이 주변에서 재배하고 있는 건데 당도가 높으며 아삭하고 상큼한 맛을 내는 사과······.”

“톡톡톡.”

“라고 하는 과일이라네.”

에피는 중간에 이상한 소리를 들었지만 아저씨의 설명에 집중했다. 하지만 시에는 동생의 이상한 반응에 의문을 가졌다.

“리에, 너 방금 무슨 이상한 소리 하지 않았니?”

“언니, 무슨 말씀이에요? 전 아무 소리도 안했답니다.”

“그래? 흐음······.”

시에는 동생 본인이 안했다고 부정하자 그걸 믿고 넘어가기로 했다.

과일 가게 아저씨의 설명을 마치자 에피는 그 옆에 있던 노란색 과일을 손으로 가리키며 물어봤다.

“그럼 아저씨, 이 과일을 뭐에요?”

“그건 저 멀리 기온이 높은 지역에서 수입해 온 건데 껍질을 벗겨내서 칼로 잘라먹으면 달콤한 맛에 입가에 미소가 저절로 지어지는 망고······.”

“톡톡톡.”

“라고 하는 과일이라네.”

또 다시 그들에게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지만 무시하기로 결정했다.

여러 종류의 과일을 설명해주고서 감사하다는 표시로 과일 몇 개를 샀다. 덤으로 아저씨가 에피를 보고서 서비스를 왕창 주었다. 5개를 샀으면 덤으로 10개가 들어온 셈이다.

그 다음으로 길거리 음식을 파는 노점, 야채 가게 등 여러 곳을 돌아다녔는데 다들 에피가 귀엽다고 공짜로 덤을 주는 행동을 보여줬다. 덕분에 그녀들의 양손은 받은 것들로 한가득했다.

“하아······ 이렇게 많이 받아도 곤란하네요.”

“아하하··· 다들 먹어보라고 주니까 거절할 수가 없었어. 미안.”

“뭐 이 정도라면 당분간 식량 걱정은 안 해도 되겠네요.”

“그나마 다행.”

시시콜콜 잡담을 나누다가 해가 뉘엿뉘엿 저무는 광경에 한 가지 깜빡한 사실을 기억해냈다.

“아! 숙소 잡는 걸 깜빡했어요.”

“어? 그러네. 너무 돌아다니는 것에 집중해서 잊고 있었어···.”

“시간도 늦었으니 얼른 잡아보죠.”

눈앞에 보이는 가까운 숙소부터 해서 마을에서 구석진 숙소까지 싹 다 돌아다녀봤지만, 시간이 시간인지라 만석이라는 대답만이 돌아왔다. 그래서 그녀들은 졸지에 길거리에서 자게 생겼다.

“죄송합니다, 에피님. 제가 미처 신경 쓰지 못해서 이렇게 돼버렸네요.”

“아냐, 시에야. 가출한 마당에 이렇게 될 거라는 건 각오하고 있었다고. 오히려 처음으로 방이 아닌 밖에서 셋이서 자는 건 처음이라 기대되는 걸?”

“에피님······.”

시에는 에피의 말에 감동을 받았다.

“정말 언니는 공주님 밖에 모르는 바보네.”

이미 익숙해진 풍경에 핀잔을 줄 수 없어 어깨를 으쓱이는 리에였다.

숙소를 구할 수 없는 지금 거의 노숙하는 것으로 결정 난 마당에 정체불명의 수상한 노인이 그녀들에게 접근했다.

“아가씨들, 혹시 숙소를 잡지 못해 곤란해 하고 있지 않나?”

“할아버지, 그걸 어떻게 아셨어요?”

“홀홀홀. 그건 눈으로 보기만 해도 알 수 있지. 혹시 괜찮다면 손녀가 경영하는 숙소로 오는 게 어떤가?”

“에피님, 물러나세요.”

한 팔로 에피 앞을 막아내며 보호하는 시에는 생각했다. 이 수상쩍은 노인이 일부러 접근한 거 같다는 것을. 그래서 경계하는 한편 노인의 속셈을 알아내려고 했다.

“당신, 무슨 일로 저희 앞에 나타난 거죠?”

“이런, 이런······ 이 노인은 그저 노파심에 너희들이 걱정돼서 그런 거다. 이 버르장머리 없는 것아!”

“그렇다고 보기엔 타이밍이 너무 잘 들어맞는 걸요?”

“그건 내가 이 근처를 산책하다가 문득 너희들이 눈에 띠어서 그런 거다. 우연의 일치라는 것이지. 젊은 처자가 의심만 많아서는······ 쯧쯧.”

노인은 순수한 목적으로 도와주려고 했는데 대놓고 의심을 하니 실망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었다.

“싫음 말던 가. 밖에서 추위에 벌벌 떨며 노숙을 하든 말든 더 이상 내 알바 아니다. 그럼 난 간다.”

뒤돌아서며 그녀들을 등지는 노인은 자기가 돌아갈 곳으로 가는 길을 익숙한 발걸음으로 걸어갔다.

한편 시에는 이 짧은 사이에 생각하고 있었다. 정체불명의 노인의 호의를 받아들여서 자신이 모시는 공주를 편안한 밤을 보내게 하는 게 나을 것인가, 아니면 혹시라도 만약에 라는 일을 가정해서 저 노인의 호의를 거절하고 불편한 밤을 보내게 하는 노숙을 하는 게 나을 것인가.

결론은 금세 결정됐다. 전자를 택한 것이다. 어차피 자신과 동생인 리에가 있다면 어떠한 사건이 발생해도 쉽게 무마할 수 있다고 시에는 판단한 것이다.

“저··· 저기요! 잠시만요.”

집으로 돌아가려는 노인을 붙잡은 시에는 노인에게 호의를 받아들이겠다고 얘기했다.

“처음에 의심해서 죄송합니다. 사정이 사정인지라 어쩔 수 없었습니다. 부디 넓은 도량으로 선처를······.”

진심어린 사과에 노인은 의외라는 표정으로 그 사과를 받아들였다.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 엘프들은 누구나 사정을 가지고 있길 마련이니. 그렇다면 나도 미안하네. 자네들의 사정 따윈 무시하고 내 선의만 들이밀어서.”

“아니에요, 할아버지. 괜찮아요. 저희 이제 서로 사과했으니 이 이야기는 이만 끝내요.”

“제일 어려 보이는 아가씨가 제일 참하다니······ 아무튼 이렇게 서로 화해한 마당에 서둘러 가는 게 어떤가? 조금만 더 늦으면 앞도 안 보일 정도로 컴컴한 밤이 될 테니 말이지.”

“네, 그게 좋겠네요. 에피님, 리에. 서둘러 따라가죠.”

“응!” “네.”

이야기가 일단락되자 에피 일행을 지켜보던 노인은 터벅터벅 익숙한 길을 앞서 걸어가기 시작하였고, 그 뒤를 따라 거리를 어느 정도 벌린 상태로 쫓아가는 에피 일행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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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2화 엘프 공주, 위치가 발각되었습니다.(3) 17.11.10 61 0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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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2화 엘프 공주, 위치가 발각되었습니다.(1) 17.10.27 69 0 8쪽
9 1화 엘프 공주, 탑에서 가출했습니다.(8) 17.10.24 122 0 10쪽
8 1화 엘프 공주, 탑에서 가출했습니다.(7) 17.10.20 75 0 8쪽
7 1화 엘프 공주, 탑에서 가출했습니다.(6) 17.10.17 90 0 8쪽
» 1화 엘프 공주, 탑에서 가출했습니다.(5) 17.10.13 121 0 9쪽
5 1화 엘프 공주, 탑에서 가출했습니다.(4) 17.10.10 94 0 12쪽
4 1화 엘프 공주, 탑에서 가출했습니다.(3) 17.10.06 123 0 13쪽
3 1화 엘프 공주, 탑에서 가출했습니다.(2) +2 17.10.03 95 0 13쪽
2 1화 엘프 공주, 탑에서 가출했습니다.(1) 17.09.30 121 0 13쪽
1 0화 프롤로그 17.09.30 224 0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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