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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파우 님의 서재입니다.

달빛 아래 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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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콘파우
작품등록일 :
2018.04.15 19:37
최근연재일 :
2019.12.06 18:15
연재수 :
232 회
조회수 :
47,006
추천수 :
513
글자수 :
1,559,100

작성
19.02.22 21:00
조회
98
추천
2
글자
22쪽

인형놀이 / Part P [Chapter. 7 (완)]

시간 남을때마다 쓰려고 합니다. 여유가 있으면 자주 자주 올릴수 있을거 같은데 아니면 좀 연재가 지연될수 도 있는 그야말로 자유연제..... 부족하지만 재밋게 봐주셨으면 좋겠네요




DUMMY

Part P / 역시나 그는 좋은 인형이었다.

<행간 1>

확실히 이번 인형사건의 배후에는 엄청난 것이 숨어있다.

이건 단순히 힘을 가진 인형의 수준이 아니다.

모두가 잠든 도시 전체에 사람을 물리는 마술진을 펴서 도시 전체의 일을 그 누구도 인식하지 못한다. 자신의 바로 옆에서 누군가 죽어도 모를거다. 그것도 정신만 물리고 몸은 물리지 않았기에 그냥 보면 그냥 모두가 잠든 도시 그 자체이다. 깨어있는 자도 마술사가 아니라면 잠든 것과 마찬가지. 편의점에서 열심히 알바중인 저 남성도 지금 가계 안에서 전투로 인해 가판대가 넘어지고 물품이 쏟아지며 난리가 나지만 눈치채지 못한다. 자신의 팔에서 피가난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다. 한마디로 모든 인간을 결계라는 거대한 바다 속에 담가버렸다. 무슨 일이 일어난들 알 수가 없다.

만약 도시 전역에서 전투 중인 페테로난스의 벌레 병력이 이상을 감지하지 못했다면 나 또한 모르고 넘어갔을지도 모르는 일. 아주 다행스럽게도 소식을 받고 잠식당하기 이전에 몸 주변에 보호결계를 쳐두어 그나마 이 지경이다.

그 와중에 도시 한 구석에서는 거대한 아공간까지 만들었다고 하는데 그 아공간이 펼쳐지기 전 페테로난스 녀석의 전투병력을 통해 그 인형의 모습을 잠시나마 확인 할 수 있었다. 자신도 우연히 본거라 무슨 사정인지는 잘 모른다고, 녀석은 지금 녀석 나름대로 벌레인형들과 싸우느라 바쁘다. 무슨 목적인지는 몰라도 일단은 내가 그 곳으로 가야한다.

그런데 지금 이 인형들 정말로 성가시다. 마술 랭킹 3위인 나조차도 버거워 할 만큼 말이다. 결국 진 아저씨네의 도움까지 받아 지금 도시 전체는 마술전쟁 중이다. 정말 다행스럽게도 진 아저씨네는 저택자체가 보호결계이기에 이번 사태의 영향을 피한 듯 싶다.

그나저나 정말이지 세라다 녀석 아니었으면 큰일 날 뻔했다. 아주 열심히 가르쳤구먼. 듣자하니 마력의 핵을 파괴당한 이후 진 아저씨네 지하에 처박혀서 일종의 마술강사 노릇을 하고 있나본데 사방에서 내려치는 번개들이 아주 일품이다. 그런데 그럼 뭐하나 아무리 지져대로 무한재생인 것을.

아무리 태우고 지지고 베어내도 계속해서 재생을 반복하며 공격해오는 인형들. 그야말로 무한 재생의 괴물인형들이다. 고작 마술인형이 이 정도 전력까지 그렇게 단 기간 내에 클 수는 없다. 누군가가 배후가 있다. 분명히 말이다.

결국 연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주 다행스럽게도 전투와 통화를 병행할 만큼의 여유는 되거든. 사정 설명하고 아공간이 펼쳐진 장소로 먼저 가달라고 부탁은 한 상황. 나중에 따라갈 테니 너무 무리는 하지 말라는 말과 함께 말이다. 근데 그 이후 연이가 하는 말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니까···.서···.선이었던가? 여하튼 그런 이름을 가진 아이도 아공간 안에 있냐는 질문. 근데 그게 누군데? 아무래도 꼭 기억해야 할 이름인지 연이가 매우 화를 냈는데 기억이 안 나는 걸 어떡하란 말인가.

그래서 궁금하면 직접 전화해보라고 했는데 잠시 후 나에게 걸려온 전화 내용을 들어보니 전화 실패한 듯 아니 애당초 전화 자체를 못 건 듯 하다. 전화번호 자체가 지워졌단다······ 본인 핸드폰에 저장되어있던 이선이라는 아이의 전화번호가 사라졌다고···...

그 순간 생각났다.

어떤 존재에 대한 개념 자체를 세계에서 차단시키는 결계마술이 있다는 사실을. 물론 통일마술언어가 제정되기 훨씬 이전 시대의 마술이고 누군가에 의해 계승된 적 조차 없기에 지금은 쓸 수 있는 사람이 아예 없는 걸로 알고 있어서 설마 그거 일거라곤 생각하지 않지만 혹시나 모르는 일이다. 모든 서적의 내용은 표면적으로 세상에 드러난 것들을 옮겨 적으니까. 드러나지 않은 것은 서적에 의해 없는 것으로 포장될 수 있는 것이다.

즉 이런 말도 안 되는 규모의 마술을 할 수 있는 자가 인형을 조종하는 배후라는 것이다.

지금 마술협회 I급 전력 중에 내가 아는 한 이만한 실력을 갖춘 사람은 없다. 아넬리우스조차 이 지경은 아니다. 그렇다면 떠오르는 건 지금 당장은 단 하나. 실종 되었다는 1위다. 그게 아니라면 설명이 되지 않는 엄청난 전력이다.

그렇게 생각을 하니 답이 없었다. 연이가 가는걸 말렸다. 아무것도 못 할테니까. 그런데 녀석은 내 말을 무시하고 전화를 끊어버렸다. 결국 내 앞의 인형들을 재빠르게 정리하고 연이보다 먼저 그곳으로 가는 것 말곤 방법이 없다는 뜻이겠지.

근데 인형주제에 왜 이렇게 끈질겨!!! 아주 돌아버리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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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간 2>

간신히 들어온 아공간의 안쪽. 분명 천장 쪽을 죽여서 파괴하고 들어왔는데 어느새 다시 막혀있다. 정말이지 엄청난 마술공간이 아닐 수 없다. 일단 마살사인 나를 안에 들이고도 멀쩡한 마술결계이다. 상식을 초월한 마술. 보통의 마술결계면 내 존재만으로도 붕괴되어 사라졌을 것이다. 즉 내 눈앞에 있는 건 어마어마한 실력의 마술사라는 것.

정확하겐 마술 인형이지만.


“미카엘 씨. 대체 무슨 일이죠? 설명이 필요합니다만.”


나의 그 말에 웃기만 하는 그. 오히려 답변은 내 뒤에 선이에게서부터 나온다. 지금 미카엘 씨는 누군가에게 조종당하는 중이라고, 애당초 인형치고 너무나도 강했던 이유가 그거였다고 말이다. 확실히 지금 말소리는 미카엘 씨의 것이 아니다. 알수 없는 노인의 목······ 분명 누군지 모를 목소리인데······ 어째서 익숙한거지? 왠지 이야기 한적이 있는 것 같······


“이거~이거~ 너무나도 성격 급한 소녀구먼. 조금만 늦게 왔어도 멋진 선물이 완성 되었을 텐데 말이야. 물론 그대가 온다는 것 자체를 나는 생각해보지 않았지만 뭐 어떤가 이왕 이리 된거 다른 방식으로도 즐겨야지~ 암~”


“선물이라고요?”


“그렇다네 선물. 선물이고 말고~ 그 뒤에 있는 이선이란 아이의 시체를 멋지게 만들어서 보여주고 싶었네만~ 어떤가 생각만 해도 기대되는 선물이지 않은가? 그 것을 받아들었을 때 그대의 표정이 기대가 되어 흥분이 되는구먼. 허허허허~”


그 말에 화가나 참을 수 없어 돌진해 보지만 역시나 저 인형들은 쉽게 이길 상대가 아니다. 특히나 멋대로 싸우다가 선이와의 거리가 너무 벌어지게 되면 역으로 선이가 위험해진다. 무모한 공격은 지금으로썬 해서는 안된다. 일단은 다시 거리를 벌리는 중. 어떻게든 선이의 안전이라도 확보해야 한다.


“그대가 노리는게 저라면 선이는 놔주세요. 마술과는 무관한 보통 사람입니다.”


“처음엔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네. 그러나 생각이 바뀌었지. 그 유원지에서 말이야.”


유원지? 무슨 말이지?...... 앗! 생각났다. 예전에 불꽃놀이를 보려 하나씨와 있었을 때 우리를 습격했던 남자와 대화하였을 때 이런 느낌이었다. 그날의 기억이 되살아나며 온몸에 소름이 돋는다. 즉 싸워서 이길 수 없는 상대다. 그때도 처참하게 졌으니까. 그리고 목소리도 곰곰히 생각해보면 들은 적이 있기도 하고 말이다. 바로 내 꿈 속에서···.


“니플하임, 무스펠하임, 긴눙가가프 기억하나? 뒤에 있는 소년. 북유럽 신화를 기반으로 결계를 쳤던게 바로 나인데 말이야. 그걸 생각보다 너무 일찍 해제해버려서 내 계획이 무산됬거든······”


아무래도 당시에 선이가 했던 결계해제에 대한 이야기었다. 나는 잘 모르지만 아정샘으로부터 전해 들은 내용에 의하면 선이 덕분에 살았다고. 표정을 보아하니 선이도 확실히 기억하고는 있는 모양.


“그 때 생각했지. 귀차니즘이라는 것으로 자신을 포장하고 있을 뿐. 분명 보통 녀석은 아닐거라고. 필시 월하에게 있어서 쓸만한 전력이 될 것이라고 그러니 이러한 미끼를 파놓으면 분명 물기 위해 달겨들거라고 말이야.”


“선아 꽉 잡아.”


“어? 우앗!!!!“


칼을 칼집에 집어넣고 선이에게 맞겨버린다. 어차피 못이길 상대. 선이를 안아든 채 도망가는데만 집중한다. 결계 안쪽에 솟아오른 빌딩 숲을 이리저리 뛰어다닌다. 그 때와 같은 실수는 하지 않는다. 어차피 못 이길 상대. 붙잡히면 끝장이다. 어떻게든 아정샘이 올 동안 시간을 버는 것 만이 내가 할 일이다. 보통 영화를 보면 이런 상황에서 남녀가 하는 일이 다른 경우가 많은 것 같지만 뭐 어떤가. 여자가 남자를 안고 도망칠 수도 있지.

다행히 이 아공간 밖의 전투에 더 집중을 하는지 이쪽에 파상공세를 퍼 붇지는 못하는 모양, 보아하니 인형은 3기. 저것들의 추적만 따돌리면 된다. 근데 저기 굴러다니는 시체 2구는 뭐야? 설마 벌써 누군가 당한거야?


“아니야 저건 내가 죽인 인형이야.”


이 바보는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마술사도 아닌 네가 마술인형을 어떻게 죽인다고! 근데 표정을 보니 농담이 아닌듯 하다······ 정말로 죽인거야? 마살사인 나도 못했는데? 진짜 이 녀석 뭐하는 놈이지?


“내가 지난주부터 아무 소득도 없었을거 같냐? 일단 녀석들 추격을 따돌리고 잠시만 시간을 내줘 이길 방법을 알려줄게.”


“미안하지만 잠시동안의 시간을 내줄 틈은 없어. 저 인형들 장난 아니게 빠르다고”


결국 내 품에 안겨 열심히 설명중인 녀석

결론은 이거였다. 우리집 도서관에서 마술 공부를 엄청 열심히 해서 저런 조종계열 마술을 완전 해제 까진 아니더라도 적당히 교란시켜서 붕괴하게 만드는 수준까지는 가능하다는 것. 물론 붕괴 속도가 어떤지는 직접 실험해 봐야 알 거라는 말까지 추가해서 말이다.

대충 80여개 마술진 패턴을 추정했다고 하는데 그중 실용적이라고 생각되는 5개 패턴 정도를 가져와서 오늘 실험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 중 두 개는 꽝이었고 세 번째 실험을 하려는 와중에 이 사태가 터진거라고. 즉 나는 선이 공책에 그려진 비교적 단순한 마술진 중 3번째 모양부터 칼을 휘둘러 인형들 몸통에 세겨 넣으면 되는 것이다.

마술진은 그렇다 치고 그걸 작동시킬 마력은 어찌할거냐고 물어보려다 우문임을 깨닫는다. 마력따윈 어차피 인형 몸안에 넘쳐날 테니까. 특히 저런 엄청난 성능의 인형이라면 매우 적은 %의 마력과 반응만 해도 확실히 마술진으로써 작동할거다.

일단 보면 워낙 단순한 모양들이라 마술진이라기 보기엔 마술도형에 가까운 수준. 확실히 완전해제가 아닌 교란 수준이라고 말한 이유를 알 것 만 같다. 근데 아무리 간단해도 마술도형이라도 이걸 정말 칼로 베어낼 만하다고 생각해서 가져온 샘플 맞냐? 이 바보녀석아! 나 정도의 검술실력이니까 망정이지 보통 사람 같으면 이걸 칼로 구현하라고 하면 화낸다?


나의 투덜거림에 나니까 믿어봤다는 기분 나쁜 말을 지껄이는 바보 녀석. 그렇게 말해버리니 왠지 쑥스럽다. 누굴 부끄러워 죽일 셈이냐? 일단은 선이의 말을 도망을 멈춘 후 선이를 내동댕이 치고 공격태세로 전환한다. 노트에 적힌 도형들은 확실히 머리 속에 집어넣은 상태. 그것을 어떻게 칼로써 구현할지도 짧은 시간이지만 이미지 트레이닝은 끝내놓았다.

우선 3번째 도형부터 한 마리에 세겨놓았다. 다만 아무리 머리를 굴려봐도 한 흐름에 한번에 베어내긴 힘든 도형이라 공격과 방어를 2차례 정도 주고받으며 완성. 확인해 보니 도형은 다소 엉성하게 나마 그리는데는 성공했다. 애당초 저 도형을 칼을 휘둘러 베어낸 것으로 저만큼 그려냈으면 내 할 일은 다한거다. 연습이라곤 이미지 트레이닝 단 한번인데 이 이상 어떻게 더 잘하겠어! 그 결과 확실히 이 인형의 공격 템포가 느려짐을 확인하였다. 확실히 저 도형이 뭔가 마술로써 작동은 하는 모양. 그러나 붕괴 수준까지는 아닌 걸로 보아 꽝인 가보다.


“연아 위!”


“소리 안 질러도 알아!”


물론 몰랐지만······ 선이 아니었음 방금 전 다른 인형이 덮쳐오는걸 피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피하는 와중에 세로로 큰 선 하나는 그어났다. 4번째 도형은 저 선을 기준으로 좌우 대칭이었으니까. 그렇게 달려들어 한쪽 도형을 완성하였다. 이제 거리를 벌렸다가 다시금 달려들어 반대편 도형도 완성하면 끝···인데······ 젠장 위험해!!!

갑자기 폭발해 버리는 인형. 4번째 건 붕괴속도가 너무 빠른데? 자칫 나마저 폭발에 휘말릴 뻔 했다. 선이 녀석은 이 위험한걸 무슨 생각으로 하려고 했던 건지 알 턱이 있나······ 어이가 없다. 저 표정을 보아하니 예상이상의 반응이었던 듯. 즉 급작스런 폭발까진 예상 못한거겠지. 역시나 바보다. 일단 이건 절대로 쓰지 않겠다. 4번 마술도형은 머릿속에서 삭제.

2번도 폭주가능성이 있다고 했으니 결국 5번 마술도형의 효과를 보고 1번과 비교해서 최종적으로 선택하면 될 듯 하다. 그런데 아마 1번이 될 듯. 5번은 아무리 생각해도 도형자체가 너무 단순하단 말이지.

대충 설명하자면 특수문자 ‘&‘에다가 가로로 큰 선이 ‘-‘ 게 하나 그어져 있는 모양이랄까? 이딴게 제대로 된 효과를 지닌 마술 도형일리가 없다. 만약 이딴게 효과가 좋아 버리면 앞서 있던 그나마 마술도형 같은 녀석들이 너무 불쌍하잖아.

그렇게 &모양을 한 획에 물 흐르듯 그어 간 후 한 바퀴 몸을 틀어 크게 가로로 참격을 날렸다. 일단 선이가 보여준 5번을 비교적 잘 그려내었다. 확실히 이건 쉬웠으니까. 근데 뭐지? 또 폭발이야? 인형 몸에서 희미한 빛이!!!

일단 크게 점프하여 거리를 벌린다. 그러나 녀석의 몸에서 은은한 빛이 세어나올 뿐 큰 문제는 보이지 않는다. 다소 인형의 몸동작이 느려진 건 있지만 말이다. 설마 저 빛은 인형 몸 안에 있던 마력이 붕괴되면서 세어 나오는 건가?

인형도 당황하는 모양인데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칼을 휘둘러 그 빛을 베어낸다. 결과적으로는 내 예상이 맞았던 듯. 마살을 할 때의 특유의 감촉이 칼 끝을 통해 손으로 전달되면서 인형이 동작을 멈춰버렸다.


“이런~이런~ 아무래도 인형들은 힘든 모양이구먼”


목소리와 함께 날아드는 어둠의 구체. 아마도 유원지에서 봤던 그 그림자와 같은 방식의 기술일거다. 일단은 피한다. 막을 수 없다. 어디까지나 선이가 연구한 이 마술도형은 대 조종계열마술 결전 병기이니까. 다른 마술은 통할 리 없다.


“I 랭크 수준에 필적하는 마술인형을 꺾어내다니. 이것 또한 그 소년의 작품인가? 참으로 대단하구먼. 마술사도 아니면서 말이야.”


그러나 그 때와는 달리 나에게는 승산이 있다.

아정샘과의 동시 전투로 인해 적은 나에게 전력을 다할 수 없는 상황. 거기다 적의 본체는 인형. 그렇다면 저 몸에 5번 마술도형을 그려낼수만 있다면 될 것이다. 유원지 때처럼 처참하게 질리는 없다.

그렇게 생각하며 칼을 휘두르며 돌진. 역시나 유원지 때와 비슷한 패턴이다. 검은 그림자의 띠가 나를 향해 다가온다. 그때의 기억이 되살아 난다. 저것에 포박 당하면 끝장이다. 베어내도 소용없다. 재생할 뿐이다. 막아내는 동작은 최소한으로 줄이며 어떻게든 피하며 빈틈을 노려야 한다. 아주 다행스럽게도 미카엘씨와의 훈련에서 나의 성장이 없던건 아니거든. 동체 시력이라던가 회피능력만큼은 엄청 늘었다 이 말이지.

선이는 선이답게 어딘가에 숨어있는 듯.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마술사와의 싸움을 잘 알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 자신의 몸을 드러내는 것이 나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실히 숙지하고 있는 녀석. 하나씨까지 신경써야 했던 유원지에 비하면 더더욱 공격을 피하는데 집중할 수 있다. 확실히 이번엔 이길 것이다.

철저하게 자신에게 암시를 걸며 전투에 임한다.

맞상대 해서는 안 된다.

무조건 피해라.

적을 방심시켜라.

자신의 공격에 대항하지 못해 회피만을 하는 것으로 인식시켜라.

더욱 더 공격에 몰두하게 만들어라.

거세어 지는 공격을 퍼부어 지는 공격을 계속해서 피해라.

그렇게 수비 따윈 잊고 공격을 할 그날까지 기다려라.

인내하고 인내하고 인내하며 틈이 만들어지기를 기다려라!

지금이닷!

순간적으로 발생한 빈틈을 향해 맹렬히 돌진한다.

채 1~2초수준의 짧은 시간 그러나 그 어느때보다도 길게 느껴지는 찰나의 공격에 온 정신을 집중하여 칼을 겨눈다.

···

···

···

···

···

으헉!!!!


“미안하게 됬구먼. 적을 방심시키는 건 그대만 하는 게 아니라네.”


빌어먹을······ 결국 이 사람의 손바닥에서 논 셈인가? 그런데 뭐라는거야? 안 죽일테니까 걱정말라고? 대체 무슨 생각인거지 이 사람.


“당연하지. 말하지 않았나. 선물을 주겠다고. 이 자리에서 바로 포장해 주지.”


그 말이 끝난 이후 저쪽의 건물을 파괴하더니 선이를 찾아낸다. 이윽고 검은 끈에 포박당하여 이쪽으로 끌려오는 선이. 잠깐만. 당신이 용건 있는 건 나일 거 아니야. 제발 선이는 그냥 놔둬 마술사도 아니라고! 이래가지고선 그때 유원지 때랑 똑같잖아. 하나씨를 지켜내지 못했듯이 오늘은 선이를 지켜내지 못하는 거냐고!!!


“자~ 두 눈 똑바로 뜨고 봐두게나. 이 아이가 시체가 되어가는 장면을 그리고 원통해하고 분노하게나.”


“시키는 건 뭐든지 다할게 제발!!!!!!!”


“시키지 않아도 하게 될거야. 내가 이 아이를 죽이면 말이지. 허허허”


그렇게 나는 또 다시 절규한다. 선이를 향해 날카로운 그림자의 칼날이 날아드는 모습이 내 두눈으로 전달된다. 제발 부탁이니 누구라도 도와줘······

······

······

······

그 순간 나를 구속하던 포박이 약해진다. 선이를 향해 날아들던 그림자의 칼날이 멈춰선다. 그리고······

“지금이다. 나를 죽여. 오래는 못 가”


내가 알던 미카엘 씨의 목소리로 바뀌었다. 최후의 순간에 몸의 주도권을 잠시나마 뺏어온 것. 그러나 그림자들을 완전히 없애지 못한 것을 보아 확실히 지금이 지나면 다시금 그 노인의 목소리로 돌아가겠지. 나는 그저 죄송하다는 말을 입에 담으며 그림자의 포박에서 벗어나 그의 몸에 5번 마술도형을 세겨넣는다.


“인형 주제에 제법이구먼. 마지막에 주도권을 되찾을 줄이야. 아넬리우스 군이 참으로 재밌게 만들었어~”


역시 미카엘 씨가 몸의 주도권을 찾은 건 잠시뿐이었다. 다시금 목소리는 노인의 목소리로 바뀌어 있다. 그러나 이미 붕괴해 가는 인형의 몸. 더 이상 그 몸에 깃들어 있을 순 없나보다. 서서히 주변의 그림자가 걷혀간다. 그리고는 나중을 기약하는 말을 남기며 노인의 목소리는 이 아공간과 함께 말끔히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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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간 2>

아무래도 연이 녀석이 성공한 듯 싶다.

이 마을을 감싸던 엄청난 마술 결계는 사라졌다.

다만 너무 갑작스럽게 사라진 탓에 비닉에는 다소 타격이 있을지도 당장 저 편의점 알바만 해도 난장판이 된 가게 상황에 망연자실하고 있으니까. 나 쳐다보지마. 내가 그런 거 아니야!!! 아파트고 빌라고 깨져나간 창문과 벽을 통해 여기저기 비명이 들려온다. 다들 이제서야 이상을 눈치챈 것.

아무래도 이건 숨기는걸 넘어서 도시인구 전체의 기억을 통째로 지워야겠는데? 근데 그딴 짓을 했다만 나 며칠간 앓아 누워야 한다. 그 동안 신변의 위협이 생길지도 모르니 일단 전화로 진아저씨에게 신변보호요청은 해두도록 하자.

젠장······ 병가로 학교에 출근 못 했던게 불과 얼마 전인데······ 또 병가라니. 이러다 교사에서 짤리는거 아닌가 모르겠다.

그러고 보니······ 그렇구나. 선이라는 아이는 확실히 있었다. 내 머릿속에도 선이에 대한 기억은 되살아 나있는 상황. 이미 숨기기는 글러먹었고 지우기로 작정한 이상. 급하게 뭔가를 할 필요는 없다. 일단 느긋하게 우리 애들이나 보러가야지.

···

···

···

역시나 인형은 쓰러져있고 최후의 숨을 헐떡거리고 있다. 여기저기 갈라진 몸통 사이사이로 희미한 빛이 뿜어져 나오는 중. 마술사의 눈으로 보았을 때 저건 확실히 마력이다. 대체 무슨 짓을 했길래 내 공격을 받고도 살아남은 인형을 저 지경까지 몰아간걸까?

연이의 순수한 마살능력만으로는 버거운 일. 결국 선이가 뭔 짓을 한게 틀림 없다. 이건 대체 협회에 어떻게 포장해서 보고를 해야 하지? 세라다 때도 선이에 대한 건 겨우 포장해서 없는 사람 취급했다지만 두 번은 힘들지도 모르는데······ 모르겠다. 그냥 협회에 배째라 식으로 아무 관련 없다며 시치미 떼는 수밖에.

그런데 인형이랑 뭔 할말이 있기에 열심히 대화 중인 저 둘. 바로 죽이면 사건 해결이라고 연아. 자~ 빨리~

···

···

···

뭔 사정인지는 모르겠지만 인형의 몸통에 칼을 찔러 넣는 연이의 입에서는 감사하다는 말이 튀어나온다. 그리고 죽어가는 인형 또한 기분이 나쁘진 않은 듯. 마술사가 아닌 존재에게 정리당할 수 있어서 자신도 기쁘다고······ 다만 자신을 통해 잘 터득 했으니 인형 가지고 장난치는 못된 마술사 뒷정리 일은 맡긴다고 하며 완벽하게 인형으로써 동작을 정지하였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못 본 비하인드 스토리가 확실히 있기는 있는 모양. 왜 연이가 훌쩍거리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저 선이가 토닥거리면서 위로해 주는 모습에 마냥 고마워 할 뿐. 그런데 그러는 와중에 선이 녀석 날 발견해 버렸네? 오지마! 위로하던거나 마저 해주라고!


“아정샘······ 도시 전체가 난리가 난 것 같은데요? 비닉인지 뭐시긴지 되겠어요?”


그거야 이미 글렀지~ 걱정마 도시 전체의 기억을 지우는 건 가능은 하니까. 며칠 알아 누우면 되······ 대체 내 말에 무슨 이상한 점이 있어서 날 그렇게 째려보는 건데? 에휴······ 근데 뭐라고? 어디서부터 본 거냐고? 뭘?


“됬어요. 방금 전에 아무것도 못 보신거죠?”


인형이랑 대화하면서 죽인 이후 운 거를 말하는 건가? 근데 왠지 분위기상 못 본 걸로 해줘야 할거 같은데··· 그런거지? 나 눈치 빠른거지? 아무래도 정답인 듯 싶다. 못 본 걸로 하란다. 뭐 선이가 저러는 거니 다 연이를 위한 거겠지. 난 아무것도 못 봤다~ 너희와 인형 사이엔 아무런 비하인드 스토리도 없는 거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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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 인형놀이 / Part L 19.02.08 109 2 10쪽
108 인형놀이 / Part K 19.02.05 126 2 10쪽
107 인형놀이 / Part J 19.02.01 112 2 16쪽
106 인형놀이 / Part I 19.01.29 114 2 12쪽
105 인형놀이 / Part H 19.01.25 108 2 14쪽
104 인형놀이 / Part G 19.01.22 116 2 14쪽
103 인형놀이 / Part F 19.01.18 126 2 15쪽
102 인형놀이 / Part E 19.01.15 147 2 10쪽
101 인형놀이 / Part D 19.01.11 146 2 14쪽
100 인형놀이 / Part C 19.01.08 150 2 11쪽
99 인형놀이 / Part B 19.01.04 187 2 11쪽
98 인형놀이 / Part A [Chapter. 7 (시작)] 18.12.21 174 2 16쪽
97 거짓의 벗 / Part O [Chapter. 6 (완)] 18.12.18 168 1 13쪽
96 거짓의 벗 / Part N 18.12.14 175 2 11쪽
95 거짓의 벗 / Part M 18.12.11 239 2 15쪽
94 거짓의 벗 / Part L 18.12.07 171 2 13쪽
93 거짓의 벗 / Part K 18.12.04 199 2 20쪽
92 거짓의 벗 / Part J 18.11.30 193 2 13쪽
91 거짓의 벗 / Part I 18.11.27 204 2 17쪽
90 거짓의 벗 / Part H 18.11.23 193 2 15쪽
89 거짓의 벗 / Part G 18.11.20 197 2 17쪽
88 거짓의 벗 / Part F 18.11.16 247 2 18쪽
87 거짓의 벗 / Part E 18.11.13 209 2 17쪽
86 거짓의 벗 / Part D 18.11.09 223 3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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