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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번지
작품등록일 :
2019.12.27 21:57
최근연재일 :
2020.01.09 23:19
연재수 :
13 회
조회수 :
711
추천수 :
1
글자수 :
46,399

작성
20.01.08 22:00
조회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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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8쪽

12. 우디르급 태세전환

DUMMY

사곡왕이 하늘을 울리는 고함소리와 함께 광역기를 준비하던 순간.

씨와이에게 눈치를 보낸 글라우배는 모두가 정신없는 틈을 타 사곡왕의 등 뒤로 돌아갔다.


"어? 형?! 형도 빨리 도와줘요! 문이-"

"문은 됬고, 따라와!"

"따라오라니 무슨 말이에요?"

"그냥 아무말 말고 따라와!"


그리고 그녀의 시그널을 받은 씨와이는 재빨리 화담에게 다가가 그를 낚아채는데 성공한 것이였다.

이윽고 정령왕의 살인적인 황금들이 탐험가들을 덥쳤고, 오직 그의 등 위에 올라탄 이들만이 살아남을 수 있었다.


[글라우배..!]

"이야~ 내 이름도 기억해 주는거야? 역시 사곡왕이야. 언제나 기대를 져버리지 않는군!"

"이, 이게 뭐에요?! 왜 저희만 살아남은 거죠?? 다른 사람들은요?"

"자자, 꼬마는 진정하고. 이제부터 할 일이 중요하니깐-"

"다른 사람들한테도 말했어야죠! 왜 비겁하게 저희만 살아남는 건데요?! 보상을 독차지하려고 그러는거죠!"

"아..;;"


아무래도 어른들에게 다 생각이 있는 듯 하였지만, 이를 모르겠다는 듯 화담은 진정으로 이 둘에게 화를 내었다.

클리어가 목표인 고난이도 던전에서 팀원들을 살리지 않았다. 이들의 죽음을 내버려 두었다.

제아무리 글라우배가 악랄한 사기꾼으로써 알려졌다지만, 화담은 이런 그녀의 행패를 가만히 두고볼 수 없었던 것이였다.


"이거 돌아가면 모두에게 말할 거에요! 다른 분들한테 전부 이를 거라고요!"

"아이고.. 괜히 데리고 왔나;;"

"괜찮겠어요? 앞으로의 여정에 함께해도?"

"글쎄다.. 어이, 꼬마야."

"네? 왜요? 뭔데요??"

"널. 내가 널 왜 데리고 온 것 같아?"

"그거야 당연히 제가 당신을 고용해서...!"


10만골드에 고용해서, 저를 지키기로 약속했으니깐요.

당연하다는 듯 그리 말할려던 화담은 그러나 멈칫하였다.

분명 미숙한 어린아이의 사고임에도, 화담은 한가지 이질적인 관점에서 생각하였다.


애초에, 만렙유저 글라우배가 60레벨에 불과한 자신의 제안을 받아준 이유가 있었을까?


제아무리 힐과 버프가 있는 사제일지언정, 자신은 글라우배에 비해 터무니없이 약하다.

돈도 없고 특별한 능력도 없고 강하지도 않은 자신을 받아준 이유가, 그를 데리고 이곳 던전까지 온 이유가 무엇일지- 까지는 모르겠고.

아무래도 이상하다는 직감 하나만큼은 확실히 그의 뇌리를 스쳐갔다.


"어... 그게 그러니깐..."

"뭘 그렇게 복잡하게 생각해? 이유야 간단한걸."

"네..?"


글라우배는 귀엽다는 듯 화담의 복실복실한 머리를 쓰다듬었다.

자신의 허리춤에 달린 장검을 꺼내들며, 가방 속에서 무언가를 찾아 꺼낼 준비마저 마쳤다.

그녀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그녀의 계획이 무엇일까, 아니 있기는 한 걸까?

아무것도 알 수 없지만, 그럼에도 화담은 한가지 투명한 마음을 가질 수 있었다.


"그건- 네가 마음에 들어서야.

그리고, 사곡왕!"

[유언은 다 끝났나, 글라우배! 덤벼라!]

"간다아아앗!"


어쩌면 그녀라면, 믿을 수 있을지도 몰라.

그렇게 글라우배는 화담을 뒤로하고 거대한 몬스터를 향해 돌진했다.

차가운 돌바닥을 딛고 달리며 훼이크라는 듯 돌연 장검을 허리춤에 집어넣는다.

빈틈을 노리겠다는 듯 무릎을 꿇고, 슬라이딩하며 그의 발 밑으로 다가간다.


"사곡왕!!!!"

[어, 어느새 여기까지..!]


화담이 눈 깜빡한 사이 사곡왕의 발 앞까지 다가간 화담은 마침내 기다렸다는 듯 가방 속에서 비장의 무기를 꺼내들었다!

그것은 척 보기에도 무겁고, 커다랗고, 빛나는...


"오랜만에 뵙습니다!!!"

[어이구, 뭘 이렇게 많이 가져왔어~?!]


골드 자루였다.

그것도 16억 골드가 담긴!


"네에에에에?"

"잘 봐둬라, 꼬맹아. 이제부터 시작이니깐."

"이이게 뭔데요? 전략인가요? 단번에 사곡왕의 방어력을 꿰뚫을??"

"뭐.. 그렇게 생각할수도 있지."


사곡왕의 발치에서 공손이 두손두발 모아 절을 올리는 글라우배와 그녀의 옆에 놓여진 거대한 골드 자루는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뭐긴 뭐야? 잘 부탁한다는 뜻이지. 무슨 촌지를 16억 골드나 준비했는지, 사곡왕은 입이 찢어져라 웃으며 그녀의 앞에 앉아보였다.


[우하하하하! 네녀석, 16억 골드라고? 이걸 전부 나한테 주겠다는 말이냐?!]

"물론입니다! 이 사곡산맥의 주인이자 대자연의 영웅이신 사곡왕님께 무엇을 못해드리겠습니까! 편히 받으시옵서서!"

"비장의 전술이라고 생각하기에는.."

"쉿! 말씀 중이잖니."

[그래그래. 매번 이렇게 가져다 주니 고마울 따름이구나. 하지만 네 녀석도 원하는게 있으니 이렇게 고박꼬박 바쳐주는 것이겠지?]


그녀의 방문이 처음이 아니라는 듯, 사곡왕은 눈을 가늘게 뜨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이미 지금까지 그녀에게서 받은 골드만 해도 50억이 넘어간다.

글라우배를 향한 사곡왕의 호감도는 '충신'을 넘어서 '동료'에 접어들고 있었다.


"아, 그게 이렇게 말하기에는 뭣 하지만서도.. 사실 자그마한 고민거리가 있긴 하옵니다만.."

[그게 무엇이냐? 괜히 뜸들이지 말고 말해 보거라. 내 무엇이든 해결해 줄 테니!]


[likeability max!]

떴다! 마침내 사곡왕과의 호감도가 최대에 이르렀다는 상태창을 확인한 글라우배는 남몰래 환호성을 질렀다.

그러나 방심하기엔 이르다. 그녀는 이내 너무나도 슬프다는 표정을 지으며, 사곡왕을 향해 기묘한 부탁을 시작하였다.


"사실 요즈음 서조국에서 이상한 소문이 돌고있어, 너무나도 무섭습니다."

[소문이라니? 또 인간들이 무슨 일을 벌였느냐?]

"이미 시작하지는 않았지만.. 이들이 또다시 히만평야를 침략하려는 계획을 세운다고 합니다. 정말이지-"

[뭐라고!!!! 그게 정말이렸다??]

"그, 그렇습니다. 아무래도 요새 서조국이 영토 확장이니 뭐니 말이 많지 않습니까?

무주공산이라 일컬어지는 그곳을 점령하고, 그 뒤를 이어 이곳까지 침략한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괘씸한 놈들 같으니라고.. 감히 나를 자극하려 들어!]


글라우배가 사곡산맥과 서조국의 오랜 갈등을 건드리자, 그는 너무나도 간단히 그 말에 넘어가버렸다.

그는 이 모든 상황에 분개하며, 이성을 잃은 듯 방방곳곳 뒤흔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씨와이. 지금."

"네!"

"???"


쿵!

아까부터 조용히 방 한구석을 뒤적거리던 씨와이가 마침내 찾았다는 듯 무언가를 뽑아내었다.

워낙 깊숙히 박혀있던 것이라 뽑아내는데 꽤나 시끄러운 소리가 났지만, 분개한 사곡왕의 울부짖음 덕분에 이는 들통나지 않았다.

그건 절도가 아니냐는 화담을 조용히 시키며(사탕은 왜 쥐어주는 걸까), 씨와이는 다시 어둠 속으로 녹아들었다.

그리고 이런 이들의 행각을 아는지 모르는지, 겨우 화를 참은 사곡왕은 글라우배의 손을 들어올리며 알겠다는 듯 힘껏 악수를 하였다.


[알겠네, 내 친구여! 내게 좋은 정보를 알려주어서 고맙네!]

"그저 도움이 되기만을 바라왔을 뿐입니다, 폐하!"

[그래그래. 내가 당장 이 고얀 놈들을 쓸어버리도록 하마!]

"아마 조만간 서조국에서 크게 군사를 일으킬 것입니다. 제가 그 상황을 보고있다가 반드시 폐하께 보고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오냐! 언제든지 말해다오! 나의 군단은 항상 준비되어 있으니!]


그렇게 간단한 악수와 포옹 끝에, 사곡왕은 맹우로부터 귀중한 정보를 받을 수 있었다.

서조국의 백성이나 그와의 격렬한 전투 끝에 그에게 충성을 맹세한 이 영웅을- 미워하지 않고 받아준 끝에 귀중한 정보를 알 수 있었던 것이리라.


다시 군단장들을 모집하고, 군대를 소집하겠다.

인간들이 주제도 모르고 다시끔 내게 덤벼드는 그날, 그들에게 불바다를 경험해줄 것이다!

이 모든것은 단 하나의 인간 덕분이다. 그의 진심어린 조언 덕분에, 사곡산맥은 다시한번 살아남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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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우디르급 태세전환 20.01.08 22 0 8쪽
11 11. 등뒤에 올라타는게 정석이거든 20.01.07 28 0 8쪽
10 10. 내가 한 게 아니라니깐 그러네 20.01.05 27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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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8. 이시국에 그런 농담은 자제해 20.01.03 42 0 8쪽
7 7. 가스! 가스! 가스! 20.01.02 33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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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 원래 시작이 반이랬어 19.12.27 197 1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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