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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너무나도 빠르게

무직,만렙,초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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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번지
작품등록일 :
2019.12.27 21:57
최근연재일 :
2020.01.09 23:19
연재수 :
13 회
조회수 :
709
추천수 :
1
글자수 :
46,399

작성
20.01.05 22:40
조회
26
추천
0
글자
8쪽

10. 내가 한 게 아니라니깐 그러네

DUMMY

글라우배에게서 정체불명의 알약을 섭취당한 직후.

무언가 알 수 없는, 미상의 화학반응이 화담의 몸 안에서부터 끓어넘치기 시작했다.

이는 금방이라도 토할 목밑까지 넘쳐흐르더니, 그의 몸 속에서 뒤죽바죽으로 요동쳤다.


"우, 우웨에에에엑!"

"참아라, 화담! 고지가 금방이야!"

"그렇게 말씀하셔도웨에엑!"

"난 버틸 만 한데? 역시 이 약은 어린이들한테에에엑!"

"젠장, 씨와이! 그러게 내가 편식하지 말랬지!"

"그게 이거랑 무슨 상과*^&*@%!"


화담과 씨와이는 약을 먹자마자 만취해버린 새내기마냥 입에서 그것들을 게워내기 시작했다.

이래서야 아무래도 곤란하다. 결국 얼음법사마저 입을 틀어막고 비명지르려는 순간-


"끼에엑?"

"됬다, 됬어!"


펑!

[transform!]

당최 모를 효과음과 함께, 글라우배 일행의 몸이 변형되었다.

그러나 자신의 변신을 알아보기란 어려운 법.

눈앞의 인간이 거대쥐로 변하자, 깜짝 놀란 화담은 그대로 거꾸러져 버렸다.


"우와아악! 변신했다, 변신!"

"너도 마찬가지야, 꼬맹아. 자! 그럼 다들 괜찮아졌지?"

"그 끔찍한 느낌이 남아있다는것만 빼면 말이죠.. 으으, 금방이라도 토할것만 같아요."

"괜찮아. 그럴 일은 없을테니깐. 자, 그럼 가볼까?"

"끽? 끼익?"


알약의 힘으로 일행은 감쪽같이 거대쥐로 변신하게 된 것이였다.

사실 흉악하고 포악한 거대쥐와는 달리 이들은 좀 더 둥글둥글하고 귀여웠지만, 그렇더라도 거대쥐들은 이들의 정체를 전혀 의심하지 않는 듯 하였다.

아니, 좀 더 둥글둥글하고 귀엽다는 표현은 무리다. 이건 정말이지


"햄스터잖아요, 이거?!"

"정답! 이건 게임 초창기에 나왔던 이벤트 알약이야. 꽤 귀엽지않아?"

"그, 그러게요.. 진짜 거대쥐인줄 알고 깜짝 놀랐어요;;"

"그러게. 크기만 거대쥐이지 모양새는 그냥 거대햄스터잖아, 이거."

"자, 자.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어. 아무래도 이벤트용이라 시간제한이 있거든. 그러니 서두르자!"

"저.. 글라우배 누나....."

"응?"


아무래도 이벤트용으로 놀고먹어라는 듯 알약의 효과는 90초밖에 지속되지 않는다.

거대쥐들이 동류로써 자신들을 내버려두고있는 지금, 글라우배는 일행들을 움직여 환풍구까지 이동하고자 하였다.

어떻게든 이들을 뚫고 지나가 환풍구까지만 도착한다면, 창문을 열어 바깥의 탐험대원들을 불러올 수 있으리라.

그러나 갑자기 화담이 글라우배를 꼬리를 붙잡으며, 이상하다는 듯 말을 걸었다.


"저.. 거대쥐들이..."

"거대쥐들이 뭐? 그리고 꼬리는 만지지 말아줄래? 거긴 성감대라고."

"네?! 아, 아니 그보다 쟤들 눈빛이 심상찮은데요? 마치 우리를 먹잇감으로 보는-"

"끼에엑!"

"끼에에에에엑!"

"뭐, 뭐야?!"


동류가 아니였잖아?!

처음 이들의 등장에 신기하다는 듯 킁킁거리며 냄새와 몸통을 바라보던 이들은, 이내 새로운 먹잇감을 발견했다는 양 울부짖기 시작했다.

알약의 효과로 외형 전체가 변해버린 상황이였기에 무기를 꺼내 반격할수도 없는 상황.

결국 글라우배는 그 귀여운 머리를 한번 끄덕이더니, 당연하다는 듯 모두를 향해 외쳤다.


"뭐 하고있어? 모두 환풍구로 달려!"

"끼에엑! 끼에에에엑!"

"젠장!! 이럴거면 그냥 싸웠어야지!!"

"아 몰라! 설마했는데 우릴 먹을려고 할 줄은 몰랐지!"

"모, 모두 도망쳐요!!!"


결국 둥글둥글하고 귀여운 햄스터 네 마리는, 끊임없이 쏟아져나오는 거대쥐들에게 쫓기며 더더욱 환풍구 안쪽으로 빠져들었다.


그렇게 달리고 달리기를 잠시 후.

이젠 벽면을 타고 달리기까지 익숙해진 글라우배는 끊임없이 그 통통한 몸을 휘적이며 빛을 향해 달려갔다.

이제 변신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

그러나 다행이도, 저 멀리 비쳐오는 창문에서 탐험가들의 모습이 어렴풋이 비춰오기 시작했다.


"됬다! 다 왔어!"

"하지만 변신해제까지 10초나 남았어요! 이대로라면 저기에 갇혀 버린다고요!"

"그건 괜찮다! 이 정도 크기라면 문제없어!"

"네?!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뭐긴 뭐야. 그대로 돌진한다는 말이지!!!!"


이미 유사한 경험을 해봤다는 듯, 씨와이는 자신만만하게 창문을 향해 몸을 던져버렸다.

던전 내부를 진입함으로써 드러내는 히든 출입구인 창문.

안에서 밖으로만 열 수 있는 그 특이한 구조물을 향해, 거대한 햄스터는 그 무게를 십분 활용하였다!


"가라아아앗!"

"뭐야?! 햄스터?"

"모두 피해요오옷!"

"끼에엑~!!"


꽁!

[transform!]

그러나 씨와이가 창문을 향해 몸을 집어던진 순간.

아쉽게도 그의 변신이 풀리며, 보잘것없는 속사궁수의 몸이 철체창문에 그대로 부딪혔다.

그의 유리포션이 깨져버리는 소리와 함께, 한 남자의 원대한 도전은 물거품이 되어버렸다.

물론 그렇더라도 글라우배에게 포기란 없다.


그의 실패를 비웃는 그녀가 품 속에서 기묘한 유리병을 꺼내들었다!


"내 그럴 줄 알았다. 비켜, 씨와이!"

"우, 우와아악!"

"뭔데? 뭔데요?!"

"니들도 다 비켜어어어!"


맞으면 다 죽어!

글라우배는 꽤나 필사적인 외침과 함께 창문을 향해 유리병을 집어던졌다.

투명한 액체가 담긴 유리병은 그대로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가, 철제 창살에 부딪혀 깨져버렸다.

그리고 그 순간, 유리병 속 투명한 액체가 기묘한 소리를 내며 창살을 녹여버렸고-


"자. 이제 누가 먹잇감이지?"

"끼에에에엑!!"


녹인 창살을 비집으며 사망하였던 나머지 8명의 탐험대가 던전을 향한 모험에 합류할 수 있었다.


"네? 먹잇감이라고요?"

"...헛소리 말고 빨리 들어와. 10분 안에는 저 놈들 전부 해치워야 하니깐."



§§§



글라우배가 이끈 2팀 4명과 재합류한 탐험대원 8명까지, 합쳐서 12명의 유저들은 손쉽게 거대쥐들을 해치울 수 있었다.

애초에 (정석대로라면) 문지기 골렘까지 문제없이 해치웠을 스펙의 이들이기에 거대쥐라는 잡몹의 처리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렇게 웃고 떠들며 원래 있었던 던전입구까지 도착하여, 그대로 선발대의 흔적을 뒤쫓아 더욱 깊은 던전 아래로 내려갔다.


"풉! 그래서 햄스터 알약을 썼다는 겁니까?"

"그렇지. 너도 초창기 유저니깐 그 알약 알잖아?"

"당연히 알고말고요! 그 비싼걸 어떻게 아직까지도 갖고 계셨데?"

"다~ 이럴때를 위해서 남겨두는거지!"

"우와.. 그나저나 선발대는 정말 꼼꼼하네요. 잡몹하나 남기지 않고 싹 쓸어갔어요!"

"그러게. 하보크 그놈. 의외로 꼼꼼한 성격인가 보다야..."


신기하게도 던전 속에는 몬스터가 한마리도 남아있지 않았다.

조그마한 잡몹마저 남겨두지 않고 싹쓸이한 선발대의 세심함에 감탄하며, 이들은 텅 빈 던전을 따라 아래로 아래로 내려갔다.

클리어 보상마저 비워져있는 중간보스의 방을 지나, 해체되어 있는 무수한 함정의 복도를 지나 도달한 곳은 심연의 어둠이라 불리우는 마지막 관문.

글라우배 일행은 마침내 이곳에서 휴식하고 있는 하보크 선발대를 만날 수 있었다.


"아! 모두 무사히 찾아오셨군요?"

"네가 할 말은 아닌것 같은데;; 너야말로 무사히 이곳까지 살아왔구나."

"네. 이게 다 글라우배님 덕분이죠. 저희 일행들도 전부 무사하답니다."

"아하하~ 이걸 또 내 공으로 돌리다니, 너도 참 대단해~?"

"네? 이거야 당연히 글라우배님 덕분이잖아요. 저희는 아무것도 한게 없는걸요."


이놈.. 칭찬이 좀 과한거 같은데.

마지막 관문 앞에서, 마침내 1팀과 2팀 그리고 귀환자까지 모두가 만날 수 있었다.

그러나 꽤나 고생했을 터인 1팀의 상태는 양호하다. 오히려 이들은 기다리다 지쳤다는 뉘앙스로 이들을 마지하고 있지 않던가?

그녀를 향한 하보크의 끝없는 칭찬에, 글라우배는 농담하지 말라는 듯 삐질거리며 그에게 되물었다.


"아무것도 한게 없긴 왜 없어. 여기까지 길 뚫은건 다 너희들이잖아?"

"...네? 이거 다 2팀 분들이 하신거 아니였어요? 저희가 내려갈때도 전부 다 정리되어 있었는걸요?"

".....엥?"


이건 또 무슨 소리야?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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