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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번지
작품등록일 :
2019.12.27 21:57
최근연재일 :
2020.01.09 23:19
연재수 :
13 회
조회수 :
706
추천수 :
1
글자수 :
46,399

작성
20.01.02 22:00
조회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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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
8쪽

7. 가스! 가스! 가스!

DUMMY

피할 틈이 없었다.

그야말로 전광석화, 골렘이란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휘둘러진 망치는 그대로 글라우배의 명치를 후려갈겼다.


"읏! 으읏...!"

"글라우배 님!"

"화담! 집중해! <일격필살>!"

"무스ㄴ-?-!"


그러나 머뭇거릴 틈은 없었다.

이미 글라우배는 치명타를 입고 저 멀리까지 날아가버린 상황.

흉악한 벌레들과 동물들이 글라우배를 향해 좀비마냥 몰려들었고, 그들에게 덮쳐진 그녀의 모습은 더이상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그 순간, 빈틈을 포착한 하보크는 있는 힘껏 골렘의 옆구리를 강타하였다.


"하아아아압!"

"우워어어어어어ㄱ!"

"성공이에요!"

"화담, 어서 이 보석을!"

"네!"


-놈의 허리를 부수든 말든 상관없어!


서걱!

하보크는 글라우배의 조언대로, 망설임 없이 골렘의 옆구리를 그대로 베어내었다.

돌이 갈려나가는듯한 둔탁한 소리가 그의 귀를 가득 채우며, 옆구리에 박혀져있던 초록빛 보석이 그의 몸 통째로 딸려져 나왔다.


"<화염분쇄>! <마나폭발>! 젠장. 너무 많아! 대장님! 이제 곧 밀립니다!"

"나도 알아! 안다고!"

"대장님! 준비됬어요!"

"오냐! 지금 간다아앗!"

"마ㅇ하ㄹ노ㅁ드ㄹ이-! 도ㄹ려주ㅓ-!"


이제 모든 준비는 끝났다.

재빠른 도적의 발걸음으로 문의 구멍까지 다다른 하보크는 골렘의 돌이 박혀져 있는 상태 그대로 보석을 갖다대었다.

물론 돌이 박혀져 있기에, 보석은 구멍에 딱 맞게 들어가지는 못했다.

그러나 열쇠의 핵심은 크기가 아니다. 그리고 그 마지막 열쇠를 열어젖히기 위해, 화담이 온 힘을 모아 빛을 쏘아올렸다!


"창조신이시여! <홀리 라이트>!"

"아ㄴ되-!"

"되! 화담! 가라아아!"


화아악-

필사적인 화담의 주문과 함께, 그의 손 끝에서 세상을 삼킬듯한 거대한 빛이 피어올랐다.

문 쪽을 향해 쏘아올린 빛은 정확히 보석의 방향과 일치하지 않았지만, 모든것을 덮어버릴 강렬한 빛은 그마저도 무시한 채 보석을 관통하였다.

오묘한 문양과 던전의 초록빛이 타오르듯 그 뒤편을 향해 쏟아져 내렸고, 천천히 입력되어야 할 문의 암호는 강렬한 빛과 함께 한번에 전부 입력되었다.


"됬다! 문이 열린다!"

"모두 안으로 들어가! 골렘의 공격은 무시해라! 근딜러들은 서포터들을 지켜줘!"

"우와아아! 빨리 안으로 들어가!"

"뒤에 따라오는 몬스터들이 너무 많아요! 문을 닫으면서 들어가죠!"

"좋은 생각이다! 화담! 이제 됬으니 들어가자!"

"하지만 글라우배 님이..!"


문이 열리자, 엄청난 아수라장이 이어졌다.

이미 엄청난 수의 몬스터들이 탐험대에게 들이닥쳤기에 이들과 싸우다 죽은 사람들도 상당수였다.

그렇기에 하보크는 문이 완전히 열림과 동시에 보석을 내려놓아, 문이 닫히도록 유도하였다.


"글라우배는 어쩔 수 없다! 어차피 베이스캠프에서 리스폰될테니 다시 따라올거야!"

"괘, 괜찮은 거겠죠?!"


이제 들어가기만 하면 되는 상황이다.

이미 문 앞은 혼비백산하여 달려들어가는 탐험가들과 이들을 쫓아 들어가는 몬스터들, 그리고 사방으로 망치를 휘두르는 골렘이 섞어 난장판이 되어버렸다.

혼돈이 가득한 현장 속에서 글라우배의 희생을 떠올린 하보크는 화담에게 달려가 그를 안고 던전 속으로 달려갔다.

아직도 글라우배를 감싼 몬스터 무리들이 쉴새없이 그녀의 위에서 꿈틀거렸지만, 곧 죽을것이 분명하기에 별 다른 조치를 취할수는 없으리라.

그러나-


"씨와이형?! 어딜 가는거에요!!"

"아 쫌 있어봐. 아직 할 일이 있으니깐! 누님! 이제 안으로 들어가시죠!"

"무슨?!"


어쩔 수 없다는 생각과 함께 화담이 글라우배를 포기하려는 순간.

당당하게 몬스터들을 향해 걸어간 씨와이는 당연하다는 듯 몬스터 무리를 향해 소리질렀다.

그렇게 그의 외침이 끝나자, 엄청난 양의 연기들이 몬스터들의 사이에서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흐으으읍!!"

"끼에엑?!"

"꺄아악! 독가스다!"

"설마..? 글라우배님!"


치이이이이-

[hit!] [hit!] [hit!] [poisoned!]

딱 봐도 독해보이는 초록빛 연기에 그녀를 감싼 몬스터들이 혼비백산하며 도망치고, 그 주위에 있던 사람들마저 비명을 지르며 도망쳤다.

모든것을 압도하는, 겉보기에도 치명적인 초록빛 독가스의 한 가운데에는 역시나 검은색 방독면을 쓴 글라우배가 있었다.

까마귀가면처럼 생긴 가면을 쓴 그녀는 빠르게 상황을 파악하고는 등에 달린 가스통을 저 멀리 집어던지며 문을 향해 달려갔다.


"나 안 죽었다, 이놈들아!!"

"글라우배님! 빨리! 곧 문이 닫혀요!"

"나도 안다고오!"

"너-마ㄴ크ㅁ으ㄴ-모ㅅ지나가ㄴ다-!-!"

"뭐라는거야, 이 골동품이!"


까가강!

몬스터들의 공격에 그녀의 옷이 넝마가 되어버렸지만, 글라우배는 전혀 신경쓰지 않고 장검을 꺼내들었다.

그리고는 곧바로 골렘의 일격을 간단히 맞받아치며, 이 정도는 지겹다는 듯 간단히 무시해버렸다.

그녀를 쫓아 던전 안으로 들어가고 싶었지만, 문지기일 뿐인 골렘은 더이상 그들을 뒤쫓지 않고 내버려뒀다.


"좋아! 다 들어왔나?"

"사망한 이들 빼면 전부 들어왔습니다!"

"따라 들어온 몬스터들도 전부 처리했습니다!"

"휴~ 큰일날 뻔 했네."

"글라우배님!"


살아계셔서 다행이에요!

그녀를 진심으로 걱정한듯한 화담은 눈물을 그렁그렁 달며 그녀에게 달려갔다.

작전의 성공을 위해 기꺼이 자신을 희생한 글라우배가 너무나도 존경스러운지, 그녀의 품에 쏙 안겨들었다.

물론 글라우배 본인은 딱히 신경쓰지 않는 느낌이였지만.


"그렇게 걱정했냐, 꼬맹아?"

"저.. 저는 꼬맹이가 아니에요! 아까는 잘만 이름을 불러줬으면서.."

"아하하~ 그랬었나?!"

"자자, 여러분 수고 많으셨습니다! 일단 던전 안까지 들어오는데 성공했으니, 여기서 잠깐 휴식타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죽어버린 사람들을 다시 데려올 루트도 정해놓아야 하니 말이지."

"정답입니다. 그럼 20분 뒤에 다시 이곳으로 모이도록 하죠!"



§§§



"서조국 왕립은행 차장님! 보고드리겠습니다!"

"...말해봐."


서조국 왕립은행 히만평야지부.

히만평야 속 작은 마을에 위치한 연락건물의 응접실에 앉아있던 윌리엄을 향해 경호대장이 보고차 찾아왔다.

그의 지시인 '글라우배 체포'에 관한 보고를 위해서이지만, 상황이 좋지 않았다.

이미 그들이 실패하였음을 직감한 윌리엄은 얼굴을 빨갛게 물들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고는 보고일 뿐. 그는 낮고 엄중한 목소리로 탐색의 결과를 보고하였다.


"기병대의 수색과 이곳 주민들의 수소문 끝에, 그녀는 사곡산맥 역에 무사히 하차, 사곡산맥 안으로 들어갔음을 확인하였습니다."

"역시 기차에서 탈출한 건 속임수였군. 그녀의 목적지는? 알아냈나?"

"그게 정확한 건 알 수 없지만, 인근 산기슭의 산장에 베이스캠프를 설치한 점.

격렬한 전투가 벌어졌다는 점에서 '이지스 던전'일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지스 던전? 그런 곳은 처음 들어보는데?"


그러나 경호대장의 보고를 들은 윌리엄은 고개를 갸우뚱하였다.

분명 험준하기로 유명한 사곡산맥엔 수많은 던전들이 있지만, 이지스 던전이란 처음 들어보는 던전이다.

최근 발견된 던전이 없음을 알고있던 그는 잠시동안 생각에 빠지다 하나의 가설을 생각해냈다.


"설마... 그건가. 그래. 확실하다."

"네?"

"이지스 던전이라니. 웃기지도 않는군. 보나마나 우라우라의 수작이겠구만. 이봐!"

"넵!"

"지금 당장 사곡산맥 일대에 탐험보고를 낸 길드가 있는지 찾아내라."

"명 받들겠나이다!"


보나마나 우수리 길드겠지만.

모든 진상을 눈치챈 윌리엄 차장은, 비열한 웃음과 함께 그리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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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3. 나가세요 떠나세요 20.01.09 24 0 7쪽
12 12. 우디르급 태세전환 20.01.08 21 0 8쪽
11 11. 등뒤에 올라타는게 정석이거든 20.01.07 28 0 8쪽
10 10. 내가 한 게 아니라니깐 그러네 20.01.05 26 0 8쪽
9 9. 거대?쥐???♥♥♥♥거대,쥐!?!? 20.01.05 23 0 8쪽
8 8. 이시국에 그런 농담은 자제해 20.01.03 42 0 8쪽
» 7. 가스! 가스! 가스! 20.01.02 33 0 8쪽
6 6. 뭔데 무슨 일인데 20.01.01 31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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