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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번지
작품등록일 :
2019.12.27 21:57
최근연재일 :
2020.01.09 23:19
연재수 :
13 회
조회수 :
704
추천수 :
1
글자수 :
46,399

작성
20.01.03 22:00
조회
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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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8쪽

8. 이시국에 그런 농담은 자제해

DUMMY

"후하! 죽는줄 알았네."

"세상에, 옷을 몇벌이나 들고 다니시는 거에요? 옷이 끊임없이 나오네;;"

"이 정도는 숙련된 모험가라면 기본이라고, 씨와이!"

"네네~ 아무럼 그럼 그렇지요."

"나 참. 너는 내가 옷을 그렇게나 사줘도 입질 않는다니깐.."


긴박했던 골렘과의 전투가 끝나고, 던전 안으로 들어온 이들에게 꿀같은 휴식시간이 주어졌다.

여유가 있는 마법사들은 베이스캠프와 연락을 위한 마법진을 설치하고, 다치거나 장비가 파괴된 모험가들은 재정비에 집중한다.

벌레와 동물들의 습격에 만신창이가 되어버린 글라우배도 마찬가지.

갈기갈기 찢어진 후드코트와 와이셔츠를 벗어던진 그녀는 얇은 카키색 잠바를 꺼내입었다.


"꼬마야, 너는 괜찮니? 어디 다친덴 없고?"

"아니 꼬마가 아니라... 에휴. 네, 몸은 괜찮아요."

"그래. 무사해서 다행이야. 네가 무사하길 얼마나 바랬는지 참."

"정말요?? 절 걱정해 주신 거에요???"

"물론이지~ 어떻게 내가 널 모른채 할 수 있겠니?"


그 천하의 글라우배가 60레벨짜리 풋내기 사제를 걱정해 주다니.

항상 남을 등쳐먹고 농락하기 바쁜 그녀가 누군가가 무사하길 바라다니, 이것이야말로 스승님이 늘상 말해주던 '변화'가 아니겠는가?


-사람과 사람이 만나고 인연이 생겨난다면, 그것만으로도 사람은 충분히 변할 수 있단다.

-.....

-...졸지 말랬지!


읋엙엑!

덕분에 안좋은 기억까지 함께 떠올랐지만, 그럼에도 화담은 싱글벙글 행복하게 그녀를 바라보았다.

물론 언제나 현실은 냉혹한 법이지만.


"저런말 믿지마라 꼬맹아~ 누님은 그냥 10만 골드를 지켜낼 수 있어서 기쁜거니깐."

"아하하~ 들켜 버렸네~★"

"그, 그런가요..."

"그런데 씨와이. 그걸 꼭 말해줄 필요는 없지 않.나?"

"그, 그렇죠..?"


아무리 프리스트라 하더라도 60레벨밖에 안되는 화담이 탐험대에 낄 수 있었던 이유는 얼마 없었다.

물론 그가 작고, 귀엽고 붙임성이 좋아서이기도 하였지만, 그가 엄연한 글라우배의 고용인이기 때문이다.

단돈 10만 골드라는, 다소 어이없는 가격이긴 하지만 그는 글라우배의 호위를 받는다는 이유(와 그녀의 뇌물) 덕분에 이 탐험대에 낄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럼 잠깐만. 만약 제가 죽으면 계약은 어떻게 되는건가요?"

"음.. 정확히는 너의 '생존'이 아닌 '호위'가 핵심이거든? 그래서 널 살아있는 채로 던전의 클리어를 보게하면 되."

"사, 살아있는 채라니. 꽤나 섬뜩하네요;;"

"걱정마. 난 그런류의 장난은 안 치니깐."

"우워어~ 언데드 마법이다~ 우워얽!"

"..이런류의 장난 말이지!"


조용히 좀 하세요!

칭얼칭얼 거리는 씨와이의 뚝배기를 꼬옹 내리치며, 글라우배는 엄마미소와 함께 화담을 안심시켰다.

물론 그렇더라도 언데드화된 머리만 남은 채 던전의 보상을 바라보는 자신의 모습이 오버랩되는건 기분 탓일까?

화담은 왜인지 모를 불길한 예감에 몸서리쳤다.


"여, 역시 성수랑 <홀리 라이트>는 끝까지 들고 가는걸로.."

"좋은 선택이다, 꼬맹아!"

"안 그런다니깐 정말.. 야, 너는 주문이나 장비들 다 괜찮지?"

"물론이죠 누님~♬ 꼬맹아, 너도 준비됬지?"

"네! 글라우배님도 준비 되셨죠?"

"나? 당연하지. 난 언제나 준비되어 있다고!"

"...네?"

"왜?"


슬슬 재정비의 시간이 끝나가고 있었다.

사람들은 서로의 준비 상태를 최종적으로 점검해 주며 모험을 향한 준비에 박차를 가한다.

이는 글라우배 일행도 마찬가지.

그러나 글라우배에게 준비 여부를 물은 화담은, 오히려 그 대답이 이상하다는 듯 그녀에게 되물었다.


"왜 그런표정을 지어? 준비 다 됬다니깐? 마법, 스크롤, 장비 등등!"

"아, 아뇨. 그게.. 글라우배님은 그..."

"??"


"직업이 없으시지 않나요?"



§§§



"다들 여기까지 고생 많으셨습니다. 이제 다음 일정에 대해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우효~ 12명밖에 남지않은거 실화냐고www"

"글라우배님.. 그런 이상한 말은 또 어디서 배워오신 겁니까?

아무튼 바로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이제부터 두개의 팀으로 나눠서 움직이도록 하겠습니다."

"팀??"


잠시 후, 모든 재정비가 끝난 던전의 안에서 <맵 스캐닝>을 통해 대략적인 구조를 파악한 하보크는 던전의 지도를 꺼내들었다.

이는 지하로 내려갈수록 거대한, 미로같은 던전의 구조가 조그마한 탐험대를 집어삼키는 모양새였다.

그러나 하보크는 전혀 두렵지 않다는 듯 침착하고 질서정연하게 앞으로의 계획을 읊어주었다.


"1팀은 제가 팀장으로써 던전의 핵을 향해 내려갑니다.

최종보스 문턱까지 내려가 보스 레이드를 준비하는 것이 1팀의 목표입니다."

"나! 나도 1팀할래!"

"아니요, 글라우배님은 2팀의 팀장이 되어주셔야 겠습니다.

2팀은 던전 위쪽의 천장과 환풍구를 통과해 리스폰된 사람들을 데려오는것이 목표입니다."

"호에에~? 와따시가?"

"....그런 이상한 말좀 그만하시죠;; 이미 베이스캠프의 사람들에게 전파를 해 놓았습니다.

글라우배 님은 마음에 드는 팀원 3명을 데려가 이곳의 창문을 열어주시면 됩니다."


현재 탐험대의 생존인원은 12명. 나머지 8명은 부활하여 베이스캠프인 산장에 머물고 있다고 한다.

죽은 이들의 드랍템 회수 또한 마친 상황. 이제 이들의 합류만이 남은 상황이지만, 똑같은 방법으로 들어오는것은 무리다.

그렇기에 정예멤버 4명이 던전의 숨겨진 환풍구를 열어, 그곳으로 8명을 데려온다는 것이 하보크의 작전이였다.


"으음.. 뭐 상관없나. 그러지 뭐!"

"협조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안그래도 우라우라님이 그러시더라고요."

"우라우라가? 뭐랬는데??"

"어... 그냥 잘 하실거라고....하하!"

"그, 그래;;"


분명 '또' 멘트상의 실수겠지, 아마.

얼떨결에 팀장이 되어버린 글라우배는 곤란하다며 눈을 찡그렸지만 이내 상관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그 짧은 순간, 화담은 우연히 둘의 알 수 없는 눈빛교환을 보았다.

무슨 시그널이라도 보낸 걸까? 지난번에도 이런 상황이 있었는데, 혹시?


"누나, 그것만큼은 제발!"

"그건 또 무슨 소리야? 야 하보크!"

"네?"

"같이갈 3명은 내가 정해도 괜찮지?"

"당연하죠! 상대방의 동의만 있다면 상관없어요."

"그렇다면 정해졌지. 꼬맹이랑 씨와이랑 얼음법사. 이렇게 4명이서 간다."


인원은 마음대로 정하라는 하보크의 허락이 떨어지자, 글라우배는 간단하게 3명을 선택하였다.

자신의 주인님인 화담과 부하인 씨와이는 당연히 포함이고, 나머지 한 자리는 강력한 빙결마법을 보유한 얼음법사의 차지가 되었다.

잠깐만. 뭐라고?


"뭐?? 나는 왜?? 갑자기?!"

"왜? 나랑 같이 탐험하는게 싫어?"

"아, 아니 그렇게 말해도..!"

"네게 거절권은 없다고~?"

"으윽!"


대체 이 둘은 무슨 관계인걸까?

얼음법사의 한 손을 꼬옥 잡은 채 그녀의 얼굴에 화악 다가선 글라우배는 문란한 목소리로 얼음법사를 녹여내렸다.

이대로 차가운 돌바닥에 포개지듯 누워지고, 얼음법사의 위에 올라탄 글라우배가 그녀의-


"알았어! 갈게! 나도 가면 되잖아!"

"좋~아! 그럼 다녀올게 하보크! 합류지점에서 보자고!"

"넵! 그럼 네 분 다 무운을 빌겠습니다!"


폐쇄된 공간에서 위험한 글라우배와 함께라..

본능적 직감 때문인지, 얼음법사의 목덜미엔 미지근한 식은땀이 한줄기 흘러내렸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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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3. 나가세요 떠나세요 20.01.09 24 0 7쪽
12 12. 우디르급 태세전환 20.01.08 21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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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10. 내가 한 게 아니라니깐 그러네 20.01.05 26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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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이시국에 그런 농담은 자제해 20.01.03 42 0 8쪽
7 7. 가스! 가스! 가스! 20.01.02 32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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