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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번지
작품등록일 :
2019.12.27 21:57
최근연재일 :
2020.01.09 23:19
연재수 :
13 회
조회수 :
710
추천수 :
1
글자수 :
46,399

작성
19.12.31 22:00
조회
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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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8쪽

5. 이랬다간 장르가 바껴버려

DUMMY

"자자, 모두 다 내리셨습니까?"

"네. 탐험대원 20명과 서포터 12명 모두 도착하였습니다."

"좋습니다. 그럼 저 산장에서 베이스캠프 설치를 시작하겠습니다!"


멤피스 도적단의 혼란이 있었지만, 길드장이 고른 탐험가들 답게 한명의 낙오자 없이 사곡 산맥까지 도착할 수 있었다.

그렇게 도착한 이들의 첫번째 목적지는 산기슭에 위치한 작은 산장.

기차에서 내린 산떠미같은 짐을 힘겹게 들어올리며, 화담은 눈앞의 거대한 산맥을 바라보았다.


"우와아.. 정말 커다란 산이에요."

"놀랐냐? 하기야 서조국에는 작은 산밖에 없으니깐. 북쪽 산악지대는 온통 이런 산들밖에 없어."

"저, 정말요?! 그럼 그쪽 사람들은 어떻게 농사를 짓는거에요?"

"그걸 내가 어떻게 알겠어? 뭐, 사는 사람들이 있으니 어떻게든 먹고살겠지."

"아하하;; 그렇겠죠..."


뭐든지 알고 있을줄 알았는데.

내 알 바 아니라는 시큰둥한 글라우배의 대답에 약간은 실망해버린 화담이였지만, 그렇더라도 상관 없다는 듯 쫄래쫄래 따라다니며 말을 건네었다.


"그나저나 누나, 아까 그 아저씨가 하던 말은 뭐였어요?"

"아저씨? 씨와이 말하는거야?"

"아뇨 그 기차에서 만난 나이 많은 분 있잖아요."

"저 아저씨 아니라니깐요;; 하~ 나보다 나이도 많은사람이 왜으읍읍읍!"

"아. 윌리엄? 음. 딱히 중요한 이야기는 아니야."


산장까지 올라가는 길은 꽤나 가팔랐다.

조그마한 화담이 헥헥거리며 자신의 몸만한 짐을 매고 올라가자, 씨와이가 불쌍하다는 듯 바라보더니 그의 짐을 약간이나마 대신 들어 주었다.

그러자 냉큼 자신의 짐도 씨와이에게 던져버린 글라우배는, 그의 입을 간단히 틀어막으며 그때의 이야기를 말해주었다.


"서조국의 왼쪽에 보면 리스 항구도시 있는거 알지?"

"네! 저희 교회에서도 종종 그곳으로 기도드리러 갔었어요. 그나저나 씨와이 아저씨가 너무 힘들어하는거 같은데요..?"

"윽.. 너라도 날 이해해줘서 다해앵-"

"아무튼 요새 영토확장을 노리는 서조국이 리스를 먹을려고 하거든. 외교적으로 어떻게 해볼려다 안되니 힘으로 먹어버리겠다는 말이지."

"그렇구나.. 그래서 누나의 골드가 필요하다는 말이군요. 아저씨. 제가 짐을 덜어드릴게요. 저한테 주세요."

"고맙다 꼬마야! 넌 정말이지 천사야!"

"천사는 무슨. 사내녀석이 이 정도로 헥헥거리면 쓰나. 짐 덜어주지 마, 화담아."


너무해!

자신의 짐을 도로 가져가려는 화담의 손길을 가로막으며, 글라우배는 더욱 혹독하게 씨와이를 몰아넣었다.

산더미처럼 짐을 올려맨 채 비틀비틀 거리며 산을 올라가는 꼴이라니.

화담은 그 모습을 어느 게임에서 본 것만 같았지만, 차마 그것을 입에 담을수는 없었다.

그걸 굳이 얘기하기엔 가볍게 등산하는 자신의 모습이 너무나도 부끄럽게만 느껴질 테니.


"꺄하핫! 그나저나 너 정말이지 데X스트렌X 같아! 그 있잖아? 쿠X맨! X팡맨이래, 아하하하!"

"우와.. 그걸 정말로 말해버리는 건가요?"

"그렇게 웃고 떠들 시간이 있으면 저 좀 도와줘요. 이 사악한 악마 같으니라고."

"악마? 네가 말하는 악마는 지옥불길2에 나오는 화염악마를 말하는거니? 하-하!"

"그건 또 무슨 종류의 농담이에요? 아저씨! 제가 짐을 덜어드릴게요!"


아무래도 씨와이는 정말로 힘들어 보였다.

그리고 화담은 그녀를 따라 희희낙락거리며 그의 고통을 즐길 생각이 없었다.

결국 에잇, 이라는 귀여운 기합과 함께 씨와이에게서 짐을 받아내었다.

이것은 그야말로 진정한 구원자의 자세. 힘들하는 남을 위해 기꺼이 짐을 들어주는 그는 그야말로 성인의-


"휴, 다 올라왔다!"

"어라? 글라우배님? 들고 있던 짐은 어떻게 하신거에요? 설마-?!"

"뭐, 뭐야?! 다들 왜 그렇게 쳐다보는 거야? 딱히 나 뿐만 아니라 이 꼬맹...이가!"

"저.. 저는 그...!"

"봐요. 이런 어린아이도 열심히 제 짐을 들고 올라왔는데, 다 큰 어른이 남한테 짐을 떠맡기기나 하고!"

"맞아! 나쁜 아줌마에요!"

"아줌마는 무슨! 넌 죽었어, 씨와이!"

"하와와..."


냉혹하게도, 이곳에 성인의 모습따윈 없었다.

남들의 눈을 피해 재빨리 짐을 올려맨 약삭빠른(?) 꼬맹이가 있을 뿐.

물론 이는 100% 오해이지만, 아줌마라는 말에 격분한 글라우배와 등짝을 얻어맞는 씨와이 사이에서 화담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없었다.


"어유~ 참. 어린 아이인데도 열심이구나."

"창조신을 모시는 아이로구나. 너의 덕은 창조신께서도 살피 보실거란다."

"저... 그게... 네에.....!"


완전히 오해가 굳어져버린 모양이지만, 화담은 그런 게 아니라고 진실을 밝힐만한 용기가 없었다.

왜인지 악당으로 몰려버린 쪽은 글라우배였지만, 그쪽은 아무런 문제없이 쌩쌩하다. 결국 모든 죄책감은 화담이 안아버리고 말았다.

결국 그저 어린 몸으로 고생한다는 탐험대원들의 격려에 미묘하게 고개를 끄덕일 뿐, 화담의 양심이 지독한 고통에 메아리쳤다.



§§§



그렇게 오해와 양심의 시간을 보낸 후.

산장에 도착한 일행은 신속하게 전초기지의 설치를 진행해갔다.

식사와 아이템 보관함을 담당할 천막을 설치하고, 마법사들은 탐험대의 리스폰 지역을 이곳으로 설정한다.

거기에 사망 이후 드랍템을 회수하러 갈 준비까지 마치면 모든 준비는 끝.

이동 과정이 험난해서 그랬지, 실제로 도착하니 준비는 순식간에 끝나버렸다.


"반갑습니다, 여러분. 저는 우수리 길드의 탐험대장 하보크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우와아~ 잘생겼다! 우윳빛깔 하보크!"

"아! 당신이 글라우배 님이시군요? 길드장님께 얘기 들었습니다."

"네엣?! 우라우라가 제 이야기를?? 뭐라고 하던데요?"

"아, 그 그냥 유능하신 분이라고..하하!"

"...?"


뭔가 더 있었는거 같은데...?

아무래도 미심쩍다는 듯 글라우배가 빤히 바라보자, 하보크는 아무것도 아니라며 당황해하였다.

분명 멘트상의 실수겠지, 아마.


우수리 길드의 탐험단장이라는 하보크는 간단한 경갑옷을 입은 도적이였다.

미남형의 호리호리한 키와 찰랑이는 긴생머리는 남자인 화담조차도 홀려버리는 마성의 매력을 뽐내고 있다랄까.

그 또한 한 길드의 핵심파트를 담당하는 87레벨의 고레벨 유저인 것이다.


"자자, 그럼 이제부터 탐험의 일정을 말씀 드리겠습니다."

"기다려. 그 전에 한가지만 집고 가자고."

"무슨??"

"'무슨?' 이라며 시치미 땔 셈이냐, 글라우배? 네 년의 행각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다고!"


그러나 하보크가 앞으로의 말하려는 순간.

이의 있다는 외침과 함께, 한 여마법사가 글라우배의 앞을 가로막으며 나타났다.

그녀의 행각에 대해 알고 있다는 그녀는 안경을 까딱거리며 글라우배를 향해 폭로하였다.


"어머~ 무슨 스토커도 아니고. 무서운걸요?"

"너. 항상 탐험에 나갈때마다 민폐만 잔뜩 끼치잖아. 지난번 얼음동굴에서의 탐험을 기억하나?"

"얼음동굴이라면.. 아! 그때의 얼음법사시군요?"

"그렇게 말 하지 마! 대충 기억난다는 듯 두루뭉술 넘아가려 하지 말라고."

"하하;; 그렇게 말씀하셔도-"

"너와의 첫 키스, 아직도 기억하고 있단 말이야...."

""?????????????""


느닷없는 얼음법사의 폭로. 폭로이긴 한데...

장르를 바꿔버린 그녀의 뜬금없는 키스얘기에, 회의장은 순식간에 굳어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그 고요 속, 살벌한 흉갑과 무기를 든 탐험가들 사이 순진한 성직자의 소곤거림이 쩌렁쩌렁하게 울려퍼졌다.


"저기 형... 키스라는게 연인들끼리 입술을 부딪힌다는 그거 맞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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