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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번지
작품등록일 :
2019.12.27 21:57
최근연재일 :
2020.01.09 23:19
연재수 :
13 회
조회수 :
708
추천수 :
1
글자수 :
46,399

작성
19.12.28 20:00
조회
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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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8쪽

2. 신용 불량자도 돈만 있으면 OK!

DUMMY

"야, 오랜만이다~? 요새 왜 이렇게 접속을 안 하는거야?"

"으응.. 그냥 몸이 좀 안좋아서 그래. 미안해.."

"몸이 안좋다고? 정말? 괜찮은거 맞아?"

"응. 난 괜찮아앗-?! 자, 잠깐만?! 자꾸 그렇게 했다간-"

"야! 무슨 일이야! 대답해!"

"미안해! 다음번에 연락할게!"


이제껏 나와 함께 롤을 즐겨오던 친구들의 상태가 이상하다.

자기네들 끼리 낯선 사람들과 피시방을 간 이후부터 접속이 뜸해지더니, 연락마저 거의 안하기 시작했다.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걸까 걱정했지만, 간신히 연락이 닿을 때마다 친구들은 '난 괜찮으니깐' 식의 억지미소와 함께 멀어져만 갔다.


"땡칠아, 너 그 영상 봤어?"

"영상이라니? 무슨 영상?"

"그 왜 있잖아~ 우리반 애들 나오는 그거~"

"그게 무슨...!"


대체 무슨 일이 생긴건지 혼자서만 걱정하는 것도 잠시.

학교에서 이들을 보았다는 둥, 어떻게 되어버렸다는 둥 이상한 소문까지 돌게 되었다.

그렇게 답답해서 미쳐버릴 것만 같던 어느날.

나는 사라진 친구들로부터 수상쩍은 메세지를 받게 되었고, 떨리는 마음으로 링크를 클릭하자-


"강철의 용사 온라인~★ 지금 바로 접속하세요!"

"...엥?"



2020년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군 패스튼 회사의 <강철의 용사>.

작년 여름에 출시된 풀 3d의 mmorpg인 이 게임은 출시되자마자 명작으로 입소문이 나더니, 마침내 그 해 겨울 최고의 인기게임 반열에 올라섰다.

간단한 조작감에 낮은 진입장벽, 그리고 아기자기한 그래픽에 수많은 유저들이 매혹된것은 물론, 레벨이 올라갈수록 높아지는 난이도와 몬스터들은 하드코어 유저들을 끌어들이기에도 완벽했다.

결국 출시된지 1년만에 동시접속자 50만명을 돌파한, 굉장한 국민게임이 되었다.


"자자~ 우수리 길드에서 <이지스 던전> 탐험대를 모집합니다~!"

"이지스 던전이라고? 그런 던전은 못 들어봤는데?"

"어제 찾았거든요 어제. 저희 길드가 최초로 발견했답니다!"

"으흠.. 그러면 한번 도전해 볼까나?"

"우와, 굉장한걸? 나도 끼워줘! 나도 갈래!"


여의도의 40배가 넘는 광활한 크기의 월드맵과 끊임없이 추가되는 히든 요소들, 그리고 유동적 상호작용이 가능한 NPC까지.

온갖 최첨단 기술이 집약된 이 게임의 흥행이란 당연한걸지도 모르겠다.


"자연스럽게 끼여드는 척 하기는. 넌 안돼 임마!"

"왜?? 나도 가고싶단 말이야~"

"넌 또 가서 이상한 깽판만 잔뜩 칠거잖아, 글라우배!"

"아잉~"


서쪽 왕국 <서조국>, 왕국 중앙광장.

새로운 모험을, 더욱 강한 힘을, 또다른 인연을 바라는 수많은 유저들이 NPC들에 섞여 물밀듯이 움직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인적이 적당한 어느 구석에서, 새로운 던전을 발견한 <우수리> 길드에서 한창 모험가를 모집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모집의 최전선에 있던 우락부락한 떡대의 검사는 당연하다는 듯 여자에게 꿀밤을 놓았다.


"지난번에도 얼음동굴에 갔다가 부셔버리질 않나, 사막궁궐에 가서는 보물을 전부 녹여버리질 않나! 이젠 너랑 함께하기도 무섭다고."

"그래도 항상 너네들의 목표는 최우선으로 달성해 줬잖아~? 으응~?"

"달성은.. 해줬지. 그래 그렇긴 한데, 그래도 말이지 너!"

"나아~?"


1위 길드를 적으로 돌려버렸잖아!

결국 참다참다 안되겠다는 듯, 길드장은 글라우배를 향해 호통쳤다.

아무리 글라우배가 유혹적이고, 재미있는 여성이더라도 무리인건 무리다.


그녀의 검은색 단발머리는 매끈한 얼굴 체형과 어울리게 턱 아래까지 내려와 있었다.

이목구비는 올망똘망하게 뚜렸했고, 왼쪽 눈 밑의 점은 그녀만의 포인트다.

남들의 시선을 당겨오는 그녀의 바스트와 힙은 늘상 그렇듯 검은색 후드코트로 둘러져 있으며, 그 안에 비치는 하얀색 와이셔츠와 파란 숏팬츠가 시원시원하게 입혀져있었다.


"흐음~ 그건 또 어떻게 알았데~?"

"모를리가 있나! 상대는 최강길드 <나이츠맨>의 에이스라고!"

"나 참. 내가 공격한것도 아닌데 왜 다들 그러는지 몰라. 안 그래?"

"그래, 네가 선빵을 날렸을리가 없지. 하지만 그건 그거고! 그쪽 애들이 너 찾겠다고 난리더라. 널 아주그냥 걸레짝으로 만들겠다는데?"

"우와! 정말~?!"

"..그래."


걸레짝으로 만들어 버린다니.

그 말을 들은 글라우배는 꽤나 황홀한 표정을 지으며 검사의 손을 잡아끌었다.

일순간 검사의 볼이 빨갛게 달아오른 것은 비밀이지만, 그렇더라도 검사는 곤란하다며 고개를 저어보였다.


"그러니깐 몸 좀 사리고 있어. 좀 잠잠해지면 그때 또 탐험에 끼워줄 테니깐."

"그래, 그렇구나. 그렇다면.. 이건 어때?"

"응?! 무, 무슨!"

"내 작은 마음이야☆"


곤란해하는 검사를 향해 글라우배가 건넨 것은 다름아닌 작은 종이 쪼가리.

이게 뭐 특별하겠냐는 검사는 그 정체를 확인하자마자 화들짝 놀라버렸다.

그것은 중앙왕국 최대의 은행이 발행한, 보증한 1억짜리 수표였던 것이다.

<글로리아> 라는 왕국의 이름이 황금색으로 선명하게 박힌 그것을 바라보며, 그는 경악스럽다는 듯 글라우배를 바라보았다.


"너... 이걸 어떻게?"

"지난번에 받았어! 넙죽 주겠다는데 마다할 사람이 있겠어?"

"정말이지.. 너란 녀석은..."


넙죽 주겠다는데 마다할 사람이 있겠냐!

어쩔 수 없냐는 큰 한숨과 함께, 검사는 수표를 받아채며 글라우배에게 90도로 깍듯이 고개를 숙였다.


"잘 부탁드립니다, 탐험가님!"

"오냐~ 잘 부탁하마. 그래서 길드장. 너네들의 이번 모험 목표는 뭐지?"

"그건 말입니다요-"




"저기.. 여기서 탐험대를 모집하고 있다고 들었는데요..."

"아, 잠시 실례. 맞습니다! 혹시 신청하러 오신 겁니까?"

"네. 저도 함께 탐험하고 싶어요..!"

"오호~?"


길드장이 글라우배에 은밀히 무언가를 속삭이려는 순간.

시끌벅적한 인파를 뚫고 찾아온 한 남성이 길드장에게 말을 건네었다.

아니, 남성이라고 부르기에는 미묘하다. 창조신을 모시는 신관복을 입은 한 남자아이가 머뭇거리며 이 둘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잠시 침묵. 어이없다는 듯 남자아이를 한참동안 바라보던 길드장은, 재미있다는 듯 큰 웃음소리를 내며 해벅지를 두드렸다.


"우하하하! 꼬마야. 어디 신전에서 도망쳐 왔나 보구나? 그쪽 생활이 많이 힘들던?"

"그, 그런거 아니거든요! 저도 이제 어엿한 중학생이라고요!"

"어머나~ 너무 귀엽다 얘. 세계를 구할 영웅이 되겠는걸?"


그런 그의 패기가 재미있다는 듯, 허리를 숙인 글라우배는 그와 눈을 맞추어 말했다.

그 때문에 흘러나온 가슴의 윤곽이 그의 가슴을 미칠듯이 뛰게 만들었지만 그건 넘어가고.

천방지축인 글라우배조차 아무래도 이런 어린아이의 모험은 말리고 싶었나 보다.


"그치만 꼬마야. 우리가 가려는 던전은 많이 위험하단다? 너같은 꼬마아이가 갔다간 죽을수도 있어요!"

"나.. 난 안죽어! 창조신의 가호가 나와 함께한다고!"

"푸흡! 너 정말 재미있는 아이구나? 그래. 산타클로스도 믿지?"

"그런거 아니라니까안!"


아무리 그래도 꼬마아이를 놀려먹는 것이란 재미있는 법이다.

그렇게 아이 놀려먹기에 재미들린 글라우배는 이제 됬다며 길드장과의 대화를 이어가려고 했지..만


"그리고 난 황금신의 가호도 받으니깐!"

"...?"

"나도 인기영상 정도는 찾아서 본다고! 너, 엄청 강한 초보자 맞지!"

"어... 맞습니다요?"

"그럼 날 지켜줘! 황금신의 가호로 말이야!"


그 말과 함께, 신관은 가방 속 가득 들어있는 골드 주머니를 꺼내들었다.

사이즈를 보아하니 10만 골드 정도 되보이는 것 같지만...

골드를 확인한 순간 글라우배는 90도로 깍듯이 허리숙여 인사하였다.


"잘 부탁드립니다, 주인님!"

"진짜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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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3. 나가세요 떠나세요 20.01.09 24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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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신용 불량자도 돈만 있으면 OK! 19.12.28 107 0 8쪽
1 1. 원래 시작이 반이랬어 19.12.27 197 1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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