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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왕이여 회개하라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마지막조각
작품등록일 :
2013.03.03 21:28
최근연재일 :
2013.06.12 23:32
연재수 :
43 회
조회수 :
17,351
추천수 :
156
글자수 :
214,101

작성
13.03.05 22:43
조회
595
추천
3
글자
13쪽

1-2.성녀 전쟁의 시작

머릿말이 뭐죠?




DUMMY

겨울하늘이 열리는 아름다움은 언제나 멋진 것 같아. 이렇게 하늘이 푸르고 맑게 빛나는 하늘을 바라보면서 환하게 미소지었던 때가 그립군,이라고 생각하면서 점점 세월이 흐름에 따라 점차적으로 시간감각이 무뎌져가는 자신의 늙은 몸뚱아리를 바라보면서 마왕은 생각했다. 물론 자신은 마족이기에 실제로 늙을 수는 없지만, 기분이 그런 걸 어쩌란 말인가.

만약에 한 3000년만 젊었으면...

그렇게 열심히 망상 중이었던 마왕은 칼론의 말에 다시금 현실로 돌아왔다.


"근데 말 입니다. 마왕님"


이제 마왕도 아닐터인데 꼬박꼬박 말할 때마다 마왕님,을 붙이는 칼린을 바라보며 마왕은 쓰게 웃었다. 물론 그는 자신이 그렇게 만들었다는 사실(안붙이면 10대)을 전혀 기억하지 못한 채로 말이다.


"마왕님은 무슨, 어차피 '전'이라는 수식어를 달고있잖아. 이제는 완전히 퇴물이 되어버린. 안그러냐?"


어쨋든 이제는 정말로 '전대'마왕이 되어버린 마왕은 아련한 듯이 '전'이라는 말을 되뇌이고 있었다.


"그럼 이제 뭐라고 부를까요?"

"글쎄다. 딱히 지어논 건 없는데."


칼린은 그런 마왕의 태도에 삐딱한 표정을 지으며 따졌다.


"그럼 인간들 사이에서도 마왕님, 마왕님 이라고 부를까요?"

"아니.."


마왕은 이제는 그런 멍청한 짓은 그만둘 때가 되었다고 생각했다. 이제 인간을 죽일 이유조차 없기때문에도 그렇지만 현재 마왕의 나이는 인간의 나이로 따지자면 인생의 황혼기를 맞았다고해도 과언이 아닐, 그러니까 한 60~70세정도의 노인이라고 보면 정확하다.


"원래 이름이 있지 않습니까? 저만해도 칼린이라는 이름이 있습니다만"

"아아 원래 이름은 좀 그래."

"그렇시다면야."


그렇게 별 소득없는 대화가 한창 이어지던 중, 문득 마왕은 갑자기 자신이 최후의 무대로 삼았던 곳이기도 하고 30년간 봉인되기도 했던 이곳의 이름을 지금까지도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이 문득 들었다.


"이 땅이름이 뭐랬지? 마론 평원인가?"

"그랬죠."


갑자기 땅 이름을 물어보는 마왕이 의아했지만, 칼린은 마왕과는 다른 두뇌파였기에 그런 내용정도는 기억하고 있었다.


"그럼 앞으로 내 이름은 마론이다."

"그래 마론. 잘 부탁한다."

"..."


믿었던 부하의 하극상에 잠시동안 말이 없어진 마론은 약 0.02초간 생각했고 0.01초만에 결론을 내렸다. 이자식이 돌았나, 그리고 마론은 미처 칼린이 반응하지 못하도록 허점을 찔러 정확히 0.07초만에 칼린의 옆구리를 가격했다. 그렇다면 마왕은 칼린의 이상한 행동에 0.1초정도밖에 생각하지 않은 것인가...


쾅!


큰 소리와 함께 칼린은 저 멀리 나가떨어졌다. 멀리 나가 떨어지긴했지만, 주변에 깊이를 알 수 없는 구덩이로 홀인원하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여겨야할 판이었다. 물론 그런것을 생각하고 마론이 때린 것이겠지만, 역대 마왕중에서 가장 강력한 능력을 가지고 게다가 칼린과는 다르게 완전한 육체파였던 마론으로선 가벼운 터치였지만 애초에 마법이 주무기인 두뇌파였던 칼린으로선 간단한 터치에도 죽을 맛이었다.


그렇게 엉금엉금기어온 칼린을 향해 마론은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평소처럼 물어보았다.


"죽을래?"

"그..그래도 생긴 것만 봐도 제가 더 나이들어 보이는데... 이렇게 안하면 인간 세상에선 이상하게 봅니다."

"그러냐...라고 할 줄 알았냐?"


분명히 맞은 건 자신인데! 그러나 분명 웃고 있지만 그와는 반대로 험악해지는 분위기를 느낀 칼린은 슬금슬금 마론의 사정권밖으로 물러나기 시작했다.


"너 요즘 자꾸 기어오른다?"

"생...생명존중하셔야죠! 마론님! 이아스님에게 배우지 않았습니까!"


칼린으로서는 회심의 한수였으나, 말 그대로 '생명'만 존중하면 되지 고통은 아무래도 상관없지않은가? 이렇게 아무리 허술해보여도 칼린은 마계에서도 2인자의 자리에 있다. 물론 육체파가 아니라 두뇌파이긴 했지만 그래도 그의 맷집은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어도 훨씬 뛰어넘었다는 소리다.


"...그래 그건 그렇지만 어차피 살아있다는게 중요한 거지 그에 수반되는 고통은 상관없잖아? 어차피 정신으로는 둘째가라면 서운해할 네가 정신이 심약해서 고통으로 쇼크사 할 놈도 아니고 내 말이 틀렸나?"


칼린은 오히려 자신이 마족임을 이번만큼만은 후회했다. 차라리 몇 대 맞고 죽을 거라면 아예 건들지도 않을텐데.


"아...아뇨...맞습니다. 그럼요. 틀리지 않아요. 헤헤."


하여튼 어쨋거나 저쨋거나 칼린은 마계의 서열 2번째, 따지고 보면 부마왕급쯤되고, 현세에서는 파괴의 칼린이라고까지 불리었던 그였지만 결국엔 마론 앞에서는 범앞에서 하룻강아지처럼 한 없이 작아지고 비굴해지고 만다. 만약에 지금 이런 상황을 대륙의 음유시인들이 보면 지금까지의 칼린에 대한 평판을 대폭 수정해야 할 정도로.


"호칭은 마론님, 상하관계는 여전히 유지. 알겠나?"


마론은 앞으로의 호칭관계를 단단히 할 생각으로 그렇게 말했고 칼린으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저 자신을 때리지만 않도록 두손을 싹싹 빌수밖에 없었다.


"그...그럼요. 당연히 그렇게 하려고 했습니다. 헤헤."

"그렇게 하도록 하지."


'그러나 이 칼린! 휘어질지언정 부러지지는 않는다!'


그렇게 마론이 다시금 길을 따라 걸어가기 시작했을 때, 칼린은 속으로 다짐했다.


"언젠가 피의 복수를..."

"다 들린다."


생각한다고 했는데 그게 입밖으로 나온 것인가, 어느샌가 마론은 칼린의 뒤에서 마치 재미있는 장난감을 발견했다는 듯이 그의 허리까지 내려오는 검은 머리카락을 하나하나 빗겨내면서 음흉하게 미소짓고 있었고, 그런 행동에 칼린은 소름이 돋았다.


"흐읍!"

"크크, 내심 재미없을까봐 걱정했는데 네가 나를 즐겁게 하는구나!"

"마왕님은 진정으로 변태마왕이싶니다아!!!!!"


...아무래도 칼린은 한동안 많이 휘어져 있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모르는 사람들이 본다면 친한친구라고 볼 정도로 그들의 입가엔 웃음이 머물고 있었다.


쾅! 콰쾅!


물론, 얼굴만.


****


그렇게 한 10분간 복날에 개패듯이 얻어맞은 칼린은 아직도 사태를 파악하지 못한채 잠시 마론의 발길질이 뜸해지자 또다시 깝죽대려고 정당방위의 '정'짜를 꺼내다가 봉인지의 비석으로부터 한시간쯤 걸어온 거리를 단 1분만에 날아가려다가 엎드려 질질 짜는 것으로 간신히 귀향(?)하지 않을 수 있었다.


"으음, 그런데 마론님."


앞서서 걸어가고 있는 자신의 변태상관을 바라보며 칼린은 지나가는 바람결에 말을 흘리듯 툭하고 내뱉었다.


"왜?"

"한가지 걱정되서 그러는데 말이죠."


그는 자뭇 심각하다는 표정으로 말했지만 돌아온 마론의 대답은...


"니가 나를?"


칼린은 마론의 '말도안되'라는 표정을 앞두고 잠시 진심으로나마 마론을 걱정했던 자신을 또 한번 욕하며, 다시는 걱정같은 건 하지 않겠다고 마음먹으려 할때. 마론은 그의 진심으로 삐진표정을 보고는 놀리는 것을 멈추고 자리에 서서 물었다.


"뭔데 그래?"

"됐습니다. 흥."

"어이어이... 왜그래? 미안해, 미안하다니깐?"

"에휴......알았습니다. 그러니까 이렇게 여행하다가 테파이어를 만났다고 가정했을 때..."


마론은 그의 말을 눈치채고는 얼른 말을 가로챘다.


"죽일 거냐고?"

"..."


물론 연기긴 했지만, 결국 테파이어는 마왕을 죽이려고 했던 인간. 그리고 거의 죽일 뻔 했던 인간. 신과의 내기로 힘의 제약이 걸려버린 지금, 마왕이 유일하게 정당방위라는 이름으로 죽일 수 있는 것은 대륙에서 오로지 한명 ,테파이어 그뿐이었다. 그러나 마론은 그러한 칼린의 추측에 재미있다는듯이 검은 진주같은 눈동자를 초승달처럼 휘며 그 딴에는 진지한 질문 이었으나(지금 테파이어는 제국의 황제이다.) 가볍게 웃어넘겼다.


"이아스한테 배웠잖나. 생명은 소중한거니까 존중하라고."


갑자기 이아스타령을 하며 또다시 장난으로 넘기려고 하는 대책없는 자신의 주인을 바라보며 칼린은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기야 했죠. 하지만 정당방위기도 하고, 혹시 또 모르는 거 아닙니까. 지금 저랑 장난치시는 거 보면 전혀 마음에 담아두고 계시지 않는거 같습니다만, 만약에 최악으로 가정해서 폭주해버리시면 답없습니다, 저."


흡사 폭주해도 전혀 신경쓰지 않는 다는 것처럼, 흘러가는 바람마냥 말한 칼린이지만 그 내용이 얼마나 중요하고 얼마나 위험한 내용인지는 서로 알 수 있었다. 그러나, 그러한 그의 말에도 마론은 그저 웃기만 할뿐이었다.


"크크, 아직도 넌 어린애야 어린애."

"..."

"너도 나처럼 마왕이 되봐라. 그럼 이해할 수 있을거다."

이제 더는 궁금하지 않는 다는 듯, 걸음을 재촉하기 시작한 마론이었고 그런 그를 뒤쫓아가며 칼린은 물었다.


"...무슨 말씀이십니까?"


마론은 약간은 당황한 목소리로 둥근 원을 그려가며 설명했다.


"그게 말로 하긴 좀 그래, 그냥 마왕이 되잖아? 그럼 흐름이 보여. 순환하는 흐름이, 그걸 깨닫게 되는 순간 이해하게 될 거야. 왜 우리가 전쟁을 하는 지, 전쟁에서 지는 지, 전쟁하려고만 하면 항상 영웅이니, 빛의 사도니 그런게 등장하는지."


칼린은 마론의 말에서 숨은 의미를 찾아내려고 생각했지만, 마계의 머리라는 그의 두뇌로도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역시 머리하나로 2인자까지 (무력은 논외) 오른 그의 실력이 입증하듯 조금은 알아챌 수 있었다.


"인간이 전부 죽어버리면, 우리가 살 수 없기때문인가요?"

"그런 것도 있지만, 역시 그냥 신들이 시키는 대로 하는거지, 뭐"


신이라면, 이아스 여신을 뜻하는 말인가? 근데 신들이라니? 신이 한명이 아니었단 말인가?


"신'들'이요?"

"아서라, 이건 그냥 느껴야되. 지금 생각해보면 생전에 타메론 그 영감이 왜 나한테 기를 쓰고 마왕자리를 넘기려고 했는지 알겠다."


마론은 자신이 지금 손에 쥐고있는 그가 남겨준 마지막 유품이자 그의 주무기였었던 별 특별한 장식없는 하얀색 지팡이를 땅에 두어번 두들기면서 추억을 회상하며 가볍게 미소지었고, 그렇게 막대기를 애정어린 눈으로 쳐다보는 마론을 보자 칼린은 그제야 생각났다는 듯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분은 좀 유별나신분이었죠."

"유별은 무슨, 미친거지."


마치 들어선 안될 소리를 들은듯, 일축해버리는 마론이었다.


****


신관으로서는 정말로 최적의 환경이라고 부를 수 있는 개인용 기도실, 그 안에는 특이하게도 거대한 사이즈의 천칭모양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그리고 그러한 그림 옆에는 아마 이아스여신을 실물크기로 조각해놓은 것처럼 보이는 아름다운 여성의 조각상이 있었고 그 조각상을 바라보던 한명의 대신관은 방으로 들어오기 위해 허락을 구하던 견습신관의 소리를 듣고는 자리에 앉았다.


"알론 대신관님! 성녀님께서 이곳으로 출발하셨다하옵니다."

"그런가? 알겠네. 그럼 나가보게나."


신전에는 약간 어울리지 않을 법한 고풍스러운 문이 닫치고 견습신관은 가쁜숨을 몰아쉬며 자신의 소임을 마쳤다.


"이번에는 아무래도 샤텐, 제 3성녀후보를 밀어줘야겠지 아마... 그래야 편할터이니."


대신관의 자애로운 미소라기보단 무엇인가 감춘듯한 약간은 뜻모를 웃음이었다.


"이제 메세이아, 그 여자도 성녀직에서 내려오면 신성력 좀 많이 가진 일반인에 불과할 터이니... 재미있겠어, 후후."

"... 우리의 적이라도 대륙을 구했던 다섯영웅 중 한명이었다. 적이라도 약간은 존경하는게 어떤가, 적어도 너희들 인간내에선,"


갑작스럽게 알론 대신관의 뒤, 그러니까 아무래도 이아스여신상에서 나왔다고 밖에 볼수 없는 아무도 없던 공간에서 목소리가 흘러나왔지만, 알론 대신관은 전혀 개의치않았다. 오히려 그렇게 들리니 마치 이아스여신의 신탁같잖아,라고 생각하는 알론이었다.


"30년이다, 30년. 그정도 시간이라면, 다른 종족은 몰라도 인간이라면 변하고도 남을 시간이지."


10년이면 강산조차 변하지. 그런데 하물며 30년이다, 한 세대가 교체될 정도의 시간. 그정도면 충분히 인간은 바뀐다. 그리고 알론 대신관은 정말로 기쁜 듯이 웃었다.


"이렇게까진 하고 싶진 않지만... 나의 사명이니 어쩔수 없지, 성녀선택만 지난다면 앞으로는 일사천리다. 후후후..."





꼬릿말은 또 뭐죠?


작가의말

으음, 생각해니까 챕터하나씩 쓸때마다 약 적게는 1시간 많게는 2시간 가까이 걸리는 군요... 다시 읽어보면 그리 많은 내용은 아닌데 말이죠. 역시 아직까지는 제 글솜씨가 미숙하다는 증거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발전하는 모습 보여드리고 싶은게 제 심정입니다. 여튼 재미있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ㅎ

2013년 3월 5일 오후 10시 42분에 마지막조각 올림

 

****

1차수정한번 하고나니, 용량이 두배로 뛰네요.

2013년 4월 5일 1차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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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1-13.성녀 전쟁의 시작 +4 13.03.19 344 4 9쪽
13 1-12.성녀 전쟁의 시작 +1 13.03.18 343 3 8쪽
12 1-11.성녀 전쟁의 시작 +1 13.03.16 316 3 9쪽
11 1-10.성녀 전쟁의 시작 +3 13.03.15 332 4 8쪽
10 1-9.성녀 전쟁의 시작 13.03.14 325 3 8쪽
9 1-8.성녀 전쟁의 시작 +2 13.03.13 464 3 10쪽
8 1-7.성녀 전쟁의 시작 +2 13.03.12 403 3 8쪽
7 1-6.성녀 전쟁의 시작 +3 13.03.11 470 5 8쪽
6 1-5.성녀 전쟁의 시작 +2 13.03.08 435 7 7쪽
5 1-4.성녀 전쟁의 시작 +2 13.03.07 788 5 16쪽
4 1-3.성녀 전쟁의 시작 +1 13.03.06 672 4 13쪽
» 1-2.성녀 전쟁의 시작 +1 13.03.05 596 3 13쪽
2 1-1.성녀 전쟁의 시작 +2 13.03.04 641 3 15쪽
1 0.프롤로그+신들과의 내기 +5 13.03.03 1,006 5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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